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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2 02:36 902회 0건
4.

강한상이 내 아내였던 신이에 대해 얘기하면 할수록 점점 더 낯설어진다.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신이란 여자가 과연 내 아내였던 여자인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가 반했고 사랑했던 신이는 경제적 부제로 인해 이혼을 하게 되었지만 그건 핑계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그녀의 몸이었다. 그래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자신의 몸을 저주하며 생애 최고의 축복이라 할 수 있는 출산이 없는 섹스란 것은 단지 무의미하고 허무한 행위일 뿐이라며 날 멀리하기 시작했던 여자...

게임을 시작하기 전 확인이 필요했었다.



“왔어?”
“...네.”

소매의 폭이 엄청 넓은 가오리형 하얀 블라우스에 배꼽부위부터 몸에 착 달라붙는 진회색의 짧은 벨벳스커트, 그리고 매끈한 검은색 스타킹과 발목을 조이는 끈이 이어진 높은 하이힐을 신고 신이가 바에 들어온다.

하늘거리는 펌퍼짐한 블라우스는 오히려 신이의 커다란 가슴을 더 크게 돋보이게 만들었고 몸의 선을 예쁘게 드러낸 스커트와 스타킹은 신이의 다리를 더 날씬하게 보여줬다.

“예쁘네...”
“네?...고..마워요.”

나도 모르게 나온 칭찬이었다.
아니.. 남자라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본심이라고 할 수 있을 혼잣말이었다. 그건 나만의 감정이 아닌 바에 있는 남자들의 곁눈질로도 증명할 수 있다. 일행이 있는데도 아내를 훔쳐보는 시선들.. 내게 묘한 자부심과 우월감마저 느끼게 하는 아내, 아내였던 신이의 모습은 강한상이 내기의 결과로 자부했던 웬만한 모델이나 탤런트들보다도 더 아름답고 섹시했다.

그러나.. 이런 미녀를 앞에 두고도 분위기가 어색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나와 살을 맞대고 산 시간만큼 너무도 익숙했던 여자인데 어떻게 이렇게 어색할 수 있는지 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절 따로 만나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
“응?..응... 그런데 웬 존댓말이야.. 어색하게.”
“...”
“그동안... 잘 지냈어? 장인 장모,,,님은 어떠시고?”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질문이었다.
잘 지냈냐니....

“네. 잘 지냈어요.”
“.....”
“여...태규씨는요?”

여보라고 날 부르려던 게 분명했다.

“나야 뭐.... 죽지 못해서 살고 있어.”
“....?”
“당신하고 헤어지고 나서 모든 의욕이 사라지더라고.. 친구들은 다른 여자를 만나보라고 성화긴 한데.. 아무리 눈을 돌려봐도 성에 차지도 않고..”
“왜요?”
“뭐?”
“왜 그랬냐고요?”
“.......”
“여자는 헤어진 순간부터 이미 마음속에 다른 방문을 열어둔다는 걸 모르세요?”
“...”
“그렇게 여자를 몰라요?”
“그래서 나랑 헤어지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그 어린놈을 만났나? 그 어린놈이 마음을 다 채워줬다고? 아니지.. 몸도 다 채워줬겠네. 그 무식하게 큰 자.....후...”
“또....”
“..뭐?”
“또 해줘요?”
“.......”

내 얼굴이 붉어졌다.
뭘 해줄 건지를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 날의.. 주차장에서 겪었던 그 날의 행위가 가장먼저 내 머릿속에 떠올랐기에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정작 내 얼굴을 붉게 물들인 건 그 날의 행위 때문이 아닌, 지금 신이의 행동 때문이었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는 이런 장소에서 가뜩이나 미모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신이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그 날의 그 얘길 기습적으로 꺼내들어 날 당혹스럽게 했기 때문이다.

“너.. 왜 이렇게 변했니?”
“변해요?.. 변한 건... 외형적인 것밖에 없어요.”
“그럼? 네가 원래 그런 여자였다고?”
“...........네.”
“거짓말하지 마. 널 누구보다도 잘 아는데.. 신이야 너 왜 그렇게...”
“태규씨야말로 변했던데요.”
“...뭐?”
“운동했어요? 저번에 보니까 배가 많이 들어갔던데...”
“시간이 남아도니까.. 지금 그런 게 문제가 아니잖아. 넌 그 새끼가 했던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도 않니? 내기? 그래 그 게임이란 걸 한다고 치자고, 그럼 그 새끼가 이기면 넌 그 어린놈이 말하는 대로 다 따른다고? 독일이란 곳에 가서 널 팔아버린다는 말대로 다 따른다는 말이야?”
“네. 한상씨가 그걸 원한.. 다면요.”

잠시 동안의 침묵이 이어진 신이의 대답에 내 말문이 막히게 된다.
강한상의 말대로 정말 신이는 원초적인 본능부터 굴복을 당한 것일까? 이성을 끊을 정도의 쾌감이 모든 근본을 바꿀 정도로 대단하다는 강한상의 자신감 넘치던 주장이 사실일까??라는 생각에 잠긴다.








“켁켁.. 지금 뭐..라고 했어요?”
“섹스중독이라고.”
“...”
“오해하지는 말라고.. 도박중독처럼 자면서까지 패가 보이는 그런 단계는 아니고.. 남들보다 더 많이 즐기고 더 많은 형태로 즐긴다는 것뿐이니까. 아~~.. 수정해야겠다. 섹스만큼이나 도박도 좋아하니까. 도박중독이기도 하네..”
“근데.. 몇 살인데 말을 짧게 하는 거죠?”
“꼰대같이 나이 따지시게?”
“꼬..꼰대?....지금 꼰대라고 했....”
“전화 좀 받자.”

“왜? 지금?? 바빠. 바쁘다고.... 그냥 한 번 대줘라. 그 꼬질이 새끼가 너한테 퍼다 준 선물만 다 합쳐도 집 한 채 값은 되겠더만.. 뭐?... 사랑은 개뿔... 내가 언제 너랑 사귄다고 했냐! 이 미친년이 어디서 욕지걸이야. 지랄하고 자빠졌네.. 끊어 이년아!”

전화를 무식하게 끊어버린 강한상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남은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입에 우겨넣고는 씹기 시작했다.
그런 강한상의 모습에 도저히 상종 못할 인간이라도 쳐다보는 경멸스러운 눈초리를 보내던 신이에게 물을 한 잔 마신 강한상이 또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한다.

“안 먹을 거면 가자.”
“어딜?”
“확인해야지. 궁금하지 않나?”
“궁금한 거 하나도 없는데요. 집에나 데려다 주세요.”
“나이가 들면 전부 그렇게 깐깐하게 변하나?”
“나이가 들어서 깐깐하게 변하는 게 아니고 이런 걸 상식이라고 하는 거예요. 기본상식!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 해도 함부로 만지는.. 에휴.. 사랑이란 게 뭔지도 모르고 매너란 것도 고기랑 같이 씹어 드신 새파랗게 어린 사람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요.. 빨리 집에나 데려다줘요!”
“매너가 밥 먹여주나... 가자.”
“가는 건 좋은데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요. 어린나이에 객기 같아서, 그리고 제 실수도 있으니까 한 번은 그냥 넘어가지만.. 제가 제일 경멸하는 사람이 무뢰한 사람이거든요.”
“그러던지.. 근데 나이 많은 사람한테 꼬박꼬박 존댓말 들으니까 기분 좋네.. 이거 중독되겠어..”
“뭐라고요?”
“아아~. 아무것도 아니야.”


“여기가 어디에요?”

만날 나에게 길치라 구박받던 신이는 엉뚱한 곳에서 멈춘 자동차 안에서 강한상을 똑바로 쳐다보며 잔뜩 경계의 눈초리를 발산했다. 아무리 길치라고 해도 가는 도중 보게 된 자신의 집이 있는 동네를 가리키는 표지판에 그나마 안도를 했던 신이는 덜컥 겁을 먹게 된다.

“걱정 마. 30분만 있다가 갈 거니까.”
“네?”

신이의 질문에 대답대신 일방적인 말만 한 강한상은 그대로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고 강제적으로 신이의 팔을 잡고 끌어내렸다.

“아파요! 이게 지금 뭐하자는..”

‘삐삑!’

차문을 잠가버린 강한상은 자신의 팔목을 잡고 인상을 쓰고 있는 신이를 내버려두고 혼자 OO클럽이라 적혀있는 간판 아래로 들어가 버린다. 어이가 없어 ‘허~’라는 한숨을 내쉰 신이는 잠시 두리번거리다 결국 강한상을 뒤따르게 된다.

주변의 적막함과 더불어 잔뜩 술에 취해 걸어가는 남자들의 모습에 차라리 밖보다는 안이 안전할 것이라는 계산에 강한상을 따라가게 된 것이다. 모텔이나 호텔 같은 숙박시설이 아닌 클럽이란 간판이 술집인 것만은 확실했기에 내린 결정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신이의 계산은 계단을 내려가 입구를 열자마자 착오였음을 깨닫게 된다.

회색 콘크리트 벽의 단조로운 인테리어와는 달리 번쩍이는 조명들과 귀를 찢을 듯한 시끄럽고 빠른 비트의 음악. 이런 배경뿐이었다면 입구에 들어서다가 발걸음을 멈칫거릴 신이가 아니었다. 클럽이란 곳을 최근 두 번이나 가봤던 신이었기에 이런 배경쯤은 나름 적응했다고 자부했었지만..

문제는 음악이나 인테리어가 아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열댓 명의 남녀들은 반나체의 모습으로 춤을 추거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남자들은 거의 바지만 입고 있거나 아예 팬티만 걸치고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고, 여자들은 몸에 꽉 달라붙는 뇌쇄적인 원피스나 핫팬츠를 입고 있었고, 심지어 가터벨트 등의 화려한 속옷들만 입고 춤을 추는 여자도 섞여 있었다.

문득 친구들이 했던 클럽이벤트로 속옷 데이라는 얘기가 떠올랐지만 막상 바로 앞에서 보게 되자 믿기지가 않은 듯 뒷걸음질을 치게 된 것이다.

“악! 무..뭐야.”

뒷걸음질을 치던 신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끌어당긴 건 역시나 강한상이었다.
입구 안쪽 벽 옆에 기대고 있던 강한상은 신이가 들어올 줄 알았다는 듯 문을 열고 들어오다 멈춘 신이의 팔을 잡고 그대로 잡아당겼고 신이는 놀란 가슴을 추스르기도 전에 강한상의 품에 안기는 꼴로 클럽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뭘 놀라고 그래? 클럽도 자주 다닌다면서.”
“누..누가..”
“아니야? 저번 클럽에서 날 어린아이 취급하면서 이 누나랑 놀라면 엄마 찌찌나 더 먹고 오라고 했던 거 기억 안나나?”
“....”
“내 자리로 가자고.”
“이..이거 놔요! 아프다고... 어!?”

강한상의 팔에 이끌려 클럽 안쪽으로 걸어가던 신이는 반항을 하다 또 다른 손에 잡히게 된다. 신이의 반응에 강한상도 뒤를 돌아보게 되었고 유두에 작은 딱지만을 붙인 채 담배와 술잔을 한 손에 들고 있는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팔을 잡고 턱을 치켜세우며 뭔가를 가리키는 여자를 쳐다보던 신이는 영문을 몰랐기에 이내 강한상을 쳐다보게 되었다.

“벗어.”
“....뭐!?”
“여긴 여자는 속옷차림 아니면 입장불가야.”

강한상의 말대로 이 공간 안에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그것도 이런 편안한 추리닝을 입고 있는 건 자신만이란 걸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신이였다. 하지만 신이는 아무리 이벤트라는 면목으로 집단심리가 최고조인 이 장소라고는 해도 쉽게 반나체의 모습을 할 여자가 아니었다.

차라리 나갈 생각으로 짜증을 부리며 여자의 손을 뿌리치는데..

“뭐라고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악!!”


강한상이 강제로 신이의 추리닝을 벗기기 시작했다.
자신을 잡고 있는 여자의 손에서 벗어나려 뿌리치기에 집중했던 신이는 뒤에서 추리닝의 하의를 단번에 잡고 끌어내리는 강한상의 손을 미처 피할 수 없었고 주저앉으며 발목까지 내려간 추리닝을 급하게 끌어올리려 상체를 숙이는 행위가 오히려 상의까지 벗기기 쉽게 할 행동이라고는 예상도 못했었다.

강한상의 우악스러운 벗김에 속옷만을 입은 채 바닥에 아무렇게나 자빠지게 된 신이었다.
수치스러움에 고개조차 못 들게 된 신이었지만 여기저기서 음악소리와 섞여 들린 낄낄거림에 이내 허벅지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매섭게 강한상을 노려보지만. 신이의 추리닝을 한 손에 쥔 채 강한상은 안쪽 소파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걸어가 앉았다.

속옷차림으론 밖으로 나갈 수 없었기에 신이는 어쩔 수 없이 강한상이 앉아 있는 소파에 걸어가 앉는다.

“내 놔요.”

‘휙~’

“야!!”

‘두두두두두두두’

강한상이 신이의 추리닝을 벽 쪽으로 내던지자 고함을 지르며 벌떡 일어서려던 신이는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타격음에 다시 고개를 돌리게 된다. 세 명의 남자와 세 명의 여자가 게임을 하고 있는 지 테이블을 두드리며 한 여자를 몰아세우고 있었다.

“아씨! 또 나야!”
“마셔라~~ 마셔!”
“알았다고!”

폭탄주를 단번에 들이킨 여자는 잔을 머리 위에 한 번 털어내고는 곧 브래지어를 벗어 머리 위로 원을 그리며 돌리기 시작했고 곧 남자들과 여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어린이의 호기라고 하기엔 수치나 창피함이란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이는 여자의 행동에 또 한 번 어이없는 탄사를 내뱉게 된 신이었다.

“애냐?”
“..?”
“서른도 넘은 여자가 초딩들도 안 입는 하얀색 브라하고 팬티가 뭐냐고!”
“엄마가 사... 그게 무슨 상관인데!”
“내가 쪽팔려서 그런다.”
“참나.. 좋은 말할 때 내 옷이나 가져와라. 진짜 맞는 수가 있..”

“누구야?”

짜증을 부리는 신이의 말을 끊고 강한상 옆에 앉아 있던 팬티차림의 남자가 끼어들었다.

“아는 여자.”
“취향이라도 변했냐? 이런 노땅을 데리고 다니냐?”

“노..노땅!? 지금 노..”

“미친놈. 지금 누가 누구 취향을 말하는 건데? 진희한테 그만 좀 찝쩍대라. 노골적으로 싫어하던데 쪽팔리지도 않냐?”
“네가 마음대로 하라고 했잖아. 이제 와서 딴소리하는 거냐? 딴소리 하면 국물도 없.. 어! 이 새끼가! 야! 이년은 내가 찜해놨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화를 내던 남자가 갑자기 더 크게 화를 내며 강한상이 앉아 있는 반대편으로 몸을 돌려 남자의 어깨를 후려 갈겼다.
신이의 눈이 휘둥그레진 건 소파에 등을 깊게 기대고 앉아 있던 남자의 사타구니위에는 방금 전 술을 마시고 브래지어를 벗었던 여자가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고 있는 걸 봤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맞으면서도 낄낄거리며 자신의 자지를 빨고 있는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더 아래로 끌어내리길 반복했고 그런 모습에 더 격분한 남자는 정말 주먹이라도 휘두르려는 듯 상체를 크게 움직이는데, 강한상이 그런 남자를 잡아 당겨 다시 소파에 앉히며 얘기를 주고받는다.

그 와중에 신이의 눈은 남녀의 행위에서 쉽사리 떼어낼 수가 없었다.

바로 앞에서 보이는 생생한 포르노의 한 장면과도 같은 모습들에 벌어진 입도 다물지 못하고 방금 전까지 자신의 가슴을 가리기에 급급했던 손이 내려갔다는 것도 모른 채 남자의 자지를 빨던 여자가 자세를 바꿔 그대로 남자위에 올라타 팬티도 벗지 않고 재끼기만 한 상태로 천천히 허리를 내리는 모습을 쳐다보기만 한다.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냐?”
“..응...응?? 무..뭐?? 내가 뭘 봤다고!!”
“왜? 너도 하고 싶어?”
“뭐?? 뭘?.... 아..아니!”
“아니긴.. 젖꼭지가 빨딱 섰구먼.”
“무..무슨..”

황급히 자신의 브래지어를 다시 손으로 가린 신이었다.
그리곤 부정에 부정을 하며 이런 공공장소에서 이런 짓을 하는 이 사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걸, 이게 도대체 어떻게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위냐는 식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개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이야. 사람이랑 동물이랑 뭐가 다르.. 너도 이러고 놀고 다니니?”
“개 같은 소리하네.. 좋다고 엉덩이부터 흔들던 게 누군데. 댁이 그런 말 하니까 웃겨서 못 들어주겠네요.”
“누..누가! 너 진짜 못쓰겠다. 아니..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정상인 사람이 하나도 없네. 정상적인 내가 나가야지 도저히 같이 못 있겠다.”

자리에서 일어나 던져진 추리닝 쪽으로 걸어가려던 신이는 구석에 이미 자리를 잡고 섹스를 하고 있는 남녀 때문에 다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클럽 안은 뒤엉킨 사람들로 오히려 조용해진 음악소리를 신음소리로 채워가고 있다는 걸 그제야 깨닫게 된 신이었다.

클럽이란 곳이 원래 이렇게 노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 신이었지만, 이럴 리가 없었다. 클럽이라는 곳이 아무리 부비부비같은 음란한 춤을 추는 곳이라고 해도 이렇게 대놓고 성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곳이 아님을 두 번의 경험으로도 알 수 있었던 신이었고 이 장소에 대한 의문을 다시 한 번 품게 된 신이었다.

“헉!..”

좀처럼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던 신이의 뒤에서 강한상이 백허그로 껴안고는 놔주질 않는다.

“좋은 말로 할 때 이거 놔라.”
“나이가 들었는데도 이십대보다도 살이 더 부드럽네.”
“....참나. 헛소리하지 말고 이거 놔! 마지막 경고야.”
“여기가 일반 클럽 같아?”
“..뭐?”
“돈 많고 빽 있는 놈들이 아무 방해받지 않고 놀려고 만든 장소가 여기지. 신고해도 경찰도 안 오는 치외법권지이라고.”
“미..친... 치외법권이든 치내 법권이든 진짜 안 놓으면 소리 지른다. 아니! 당장이라도 뛰어나가서 신고 할까!?”
“앙탈은.. 참 희한해.. 이혼녀가 왜 이렇게 정숙한 척을 한데. 어차피 전 남편하고 할 거 안 할 거 다 해봤을 거 아니야. 그리고 신고를 한다고? 아버지는 생각 안하나?”
“뭐?”
“교육청에서 근무하는 현직 과장급 인사의 딸이 듣기도 민망한 파티에 참가를 했다!... 집안 꼴 우스워지기 쉽지? 아! 요즘 아버지란 분이 생각보다 곤란한 일에도 관련이 됐다는 거 같던데..”
“뭐!? 아빠가 무슨 일에 관련이 됐다고?”
“하하하하~ 발끈하긴.. 농담이야. 그래도 아버지 명예는 지켜주고 싶은가 보지?”
“쓰레기 같은.. 듣고 있으니까 진짜 오만 정내미가 다 떨어지네.. 이거 놓고 저기 파릇파릇한 아가씨들하고 노세요. 진짜 왜 이렇게....헉!”

허리를 감싸고 있던 강한상의 팔이 불쑥 신이의 팬티 위를 침범했다.
팬티의 라인을 가로질러 도끼자국이 희미하게 그려진 중심으로 강한상의 손가락이 파고들자 신이가 의식적으로 허리를 뒤로 빼는데, 물컹한 뭔가가 신이의 엉덩이에 크게 닿았다.

“요..욕하기 전에.. 진짜 놔라. 어리다고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

강한상에게서 벗어나려 신이가 몸을 비틀수록 엉덩이에 밀착 된 물컹한 물건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엉덩이 골을 가로질러 조금씩 단단해 지는 물건의 크기에 신이가 놀란 듯 말을 잇지 못한다.

“전 남편도 평균 이상은 된다더니,, 이 정도는 처음이지?”
“장난 그만 해. 나.. 진짜 화낸다..”
“내가 여자한테 가장 매력을 느끼는 곳이 어딘지 가르쳐줄까? 첫 번째로 머리카락이야. 풍성하면서도 긴 머리카락.. 일부러 웨이브지게 해서 풍성해 보이는 머리카락이 아니라 천성적으로 풍성한 머리카락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목덜미야.. 잔털이 있는 뒷덜미에 긴 목.. 당신처럼 말이야.”
“그..그만 해...”
“그 다음으로는 살짝 나온 아랫배에서 이어지는 허벅지하고 알맞게 솟아오른 엉덩이,, 이게 뒤치기를 좋아하는 나란 놈한테는 가장 눈에 많이 들어오는 부위라서 민감할 수밖에 없거든.. 그리고 얇은 발목... 발목이 굵은 여자는 아무리 얼굴이 예쁘고 몸매가 환상적이라도 파이란 말이야. 눕혀놓고 강하게 움직이는데 잡은 발목이 돼지 족발처럼 굵어 봐.. 어디 할 맛이 나겠어? 물론 백옥 같은 피부가 바탕이 돼야 위에 모든 것들이 내 이상형이 되겠지만.. 그런 면에서 서른이 넘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네 피부는.. 백점 만점에 이백점이다.”
“ㅁ...미친놈아.. 그만 하라고!”

이젠 자신의 골반의 위까지 찌르는 강한상의 물건에 신이가 화를 내며 허리를 빼내려 다리에 힘을 주는데, 그 행동을 가볍게 저지하며 양손으로 몸 전체를 잡아들어 올린 강한상이었다.

백허그로 신이를 들어 올린채로 강한상은 아까 앉았던 테이블로 걸어갔고 이내 신이를 옆의 빈 소파에 눕히며 한 손으로 짓누르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노란색의 긴 주둥이가 특이한 맥주잔의 술을 입에 털어놓고는 바동거리는 신이에게 강제로 키스를 퍼부었다.

“켁..켁켁.. 무..뭘..”
“후~. 목말랐지?”
“뭘.. 먹인 거야? 다..단순한 술이 아닌 거 같은데!?”
“뭘까?”
“나쁜 새끼.. 인간으...악! 하..하지 마!”

팔꿈치로 상체를 기대고 있던 신이의 허벅지를 있는 힘껏 벌린 강한상은 머리를 그 사이에 처박고 신이의 보지를 빨기 시작했다. 팬티위로 신이의 둔턱부터 시작해 아래로 허리를 숙이며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깨물 듯 빨기 시작한 강한상의 행동에 신이는 벗어나려고 위로 몸을 빼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었지만.. 20대의 한창인 강한상의 힘을 쉽사리 벗어나기엔 역부족이었다.

주먹 쥔 손으로 강한상의 머리와 등을 있는 힘껏 내리치길 반복하기도 했고 허벅지에 힘을 줘 조여 보려 안간힘을 써보기도 했지만.. 목젖을 넘자마자 화끈거리는 액체의 이동은 금세 신이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으며 곧 온 몸을 휘감듯 모든 혈관이 확장되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퍼져 힘을 뺏어가기 시작했다.

“하..하지마.. 그..그만 하라고..”

마지막 발악처럼 강한상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때어내려 해보지만..
신이의 팬티는 중심부위를 시작해 이미 강한상의 침으로 범벅이 되어 털의 형태와 보지의 모양을 고스란히 드러냈으며 더 집요하게 드러난 클리토리스를 집중적으로 핥고 빨도록 만들었다.

신이의 반항이 적어지자 몸을 누르던 손을 하나 빼내 신이의 엉덩이 골과 보지의 입구를 지그시 누르듯 좌우로 흔들어 대기 시작한 강한상의 행동은 신이의 허벅지에 경련이란 움직임까지 보여주게 한다.

“그..그만.....”
“푸하~.. 농익은 맛이 이런 건가?”
“나..쁜 새끼.. 비겁한..”

강한상을 비난하던 신이의 눈에 아랑곳하지 않고 바지를 내려 커다란 물건을 내놓는 강한상의 하반신이 들어왔다.

두려움이란 감정이 뒤섞여 흔들리는 신이의 모습에 미소를 짓는 강한상은 천천히 신이에 갈라진 골짜기의 팬티중심 위로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한다.

“비겁해? 이렇게 보짓물을 질질 흘리면서?”
“누..누가... 이상한 약이나 먹이는 비겁한 새끼야. 약만 아니었어도..”
“약? 무슨 약?”
“방...금 먹인 게 약이지 뭐란 말이야!”
“약 같은 소리하시네. 50도짜리 코냑이다. 설마 약 핑계되면서 질질 흘리는 보짓물을 정당화 하는 거? 하하하.. 아줌마! 저번에도 말했지만 아줌마 몸은 천성적으로 음란한 몸뚱이라고. 어디서 약 타령이야.”
“거..거짓말.. 거짓말 하지 마!”
“약 한 잔에 이렇게 변하는 게 있으면 나한테 소개 좀 시켜줘라. 작업하기 진짜 쉽겠네.”
“.....”

머리가 혼란스러워진 신이다.
분위기 탓이라고, 결코 자신의 의도한 상황이 아니라고, 약 때문이라고 애써 자신의 뜨거워지기 시작한 몸뚱이를 부정하려던 신이는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강한상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 이젠 강한상의 침보다 더 팬티를 많이 적시기 시작한 자신의 애액들을 확인하며 현실이 아닐 거라고 부정하기 시작했으며 금방이라도 자신의 보지 속으로 저 커다랗고 굵은 자지가 들어오길 바라는 일말의 감정조차 꿈이기에 가능 할 거라고, 평소의 나라면 결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아버렸다.

“여긴.. 넣어달라고 계속 움찔거리는데.. 어떻게 할까? 넣어 줄까?”
“하아~......아...니.. 하지 마...”
“그런데 왜 허리를 앞뒤로 조금씩 흔드냐?”
“.....”




“무슨 생각해요?”
“응..응???”

상상만큼 무서운 게 없다고 하더니...
섹시하게 변한 신이의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또 망상에 빠져 있었나보다. 강한상의 말이 현실성이 없는,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그 얘기들이 시도 때도 없이 과거의 한 장면처럼 계속 머릿속에서 그려지기 시작했다.
나랑 헤어진 지 몇 달도 안 지났는데 신이가 그 젊은 친구의 말대로 그렇게 쉽게 넘어갔을 리가 없다.


“또또... 웨이터가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모를 정도로 무슨 생각을 하냐고요.”
“.....”

신이의 볼멘 목소리에 깜짝 놀란 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웨이터를 그제야 발견하게 된다. 너무도 낯선 모습의 신이를 바로 앞에서 마주하고 있자 또 망상의 세계로 빠져들어 버렸다. 강한상이 대충 설명하듯 얘기했던 신이와의 과거를 혼자만의 망상으로 만들어버린 영화를 또 혼자서 찍고 있었던 것이다.

“과일안주하고,, 뭐 먹을래요?”
“아무거나..”
“아무거나란 게 어딨어요? 나랑 헤어지고 좀 변했어야죠. 메뉴를 보고....”

“있습니다. 만 구천 원짜리 아무거나 안주요.”

“그러니까 그거 주세요. 당신은 아무거란 거 안 먹어봤지? 여기 특별 메뉴야. 모르면 가만이나 좀 있을 것이지..”

웨이터의 순발력 있는 끼어듦과 내 능청스러운 받아침에 신이가 피식하고 웃는다.
그런 신이의 웃는 모습에 덩달아 웨이터가 미소 지었고 이내 내 시선을 의식하곤 또 멋쩍게 웃으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신이의 변한 모습은 정말 웬만한 남자라면 반듯이 고개를 돌릴 만큼 예쁘고 매력적이었다. 예전에도 스타일이나 몸매가 좋다는 얘기와 미인이라는 얘길 곧잘 듣던 신이었지만, 강한상에 의해 재탄생한 신이는 A급을 넘어 S급의 여자로 남자들의 시선을 뺏기에 충분했었다.

그리고 보여준 그 미소는 아무리 외모가 변했어도 예전과 다를 게 없었다.
내 시덥잖은 농담에도 이렇게 피식하고 웃어줬던.. 그런 신이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성급한 질문을 하게 된다.

“정말... 아무 남자랑...”
“..네?”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나온 오뎅탕을 맛보던 신이가 내 물음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재차 묻는다.

“뭐라고 했어요?”
“.....”
“오늘 한상씨한테 날 따로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게 확인하기 위해서 아니에요?”
“....응. 맞아.”
“그럼 망설이지 말고 다 물어봐요. 한상씨도 사실대로 다 말하라고 했으니까요.”
“한상씨.... 그렇게 부르나?”
“네.”
“나이도 당신보다 훨씬 어린데?”
“6살밖에 차이 안나요.”
“그 정도면 많이 어린거지..”
“궁금한 게 뭐에요?”
“......정말 사실대로 얘기해준다고? 모든지?”
“..네.”
“아....무렇지도 않아? 얼굴도 모르던 남자하고.. 막 그런.. 걸 하는데?”
“...아직도 떨려요.”
“.....”
“한상씨가 지켜주니까. 지켜 줄 거란 확신이 있으니까 무섭진 않지만.. 아직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어요.”
“.......”

이빨을 악 물게 된다.

“그럼.. 그 새끼 말이 전부 사실이란 말이지...”
“한상씨가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럼 한 가지만 솔직히 말해줘. 그 한상이란 새끼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 당신이.. 내 아내였던 신이 네 마음속에 있는 솔직한 감정으로 말이야.”
“...뭘..요?”
“나랑 헤어지지 않았다면... 나랑 이혼하지 않았다면... 만약에 나랑 부부인 상태에서 그 새끼를 만났어도 날 배신했을 거 같아? 내가 아니라.. 그 새끼를 택할 거냐고...”
“그건...”
“당신 솔직한 속마음을 얘기해줘.”
“......”

신이가 날 똑바로 응시하던 시선을 천천히 떨구며 고개를 숙인다.
손에 가볍게 쥔 소주잔을 살짝 흔들 듯 좌우로 움직이길 반복하며 신이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계속--

벌초보다 운전이 더 힘들었네요.
감기가 독합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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