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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43 799회 0건
상념의선-14부
" ....... "
교정 벤치에 앉아 책을 바라보던 민우가 자신의 발끝으로 살며시 내려앉은 낙엽 하나를 집어들며 행복 가득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엇이였을까...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을 가슴에 품어보았다는 행복감이였을까... 아니면 세상이 정해놓은 금단의 철옹성을 넘었다는 일종의 성취감에서 였을까... 떨어지는 낙엽을 주워든 민우의 입가에 서린 미소는 그 누가 보아도 행복하게 보였다.

" 까꿍..... "
그렇게 자산의 삶을 다한체 초연한 모습으로 대지를 향해 나락치는 낙엽조차도 아름답게만 보인체 행복에 겨워하던 민우에게 그 누군가가 다가와 그 행복의 시간을 무너뜨리자 민우는 안타까운 마음에 고개를 돌렸다.
" 선영아..... "
" 안녕..... "
선영이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밝은 모습으로 자신의 어깨를 감싸쥐며 선영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한참 찾았잖아..... "
선영이 무표정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민우를 향해 입을 열며 민우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
" 나를.. 왜....... "
" 왜라니.. 서방님 가는데... 아녀자가 따르는건 당연한거 아냐... "
" 선영아..... "
" 후후.. 농담이다.. 농담.. 뭘 그렇게 긴장하니.... "
민우는 선영의 말에 내심 긴장했다. 지난번 지혜로부터 전해들은 말때문에 민우는 의도적으로 선영을 조금씩 피했지만 선영은 그런 민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른는지 평소와 다름없이 민우의 곁을 맴돌고 있었고 벤치에 앉아있는 민우를 발견하자 한달음에 민우에게로 달려온 것이다.

" 너.. 오늘 뭐할꺼야.... 오늘도 도서관 갈꺼니.... "
" 아니... "
" 정말... "
" 응... 오늘은 그냥 쉬고 싶어서... "
" 우와.. 정민우가 웬 일이래.. 바람이라도 났나부네... "
" ........ "
선영의 말에 순간 민우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마치 선영이 형수와 자신과의 관계를 눈치챈게 아닐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말이다.

" 그럼.. 나랑 영화보러 가자.... "
" 영화... "
" 응.. 새로 개봉한 영환데... 꼭 보고 싶거든.... "
" 별로.. 생각없는데.... "
" 어우.. 민우야.. 보고 싶은 영화란말야.. 가자.. 응... "
민우의 표정이 시큰둥하자 선영이 민우의 팔을 잡으며 아양을 떨었다.
" 그럼.. 지혜랑 가면 되잖아... "
" 뭐라고... "
" 그렇게 보고 싶으면.. 지혜랑 가면 되잖아... "
민우의 매몰찬 말에 선영이 잡았던 민우의 팔을 휙하니 밀며 입을 열었다.
" 야.. 정 민우... 내가 갈사람 없어서 너랑 영화보러 가자는줄 알아... "
" 그럼.... "
" ........ "
민우의 물음에 순간 선영은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자신의 마음을 너무도 몰라주는 민우.. 그런 민우에게 자신이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하고 싶었고 그런 너와 함게 다정히 영화를 보고 싶노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오늘도 그말은 입안에서만 맴돌뿐 자신의 말에 언제나 허무한 메아리만을 되돌려주는 민우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만 보았다.
" 싫으면 관둬..... 나갈께... "
" ......... "
선영은 복받치는 설움에 눈물을 쏟을것 같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고 그런 선영을 바라보며 민우는 내심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 선영아..... "
" ......... "
그렇게 선영이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체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막 옮기려는 순간 그런 자신을 민우가 부르자 선영이 얼어붙은듯 그 자리에 서버렸다.
" 선영아... 난...... "
" ........ "
무슨 말을 하려는듯 민우가 망설이자 선영이 서서히 몸을 돌려 이슬은 머금은 시선으로 민우를 바라보았다.
" 난 말이야........ "
" 네가.. 뭐..... "
계속해서 말을 잇지 못하는 민우를 향해 선영이 긴장하며 물었다.
" 선영아.... 나..... "
" .......... "
" 아니야... 됐어.... "
" 뭐가 됐다는거야..... 말해봐.... "
" 그냥.... 너한테 미안하다는 말하고 싶어서... "
" 뭐가...... "
" 아냐.. 됐어... 갈께.... "
행여 민우의 입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말이 나올까 막연한 기대를 하며 민우의 말을 기다렸던 선영이 민우가 자신에게 미안하다는 말을하며 황급히 자리를 뜨자 그런 민우를 바라보며 선영이 아랫 입술을 지긋히 물며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 말해봐.. 네가 말한거지.. 그런거지... "
" ........ "
선영은 조금전 민우가 자신이 했던 말을 다시 떠오르며 자신의 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지혜를 다그쳤다.
" 답답하니까.. 말해봐... 민우가 나한테 미안하데... 그리고 요즘 민우가 날 피하는것 같아... 그런거지.. 지혜 네가 민우한테 말한거지.... "
" 선영아.... "
계속해서 선영이 다그치자 지혜가 고개를 들며 선영을 바라보았다.
" 사실대로 말해... 너 내친구 맞지.. 그러니까.. 말해... 네가 말한거지.. 그렇치... "
" 그래.. 네가 민우에게 다말했어.... "
" 지혜야.... "
지혜의 말에 선영이 눈을크게 뜨며 지혜를 바라보았다.
" 너무 답답해서.. 그랬어... 너도 그렇고.. 민우도 그렇고... "
" ......... "
" 선영아... 미안해... 하지만 그냥 지켜보기에 네가 너무 안타까웠어... 그래서 그랬어... "
" 그래서.... "
" 그래서라니... "
선영이 지혜의 말을 막으며 무언가 묻자 그런 선영의 물음을 이해하지 못한 지혜다 되물었다.
" 그래서... 민우가 뭐랬는데.... "
" ......... "
" 민우가 뭐라고 그랬냐구.... "
" 선영아.... "
" 사실대로 말해줘... 만약 나한테 거짓말하면... 지혜.. 너.. 정말 다시는 안볼꺼야.. 그러니까.. 민우가 이야기한 그대로 이야기해줘.... "
" ........ "
순간 지혜는 너무도 담담한 표정으로 말하는 선영의 태도에 당혹감이 밀려 들었다. 사실 지혜는 선영이 전화를 했을때 미이 모든걸 눈치챘고 민우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숨긴체 모든걸 털어놓을 심산이였다. 그런데 지금 이순간 선영이 너무도 담담하게 모든걸 물어오자 지혜는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 정말.. 네가 나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면.. 숨기지 말고 이야기해줘.. 알았지... "
" 선영아.... "
" 괜찮아.. 네가 무슨말을 하더라도 견딜수 있어.. 말해봐... 어서... "
" ........ "
지혜는 지금 이순간 자신이 어떤말을 해야하는지 망설였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선영은 상처를 받을게 분명했다. 하지만 자신이 선영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나중에 모든 사실이 밝혀진뒤 선영은 정말로 자신의 말대로 자신을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혜는 그런 사실보다 끝없는 공허만이 되돌아올 사랑앞에 힘들어할 선영을 도와주고 싶었다. 어차피 그런 선영의 외침에 민우는 답을 해주지 않을것이고 그럴바엔 선영을 포기 시키는것이 나을듯 싶었고 그런 생각이들자 지혜가 결심한듯 입을 열었다.

" 선영아..... "
" ........ "
지혜가 입을열자 선영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지혜를 응시했다.
" 민우... 사랑하는 여자가 있데...... "
" .. 여자.... "
" 그래.. 그것도 오래전부터 사랑해오던 여자래.... "
너무도 충격적인 말이였다. 선영은 그런 지혜의 충격적인 말에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아냐.. 그럴리가....그럴리가 ... 없어.... 너도..... 알잖아.. 민우가.... 언제 ....여자 만난다고... 말한적 없잖아.... 안그러니.. 지혜야.... "
너무도 충격스런 지혜의 말에 선영이 말까지 더듬으며 눈물을 머금은체 지혜에게 되물어오자 그런 선영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까운듯 지혜 역시 눈물을 머금은체 말을 이었다.
" 나도.. 처음엔 거짓말인지 알았어..... 그런데... 사실이래.... "
" 아닐꺼야..... "
" 선영아.... "
" 아냐.... 아닐꺼야.... 그냥... 내가 싫어서... 거짓말 한걸꺼야.... 그럴리가.... 없어...... 민우한테... 여자라니...... "
" 선영아....... "
마치 넋을 빼앗긴듯 허공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선영이 말을 더듬자 그런 선영의 손을 붙잡으며 지혜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민정은 지금 지혜의 말을 믿을수가 없었다. 처음 지혜가 망설일때만해도 민우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리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건 상관 없었다. 언젠가는 민우를 향하고 있는 자신의 사랑을 민우가 받아주게 될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다졌다. 그런데 민우에게 여자가 있었다는 말은 선영에겐 너무나 커다란 충격이였다. 지난 이년간 민우의 곁을 맴돌면서도 민우가 자신의 마음을 눈치 못채고 있는것이 행여 가슴속에 누군가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막연한 불안감은 있었지만 민우의 행동에서 여자를 만고 있다는 느낌은 한번도 든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막연한 친구인 지혜의 입에서 민우에게 여자가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렇게 충격적인 사실 앞에서 어쩔줄 몰라하던 순간 민정은 한순간 자신의 머리속이 온통 어지럽게 얽혀가며 가슴 한구석이 무너져 내리는 충격에 눈을 내려 감았다.

" 어머.. 선영아.... "
지혜는 일순간 선영의 눈이 감기며 선영의 몸이 힘없이 무너지며 의자에서 바닥으로 쓰러지자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쓰러진 선영에게 향했다.
" 선영아.... 선영아... 정신차려....도와주세??... 여보세요...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
" ......... "
쓰러져버린 선영을 부등켜 안은체 지혜가 주위를 둘러보며 날카롭게 외치자 몇몇 사람이 급하게 핸드폰 단추를 누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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