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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3:43 799회 0건
상념의선-10부
" ...... "
지혜를 기다리며 민우는 카페의 창밖을 물끄러미 응시하며 지난 토요일 형수였던 민정과 있었던 섹스를 떠올렸다.

스물 두살의 나이에 처음 접해본 여자의 육체... 더우기 스물 두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느껴본 여자의 육체는 어린 시절부터 민우의 가슴에서 환상의 여인으로 존재하던 형수였던 민정이였다. 민우는 그런 민정에게 스물 두해 고이 간직했던 자신의 동정을 바친것이 너무나 커다란 기쁨이였지만 미완성으로 끝나버린 형수와의 섹스에서 커다란 기쁨 못지않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민우는 오늘 하루 종일 수업을 받으면서 자신의 머릿속에서 민정의 아름다운 나신과 민정의 검은 둔덕만을 기억해내며 강의 내용을 한켠으로 흘러버렸었다.

" 오래 기다렸니... "
" 어... 왔어...... "
그렇게 창밖을 응시하며 민정의 나신을 기억해내고 있던 민우에게 지혜가 다가오며 인사를 하자 자신의 소중한 기억의 시간을 망가뜨린 아쉬움에 민우는 나즈막히 대답했다.

" 그런데.. 무슨 이야긴데.. 나를 보자고... 그래... "
지혜가 자리에 앉은후 주문했던 커피가 나오자 민우가 커피 모금을 마신뒤 잔을 내려놓으며 지혜에게 물었다.
" ...... "
" 왜.. 그래.. 무슨일 있냐... "
" 민우야... "
" 음.... "
커피잔을 만지작 거리던 지혜가 결심한듯 민우를 바라보며 민우의 이름을 불렀다.
" 네가 물어보는 말에 솔직히 대답을 해줬으면해... "
" 뭔지 알아야.. 대답을 해주지... 무섭다.. 야... "
" 암튼.. 솔직히 대답해 주었으면 좋겠어... "
"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너한테 거짓말할 이유가 있을까... "
" 그래... 그럼 나도 솔직히 말할께... "
" ....... "
다부진 지혜의 말에 민우가 몸을 고쳐 앉으며 내심 긴장한 얼굴로 지혜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 너.. 혹시.. 좋아하는 여자있니.. "
" 여자...라니.... "
" 너 지금 사귀는 여자있느냐고... "
"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내가 여자가 어딨어... "
민우는 순간 머리속을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민정의 얼굴을 떠올렸지만 지혜말에 부정의 말을 건냈다.
" 그래.... "
"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걸 묻는거냐... 내가 여자가 있고 없는게 무슨 상관인데... "
" 상관있어.... 나한텐... "
" 너한테 상관있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
"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아는 사람한텐.. 네가 여자가 있고 없고가 상관있어.. "
" 야..서 지혜..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거야... "
도대체 지혜가 무슨말을 하는지 짐작할수 없는 민우가 답답한듯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 민우야.... "
" ........ "
" 너.. 네 옆에서 누군가 너를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는거.. 모르니... "
" 무슨말이야... "
" 정말 모르겠어... "
" 말돌리지 말고 이야기해.. 답답하니까... "
민우는 계속해서 지혜가 무슨말을 하는지 알수가 없다는듯 답답한 마음에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 선영이가 너.... 사랑해.... "
" ....... "
마치 조금씩 언짢아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민우를 한순간에 잠재우려는듯 지혜가 단숨에 말을 내뱉자 자신의 귓전에 울리는 지혜의 뜻밖에 말에 민우가 멍하니 지혜를 바라보았다.

" 지혜야... "
" 이 바보야.. 선영이가 너 사랑한다구.... "
지혜는 민우가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자 그런 민우가 답답한듯 쏘아부치듯 말했다.
" ........ "
" 너.. 정말 바보 아니니.. 그렇게 선영이가 네 주위를 빙빙 맴도는데.. 그걸 그렇게 모르겠니... "
" ........ "
" 말해봐.. 정말 몰라.... "
" ........ "
민우는 쏘아 부치듯 물어오는 지혜의 말에 아무 대답을 할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민우로썬 선영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은 너무나 뜻밖이였다. 민우에겐 선영은 같은 동기생이였을뿐 다른 생각은 해본적은 없었다. 물론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 미모와 명랑한 성격을 지닌 선영이 민우 또한 좋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친구로써 느끼던 감정이였을뿐 그런 선영을 여자로써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민우에게 있어 여자란 어릴적부터 민우의 마음을 빼앗아버린 형수였던 민정밖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민우야.. 정말 몰랐었니.. 그런거야... "
" 너.. 그말 확실한거야... "
" 민우야... "
지혜는 민우의 말에 기가 막혔다. 선영이 지난 이년여동안 그렇게 민우의 곁을 맴돌았음에도 민우는 지금 아무것도 몰랐다는 얼굴 표정을 하고있는 것이다.
" 확실한 거냐구... "
" 그래.. 벌써 오래전일이야... "
" ........ "
" 아마 선영이가 너를 만나서.. 내가 이런 말을한걸 안다면 어쩌면 나랑 맺었던 친구 관계를 끊어버릴지도 몰라.... "
" ........ "
" 하지만.. 너 때문에 늘 괴로워하는 선영이를 더 이상 지켜볼수가 없어서.. 내가 이렇게 말하는거야.. 한심한 너희둘을 더 이상 보고 있는게 답답해서.. "
" ........ "
계속 이어지는 지혜의 말에 민우는 말없이 무표정한 표정으로 대답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 ........ "
" 무슨 말이든지 해봐... 선영이 마음을 받아 주겠다던지.. 아니면 안된다던지.. 네가 따로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면 내가 선영이를 설득할테니까.. 무슨 말이든해봐.. 그렇게 아무말없이 입만 다물고 있지말고... "
민우로부터 아무말을 듣지 못하고 있는 지혜가 그런 민우가 답답한듯 카페안의 사람들이 모두 들을만큼 큰 목소리로 민우에게 쏘아부치자 카페안의 사람들이 그런 둘을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지혜는 아무런 상관없다는듯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갔다.
" 말해봐.. 답답해서 미치겠어.. 무슨 말이든해봐... "
" 지혜야.... "
" ....... "
드디어 민우가 무슨말을 하려는듯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지혜가 그런 민우를 바라보며 입을 다물었다.
" 난.. 선영이를 사랑할 자격이 없다.. "
" 뭐라고... "
" 내 마음속엔 이미 다른 사람이 들어와있어.. 그것도 오래전부터... "
" 그게 누군데.... "
민우의 입에서 자신이 기대했던 말과는 정반대의 말이 튀어나오자 지혜는 절망적인 마음에 목소리를 떨어가며 민우에게 물었다.
" 너한테 그걸 말해줄 의무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
" 뭐.. 의무.... 너 지금 의무라고 했니... "
" ....... "
" 정 민우.. 네가 어떻게 그런말을 할수가 있니.. 의무라고.. "
" 지혜야.... "
" 너한테 선영이나 내가.. 의무감으로 만나고 있는 친구였니... "
"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지혜야... 지금 내가 말하는건 아무리 너희들이 친구라도 내가 누굴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필요까지는 없는거잖아.... "
" ......... "
민우가 언성을 높이며 말을하자 지혜가 그런 민우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 그리고 누군가 날 사랑한다고... 내가 그 사랑을 꼭 받아 들여야 하는거니... "
" 너.. 나한테 분명 사랑하는 사람 없다고 했어.. "
" ......... "
지혜의 말에 순간 민우는 입을 열수가 없었다.
" 너.. 분명 너한테 여자는 없다고 그랬어... "
" ........ "
" 만약 네가 나한테 솔직히 말했다면... 나.. 너한테 선영이 이야기 하지않고 선영이를 어떡하든 설득 시켰을꺼야.... "
" ........ "
" 그런데.. 넌 거짓말을 했고... 난 그런 너한테 선영이 이야기를 모두했어... "
" ........ "
" 좋아.. 네말대로 네가 누굴 좋아 하는지.. 우리한테 말할 의무는 없어.... 어차피 네 감정은 네꺼니까.... "
" 지혜야.... "
" 하지만.. 정 민우.. 이거 하나만 알아둬... 오늘일로 인해서 선영이를 의식적으로 피한다거나... 선영이가 마음을 돌리기전 네 스스로 선영이 가슴에 상처를 준다면.. 나.. 너 절대 용서하지 않을꺼야.... "
" ......... "
" 내말 명심해.... 친구로써 너한테 부탁하는거야... 갈께... "
" ......... "
지혜가 외투를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그런 지혜를 바라보지도 않은체 민우의 시선이 자신의 발끝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 그리고.... "
자리에서 일어서 나가려하던 지혜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떨구고 있는 민우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하려하자 민우가 고개를 들어 그런 지혜에게 시선을 옮겼다.
" 선영이가.. 널 얼마나 사랑했고.. 너를 향한 사랑때문에 선영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괴로워하고 눈물로 보냈는지.. 네가 만약 안다면.... 네가 오늘 이자리에서 했던말들이 선영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게할 말이였는지 알게될꺼야... 그리고 최소한 너의 입에서 의무란 단어같은 소린하지 않았을꺼야... 네 감정이 아무리 네꺼라해도 말야... "
" ........ "
어느덧 눈가에 이슬을 머금으며 지혜가 말을 끝내자 민우가 다시 시선을 옮겨 자신의 발끝을 향했고 그런 민우를 바라보며 지혜가 자신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그렇게 지혜가 자리를 박차고 돌아선후 민우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듯 미동도 하지 않은체 생각에 잠겼다. 그토록 염원했던 형수와의 섹스로 인해 들떠있던 민우의 가슴이 가라앉기도전 또다시 지혜로부터 전해들은 자신을 향한 선영의 사랑은 민우로 하여금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할만큼 민우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민우는 그런 복잡한 심경 한가운데서도 자신의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는 민정의 벌거벗은 육신을 생각하며 민정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결코 거두어 들일수 없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제껏 형수인 민정을 사랑하며 살아왔던 그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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