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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 - 3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17 1,361회 0건
많은 추천과 댓글 감사합니다 ^^

몇몇 분들께서 내부 조직호칭과 무전용어에 관해서 의견주셨는데,
1편에서 말했듯이 대부분의 내부사항은 "허구" 입니다.

또한 현직에 계신분, 계셨던분 혹은 관련자분들은 여기서 언급된 내부정보에 대해서 아시시라 사료가 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경찰무전용어, 자세한 내부조직의 직급에 대해선 대외적으로 알려져선
안되는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혹시나 이런것이 공개된 게시판에 유출되어서
문제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




2틀 연속 야간근무후 주어진 꿀맛같은 휴일이다.

학교다닐땐 방학때 서울와서 홍대고 신촌이고 강남이고

걸어다니면서 왁자지껄한 사람구경 세상구경하는것도 참 좋았는데,

막상 길거리에서 살다시피하니.. 그냥 조용히 집에서 쉬는게 좋다.

오후 한시쯤.. 늦은 시간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냉장고를 열었는데,

쉰 찬밥, 사놓은지 얼마나 된지도 모르겠는 밑반찬들.. 먹을게 없다.

마트가서 라면이나 한박스 사오려고 차키와 전화기를 집어드는데, 전화가 울린다.

웅~ 웅~ 웅~

발신자 : 노처녀

"최주임..으구.. 모처럼 방콕하는데 왜 전화질이야 .. "


-딸깍.

"응 최주임 무슨일? "

"어이 노총각 동생! 쉬는날 집에 쳐박혀서 라면끓이나? "

"왜 또 쉬는날까지 전화해서 시비실까..?"

"이 누나야가 밥사줄라구 그라지 ㅎㅎ"

"삽겹살 쏘는거야??? "

"야 대낮에 무슨 삼겹살이야 . 더 맛난거 사줄테니까 ~ 나 좀 데리러와 "

"어딘데? "

"나 지금 퇴근했거든 ㅎㅎ 눈치보이니까 여기까진 오지말구~ 서울역으로와! 우리 관할밖이잖아 ㅎㅎㅎ 차는 놓고오구 ~ "

"알겠다 ~ "

검은 아디다스 츄리닝에 러닝화를 신고 주섬주섬나간다.

에휴..꼴이 딱 고시생 아니면 운동선수다 . 나간김에 옷도 좀 사고 신발같은것도 좀 사야겠구나.


"노총각 ~ "

"야 쫌.. 요새 나이 30이 무슨 노총각이냐..
그나저나 서울역에 뭐가 있는데? "

"서울역엔 4호선이 있지!
4호선타고 명동가자! "


-이번역은 명동, 명동역 입니다. 내리실문은 오른쪽입니다.

지하철역에서 올라오니 젊음의 냄세가 물씬 느껴진다. 맨날 유흥가에서 보던

흐트러진 젊음이 아닌 이쁘고 탱글탱글한 잘 익은 과일같은 젊음이다.


"프리모바치오바치..?


여긴 뭐 파는곳이야?? "


"이거봐 노총각 맞다니까 ㅎㅎ 최희정 두사람 예약했어요 ~ "


사진에서만 보던 이태리느낌의 레스토랑이다. 두리번 두리번 옆테이블을 보니

다들 피자나 파스타 리조또같은걸 먹고있는걸보니 파스타집인가보다.


"먹물 빠네랑 마르게따 피자 주세요. 샐러드도 하나주시구요.
아 와인에이드 한잔도 할께요~ !
아 근데 아무리 집에 있다나왔어도 옷이 그게 뭐냐..
코드 02 인줄 알았잖아 ㅋㅋㅋ"

"지명 수배자는 무슨 .. 넌 오늘 파티가냐 완전 빼입었네 !"

"그래두 모처럼 시내나오는데 신경좀 쓰셨지요 ^^ 어때 좀 이쁨?"

"어 오늘 쫌 많이 이쁘네. 평소에도 좀 그렇게 하고다녀라 그랬음 벌써 결혼했겠네 "


빈말이 아닌 최주임은 오늘 정말 이뻣다. 뽀얀톤의 피부화장과 옅게한 스모키눈화장에

15cm쯤되는 하이힐, 팔랑팔랑 거리는 짧은 미니스커트,

하늘하늘 거리는 티셔츠는 넓은 U넥으로 가슴골이 살짝 드러나는..

지구대에서 맨날보던 31살의 최희정 경장이 아닌 청순하면서 섹시한 한명의 "여자"였다.

내가 이쁘단말에 최주임은 입가에 싱글벙글 웃음꽃이 피었다.

으이그 경찰이 저렇게 포커페이스가 안되서야 원....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역시도 최주임 가슴골로 시선이 가는걸 막을수 없는건 마찬가지였다.


"주문한 먹물 빠네, 마르게따 피자 나왔습니다. "

"오 이거 신기하다? 빵안에 파스타가 들어있네? "

"ㅋㅋ 그릇(빵)까지 남기지말고 먹으라는 뜻이다"


그렇게 난생 처음보는 고급음식(?)을 먹고, 명동거리로 나온 우리.
어딜가야되나 고민하는데, 최주임은 이미 스케쥴이 짜여져있는듯 앞장서서 걸어간다.

-ZARA ?

옷가게인거같은데, 어두침침하고 쿵쿵거리는 음악에 정신이 없다.
근데 여길 왜들어온걸까..

"노총각 아저씨! 이거랑 이거! 저기가서 갈아입고 나와봐 . "


진한 네이비색 면바지와 블레이져, 그리고 진한 하늘색 셔츠를 준다.


"내가 이걸 왜 입는데??"

"선물할 사람이 있는데, 김팀장하고 체격하고 몸매가 비슷해서그래~
밥도 샀는데 함 입어주라"


피팅룸에 들어가서, 후줄근한 츄리닝을 벗고 세미수트로 갈아입었을쯤..


"다 갈아입었어? 나와봐 함보자 !"


최주임이 부른다.

커튼을 치고 피팅룸을 나서서 전신거울에 내모습을 보는데.. 오 괜찮다

내가 봐도 이쁘다! 슬림한 핏의 바지는 긴다리를 훨씬 길어보이게 만들고,

어두운 톤의 옷은 전체적으로 분위기 있어보이지만 너무 칙칙해보이지 않는 이쁜옷이다.

다음 비번때 나혼자 와서 사야겠다..


"음 됐네. 딱 이쁘다 벗구 나와!"


다시 후줄근한 모습으로 돌아온 나. 확실히 옷이 날개가 맞는거같다.
빨리 광수대나 형사계 같은곳으로 발령나서 맨날 저렇게 입고 다닐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벗어둔 옷을 집어간 최주임은 그대로 계산대로 들고가서


"이거 새걸로 포장해서 주세요~"


최주임도 맘에 들었나보군.. 그나저나 저거 받을녀석 좋겠다.
에라이 쳇.

"다 합해서 31만 7천원입니다"

"선물포장 된거죠? 일시불이요~"



자기 몸체만한 쇼핑백을 옆에 매고 걸어나오는 최주임과 어정쩡한 나.
늦은 점심에 최주임 쇼핑하는거 이것저것 따라다녔더니 어느덧 해가 뉘었뉘었진다..
피곤하긴 한데 모처럼 외출에 좀 더 있었음 싶다. 근데 뭐하지..?


"최주임 ~ 나 배는 별로 안고픈데.. 우리 근처에서 치킨에 맥주나 한잔 할래?"

"콜! 근데.. 꼭 밖에선 최주임하지말래니까 그냥 -희정아- 라고 부르기로 했잖아"

"난 이게 편해~ "


조금걸어서 종로3가에 있는 고즈넉한 바에 들어왔다.
어릴적 돌아다닐줄만 알았지 맛있는곳 분위기있는곳을 하나도 몰랐던 나와는 다르게
최주임은 서울 구석구석 모르는곳이 없다.

"하이네켄 2인세트 주세요"


곧 나온 하이네켄 6병과 마른안주와 과자.
한병씩 따서, 하나는 최주임주고 난 그냥 마시려는데,


"노총각 아저씨 혼자 마시지 말고.. 건배하자 우리 오늘 축하할일이 있는데?"

"무슨 축하? 돈도 팍팍 쓰는게 경사 승진했어?"

"이밥통아 매년챙겨줘도 모르냐.. 니 생일이다 오늘 니 생일. "

"아 맞다!!!!!!"

"갈수록 쉰내만 늘어가는 노총각의 생일을 위하여~"

짠~
벌컥벌컥..

"매년 .. 고맙다 정말.."

"고맙긴. 이제 파릇한 20대는 다간거야. 이제 앞자리가 3이라구?
빨리 좋은 여자만나서 결혼도 해야지.. 그럴려면 그 츄리닝부터 벗어라 쫌.
그런 의미에서 누나야가 큰돈 썻다!! 자 ! "


아까 ZARA에서 구입한 슈트가 담긴 쇼핑백을 건넨다.


"희정아.."


사실 마음깊숙히에선 말로다 표현 못할만큼의 감동받았다.

첫 발령을 받기 두달전에 부모님 두분이 비행기사고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33년동안 순경서부터 경감을 달고 퇴임하실때까지 여행을 단 한번도 못가셨다.

그러다가 퇴임후 이제는 내여자랑 내 인생을 즐겨보겠다고, 떠나신 첫 필리핀여행에서 경비행기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셨고..

일순간 나에게 남겨진건 일시금으로 받으신 아버지의 연금과 두분의 사고보상 보험금 뿐이었다.

그이후 내 인생에서 날 챙겨주는 사람은 지구상에서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내 인생에 새로이 나타난 최희정.. 나보다 계급은 낮았지만 때로는 따듯한 누나의 품으로

때로는 먼저 현장생활을 시작한 선배의 모습으로 날 감싸안아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4년이라는

시간동안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친구가 되었다.


"뭘 이렇게까지나 감동을 ..
야 그리고.. 니가 그랬지? 나도 남자좀 꼬시라고..?
생각보니까 나도 나이가 있고, 마음앓이 그만하고 내 감정에 충실해볼라구 ㅎㅎ..
갑자기 나 너 좋아해! 이런말은 안할께..
우리 서서히 지금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도록 너 한번 꼬셔볼려구 ㅎㅎ.."


복잡미묘한 감정이다.

혼자 오바하지않으려고, 설마.. 최주임이? 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아닐꺼야

마음속으로 도리질했던 나였다. 그런데 갑자기......

모처럼 느끼는 마음속 파동이라 내 마음이 너무 혼란스럽다.



종로구 경운동 -운현궁 SK허브-

내가 사는 오피스텔이다.

아버지의 연금과 부모님의 사고보상금이 녹아들어있는.. 부모님의 품같은 곳이다.

침대 옆 테이블에는 최주임 아니 희정이에게 받은 수트 쇼핑백이 놓여져있다.


"니 마음...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와 닿은거같아.
근데 내 마음속 이런 파동이 너무 오랜만이라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


"그럴줄알았어 ㅎㅎ 이야기했잖아 이제부터 시작한다구..
그럼 내일 지구대에서 봅시다~"



방금전 희정이와 헤어지기전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를 곱씹어본다.
후.. 거절한걸로 생각했으려나.. 그런게 아닌데..


==========


하드한 액션물을 기대하셨던 분들에게 조금 실망스런편이 되었을려나요 ^^;

그래두 열심히 작성했으니 귀엽게 봐주시고, 좋은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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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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