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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불임클리닉 - 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29 1,317회 0건
댓글들에서 제기된, 본문 속 S시가 어디인가 하는 것과 관련하여- 클리닉 이름인 "수정"은 경기도 모 도시에 있는 구의 명칭과 (인공)수정이라는 용어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중의 의미를 갖습니다. 글의 시점은 전지적 시점과 일인칭 시점이 혼용될 것 같습니다. 이점 양해바랍니다.

2편.

원장은 나이 마흔 정도 되어보이는 호남형의 남자였다. 우리 부부를 번갈아 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묻는다. 아내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이 없다. 내가 대답을 했다.

"예. 저희가 결혼한지 올해로 4년인데 아직 아기가 없어서요."

"아.. 예. 그러면 4년간 피임은 안하셨는지요?"

"결혼 1년 뒤부터 아이를 가지려고 피임은 안했습니다."

"결론적으로 3년간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임신이 안된단 말씀이시군요."

아내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다소 상기되는 것 같다.

"혹시 저희 클리닉에 내원하시기 전에 다른 산부인과나 비뇨기과에서 검진을 받아본 적이 있나요?"

"아니요. 여기가 처음입니다."

"좋습니다. 그럼 기초적인 검사부터 해봅시다. 저희 여직원을 따라 가서 기초 질문지를 작성해오세요. 검사를 하기 전에 두분의 신체 등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를 위한 겁니다. 주의하셔야 할 것은 반드시 사실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파심때문에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아내께서 작성하신 것을 남편께서는 보셔서는 안됩니다. 남편께서도 아내에게 보여주시면 안됩니다. 좀 거북하시겠지만 저희 직원이 두분을 각자 다른 곳으로 안내해 드릴테니 두분 모두 성심껏 써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부부는 의아한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좀 이상하게 생각되시죠? 다른 모든 질병치료가 마찬가지겠습니다만, 임신을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원인을 정확하게 조사하는 것입니다. 특성상 민감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 혹시라도 기초되는 사실이 진실과 다르게 조사된다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아.. 예.."

"두분께서는 그저 사실대로만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그래야만 두 분이 바라는 것을 얻는데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직원을 따라 원장실을 나섰다. 여직원은 우리에게 각각 질문지 같은 것을 하나씩 주더니 아내를 아까 그 대기실로 데리고 들어가게 하고는 나는 그 바로 옆의 대기실로 안내했다.

"각 질문들 읽어보시고 맞는 항목에 갈매기 표시 하시면 되세요. 다 작성하시면 원장실로 가시면 되세요."

질문지는 두 페이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페이지를 읽어보니 이런 것들이다.

성명, 주민번호, 주소, 직업, 연락처 등 기본 인적사항들..
신장, 체중, 혈액형, 과거 수술, 병력 등 신체에 관한 것들로 빈칸을 채워넣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질문지의 다음 장을 넘겼다.

20여분 뒤.
우리 부부는 아까처럼 원장실에 나란히 앉아있다.

원장은 의자에 앉아 두 사람의 질문지를 대조해가며 살펴보고 있다. 첫페이지는 볼 것도 없다.
두번째 페이지 먼저 읽는다.
먼저 남자의 질문지.

1) 현재 배우자가 최초의 성관계 상대인가?
- 아니오

2) 아니라면 최초의 성경험은 언제 누구와 이루어졌나?(정확한 년도와 날짜, 그 파트너를 기억나는 대로 작성)
- 대학 3학년 때(1996년 가을쯤) 동아리 여자 후배

3) 최초의 성경험 파트너와 관계 지속기간 및 총 성관계 횟수는?
- 약 3개월간, 일주일에 약 1회

4) 아내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성관계(성기의 결합, 즉 삽입섹스만을 의미함)를 맺은 이성은 모두 몇명인가?
- 2명

5) 과거 여성을 임신시킨 경험이 있는가?
- 없음

6) 현재 배우자와의 첫 관계 날짜는?
- 2005년 7월

7) 현재 배우자와의 성생활 주당 평균 횟수는?
- 약 3회

8) 과거 이용한 피임방법을 종류대로 나열
- 콘돔사용

9) 주로 부부관계를 하는 시간대
- 주로 야간

10) 부부관계시 삽입후 지속시간(평균)
- 약 10분

11) 배우자와의 성생활 만족도(매우 만족 / 만족하는 편 / 그저 그렇다 / 다소 불만 / 매우 불만족)
- 만족하는 편

12) 내가 원하는 아기는?(아들 / 딸)
- 상관 없음

13) 형제 자매 가운데 불임이나 난임인 사람 유무?
- 없음


원장은 빠른 속도로 남편의 질문지를 모두 읽은 후 다음으로 아내의 질문지를 읽어나갔다

원장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첫 질문부터 답을 적지 않은 것이다.


1) 현재 배우자가 최초의 성관계 상대인가?
-

2) 아니라면 최초의 성경험은 언제 누구와 이루어졌나?(정확한 년도와 날짜, 그 파트너를 기억나는 대로 작성)
-

3) 최초의 성경험 파트너와 관계 지속기간 및 총 성관계 횟수는?
-

4) 남편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성관계(성기의 결합, 즉 삽입섹스만을 의미함)를 맺은 이성은 모두 몇명인가?
-

5) 과거 임신 또는 유산했던 경험이 있는가?
- 없음

6) 현재 배우자와의 첫 관계 날짜는?
- 신혼여행.

7) 현재 배우자와의 성생활 주당 평균 횟수는?
-

8) 과거 이용한 피임방법을 종류대로 나열
- 콘돔

9) 주로 부부관계를 하는 시간대
- 밤.

10) 부부관계시 삽입후 지속시간(평균)
-

11) 배우자와의 성생활 만족도(매우 만족 / 만족하는 편 / 그저 그렇다 / 다소 불만 / 매우 불만족)
-

12) 내가 원하는 아기는?(아들 / 딸)
- 상관 없음

13) 형제 자매 가운데 불임이나 난임인 사람 유무?
- 없음


잠시후 원장이 입을 연다.

"남편께서는 성의껏 질문에 응하셨습니다. 수고했어요. 그런데 부인께서는 정성이 다소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임신이 안된다면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원인을 알려면 두 분의 과거와 현재의 신체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먼저입니다. 부끄럽다고 답변을 피하시면 어쩌자는 겁니까"

아내는 얼굴이 굳어진 채로 할 말을 잊는다.

"뭐 좋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실테니까요. 그러나 정확한 원인파악을 위해서 질문지를 생략할 수는 없어요.
질문지를 다시 드릴테니 옆 대기실에 가서 다시 작성해오세요. 대신에 이번에는 제대로여야 합니다. 모든 질문에 사실대로.. 이 사실대로가 가장 중요해요. 질문지는 원장인 저 혼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직원들이라도 질문지는 절대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으니까요. 개인의 모든 프라이버시는 철저하게 보장되니까 아무 염려 마시고 잘 작성해서 가져오세요."

아내가 모기 소리로 "예" 하고 대답하며 질문지를 받아든다.

"노파심에서 다시 말하지만 사실과 정확히 부합하도록 답변하셔야 해요. 여기 오시는 부부들, 특히 와이프께서 간혹 거짓으로 답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검사결과가 어떻게 나오겠어요? 시간은 시간대로 뺏기고 돈은 돈대로 더 들죠. 검사결과도 엉터리로 나오기도 하죠."

"예"

원장이 다시 말을 시작한다.

"불임치료는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 가운데 하납니다.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듭니다. 일년이 될지 2년이 될지 아직은 아무도 몰라요.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들기도 하지요. 그런다고 결과가 반드시 좋게 나온다는 보장도 없구요. 그러나 서로가 한가지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저 세사람이 오직 새생명의 잉태를 위해 힘써야해요. 그러려면 서로간에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숨겨서는 안되고 우리 세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비밀도 없어야해요. 그걸 견디기 힘들다면 아이 갖는 일은 차라리 처음부터 포기하는 게 나을 지도 몰라요."

"중요한 것은 두 분 부부의 노력과 의지입니다. 저는 제가 가진 의학지식으로 두분을 도와드리고 옳은 길로 안내하는 역할입니다. 두분은 제가 이끄는 대로 따라만 하시면 됩니다. 모든 노력을 다해도 안된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 그러한 거라고 생각하고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면 되겠지요. 자, 어떻습니까. 여기 두 분 제가 하자는 대로 하실 수 있으시죠?"

"예"

우리 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내는 질문지를 들고 원장실 밖으로 나단다. 원장과 나만 남게 되자 원장이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한다.

"첫 경험이 대학 3학년 때였네요?"

"아..예.."

"CC였어요?"

"뭐 CC랄 것까진 없고 그냥 같은 동아리 후배였는데 서로가 잠깐 좋아했거든요. 제대로 사귄지 5개월만에 처음 같이 잤는데 오래는 못갔습니다."

"혹시 그 여자 후배라는 분이 처녀였나요? 아, 그냥 호기심에 물어보는 거에요. 불임치료하고는 아무 상관없어요. 허허.."

"글쎄요. 뭐. 제가 첫 남자였는지는 저 자신이 여자경험이 없던 터라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남자끼리만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남자라면 누구라도 상대 여자의 첫 남자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죠.
우리 부인께는 선생님이 혹시..."

나는 원장이 무엇을 알고 싶어하는지 눈치챘다.

"아.. 그거요.. 모르긴 몰라도 와이프는 제가 첫 남자가 맞을겁니다. 아내도 그렇게 말해왔고.. 아내는 저를 만날 때까지 단 한번도 남자를 진지하게 사귀어본 적이 었다그랬거든요. 또 저희가 결혼 날짜를 잡은 다음 처음 관계를 가졌는데, 그때의 느낌으로 봐서도 아내는 남자 경험이 없었던 것 같았고. 뭐라고 꼭 집어 근거를 말 할 수는 없어도 느낌이랄까, 직관이랄까 그런거 있잖아요? 아무튼 저는 아내의 첫남자라고 거의 100퍼센트 믿고 있답니다."

"아, 그럼요. 직관이란 거 생각보다 정확할 때가 많죠."

그때 아내가 굳은 표정으로 질문지를 들고 원장실로 들어선다.
원장이 아내로부터 질문지를 받아 페이지를 넘겨 쓱 ?어보더니 질문지를 서랍에 넣고 일어서며 말한다.

"이번에는 잘 하셨네요. 모든 질문에 성의껏 답을 해주셨군요. 수고했어요."

"자, 그럼 이제 시작합시다." 하더니 원장실 밖을 향해 "박간호사" 하고 부르자 아까 그 아가씨가 들어오더니
우리 부부를 따라오라며 작은 방으로 안내한다.

"남편 분은 모두 벗고 가운으로 갈아입으시구, 아내 분은 속옷 입으신 채로 가운으로 갈아입으시고 나오세요." 하며 나간다.

아내와 나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아내가 입고있던 재킷과 브라우스, 스커트를 벗자 흰색 브라와 흰색 팬티가 드러났다. 아내는 핑크색 가운을, 나는 하늘색 가운을 입고 밖으로 나가 아가씨의 안내로 다시 원장실로 들어갔다.
안내해준 아가씨는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문을 닫아준다.

"자, 먼저 남편 분 먼저 볼까요? 부인께서는 좀 앉아계시구요"

아내가 소파에 앉자 원장이 다가와 내 가운 앞섶을 푼다. 원장이 내 성기를 손으로 만지며 이리 저리 살핀다.
기분 참 드럽다. 성기를 들어 귀두며 불알이며 여기 저기를 주무르기도 하고 성기를 잡고 아래로 쓸어내리기도 하면서 자세히 관찰하는 듯 싶더니 자기 책상 뒤편 서가에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DSLR을 꺼내들더니 내 쪽으로 다가온다. 나보고 성기가 잘 드러나도록 양손으로 가운을 뒤쪽으로 잡고 있게 하더니 무릎을 굽힌 채로 정면에서 내 하체부위를 촬영한다.

찰칵!

"어.. 저기요.. 사진은 왜..."

당황스럽게 내가 묻자 원장은 좀더 정교한 분석을 위해서라며,

"얼굴은 나오지 않으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또 이런거 어디 팔아먹는 일도 없으니까요. 허허.."

내가 뭐라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원장은 내 왼편에서 한 컷, 다시 반대편에서 한 컷을 더 찍는다.

고개를 슬쩍 돌려 뒤편 소파에 앉아있는 아내를 보니 아내도 적이 당황한 기색이었으나 역시 어쩌지 못하고 내 얼굴을 바라만 본다.

"됐습니다. 남편 분 생식기는 일단 겉으로 봐서는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사이즈도 훌륭한 편에 속하고. 문제는 발기인데.. 그건 좀 나중에 확인해보기로 하죠."

원장은 DSLR을 목 뒤에 둘러매고는 나보고 가운을 잘 입고 소파에 앉으라고 하고는 아내를 일어서라고 한다.

"자, 이제 부인을 좀 볼까요?"

하고는 가운 앞섶을 풀게 하여 아내가 말없이 따르자 풀어헤쳐진 가운 사이에 있는 아내의 가슴을 응시한다. 고개를 아래 위로 움직여 좀 살펴보더니,

"자 한번 보겠습니다. 아래를 좀 벗어보세요"

"...."

아내가 머뭇거리자 원장이 직접 양손으로 아내의 팬티 끈 부위를 잡더니 아내가 거부할 새도 없이 거침없이 아래로 끌어내린다. 그 순간 아내가 작은 탄식을 내뱉는다. 원장은 벗겨낸 아내의 작은 팬티를 책상 위에 던지듯 내려놓더니 아내 앞으로 서서 아내의 그곳을 살핀다. 이번에는 무릎을 거의 꿇듯이 상체를 숙이고는 고개를 바로 아내의 둔덕위까지 가져가 세심하게 관찰한다.

"좀 자세히 봐야겠군요."

"예?"

"다리를 더 벌린 채로 무릎을 좀 구부려보세요"

아내는 원장이 시키는대로 다리를 좀 벌리긴 하였으나 원장이 원하는 만큼 무릎을 구부리지는 못하고 흉내만 낸다.
지금의 아내는 얼마나 부끄러울 것인가?

원장은 정색을 하며 말한다.
"가운을 다시 입고 좀 앉으세요."
아내가 고개를 숙인 채 가운을 추스린다. 물론 안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알몸인 채다.
아내가 내 옆에 와 앉자 원장은 자기 책상 뒤로 가 의자 위에 카메라를 내려놓고는 일부러 그러는 듯 목소리를 깔고는 말을 한다.

"불임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치심을 잊는 것입니다. 뭐가 창피합니까. 여기엔 부인과 남편 말고 아무도 없습니다. 남편 분께 묻겠습니다. 제가 의대 의예과 시절부터 대학병원 산부인과를 거쳐, 작년 여기에 불임클리닉을 개원해 운영해오는 동안 여환자를 몇 명이나 거쳤을 거 같습니까? 백명요? 천명요? 하루에만도 수십 명의 여환자를 봅니다. 물론 모두 다 벗은 몸을요. 열살도 안된 초등학교 아이부터 칠순의 할머니까지 연령 층도 정말 다양하지요. 여기 클리닉을 열고는 숫적인 면에서는 좀 줄어들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불임치료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을 많이 잡아먹으니까요. 양보다 질이라고나 할까요? 저희는 불임환자들을 돕는 의사입니다. 여자가 여자로 보이겠어요? 그저 치료대상에 불과하지요. 부인께서 아직도 그런 순진한 마음을 먹고 있다면 앞으로 겪어야 할 수많은 역경과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나갈지 걱정이군요. 아까 질문지 작성에도 너무 비협조적이더니.. 혹시 부인
께서는 아이를 원치 않으시는 건 아닌지요?"

아내가 황급히 대답한다.

"아, 아니에요. 원장님. 그런게 아니라.."

원장은 아내의 눈을 응시하더니,

"두 분께서 원장인 저에게 티끌만큼이라도 믿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지금 여기서 그만두세요. 그렇게 간절히 아기를 원하시는 건 아닌가 보네요. 그런거라면 의사인 제가 먼저 진료를 거부하겠습니다. 지금도 진료실 밖에는 정말 간절히 아이를 원하는, 부모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초조하게 제 치료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남편분은 몰라도 부인은 불임치료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아닙니다. 원장님. 제 아내가 이런 데 처음이라 잘 모르고 그런 것 같습니다. 그치? 어서 대답해."

"예..."

아내가 나를 흘끗 보더니 원장을 보고는 작게 대답한다.

그제야 원장이 흡족한 표정으로,

"이거 제가 너무 정색을 하고 말했나 봅니다. 하하.. 미리 단단히 마음 먹으시라구 부러 그런 거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두분은 아무 걱정 말고 저희 클리닉이 이끄는대로 따라오기만 하세요. 원래 생명이라는 것이 신의 영역아니겠어요? 불임치료라는 것은 예외도 있지만, 대개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몇 배 이상의 노력과 고통을 겪고도 성공할까 말깝니다. 인간의 능력으로 하나의 생명을 얻는다는 것은 어떤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첫 째는 물론 첨단 의학기술의 힘입니다. 그것은 십년넘게 그것만을 연구해 온 저의 몫이고 제 책임입니다.
하지만 그걸로 다일까요? 남편은 부인을, 부인은 남편을 100퍼센트 믿고 사랑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환자는.. 아, 환자란 표현 죄송합니다. 어쨌든 병원에선 누구라도 의사나 간호사의 지시를 100퍼센트 신뢰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저도 두분을 믿겠습니다. 두 분은 저를 믿으십니까?"

"아.. 예, 그럼요."

생각해보면 원장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 수천 수만명의 여자들의 몸을 보고 만지고 치료해왔을 원장에게 여자가 여자로 보이기나 하겠는가. 또 이곳이 어디인가. 불임을 고치는 곳 아닌가. 임신이라는 게 결국은 남자와 여자, 양자의 문제이고, 원장 앞에서 옷을 벗고 몸을 보여주는 거야 당연한 것일테다. 아내나 나나 대한민국 성인으로서의 극히 기본적인 상식은 있는 사람들이라 이곳에 오면서 사실 이 정도쯤은 예상하고 각오한 바 아니었던가..

"자,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네요. 다음 예약환자들도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촉진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시진만 하도록 하죠. 어디 다시 한번 볼까요?"

아내는 소파에서 일어나 가운 앞을 헤쳐 원장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원장이 무릎을 꿇고 아내의 하체 쪽에 얼굴을 갖다댄다. 나는 아내의 뒤편에 앉아있고 아내는 가운을 걸친 상태이므로 구체적으로 원장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원장은 말없이 아내의 그곳을 관찰하고 있을 것이고 원장이 뭘 어떻게 했는지 아내가 이따금씩 몸을 움찔거리기도 하고 아내의 입에서 들릴듯 말듯한 작은 신음 비슷한 소리가 들려오기는 했다. 그 시간이 한 5분여 쯤 되었을까. 원장이 책상 위에 올려 놓았던 예의 그 카메라를 다시 목에 걸더니 가타부타 말도 없이 아내의 그곳을 찍어대기 시작한다. 몸을 굽히기도 하고 아예 무릎을 바닥에 대고는 아래서 위을 향해서 촬영을 하기도 한다.

"다리를 더 활짝 벌려보세요. 예, 그렇게.. 가운을 뒤로 하시고.."

찰칵 찰칵.. 내 귀에는 그 셔터소리가 왜 그리도 크게 들려오는지... .

내 것은 단 석장을 촬영하는데 그치더니 아내의 그곳을 원장안 열 몇장이나 촬영한다.

"이제 가운을 잠시 벗고... 두 손으로 거길 좀 벌리고 있으세요."

아내는 가운을 벗어 내가 앉아있는 소파에 올려놓고는 원장이 시키는대로 양손으로 대음순을 벌리고 엉덩이를 아래로 내려 엉거주춤하게 선다. 원장이 밑에서 위를 향해 아내의 거기를 대고 두 세장 근접촬영한다.

"자.. 오늘은 첫날이니 이만 하겠습니다. 촬영된 두분의 사진과 질문지를 토대로 두분의 기초적인 신체조건을 분석하겠습니다. 다음 진료는 사흘 뒤 같은 시간에 오시면 되는데.. 시간이 되나요?"

"예, 시간은 얼마든지 낼 수가 있습니다."

아내는 이미 휴직을 했고 나 또한 직장에서 외근을 많이 하는 편이라 언제라도 병원 출입에 별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럼 돌아가셔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시고 사흘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아내와 나는 원장에게 절하고 원장실을 나왔다.

"이런데 오면 다 그렇지 뭐가 그렇게 창피하다고 그래?"

"그래도 그렇지 너무 사적인 질문들이라... ."

"아아.. 그 질문지 말야? 내 말은 그게 아니고 아까 옷 벗은거..."

"어.. 그것도 그렇고.. 창피해서 혼났어. 자기는 괜찮았어?"

"뭐.. 그냥 견디는 거지. 나라고 뭐 다른 남자 앞에서 기분 좋게 속옷을 벗었겠어?"

"... ."

"그나저나 앞으로 많이 각오해야겠다. 불임치료만큼 사람 진을 빼는 것도 없다던데.. "

"....... . "

아내는 말이 없다.


아내와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운전을 하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혼자 되새겨본다.
아내는 질문지에 왜 답을 못했을까? 뭔가 숨길만한 거라도 있었을까? 아니면 단지 부부간의 은밀한 일을 드러내는 게 싫어서? 아내에게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닐까??
아까 원장은 모든 질문에 답을 했다고 그랬는데..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원장이 알고 있는 건 아닌지... .
옆에 앉은 아내를 보니 방금 전의 일에 심신이 지쳤는지 눈을 감고 조용히 앉아있다.
아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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