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민한 부관의 작전에 대장이 흡족해 하면서 긴급히 명령을 내린다..
“보다 길게 포위망을 구축하도록 하랏......”
초초한 가운데 대장이 전령들의 보고를 듣고 있다......
부관은 그들의 보고를 분석하여 포위망을 빠르게 움직이고..........

루틱산.......
아산제국의 수도에서 동남쪽으로 280km떨어진 미개척지의 앞을 가로막고있는 거대한 산이다. 해발 9000m의 팔마르봉을 지붕으로 양쪽으로 8000m 이상되는 봉우리가 7개가 늘어서 있는 그 뒤쪽으로 펼쳐진 고원지대를 병풍처럼 두르고 막아서고 있는 신비의 산이다. 아산제국의 비밀 연구기지는 팔마르봉 우측으로 두 번째에 위치한 카람피봉의 중턱에 있다. 천연적으로 생성된 바위 균열부의 지하에는 거대한 광장이 존재하고 로디간은 지하후족 연수 시절에 3개월간 이곳에서 생존훈련을 받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이곳에 비밀기지를 꾸미기 시작했던 것이다. 엄청난 고난의 연속이었으나 후족 훈련대장의 동생 파라키는 로디간의 충복처럼 30명의 인원으로 토대를 마련하였고 5년간의 작업으로 지금의 연구소를 완성시켰다...... 지금은 파라키를 대장으로 작업에 참여했던 전원이 연구소로 들어오는 출입로의 감시업무를 맡고 있다...... 그들은 후족중에서도 뛰어난 암살단으로 여러신분으로 위장하여 요소요소에 배치되어있다. 나뭇꾼, 사냥꾼, 혹은 은밀하게 몸을 숨기고....
루틱산 연구소로 들어가는 방법은 세가지로 하나는 그냥 바위 균열틈으로 몸을 던져 떨어지는 방법(특정신호를 미리보내면 떨어지는 사람을 풍압으로 받쳐주어 가속도를 줄여주는 방법) 과 카람피 봉을 넘어 뒤편에 연결된 동굴 통로를 이용하는 방법,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좌측에서 정상적인 통로를 따라 7개의 관문을 통과하는 방법이다.

루틱산에는 미개척지답게 각종 변형동물과 맹수들이 살고 있었는데, 일반인들의 입으로 전해 오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호야키, 늑수리, 드래건...... 등이 살고 있다고 한다.
호야키는 과거의 호랑이가 변종되어 몸길이 6m의 거대동물로 산 중턱 아래를 지배하고 있고 늑수리는 늑대얼굴의 날개길이 7m의 독수리형태이며, 드래건은 도마뱀의 일종으로 역시 몸집이 커지고 지능이 발달한 변종으로 몸길이가 13m에 달하는 거대 도마뱀이다.
이곳에는 사냥을 업으로 하는 인간들이 십수명 활동하고 있고 약초를 캐는 사람들이 여러명 존재하고 있어서 사냥을 하는 사람들은 캐번, 약초를 캐는 사람은 마니라고 부르고 있었다.

연구소의 지하광장은 다섯 개의 광장이 연결된 형태로 건설되어있었다.
그중 커다란.......... 약 1섹터 (가로 세로 1km) 크기의 광장 네 개에는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이고 좌편 깊숙한 곳에는 1/20섹터 크기의 연구기지가 있다.
기지는 출입할수 있는 등급이 정해져 있었고 다섯 개의 출입문을 통과해야만 들어갈수가 있었다.
기지안 제 1연구실.......
“되었어......... 완성이야.........”
로디간의 입에서 기쁨에찬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무리 빛의 강도를 높여도 효과가 없던 교란건이 빛과 함께 저주파를 발사하자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었어........ ”
빛에 의하여 전투노족이 약간의 혼란을 일으키고 혼란된 틈으로 저주파가 침투하면 생체 회로가 차단되며 운동기능을 상실하게 되는것이다. 교란건은 이제 총의 형태에서 벗어나 길이 15cm의 막대형태로 발전하였고 무게도 1kg으로휴대가 간편해 졌다.
또한 5번 연속 발사가 가능하며 2시간 후에는 자동충전되어 다시 사용할 수가 있게 되었다. 막대의 속에는 분말화된(5미크론정도로 미세한)동과 아연이 충전시스템으로 사용되었는데 서로간의 접촉면적이 극대화 되어 전위차에 의한 전류가 발생하게 되어있다. 단지 동과 아연의 생산량이 적어서 현재 만들 수 있는 수량은 30개에 불과 했다......
[흐음....... 30명의 특수 부대를 창설해야 한다....... 교란건과 파장굴절기를 휴대하고 비사대 조장급 이상의 실력을 가진자들을 30명이나 모아야 하는데.......]
현재 연구소내에 조장급의 실력자는 불과 3명이었다.
[어서 황제폐하와 연락을 취해야 겠군.. 거기라면 조장급 20명정도는 있을거야 그리고 그들과 연락이 닿는 조장들을 끌어 모으면 충분한 인원이 될거야....]
“파라키!”
“예... 로디간님”
“급하게 황제가 계신곳에 전령을 보내야 겠다. 믿을만한 사람을 세명만 보내라. 가서 황제께 이 서찰을 전하라 하라.”
“로디간님의 명령 이행합니다......”
“아 그리고 이 반지를 보이라고 해.... 그럼 형님 폐하가 믿으실거야”
“5일만 기다리시면 답장을 받을수 있을겁니다...”
파라키가 서둘러 방을 빠져 나가자 로디간은 생각에 잠긴다.....
[아졸란과 산드리아는 잘있을까?... 아 ! 그들을 데리고 왔어야 하는데....]


아산제국의 수도......
거리 곳곳에 케난의 병사들이 지키고 있고 주요 건물마다 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상점가는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사람들이 왕래를 하고 상점의 주인들도 상당수 케난에서 온 상인들이다. 한 상점앞에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황제 폐하가 계시던 곳이 점령되었다며?”
“그러게말이야... 황제폐하도 잡히셨다는 소문이 있어”
“이사람 그건 뜬소문이야...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네”
“그럼 어디로 가신거지?”
“그러니까 여기 공고문이 붙은거 아냐?..... 보라구 ”
공고문에는 황제나 그 일족, 고위층의 행방을 알리는 사람에게는 아산제국사람이라하더라도 케난의 일족으로 인정하고 10골드의 상금을 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휴 10골드가 얼마야?.... 우리같은 사람은 10년을 모아도 못모을 돈이네”
웅성거리는 사람들틈에 남루한 차림의 청년이 공고문을 쳐다보고 있었다...
공고문을 유심히 보던 그는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와 대로를 걷고 있었다. 그의 행색은 초라하고 얼굴에도 때가 끼어 얼핏 보아서는 걸인으로 보일지경이었다. 전쟁이후 아산제국에는 길거리마다 걸인들로 넘쳐났다. 가진 것 다 빼앗기고 일자리도 없는 마당에 살려면 구걸이라도 해야 했고, 아낙네들은 가장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을 먹여살리려고 치마를 들춰야만 했다. 아이들도 엄마의 고생을 덜어 주려고 구걸하는 판이니 가는곳마다 구걸하는 사람이 넘쳐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남루한 청년은 조심스럽게 주택가로 접어들어 한 저택의 담을 끼고 돌아갔다. 그곳은 작은 야산을 끼고 있어서 사람의 발길이 없는 곳이었다.
조심스럽게 주변의 상황을 살피더니 커다란 나무와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서 재빨리 뒤로 돌아간후 바위 밑을 발로 찼다.... 그러자 바위와 나무사이의 틈으로 아주 작은 통로가 나타났다. 청년이 사라지자 담뒤에서 음흉하게 생긴 중년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흐흐흐 그곳이었군...... 상가에서 너를 보다니 행운이군.... 니가 변장을 했다 하더라도 난 알수가 있지 로디간 국왕의 왕비 아졸란 소운........ 아마 틀림없을거야......흐흐흐 적어도 20골드이상은 받을수 있겠군...”
파시마르....... 아산제국의 상인으로 비사대에서 낙방한후 제국에 불만이 많았던 자로 로디간과 같은해에 졸업한 사람이다. 전쟁이 나자 제일먼저 배신을 하여 지금은 아산제국의 간부들을 밀고해 많은 상금을 타냈고 그돈을 바탕으로 케난과의 교역에 나서 엄청난 재물을 손에 넣고 있는 중이다.... 낙방한후 무예의 수련을 틈틈이 해왔기에 비사대원을 능가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 자이다....
지하밀실, 아졸란이 산드리아에게 음식을 먹이고 있었다...
“산드리아 미안하구나 다음에는 맛있는 것을 줄께. 오늘은 이것으로 식사를 대신해야 겠구나”
“어머니... 산드리아는 괜찮아요 어머니도 드세요”
“산드리아 엄만 아까 많이 먹었단다... 어서 너나 많이 먹거라”
“힝....... 어머니가 함께 먹지 않으면 저도 먹지 않을래요”
“어허... 산드리아”
“어머니 그럼 이거 한개라도 드세요”
산드리아의 작은 손에 감자가 하나 쥐어져 어머니가 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졸란의 눈에 눈물이 그렁거린다.....
“그래 산드리아 엄마도 먹으마 너도 어서 먹거라”
그제서야 산드리아가 허겁지겁 감자를 먹기 시작했다..... 두개의 감자를 먹고나자 배가 부른지 산드리아가 엄마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휴우...... 로디간 아무래도 제가 산드리아를 데리고 루틱산으로 가야 할까봐요.... 여기서는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군요]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하는 것이 힘들었다. 식량은 케난의 상점에서만 파는데 아산제국 사람이 사려면 관의 허가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감자세개도 다른사람이 사가지고 나오는 것을 3실버나 주고 간신히 사왔던 것이다.
그때 밖에서 여러명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 왔다..... 아졸란은 신경을 곤두 세운채 밖의 동정에 귀를 기울였다...
발자국 소리는 이내 조용해지고 적막이 감돌았다 밀실에는 산드리아의 고른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발자국 소리가 멀어지지 않았으니 누군가 이 근처에 있다는 말이고 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분명 숨어 있다는 것이겠지..... 발자국 소리로 보아 세명 아니면 네명.... 아무래도 발각된 것 같은데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