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사람들.....(일곱)

슬픈 섹스(하나)


먼동이 터 오는 창가엔 침묵만이 가득했다.

다만 정적을 깨고 있는 것은 벌교댁의 눈이었다.

무거운 침묵.

난 고개를 숙였다. 담배는 다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래, 젊은 청춘의 불장난이라 해주지"

벌교댁이 침묵을 깨는 일침을 놓았다.

"------"

"여자는 눕힌다고 다 여자가 아니야. 그리고 여자는 무조건 눕히는 동물도 아니고, 갠 아마도 호기심이었는데, 너희들이 그 호기심을 이용해 한 여자를 창녀로 만들어 버렸어"

벌교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벌교댁이 다 탄 담배를 재털이에 던졌다. 밤배연기는 길게 천장으로 올랐고, 난 방바닥에 쳐 박히고 있었다.

"아마, 학생은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그 아이도 즐겼다고 생각하겠지?"

내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란 가랭이 속에 구멍만이 여자가 아니야. 여자는 구멍만 있다고 여자가 아니지 여자는 사랑없인 섹스를 하지 못하지."

"------"

"보통의 여자인 경우이지만"

난 그 말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보통의 여자란 어떤 여자를 말하는 것인지?.

"학생, 학생은 그냥 학생이 아니야!"

벌교댁이 다시 담배를 빼며 말했다. 하얀 담배가 벌교댁에 물렸다. 이제 하얀 정액같은 연기를 뱉을 일만 남았다.

나는 벌교댁의 말에 아무말 하지 않았다. 벌교댁이 날 본것은 고작 일주일인데, 날 알고 있을 턱이 없었다.

"학생, 내가 모를것 같아?. 학생은 지금 도망다니고 있는 중이지!"

내가 놀라서 벌교댁을 쳐다보았다.

"놀라지마!. 나만의 직감이지. 이런 생활 20년 하면 어느정도는 점쟁이가 되지"

벌교댁이 담뱃불을 붙이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학생은 아까 그 방위들과 어울릴 신분도 아니야. 그렇지 않나?"

난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의 신분이 어디 하늘에서 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배울게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었기에

"그런 학생이 젊은 나이를 어린 여자애들 농락하는 재미로 살아선 안돼!"

난 벌교댁이 말이 점점 계속되면서 가슴 속에 무엇인가 울컹거리는 게 올라 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이라도 이 섬을 떠나!. 그렇지 않으면 학생은 썩어가. 이 섬에서 점점 썩어 갈 뿐이란말야!"

"아, 씨발. 썩든지 말든지 내 인생아니요?. 댁이 뭔데 신경쓰고 그래!"

난 버럭 화를 내면서 밖으로 나왔다. 눈에 보이는 진열장의 소주 하나를 까서 들이켰다.

술은 약간의 찬맛과 알싸함으로 내 식도를 내려갔다. 다시 한모금

내가 왜 화를 내고 있는가 생각이 났다. 내가 왜 화를 내는 것이지?

벌교댁의 방에서 담배 터는 소리가 났다. 난 소주를 들이켰다.

소주는 이제 알싸함도 사라지고 뜨거움을 주면서 점점 내 속을 채워갔다.

하늘이 많이 밝아졌다.

그렇게 한병을 마시고, 다시 한병을 터서 들이켰다.

가게 문이 열렸다.

"어이 학상, 아침부터 뭔 술이여?. 일나가야지?"

김씨가 물장화를 메고 와서 나에게 말했다. 난 일이고 뭐고 다 하기 싫었지만 김씨의 말에 발을 돌렸다.

벌교댁의 방에선 쿨럭거리는 소리가 잠시 들렸다.

어제 비가 온 후여서 그런지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기만 하였다.

골목들이 소란해지면서 버스 시간에 맞추어 아이들이 나오고 있었다.

순심이가 보였다. 순심이가 나에게 살짝 미소를 보였다.

그 미소는 어젯밤에 어른들에게 이른다는 말은 모두 농으로 한 것임을 말해주었고, 앞으로도 계속 만나자는 약속 같은 미소였다.

바닷가에 와보니 바닷물은 하늘보다 더 푸르렀다.

간밤의 광기는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뗏마를 타고 양식장을 가는데 속이 미식거렸다. 미식거리던 속은 양식장에 도착하자 마자 결과를 보였다.

"우~~엑"

내가 토하기 시작했다.

"에구, 어제 술 많이 마셨구먼, 아침까정 마신거여?. 속배릴라고?"

김씨는 내 등을 토닥 거리며 말했다.

내가 토하기는 했지만 나오는 것이라곤 약간 노란기 섞인 소주가 고작이었다.

위액이 섞여서인지 쓰고 알싸한 것이 입 밖으로 토해졌다. 그것의 일부는 콧구멍으로 솟구쳐 나왔다.

눈물이 나왔다.

나는 어떻게 나왔을지라도 눈물을 보이기 싫었다. 바닷물을 한줌 떠서 얼굴을 씻었다.

"아이고, 바닷물로 씻으면 나중에 살이 다 터 안에 물있능께 얼른 씻고 좀 누워있어. 일보다 사람이 먼저당께"

김씨는 날 일으켜 양식장 가건물에 날 밀어넣고 혼자 양식장을 돌보러 갔다.

난 그곳에 누웠다. 입안은 아직 쓴 맛이 남아있었다. 바닷물이 벌써 마르기 시작하는지 살들이 따가웠다.

내 인생이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아니 꼬인 것이 아니라 이것이 내 삶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작년 난 한 미팅에 나갔다. 작지만 귀여운 아가씨 하나를 만났다. 그 아가씨는 작은 고무공마냥 통통거리는 것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고무공이야, 내가 가지고 놀 수 있었지만 그 고무공은 나를 가지고 놀았다.

만나서 술마시고 밤새 학교 벤치에서 이야기하면서도 나에게 손 이외에는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적절하게 거부하는 방법도 알았다. 그렇게 한달.

난 속이 타 있었다. 한달이 다 가도록 입술도 못 훔쳤다니 말이다.

젊은 혈기는 다 어디가고 그 고무공에 맞아 철퍼덕 비오는 운동장에 엎드린 꼴이었다.

이렇게 가서는 안쨈? 이 정도 됐으면 내 깃발을 꽂아야만 한다.

난 결심을 하고 그녀를 불러냈다. 그녀는 회의를 한다면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내 계획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쨈?

난 그녀에게 고백할 것이 있노라고 말했다.

그녀는 아마도 그것이 사랑이나 좋아한다는 말일 것이라고 스스로 상상하고 있겠지?

그래,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세상이 변하는 것도 아니고, 내 목표는 그녀에게 내 깃발을 꽂는 것이었다.

그녀가 회의를 하다가 화장실에 간다고 나왔다며 내게로 왔다. 난 그녀의 손을 이끌고 학교 앞 술집으로 향했다.

그녀가 그곳은 자기가 아는 학생들이 많아 회의 안하고 나왔다는 것 알면 큰일 난다고 했다.

난 슈퍼에서 소주 몇병과 오징어 한마리를 샀다. 그리곤 그녀를 데리고 학교 숲속으로 갔다.

숲은 그대로 산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가끔씩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오는 곳이었다.

난 숲이 시작되는 곳에 앉아 술 한병을 까서 나발을 불었다.

그녀는 그것이 불안한지 "왜냐고" 자꾸만 나에게 물었다.

그녀의 불안은 점점 심해지는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는 나에게 자꾸만 이것 저것을 물었다.

나는 한병을 다 마셨다. 그리곤 한병을 더 깠다. 그녀가 그 술을 빼앗더니 나발을 불었다.

한병을 숨 한번 쉬지 않고 다 마시더니 내게 다시 물었다. "무슨일이냐"고

난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무슨일이라도 난 듯이 큰 눈을 더 크게 뜨면 날 바라 보더니 조용히 내게 말했다.

자기도 날 "사랑한다"고

난 그녀를 조용히 안았다. 그녀가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그 말 하기가 그렇게 힘들었냐고 말하며 조용히 눈물을 내 어깨에 적시고 있었다.

참으로 난 가슴이 뭉클해졌다. 하지만 그때까지 그녀를 사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좋아한다는 감정이 있었을 뿐이다.

세상에 남자와 여자가 다른점이 많지만 성에 있어서는 더 차이가 난다.

남자는 어떤 여자이든 섹스를 할 수 있다. 또한 남자는 새로운 여자를 찾아 평생을 사냥하듯 돌아다닌다.

하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여자는 사랑이란 감정이 존재해야만 섹스를 할 수 있다.

아니면, 여자가 자신을 합리화 시킬 구실을 찾았을 때. 여자는 그 구실을 머리 속으로 주문을 외듯 각인시키며 한다.

그러한 이유는 동물학적으로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지구상 모든 숫컷, 인간의 남자를 포함한 숫컷은 대도록이면 자신의 씨를 많이 뿌릴려는 성질이 있다.

즉 자신의 자손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힘이 되는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씨를 받아 줄 암컷, 인간의 여성을 포함한 암컷을 찾아 다닌다.

그러나 암컷들은 그러하지를 못한다. 숫컷의 씨를 받으면 수태(임신)이라는 고통을 안아야 하기에 단 한번에 그칠지 모르는 성관계를 위해

암컷이 생각했을때, 최고라고 생각하는 숫컷을 고르고 골라 행위에 임한다.

그런 암컷을 위해 지상의 모든 숫컷은 힘의 우위에 있으면서도 암컷에게는 최대한 약한 동물이 되어 구애를 한다.

동물의 법칙이 그대로 지상 최고의 동물이라는 인간에게도 그대로 통용된다 할 수있다.

남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여자와 관계를 맺으려 하고, 여자는 그런 남자들을 항상 경계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러나 여자에게도 약점은 있다. 즉 "사랑"이라는 묘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사랑"이라는 가면을 쓰고 여자에게 접근하고, "사랑"이른 가면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성관계를 맺고 나면 남자는 여자에게서 점점 멀어지려한다.

하지만 여자는 성관계를 맺고나면 더욱 그 남자에게 친근함을 느낀다.

남자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다는 것을 성관계 후에 알더라도 여자는 절대 그 남자의 사랑이 식지 않았다고 자위한다.

하지만 정녕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땐 이미 남자는 없어진 후가 많다.

그 남자는 또 다른 여자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

그래서 세상에 남자는 모두 거짓말에 능숙 해 진다.

그러나 세상에 분명 모든 것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고, 진정으로 여자를 사랑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먹을 것을 위해 몸을 내어 놓는 암컷도 있다. 그것 때문에 먹이를 잡는 수고로움을 감내하는 수컷도 있다.

결국 인간도 동물이다. 지금의 현실을 잘 살펴보면 인간은 동물의 본능을 더욱 이성적이라 불리우는 사고로 교묘하게 발전시켜왔다.

그 모든 사고들의 집합이 일부일처제라는 사회적 틀을 만든 것은 동물적인 본능이 지배하는 시대가 되면 결국 인간도 힘이 센 사람만이 절대적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때는 힘이 쎈 자들의 천국도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힘의 지배에서 벗어난 생각과 사고의 지배로 들어서면서
힘센자들의 세상은 도래하지 않았다.

지금도 힘센자들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인간들도 있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순탄치 못하다

결국 인간의 세상은 머리 잘 쓰는 놈의 세상이 되어버렸으니까.

일부일처제 사회적 규율 속에서 보통의 남자들은 자신의 여자만을 바라보는 척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면일 뿐이다.

또한 사회가 점점 발전하면서 인간의 여성 또한 성에 대한 본능을 남성중심의 사회에 반기를 들기 시작한다.

그것은 여성이 모든 동물의 암컷 중 쾌감 즉 오르가즘을 맛 볼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의 쾌감은 남성처럼 일회성에 지나지 않기에 점점 여성이 성에 대한 남성의 권위에 도전하면서 세상은 "성적 개방"이니 "성적 타락"이니 하는 말로

여성의 성에 대한 도전을 거부하고 있다.

이 또한 남성주의적 사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여성은 아직도 어렸을 때부터 아니 인간의 역사를 지나면서 내재적으로 안고 태어나는 본능 속에서 여자는 약한 모습을 취한다.

그것을 인식하던지 못하던지, 남성과 여성의 관계 속에서 여성은 자신의 감정을 숨긴채 성적 경험들을 쌓아간다.

성적인 충동을 남성에게 직접적으로 말한다는 것 그것은 그 순간 여성 본인은 물론 다른 여성이나 남성들에게 천박한 여자로 오인 받는다.

그래서 여성은 특히나 우리나라 여성은 성에 대해 쉽사리 적극적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남성들은 여성의 진정한 거부마저도 내숭이라 생각한다.

거기에서 우리들의 슬픔은 존재하는 것이다.



나는 그 여자의 눈물에 잠시 나의 욕정이 사그라지는 듯 했지만, 그녀의 뭉클한 가슴에 내 가슴에 전해주는 그 감각을 죽일 순 없었다.

내가 그녀의 눈물 젖은 얼굴을 돌려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입술이 얇게 파르르 떨렸다.

나는 나의 혀로 그녀의 입을 벌렸다. 그녀의 입이 꼭 다물고 벌어지지 않으려는듯 힘을 주고 있었다.

난 살포시 그녀의 입술을 나의 이로 깨물었다. 그녀의 입술이 조금 벌어졌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시 혀를 밀어넣었다.

그녀의 이빨이 굳건한 성으로 또 벽하나를 만들고 있었다.

난 혀를 그녀의 입술과 잇몸사이를 훑었다. 그녀의 얇은 신음소리와 함께 이빨 사이가 조금 벌어졌다.

난 내 혀를 그녀의 입안으로 넣었다. 그녀의 혀가 저만치 물러나 있었다.

난 혀를 길게 내어 그녀의 혀를 내 혀로 부딪쳤다.

그리곤 내 혀를 그녀의 입안에서 조용히 휘젓듯이 움직여갔다.

그년의 몸이 조금씩 풀어졌다.

난 손을 앞으로 가져와 그녀의 가슴을 조심히 만졌다.

그녀가 움찔 놀랐다.

난 잠시 손을 다시 허리고 가져가 허리를 쥐고는 그녀의 입안에 있는 혀에 모든 힘을 실었다.

시간이 걸리는 싸움이었다. 언젠가는 그녀의 몸이 열리리라는 가능성에 난 그녀가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길게 잡아야 했다.

그녀의 혀가 조금씩 반응을 했다.

그녀의 혀가 나의 혀가 엉키었다.

나는 다시 손을 그녀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그녀가 잠시 놀라는 듯 하였지만 조금 전처럼 거부하지는 않았다.

난 뭉클하게 잡히는 가슴을 잡았다. 키에 맞지 않게 가슴을 내 손아귀에 가득찼다.

난 손을 풀어 그녀의 하얀 브라우스 안으로 손을 넣었다. 브라가 손에 잡혔다.

브라를 조심히 밀어 올렸다.

그리고 그녀의 젖꼭지가 만져졌다.

그녀의 맨 가슴을 내 손아귀에 가득 넣었다. 따스했다.

그 순간 그녀가 나에게서 매몰차게 멀어졌다.

그리곤 말했다. "안돼!"


20030620

*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소라가이드에 올리기 전에 이곳에 올립니다.
많은 찬사를 아껴주시지 않는 회원님들께 감사합니다.
더 많은 비평과 평가를 해주길 바라며. 태풍 지난 밤에 -


(비평 및 낱말 문의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