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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1:01 1,414회 0건
[귀무전설] Episode 2 (상)

* 귀무전설 Episode Ⅱ. 재수시절


종합반 재수학원인 노량진의 D학원은 모인 학생들의 실력이 녹록치 않기로 유명하다.
변두리 학교였으나마 학교에서 항상 2~5등 안에 들던 나로선(1등은 해본 일이 없다 T.T) 그들은 결국
실패자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도 실패했다고 다소 침울해 하던 시절이었으니 만큼... 남들이
잘났다고 인정하기 싫은 건 당연지사 아녔겠는가... 하여튼 그렇게 학원에 입학해 첫 등교... 친구
녀석들은 오티니 뭐니 간다며 신나있을 때, 이른 아침부터 학원에 나온 나의 기분은 그야말로 꿀꿀함
그 자체 였는데... 한가지 매우 고무적인 것은... 남녀 합반에 남녀 비율이 거의 1:1 아니... 오히려
여자가 많았다는 점에 있다.
신혜를 떠나보낸 후 고3때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얌전히 지내온 나였지만... 예쁜 여자가 주위에
있나 살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예의 아니겠는가...흠흠.... 틈틈이 주위를 훑어봤는데 다들 침울한
기분이어서 그런지 그다지 맘에 드는 사람은 없는 듯 했다. 아~ 그 순간 엄청난 미소년을 발견했는데
갈색 짧은 파마머리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은 여태껏 본적이 없을 정도로 개성 있는 이미지에,
하얀 피부와 이목구비가 하나하나 이쁜... 그런 미소년이었다. 미소녀가 아닌 미소년을 발견했다는
것이 그다지 황홀해 할 만한 일은 아녔지만...저게 남잔지...여잔지 하루종일 고민하다가 결국 여자인
것을 알아내고 너무나 시원해했던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목소리가 여자였거든...) 체대에
진학하려다 시험 며칠 전에 부상을 입어 재수의 길로 들어섰다는 그 미소년..사실은 소녀겠지만...
의 이름은 이시현... 어찌 보면 이름도 상당히 헷갈리긴 했다. 그녀의 외모는 역시 반 남자들의 주목을
받을 만 했고 성격도 시원시원했기에 며칠 안에 인기 톱의 영예에 올랐고 그랬기에... 저런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어쨌든 그 반에서 키가 상당히 큰 편이었던 관계로 맨 뒷자리에 앉게 되었고 반에서 유일하게
짝없이 혼자 한달 간 공부하는 비운에 당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급우(^^)들과 친해질 기회도 잃은 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는데 그 비운은 한달 후 짝이 생기면서 끝나게 되었다.
것도 반에서 유일하게 여자 짝을...국민학교시절(이젠 초등학교 겠지만...) 이후로 처음으로
맞이하게 되면서 말이다. 사실 그 당시엔 아주 황당하긴 했다. 수많은 남자들의 눈초리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것은... 하하... 그래도 즐거웠다. ^^;;

처음엔 당연히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 재수 중 아닌가... 거기에 역시
서먹서먹함까지 함께 해 짝의 이름을 아는데도 이틀이 걸렸다. 키가 163~4 정도에 하얗고 조금은
동그란 얼굴... 통통한 몸매의 그녀는 평범해 보이면서도 상당히 귀여웠다. 짧은 머리를 곱창밴드로
질끈 묶은 체 나를 의식치 않고 쉬는 시간마다 부담 없이 널브러져서 자는 그녀는 쉬는 시간이 끝날
때쯤에 알람시계를 맞춰두는 치밀함 마저 보여줬다. 나중엔 그러고 자기 좀 민망했는지 입고 온
점퍼나 니트를 푹 뒤집어쓰고 자는... 터프한 여자였다. 그녀의 이름은 김지윤.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따분하던 나에게 있어 정말이지 진지한 관찰대상이었다. 한달 간 우리가 나눈 대화는 주로...

`쉬는 시간 끝났어... 일어나..."

라든지...

`네 친구가 쉬는 시간동안 왔다 갔다."

라든지 하는... 주로 그녀가 자는 동안에 일어난 일들에 대한 것들이었는데 그때마다 그녀는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 하여튼 그러고 지내길 한달 째 첫 모의고사를 본 나는 반에서 거의 꼴찌를 하게됐다.
나의 우물안 개구리 실력이 나온 것이었고... 세상이 넓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느낀 시기였다. 전국 4.1% ...
이것은 변두리 학교에선 상위권 성적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반에선 거의 꼴찌라니...
나는 그 충격을 금방 딛고 여름까지... 그야말로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물론 이젠 같은 학급의
친구들과도 두루두루 친해졌고 그다지 미남은 아닌 것 같지만 키 탓인지.. 나의 인기는 반에서 매우
좋은 편이었다고 한다. 사실 러브레터도 한번 받아봤고...물론 그것 땜에 조금 당황도 했었지만...
좋은 건 좋은 거 아니겠는가...핫핫...(나중에 반창회에서 같은 반 여자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그렇게 미남은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맘에 드는 타입이라나? 내가 볼 땐 내가 마르고 그래서 그저
불쌍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하여튼 그렇게 여름방학이 되었다.

재수학원에 무슨 여름방학이냐고 묻는다면... 종합학원의 방학은 거의 한 달에 가까웠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방학이었지만 지방에서 유학 온 친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야말로
자율적으로 자율학습에 임했고 방학 내내 친구들의 얼굴은 계속 마주할 수 있었다.


"귀무!"

"어... 무슨 일인가 진수."


오늘따라 우연이라는 여자애가 치마를 입고 왔는데 어느새 부턴가 털썩 쓰러져 자고 있었다.
피곤했나 싶겠지만... 치마를 입은 체 다리를 벌리고 자면....

나에겐 즐거운 구경거리다...!!

조심스럽게 흘끗흘끗 그녀의 하얀 허벅지와 슬쩍슬쩍 보이는 하얀 팬티를 보고 있는데
당시 친했던 친구 중에 하나인 진수가 쓰윽 다가온 것은 방학하고 열흘쯤 지났을 때 오전 11시경
이었다.


"오늘 저녁에 술 한잔하지 않겠나...?"

"음...쩝...(일단 침좀 삼키고...)학생이 무슨 술인가... 몇 시에 마실껀데?"

"이 친구 성급하기는... 벌써 침까지 넘기다니...그래도 공부는 해야하니 5시가 어떻겠나."

"아....그거 좋군. 몇 명이나 모이는 자리인가."

"자네는 몇 명이 모이는 것이 중요한가?"

"음...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자리는 부담이 된다네..."

"별 게 다 부담이 되는군. 다합쳐 7~8명 내외이니 걱정 말게."

"그런가. 알겠네."


재수생은 가끔 그렇게 공부와 입시의 스트레스를 음주가무로 풀 때도 있었다...^^ 불만인가? -.-+

5시가 되자 어김없이 진수가 다가왔다. 사실 이 친구는 우리 반에서 가장 발이 넓은 친구라고
보면 된다. 5월경에 우연히 짝이 되게 되었는데(여자 짝과 함께 한 것은 한달 이다..) 그 인연으로
친해지게 되었고 7,8월도 짝으로 지내는 중이었다. 남녀불문하고 발이 넓은 진수 덕에 나도 내
발크기를 늘려갈 수 있었으니... 재밌는 재수생활을 있게 해준 주역이지만... 이 친구가 없었다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ㅜ.ㅜ...하지만 즐거운 게 좋아...^^....하여튼 그랬다.
상당히 호남형의 진수는 이미 4시부터 모든 짐을 싸놓고 동지들의 결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포섭하러
이곳 저곳을 바삐 움직이다가 마지막에 나에게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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