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지금 시각이 아침 7시 정도..

운동하고 출근하려고 모인 사람들로 헬스클럽 안은 매우 북적거리고 있다.

아마 하루 중 제일 바쁜 시간대 일 것이다.

나도 그중에 끼어서 러닝머신 위에 몸을 싣고 열심히 뛰고 있다.

“하이 허니” 트랙을 돌던 건장한 백인 하나가 뛰면서 아는 체 한다.

“하이 팀” 나도 손을 들어 대답을 하고 7마일로 러닝머신 속도를 올린다.

5분도 채 안돼서 숨이 턱까지 찬다.

옆에서 2마일 정도로 걷던 할아버지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언빌리버블” 한다.

가볍게 웃어주고 러닝머신에서 내려와 숨을 고르며 트랙을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어느새 팀(Tim)이 내 곁으로 와서 나와 보조를 맞추며 뭐라고 수다를 떤다.

이 친구 이름은 티모시(Timothy) 그냥 팀이라고 부른다.

내가 사는 바로 옆 동네에 사는데 어느날 시동 꺼진 내 차를 고쳐준 이후 서로 알게 되었다.

나이는 30대 후반정도 이고 맨하탄에 꽤 이름있는 금융 회사에 다닌다는데 결혼도 안하고

비싼 집에 살면서 시도 때도 없이 파티 하는걸 보면 수입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서로 부담없이 만나는 사이가 된후로 팀은 자기 집에 좋은 운동 기구를 두고도 굳이 여기까지

와서 운동을 한다. 이것 저것 가르쳐 주기도 하고.

아무래도 오늘 아침은 팀과 먹어야 할 것 같다.




여기는 미국 뉴욕. 뉴욕시티가 아니고 뉴욕주 이다.

뉴욕시티의 보로중 하나인 맨하탄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반정도 올라와야 하는 곳으로

한국사람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외에 이곳에서 사는 사람은 별루 없는 것 같다.

주로 백인들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돈많은 흑인이 좀 사는 부촌이다.

내 이름은 수지(Suzi) 미국에서는 보통 수잔나 라는 이름의 애칭을 수지(Susie)라고 하는데

나는 그냥 내 마음대로 Suzi로 쓴다.

원래 내 이름이 수아 이수아 이다.

그런데 지금은 수아라는 이름대신 현아라고 쓰고 있다.

오직 한 사람 내게 이 이름을 준 그 남자만 부르는 이름이긴 하지만…

미국온지는 10년정도 되었고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운 몰에 있는 네일가게 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은 한국에도 생겼다고 하는데 네일가게는 손톱 발톱 관리, 필요없는 털을 제거해주는 왁싱,

간단한 마사지등을 하는 곳이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살면서 만난 남자얘기, 사는 얘기를 글 재주는 없지만 생각나는 대로

적어볼 생각이다.

내게 소라 라는 것을 알려준 그 남자를 원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