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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1:18 1,415회 0건
창작-애절한사랑1

이 글은 전적으로 작가의 상상에 의한글이며,
등장인물이나 내용들은 실제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1. 처음우리는...

지금도 밖에 비가 오는가 보다...
주르륵 주르륵..창가를 때리며 흘러 내리는 빗줄기가 정겹기만 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여서 인가?
우린 지금도 그 호텔에 있다. 그애와 나...
언제 시작 되었는지, 언제 끝날건지 확실히 알순 없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린
서로에게 충실하며 행복하다.
넓은 침대에 홑겹의 시트를 살짝 감싸고 잠들어 있는 연미..
한쪽 엉덩이가 살짝 드러나며 미끈한 다리선이 그 아래로 유연하게 뻗어있는
모습을 보면 나 자신도 참을수 없었던 그때를 생각 하게 된다...
룸서비스로 시켜 두었던 데킬라를 작고 묵직한 특유의 잔에 담아 입안가득
특유의 후끈한 맛을 남기며 넘겨본다.
흔들리는 도시의 조명들이 비에 젖어 더욱 호화롭게 내려다 보이는 창밖을
보며 그때, 그 시간, 그 장소로 난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가 살던곳은 지방의 바닷가 어느 소도시였다.
산과 바다와 강이 어우러진 그런 도시였고 도시라지만 대부분 사람들도 순박한
전형적인 지방의 소도시였다. 그때 고3이었던 난 이미 예전부터 인근의 학교에서
싸움꾼으로 소문나 있었고 안 좋은일로 학교를 한해 쉰후 집에서 가까운
고등학교로 재입학을 한후 어느새 3학년이 되어 있었고 그 아이는 집안의 일로
부모님이 이혼후 이 곳으로 이사를 오며 2학년으로 전학한 상태였다.

그 애 강 연미...이모의 딸...나의 사촌동생...몇년만에 만난 그 애는 또래에
비하여 169라는 큰 키와 큰 가슴, 작은 얼굴 영화배우 이미숙을 닮은 얼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이다-그리고 완벽한 볼륨을 가지고 있었고
그 애는 전학을 오자마자 화제로 떠 올랐다. 더불어 나의 사촌동생이라는 이유로도...
많은 남학생들이 그 애의 환심을 살려고 노력했고 그 중에는 나의 친구들도 여럿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 나란 존재가 그들에겐 여러모로 부담이 된것 같았다.
나로 인하여 함부로 가까이 갈수 없었던 그런 존재가 되어 본인도 많이 힘들었다고
하니깐...
이야기는 그때부터 시작되어야 할것 같다.....

그 날도 오늘과 같이 비가 많이 왔었고 방과후 난 여전히 반 맨끝 구석에서 잠에서
깨어 부시시한 모습으로 일어나 집에갈량으로 천천히 반에서 걸어 나왔다.
엥...웬 비..하루종일 잠만 잤더니 비가 오는줄도 몰랐나 보다.
여기저기서 부산하게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속에 현관 앞에 우두커니 밖을 내다보며
낭패스런 얼굴로 서 있던 연미와 눈이 마주쳤고 나를 보며 빙긋 웃는 그 모습은 마치
"또 하루종일 잠만 잤구나"하는 뜻인것 같았다. 상대적으로 연미는 우등생이었고
난 공부와는 담을 쌓았던 처지라 무안하기도 했지만 모른척하고 옆으로 다가갔다.

"오빠 갑자기 비가 오네, 우산도 없는데 어쩌지?"
"어쩌긴 비 맞고 가는 수 밖에..."

그러자 연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는 여름의 초입이라 하복의 교복이었고
물기가 닿으면 금새 살갗이 드러나는 옷감이어서 더 난감해 했으리라..

"오빠랑 같이 가면 집적거리는 사람도 없을테니깐 같이 가면 되겠다"
"그래 가자 얼른.."

말을하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정문을 나섰다.
잘 뛰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비가와도 난 잘 뛰지 않는다.
그 옆에서 나랑 천천히 발을 맞추며 걷는 연미도 차지않은 빗방울의
느낌이 싫진 않은가 보다. 주위로 여자 후배들이 지나가며 한마디씩 한다.

"오빠 둘이 진짜 사촌맞어? 질투날 정도로 잘 어울리네..ㅋㅋㅋ"
"맞어..맞어..샘난다 정말.."

서로 맞장구를 쳐대며 가는 애들을 보며 빙긋이 웃자 연미가 한마디 한다.

"오빠. 오빠는 여학생에게 인기가 좋던데..."
"누구 사귀는 사람없어 오빤?"
"나? 난 없어 별로 관심이 안가네..여자에겐.."
"어떤 여자가 술먹고 담배피고 쌈질이나 하는 사람을 좋아하겠니..."

그말에 연미는 괜히 얘기를 꺼냈나 하는 마음에 고개를 숙인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어 ..

"저기 오빠....나..말인데...."

무슨 말을 꺼낼듯하는 순간에 저 멀리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야..! 선우야"

고개를 들어 보니 하교길에 자주 들리는 친구집 앞에 친구들이 잔뜩 몰려있다.
좋지않은 일로 모여 있다는게 한눈에도 알수 있을정도로 애들은 긴장과 초조한
표정이 역력했다.

"잠시만 연미야..."
"응.."

연미를 뒤로하고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자 녀석들이 순식간에 날 둘러싸고
말들을 시작한다.

"선우야..오늘 기철이가 XX고 놈들에게 당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눈에 불똥이 튀었다. 초등학교부터 늘 함께하며 자라왔고
더 없이 소중하게 느끼는 기철이가 당했다는 말을 듣고 난 한순간 이성을 잃을뻔했다.
그러길 잠시...

"기철인 어딨어?"
"지금 병원 응급실에 있는데 중태인가 보더라...."

준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 주먹이 날라가서 준호의 면상에 꽂혔다.

"이 병신같은 새끼들...! 니들은 뭐 했어..기껏 한다는 짓이 폼잡고 몰려다니는게 다야?"
"친구하나 보호 못하고 다 뭐 했냔 말야..이 개새끼들아..."

한번 터지고 나니 앞뒤 가릴것 없이 주먹과 발이 날라갔다. 준호는 벌써 엎어져서 저만큼
나뒹굴고 있었고 친구들은 말릴생각도 못하고 숨만 죽이고 있었다.
그러길 얼마후 어느정도 분이 가라앉자 난 살며시 입을 열었다.

"그 새끼들 어딨어 지금...?"
"지금 xx동 쪽으로 가는걸 보고 왔어"

사빈이가 말을 열었다.
사빈이는 내 바로 밑의 서열로 학교에 다니지는 않지만 머리회전이 뛰어나고 정이 깊은 놈이라
내가 신뢰하는 녀석이었다.

"지금 우리 애들 몇명이나 있어..?"
"후배들 합해서 20명 정도 있어"
"후배들 빼곤..?"
"8명 정도 되는것 같다." 계속 사빈이가 말을 잇는다.
"쪽 팔리게 후배들 끼우지 말고 우리끼리 간다. 준비해라. 사빈아.."
"그래 알았다."
"야.! 다들 들었지..후배들은 빠져서 돌아가고 우리끼리 간다.준비해라"

부산스러운 몸놀림들을 보니 그제서야 연미가 생각이 났다.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주위에 하교길의 학생들은 벌써 우리의 모습에서 긴장감을 느꼈는지
모두들 이쪽을 힐끔거리며 다른길로 지나가고 있었고 저 만큼 뒤에서 울먹일듯한 표정으로
연미가 서있는게 눈에 들어왔다.그곳으로 다가가서

"연미야 ..미안하다..이런 모습 보여서.."
"얼른 집에 들어가라 비 맞지 말고.."
"오빠...그냥 가면....안...돼..?"

애처러운 모습으로 쳐다보며 말하는 연미의 눈에서
사랑의 감정을 그땐 난 읽지 못했지만 얼마 안되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돌아갈순 없었다.

"집에 얼른 들어가고 혹시 우리 어머니에게 전화와도 모른다고 하고...알았지?"
"오빠 이모가 많이 걱정 하실텐데...."

하며 또 다시 눈물을 글썽일려고 한다.

"어서 가라 오빤 일이 있어서 좀 늦을거야"

하며 얼른 등을 돌려 다시 친구들에게 발길을 옮겼다.왜 자꾸 이런 맘이 생기는거지....
연미를 보면 자꾸만 생겨 나는 이 감정이 사랑인지 무엇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었다.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사촌끼리 이게 무슨 생각이지 하면서도 어쩔수가
없었다. 정복하고 싶었고 내 것으로 만들어두고 싶었다. 부질없는 생각이라 하면서도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맘을 이성으로 억누르며 지나온 날들인데......

"준비 다 됐다..선우야" 사빈이가 말을 건네왔다.
"그래 가자..!"

여전히 비는 추적추적 내렸고 7명이 각각 준비한 짧은 쇠파이프들을 쥐고 우린 xx동
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지만, 돌아간줄로 알고 있던 연미가 건물 모퉁이에서
안타까운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는줄은 그땐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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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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