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것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
이쁜것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솜이 이야기)

그녀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말.
"There is something about SoMee" 솜이 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의 메리는 평범한 티셔츠를 입어도 돋보이는 거의 완벽한 몸매,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달콤한 얼굴, 게다가 장애인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자신의 아름다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한 해맑은 표정, 그리고 13년이나 기다린 남자주인공 테드만이 아니라 모든 남자들을 한순간에 반하게 하며 진가를 발휘하는 특별한 여자다.

솜이는,
누구와도 “말이 통하는” 상대라는 편안함과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여유까지 가졌다는 평가, 먹는 거든 노는 거든 부끄러울 것 없다는 놀라우리 만큼의 솔직함, 또래의 친구들에 뒤지지 않는 귀여움부터 치마 한 장만 바꿔 입어도 솜이에서 “여성”으로 변신해 버리는 여성미까지 고루 가지고 있는 특별한 여자다.
[199*년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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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이의 첫 등장은 내게 그렇게 충격이었다.
“이번 신입생들 무지 이쁘다”는 후배들 말에 잔뜩 기대하며
신입생환영 야유회를 갔을 때
일자형 길다랗게 생긴 나무의자에 불편한 자세로
한쪽 다리는 의자 안쪽으로, 다른 쪽은 바깥쪽으로 하여 뇌쇄적인 자세를 취하며 앉아 있는 ‘뽀송뽀송’한 솜이를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주변 남자 애들 침을 꿀꺽 꿀꺽 삼키며 한마디씩을 했지만 나는 언감생심, 신입생인 솜이와 학교 최연장자인 나와의 나이차를 생각해서라도 스멀거리며 피어오르는 ‘검은생각’들을 절제하고 멀리서만 바라보기만 할뿐 감히 말도 걸어보지 못했고 “큰형님이니 인사해라”의 학생회장이 인사시켜줬을 때 오히려 내가 더 부끄러워하며 눈인사만 어색하게 나누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말이지.......
아..... 공부 못하는 자에게 축복있으라 !!!

졸업을 위한 마지막 학기에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영어 수업에서
나는 소미를 다시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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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에 점점 용기가 더해지는 것이 싫다.
이 사이에 낀 고춧가루와
사랑의 감정은
감출 수가 없다 그랬던가.
그녀는 내게 여전히 아무런 관심이 없는데도
나는,
또 다시 내 감정에 달아
그녀와의 거리를 맘대로 좁혀 버린 것이다.
그녀의 나에 대한 태도는 어제와 오늘
손 인사 하나 달라진 것이 없는데
나는 그녀의 행동에
매일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신경이 온통 그녀에게 쏠려 있는 요즘,
그간은 보이지 않았던 것들
들리지 않던 것들에 몸이 열려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그녀가 받고 있는지
느낄 수가 있다.
그녀의 “배고프다”는 지나는 말에도
다투듯 빠른 반응들이
나를 제치고 그녀에게 다가가고,
그들은 내 속에 있는 차마 아끼고 있는 단어들로
그녀의 주의를 사려 노력한다
하나,
내 감정에 용기가 더해지는 일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나의 그녀에 대한 향한 감정이
그녀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이기에
나는 두려운 것이다.
솜이는
나를
‘믿고’있다.
자꾸만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나의 마음은
아무리 눌러도 거침없이 떠오르는 수소 풍선 같은 것이라
내 마음 깊이 삭일 수가 없다.
아이러니 하게도
언제부터인가 나는,
내 감정을 그녀에게 고백하는 날을
소중하게 기다리기 시작했다.
“오빠가 저에 대해서 얼마나 아신다고 그러세요?”
그녀의 첫 반응이 당연하지마는,
그리고
내 감정의 무게를 스스로도 의심할 만큼
그녀에 대해 ‘무지’한 것도 사실이지마는
내 감정을 고백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나는 얘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수업 시간에 널 봤을 때 말이야. 솜이 영어 하는 목소리를 듣고 나는 네 노래 소리를 듣고 싶었어. 그 목소리가 얼마나 감미로울지 꼭 한번 듣고 싶었어.”
그녀의 노래는 내 기대만큼이나
날 울린 건 사실이지만
솜이가 부른 그녀의 노래들은 ‘이별’이었다.
이별 노래는 솜이 것이 아니라고
그녀와 슬픔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나는 그녀의 노래 끝에 덧붙이고 싶었다.
솜이는,
분명 빛나는 사랑을 할 것이다. 곧,
눈부신 그녀와 꼭 맞는 그녀의 사람을 그녀는,
그녀가 기다리는 시간보다도 빨리 그를 만날 것이다.
(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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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수업을 함께 듣는 한 학기 동안 나는 솜이와 많이 친해 질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도 하고 -물론 둘만 있어본 적은 없다 -그녀의 인생과 남자친구 문제들을 상담해 줘 가면서 나는 솜이가 학교에서 가장 의지할 수 있는 ‘Big Brother"가 되었었다. 그 당시 난 소문난 캠퍼스커플이었기에 솜이에게는 당연히 편안한 오빠가 될 수 있었고 솜이를 넘보는 남자애들에게는 ’연애상담‘을 해 주면 매일 밤 시달려야 했다.

졸업 후 바로 결혼 할 여친이있었지만,
소미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바닷가 모래사장에서나 볼만한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조개껍질 같은 미소를 ‘얻어맞을’ 때마다 나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소미는 그런 아이였다.
배고프다고 밥 먹으러 가면 “탕수육 시켜먹”자며 눈치 안 보며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밝히는 솔직함으로 똘똘 뭉친 아이,
어느 수업에선가 배가 너무 아프다고, 끙끙 앓기에 장난으로 “응가하고 싶어 왜 그래?” 물었더니 얼굴색 하나 안 바뀌면서 맞다면서 너무 너무 급해 죽겠다면서 ‘급함을 호소’해 오던 당당함까지 ... 수업 마치자마자 “오빠 내 가방 좀 챙겨서 이따 도서관으로 가져와 주세요” 말을 남기고 후다닥 화장실로 뛰어 가던 그런 ‘내숭 제로’의 아이였었다.

집으로 돌아오면 소미로 향한 열병에 일기에 가득 소미이야기로만 채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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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처럼 마음속에서만 떠돌던 감정의 실체가
모아지고 부풀려져 씌어지고 난 이 후부터
소미와 함께 수업을 듣는 교실은
마치 진공관과도 같아서
외부로부터의 ‘작용’ 하나 없이도
나는
내 안으로부터의 모순으로,
터져 버릴 것만 같은 것이다.
(199* **/**)

솜이와 함께 듣는 수업의 마지막 날이었다.
수업 후 그냥 돌아서기 아쉬워
그녀의 은행 길을 따라 나섰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허락한 그녀와의 시간..
또 다른 솜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신발 사러 간다고 같이가겠냐고 물은 솜이 제안에
옷가게에 함께 들어갔고,
새 바지를 입고 자신을 보여 주는 솜이의 모습.
그녀답지 않은 듯 하면서
다시 보면 그게 딱 솜이의 모습인 듯한
약간은 부끄러워 하고
또 약간은 자랑하고자 하는
솜이의 표정과 눈빛..
마지막으로,
새로 산 신발을 신고 가겠다며
신고 온 신발은 여기 저기 한 짝씩 두고
새 신에 맞는 새 옷을 입기에 바빴던 솜이..
그렇다.
솜이는 딱 그녀만큼의 나이를 살고 있다.
나는 그래서 솜이가 좋다.
(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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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학기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렸고
대학원 진학 문제도 미적미적 미뤄 버리고 직장도 알아보지도 않고
그렇게 대책 없이 졸업을 해 버렸다.

후배들은 나를 위해 인상 깊은 파티를 열어 줬고 그 다음 날 소미를 포함한 나와 친했던 후배들과 근처의 놀이 공원에 가서 하루 진탕 재밌게 놀았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술자리는 계속이어 졌고, 어느 후배의 아파트로 술자리가 옮겨진 새벽녘에는 이미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가고 주변엔 평소에 술을 먹지 않던 소미가 기분 좋게 취해서 내 옆에 앉아 있었을 뿐 마치 영화 장면이 바뀐 것처럼 주변엔 솜이와 나 뿐, 아무도 없었다.

차마 좋아한다고, 좋아 했었다고 직접적인 고백은 못하고 “후배들 중에 너를 제일 아꼈어 알고 있지?” 일부러 장난 투의 말투로 지난 한 학기 동안의 내 감정을 술기운을 빌려 고백하고 있었는데 소미는 이미,
스르륵 내 어깨에 기대 잠이 들어있었다.

마침 소미는 아래층에 살고 있었기에 그녀를 업고 그녀의 방으로 갔다. 솜이의 방은 두 번째였다. 기숙사를 나와서 처음 이사했을 때 집 구경한다고 잠깐 와서 구경하고 가고는 처음이다. 퀸사이즈 즈음으로 보이는 솜이에게는 너무 커 보이는 넉넉한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나도 모르게 나도 솜이 옆에 누었다.

신발을 벗겨 주고, 손을 잡았다.
얼굴은 오늘 하루 공원에서 즐겁게 놀아서 그랬는지, 술기운에선지 뜨거워 보일 만큼 발갛다.
빰을 만져 보았다.
그러다 흠씬 기운 오른 솜이 빰보다도 긴장으로 뭉치 내 손이 더 뜨거움을 느끼고 손을 거두었다.

지금,
내 앞에는
솜이가 누워 있다.

범하고 싶은 마음과 이대로 바라보는 것만 해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생각이 서로 다툰다.

솜이는 초등학생이었다.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깰까봐서 불을 못 킨 소미 방 창으로 오월을 달빛이 들어
솜이의 나이에 딱 어울리는 설익은 가슴이 오히려 나를 진정시켰다.

솜이를 상대로 했던 셀 수 없는 자위들
나는 오히려 그녀를 범하지 않고서 그녀를 얻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살짝 솜이의 빰에 입맞춤을 하고는
나는 집으로 돌아 왔다.

그것이 솜이와의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올 가을 솜이가 결혼 할 거라는 소문을 들었다.
나도 꼭 오라고 했다는 거다.
최솜이.
행복하게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