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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란포 이야기 - 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21:20 792회 0건
기란포 이야기
기란포 이야기(안 야함)

*소라의 가이드 섭렵기가 게시판에 올랐을 때 깜짝 놀랐음니다. 소라에 대한 면접 정도로 알았기 때문임니다. 이왕에 게시판에 신고한 바에는 나도 한번 써보자. 그래서 평생 처음 글을 올림니다. 원 의도는 빅브러더에 대한 고발임니다만 삼천포 가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음을 미리 양해드림니다. 또한 구세대여서 맞춤법이 엉망이 될 소지가 다분함도 함깨 용서를 구하고져 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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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자그마한 어촌 기란포에도 호랑나비는 있다. 돛대를 타고 왔을까? 놈이 화려한 날개짓을 뽐낼 때 쯤이면 덩달아 수획이 좋아진다. 마을엔 활기가 넘치고 학교도 이맘 때 가사를 도우라고 봄방학이다.

박준태는 베태랑 어부다.
만선의 기쁨을 안고 반딧불이처럼 명멸하는 등대를 따라 포구가 보일 즈음이면 기란포가 자태를 들어낸다. 늘쌍보지만 언제 보아도 영락없는 토끼 형상이라고 신기해하는 박준태다. 실은 음양오행설과 얼킨 재미있는 전설이 있지만 박준태에게는 관심외다.
조합에 오늘 어획고나 보고하고 잽싸게 집으로 가는 거야. 실은 다 이유가 있지만...

-아버님. 다녀왔음니다.
육십이 다 되어 가시지만 자칭 타칭 젊은 오빠라는 아버님에게 문안인사 올리고 곧장 외출복으로 갈아 입는다.
-또 나갈려고요? 그놈에 기집질이나 갈려는 거지...
앙칼진 여편네 잔소리에야 이제 이골난 박준태다. 정색을 하고는 젊잖게 한마디 한다.
-이사람아. 아 사업상 사람들을 만나야 우리 식구가 먹고 살게 아닌가.
척박사 영감님이 훈수를 드신다.
-그래 아가야. 남자란 발이 넓어야 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꽁생원한테는 인덕이 안오는 거야. 암..

거룻배를 몰면서 좌우를 확인한 박준태는 그제사 홀가분한 기분이 든다. 10여분이면 부속섬인 사랑도다. 이름좋고 경치 좋을시고... 그놈의 꽉 막힌 기란포에서 헛기침하며 으젓한 행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물좋은 이곳에서 소주 한잔 쭉 들이키고 영계 찾아 몽유도원 헤메는 건 또 얼마나 좋은 일인가.

지은이는 이제 열여덟이다. 박준태와는 이십년도 더 차이가 난다. 그래도 지은이는 박준태와 있으면 마음이 포근하다. 비록 화양년이지만 박준태는 그녀를 단지 여성으로서 아껴준다. 내일을 기약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녀를 노리개가 아닌 여자로서 대해주는 사람은 박준태 뿐이다. 과거를 물어보지 않은 유일한 사람도 박준태 뿐이다. 씹질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씹질이 끝나고도 오랫동안 안겨잘 수 있는 이도 박준태 뿐이다. 그가 보듬어주면 엉덩이던 목털미이던 보지이던 손바닥이던 다 좋다. 글자 그대로 안식이다. 그를 더듬으면 나는 여인이 된다. 내가 어디를 만지든 그는 편안한 얼굴이 된다.
그런 그와의 스킨쉽이 그녀에게는 행복 그 자체이다.

사랑도란 참 이상한 곳이다. 무인도 였던 이 섬이 간이천막에서 커피팔고 몸 팔며 하나 둘 생기더니 어느덧 없는게 없는 도화경이 되어버렸다. 저녁만 되면 용케도 빠져나온 남정네들이 좌우를 살피며 하나 둘씩 어둠 속에서 나타난다. 물론 아는체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불문률이다.

-아가야. 나 잠시 다녀온다.
저놈의 염감탱이 아랫도리가 쑤시는 모양이구나. 도데체 나이가 몇인데.. 체신머리 없이..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아버님.

해성이는 차분한 성격이어서 부모님들의 사랑을 받는다. 곧잘 어머님을 도와드리고 이웃어른에게 인사도 잘하고 친구들과도 원만하다. 요는 우등생이고, 또래 아이들이 자위니 딸딸이니 해도 실감을 못느끼는 보통 학생이다. 흥미를 가져보지도 관심이 가는 여자도 없는 평범 얌전생이다. (얌전한 고양이 부뜨막에 먼저 올라가는데....)
-해성아. 나 나같다 올테니 어디가지 말고 집 잘봐라.
(여사님이 어디 나가시는가 보다.)
-네. 잘 다녀오세요.
해성이는 안다. 아버님이 사랑도에서 어떤 영계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어머니가 외출하는 것도 뭔가 있는 듯 하다.
그러나 그걸 이상하다고 느껴보지 못했다. 아버님이 어머님 몰래 딴 여자와 동침한다면 최소한 찜찜하기라도 해야 할텐데 왜 나는 아무렇지도 않치?
고개를 갸우뚱해봐야 그 나이에 알 턱이 없는 고등수학아닌가.

영감님은 그 나이에도 절륜한 정력이다. 사랑도라야 쬐끔한 부속섬인데 부처님 손바닥이지 어찌 아는 사람을 만나지 아늘꼬. 그래도 영감님은 오늘 저녁엔 오금이 쑤셨다. 아들녀석이 어디가는 줄도 안다. 혹여 얼굴을 마주칠지도 모르는 위험도 안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 기란포에는 엄숙한 분위기가 있다. 예의바르고 으젓하다. 고개를 똑바로 세우고 양반걸음을 걷고 있으면 어울리는 거리다. 자식들에게도 바른교육(...?)을 반복주입시키고 가정에는 예의 삼강오륜이 적힌 액자가 걸려있다. 일제시대때 지었다는 고풍스러운 면사무소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 마을의 예절을 익히 추측할 수가 있다.

영자는 참 허벅지게 생겼다. 본인에게야 거북스럽지만 좋게 말하면 글레머요 통상으로는 뚱순이다. 색도 밝힌다. 자만의 응덩이는 불륨탱탱으로 요분질도 잘한다. 영감님은 그런 영자의 단골고객이다.
-야 이년아. 엉댕이 좀 돌려봐라. 그래.. 어휴... 보지는 왜 이리 뜻뜻하냐. 나 뿅 간다.
-영감님 좆도 뜨끈뜨끈한데요뭘. 아이구 좋아. 나 홍콩갈래요. 5단 기아로.. 스톱 이단기아로.. 다시 4단으로..
-야 이년아. 지금 한창 쌀려는 판인데 4단이 뭐냐 이년아. 5단에 액셀레이터 입빠이다 이년아....
60먹은 영감님이 어디서 그런 힘이 날까 참 요상하네요. 사타구니들의 합창에 떡메치는 소리가 깔리면 저녁고양이 의성까지 끼어들고 영자의몸은 땀에 젖는다. 창문을 두들이는 해풍이 짝을 맞추려는듯 부르르 떨린다.
-아이고 영감님. 나 죽을람니다. 방안이 뼁글뼁글 도네요. 아이고 나 죽소....

부면장이면 고개 바짝세우는 유지다. 요사이 팔자수염 기르는 사람 있었던가? 거기다 단장(스틱)까지 짚고, 복장은 한결같이 곤색(진한 블루)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다. 인사를 하면 상냥하게 웃지만 고개는 까딱만한다. 그래도 주민들은 그의 인사를 받는 자체를 영광으로 여긴다. 오죽하면 뽀르르 옆길로 가서는 다시 인사하는 얼간이 까지 있겠는가. 영감님은 기란포의 모든 정보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빅브러더 아닌가. 기란포의 체제수호는 내가 있음으로서 유지된다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누가 지었는지 이름도 막강하다. 성은 韓이요 이름은 외자로 通이다. 순수 우리말로 한은 크다는 뜻이니 크게 통할 이름아닌가.

---다음에 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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