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고향 13

13. 첫 손님

“빼지 마. 그대로 있어”
성희는 나를 보며 명령했다. 그랬다. 성희는 섹스 할 때면 나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아프다는 것은, 또 다른 세계로 통하는 출구야. 아프지 않고 이룰 수 있는 것은 가치가 없어. 부탁 하나 할게. 너 반드시 훌륭한 남자 돼. 내 몸을 가진 첫 남자인 너가 그저 평범하게 되는 것은 싫어. 내 꿈도 함께 이루어 줘.”

그 말을 하고는 끝내 성희는 울먹였다. 내 자지가 박힌 채 어깨를 들먹이며 울었다. 그 탓에 성희의 질 근육이 수축 이완을 했다.
“무겁지 않아?”
“아니”
이상하게 여자들은 섹스 할 때 남자의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섹스 하는 도중에 남자의 무게를 느끼는 것은 잘 못된 섹스다.

“미안해.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냥 눈물이 나. 이젠 해줘”

내 몸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고 격렬해지자 성희가 내 등을 감싸 안았다.
“넌, 내 첫 손님이야. 난 창녀가 될 거야. 하지만 그렇게 값싼 창녀는 되기 싫어. 공부를 못할 바에야, 내 몸으로 세상과 싸울 거야. 그 잘난 남자들과 싸울 거야. 그러기 전에 너와 미리 준비를 하고 싶었어. 지금은 내가 그냥 주지만, 나중에는 절대 안 돼.”
하지만 그 후 성희는 내게 섹스의 댓가를 요구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 그녀 말처럼 그녀는 창녀가 되었지만. 하지만 그녀는 고급 창녀가 되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그저 실망한 소녀의 넋두리인 줄 알았다.

성희의 몸 안에 내 정액을 쏟아 넣었다.
“너, 이젠 아빠 될 수 있어.”
지난 주 사모님과 섹스를 하고 콘돔을 벗기면서 사모님이 한 말이었다. 내가 보기에도 투명하기보다는 탁한 액체가 콘돔 속에 들어 있었다.

“걱정하지 마. 임신은 안 될 거야. 나, 그렇게 바보 아니야.”
내가 몸을 떼자 성희가 넘겨짚어서 말했다. 그리고는 성희가 벗어 두었던 팬티로 첫 섹스의 흔적을 거두었다.
하얀 팬티에 빨간 얼룩. 눈이 아팠다. 세월을 두고 그 얼룩은 내게 큰 그림자로 덮였지만 그때는 몰랐다.

“처음 섹스가 기대했던 것보단 좋았다. 역시 넌 내 기대를 어긋나지 않게 했어. 이게 끝이 아닌 것을 알아.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을 때만 할 거야. 그리고 아무 여자나 하고 하지 마. 적어도 내가 몸을 준 첫 남자로서 내게 지켜야 할 도리야. 언제 어딜 가던 난 널 지켜보고 있을 거야. 그리고 내가 못다 한 공부 열심히 해. 적어도 내 남자는 평범해서는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