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2

"학상,, 거기 학상 ?..뻐스좀 세워줘유....."
"........."
마악 올라타려는 버스의 발판에묻은 진흙 한덩어리를,내려다 보며, 머뭇거리는 순간, 저만치 뒤에서
헐레벌떡 달려오며 소리치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저씨 ? 뒤에 한분이 더 오는데요 ?"
마악 뽑아문듯한 담배에서 길게 연기를 뿜어내며,거칠게 손을흔들어 기어를 변속하던 기사는
눈 을 지긋이 내리 뜨며,여전히 기어를 덜컥 덜컥 ,집어넣고있다.
난 한발은 발판에, 또한발은 허공을 딛고,한눈은 기사를 한눈은 저만치 뛰어오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 학생 먼저 타라구,"
".....아 ?..네.."

"천천히 올라와,이리저리 자리를 보니 중간쯤에 비어있는좌석이 눈에띄었다.

그리 편치못한 마음으로 털썩,소리내며 의자에 앉은뒤에,바로 차창밖 으로 시선을 멀거니,내몰았다.

"아유우,,감솨해유 기사아저씨..헉...에이휴..숨..차라..헉.."
커다란 소리로,마치 절대 탈수없는 차에태워준 사람에게라도 그러하듯이,연방허리를 휘어대며
아까의 그목소리 주인공이 올라탄것은, 차창밖 저만치 누우런 논과 그넘어 멀리 이제막 검으틱한 색으로 변해가는 산에 시선을 제법 고정시킬즈음이었다.

"음...에구,학상 ? 요기 자리 누가잇남유 ?"
시끌벅한 그네의 소리에,논바닥 저만치 쌓여진 볏단에서 눈을마악 거두려는데,그네는 벌써 내옆에 와서
내게,커다랗게 묻고는 미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철썩 소리를 내며 앉앗다.

",,,,,,,,,,"
"에구 ,,에구,,아이구 버스의자는 언제앉어봐두 시원해서 참 좋아유 ? 글츄 ?학상 ?"
"네 ? 아...네..네 저도그리 생각해요 "
"그란디 학상은 워디까정 간데유 ?
"네 ?아 ..저 ...무창포요 "
"워미 ?시방 무창포라구 했슈 ?"
"네.무창포에가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가는동안 시끄럽게 되었구나 하며,적당히 이 아주머니 인지,아가씨인지 모를 얼굴에, 나이는
그럭저럭 먹어보이는 여자가 어서 잠이나 들었으면,하는 바램이 불뚝 들기시작했다.

"워미 ?내가 무창포에서만 삼십년을 살엇는디 워치키 나를 한번도 못f데유 ?"
"....................."
가만잇어라,,무창포에 아시는 친척이라두 잇남유 ?"
"아니요, 그냥 한번 가보는거에요 "
"워미 시방이 방학때도 아닌디 ,워치키 공부하는학상 같은디,일키 선다선다하고 놀러 다닌데유 ?"
"............"
버스를 잘못탓구나 하는생각이 들기시작했다.

"그랑께 머시기여,시방 학상이 무창포에 암두 아는이가엄구 한디 기냐앙 한번 가는것이라 그것이지유 ?"

다음 서는곳에서 내려야 겟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햇다.

"아 ..거 머시기라구 말점해봐유 ?"
"저 ..아주머니.제가 좀 개인적인 사정이잇어서요 잠시 학교를 쉬고잇어요 "
"워미 ?개인쩍 사정이 월매나 농염하글래 하꾜 까정 다 쉬고 그란데유 ?"
"워디가 겁나게 아퍼버리기라도 한 것인감유 ?

혹시나 뒷자리어디에 빈자리라도 없을까 하는 기대에 몸을 약간세워 뒤를 둘러보앗다.
역시 안될때는 아무것도 내편이아니더라는 시쳇말처럼 모든의자마다, 저마다 가득찬 사람들의 호기심가득한 시선을 확인하는 결과만 초래하였다.
이여자는 아마도,어쩌면 틀림없이 내가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거나, 더이상 댓구를안하면 ,마치 니가 이 엄청난 타기도 어려운(그네입장에서) 버스를 전세라도 내엇느냐고 더욱 기승을 부릴 듯한얼굴이엇다.

"음 ..아무래두 내가 너무 말을 많이햇나부구먼유 ? 글츄 ?학상 ?"
"아..아니에요.괜찮어요"
"허기사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말로 옴기기가 수월찮은 그러,,머 ..거시기가 잇것주,안그려유 ?"
"네..그렇겟지요"

혹여나 이제 조용해질려나하는기대감에, 그네를 마주 처음으로 마주보며,그저 인삿치레로 입가에
작게 미소를 만들어보인것은,결정적인 실수엿다.

"훠미 ?..아이구 인자봉께 이 학상 아주 겁나게 잘생겻 구만유 "워이구 얼굴도 이리 씨이원허니
새신랑 또랑에 쳐박게 생겻는디,워치키 글쎄 뭐시기 한사정이 생겨서 그래 하꾜 꺼졍 그만두고
이일케 시골구석으로 온데유 그래..에이구 인물이 웜청 아깝네유 그냐앙 "

난 드디어 거의 자제할수잇는 내이성의 끈이 손을 벗어나고있는것을 느꼇다.

"저아주머니,제발,,부탁인데 이제 그만 조용히 가실수없으세요 ?"
"야 ?야...뭐 그라지유"

어처구니없는결과에, 난 마치 내가지금 코메디라도 하고있는건가, 하는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벗어나기위해 다시금 눈을 홱돌려 ,마치 그동안 나와 아무런 대화나 심지어는 나라는사람을 알지도못한다 는식의
표정으로 아랫입술을 밀어내고는 거저 심둥허니 앉아잇는 그네를 ,뜨악한 눈길로 바라보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