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5

망연히 갯벌에 주져 앉은 모양새로, 자실한 눈으로 그려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
화급한 몸짓으로 바위에서 내려서려는 그네를 올긋한 손짓으로 막아세우고
성기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갯돌위로 올라섯다.

두텁지 않은 봄옷을 저미고 들어온 갯물에 ,뒤축이 슬푹하니 봅楮윱째痼?
느껴병?.

"워치켜유 ? 워디 다치시지는 않응겨유 ?"
"네.....I찮아요 ....."

"지송혀유......지가 괜사리 여기서 하모니카는 분다고 요사를 떨어서리,,,증말
지송혀유 ............"
" 원 별말씀을 ......하모니카 잘부시네요..아주 듣기가 좋았어요 .."
"아이구 남새시럽게 .......칭찬 까정 ....."

말을 주고받으며 그녀가 서있는 바위위로 몸을 올려선 성기에게 ..그녀는
마치 집나갓다 돌아온 서방에게 하듯 ,살갑게 자리를 만든다 .
자리라야 좀전까지 그녀가 앉아 하모니카 를 불던 바윗등 이지만 , 굳이 사양할
여유도 주지않고 잡아밀듯하는 그녀의손에 ,끌려 엉거주춤 앉은 바위는 싱근하니
미온이 남아잇엇다 .

얼마나 ,얼마나 오랜시간을 여기앉아서 하모니카를불엇길래 ........

둘이서 조금 몸을 굽여 앉으면 그리 넉넉하지도 ,남지도 않는 자리에 나란히
앉자 , 그녀가 먼저 ,이제마악 아랫도리를 불게물든 바닷속에 담그는 해를
바라보며 입을열었다 .

"거시기 ..........."
"..네 ?"
"이런 말쌈 듸리기가 ..당체 눙눅혀서, 우새시럽기두 허구 ,,,,,,,,,,,"
" 무슨 ....말씀이신데요 ?"
"..................."
"말씀해보세요 ...."
이녁이 무창포에 오시던 날부터 ,하루도 안걸르고 요기 앉아서 이녁을
지둘럿구먼유 ...."
"................."
"시방 ....지허구 이녁이 앉은자리가 거북바위 라구혀유 ...."
".............."
"요기 거북바위에 는 전설이 잇걸랑유 ...말쌈듸려두 ,,이녁이 괘념치만
않으신다문 ,,,,,,,,,,,,"
"...................."

"말씀해보세요 , 듣고싶군요 "

마음에 없는 빈말도 아니고 ,자리값을 위한 체면치례도 아니었다 .
성기는 불현듯 묻지말앗어야 햇다고 느끼면서 , 천겁만겁 얽힌
실타래 를 끌어앉 는듯한 두억한 마음에 ,설핏 표시나지않게 몸 을
털었다 .

"음 ..머시기냐 오래전에 바다에 괴기잡이 나간 서방인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않자 아낙이 요기서 바다를 향해 삼년을 치성을 듸렷데유 .
그러더니 어느날 오늘처럼 해가 바다를 온통달구믄서 떨어질녁에
서방이 거북이 등을타고 돌아왓다는구먼유 ,,,,,,,,,그래서 그후로
사람덜이 ,누구를 지둘리거나 ,짝을 찻거나 하라믄 요기서 지도를
올렷다는구먼유 ,,,,,그라믄 소원이 이루어볕? ............."

"............."
"지두 요기서 기도 를해f구먼유 ....."
"............."
"이녁이 여기로 와서 ......지를 ...."
"................"

"지성혀유 ......맴 어지럽게 혀서 ..."
"............."

겁일까 ? 찰라일까 ?시작도 끝도 없는 긴시간의 터널속을 부유하면
지금 이순간처럼 몸이 ,아니 마음이 , 끈적한 진흙속에 쳐박힌듯
무겁고 갑갑할까 ..........

"지송혀유 ...."
".............."
"저먼저 일어날게유..."
"................."

마악 고개를 숙이며 일어서려는 그녀의 어깨를 잡지말앗어야 햇다 .
그때 ,그냥 시니컬하게 쉰소리로 웃으며 , 이상한 여자로군 하고,,
낙조에 물든 구름 으로 붉은 유액을 온통 뿌려놓은듯한 바다에 ...
하늘에 .....그림이나 그렷어야 햇다 .

그닥 힘이 실리지 않은 손길이건만 왈칵 무너지는 그녀의 몸이 어째서
그리 익숙햇다. 왜엿을까 ? 우리는 ........이승에 육을쓰고 버려진이래로
처음이엇을텐데 ..우리는 .........

작게 낮은 숨을들이키며 들먹이는 어깨가 아니더라도 그저 그래야
하는것처럼 ,팔을 넓게 벌려 , 비에 뻬?처마끝에 떨고있는 참새처럼
파득파득 덜고있는어깨를 감싸 안앗다 .

이제 ,하늘은 성난군사처럼 진군해오는 무색의 장막에 빛을 잃고
아래로 아래로 애처러운 작은점을 만들며 물밑으로 내려 잠기는
해를 누르고 있다 .

문득 한기가 느껴볐ず릿?.

"...춥지않으셔유 ?"
" 연심 씨는 요 ? ..난견딜만해요 .."
"워치키 지 이름 꺼정 ..."
"여관 주인아주머니 에게 들엇어요 "
"웜미 ..고 성님이 ...안그런냥 반인디 ..그 성님이 .."
"연심 씨 ?"
"야...?"
"............"
".말씀 허세유 "

여전히 팔안에 갇혀 고개를 숙인 채 말하는 그녀의 눈이 보고싶어병?.

"고개 ..들어봐요 ..눈이 보고싶어요 "

슬몃 들어올리는 얼굴을 막연하게 내려보았다 ,아름다m다 ..
깊이를 알수없는 눈 동자가 ..........

어느순간 따끔해 보이는 홍조가 그녀의 볼을 살풋이 익힌다.
슬몃 몸을 틀며 둘곳이 마땅치 않던 왼팔로 그녀의 몸을 돌려
안았다 .

파르라니 박동하는 심장이 ,마치 어린아이의 작은 주먹으로 치면 그러할것
처럼 성기의 가슴을 파닥파닥 두드렷다 .

문득 잘생긴 연어 한마리가 내리쏟아지는 물을차고 수천수만의 은린을
흩뿌리며 날아오르는 모습이 성기의 눈을 잠깐 스크렙하였다 .

살을 간지르는 콧김도 ,심히 흔들리는 몸도 따끈하다못해 데일것같은
그녀의 볼에닿은 목언저리도 , 부유하는 허공의 연어처럼 시원하다고 생각되었다.

거북바위의 밤은 ................

해일처럼 밀려오는 슬픔과 고통을 잉태하며 , 그렇게, 검고 단단하게
내리눌려 다져지는 대리석 처럼 무거워져만 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