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보지언덕 (벚꽃잎에실려간노래) 3

그후로도 나는 종종 일요일 이 아니어도 , 성당과 사제관, 혹은 이핑게 저핑게로 수녀원을
무시로 들락 거렷다.

어느 초여름이 마악 넘어 이젠 여름인가 할때, 난 사박오일 특박을 받았다.
훈단의 신임 훈단장 박구일 준장과 박상사는 집안간으로, 이제 박상사는 훈단내에서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있게돼었다고,첫번째 빽 이라면서 내게 특박을 준것이다.

거기다가, 자신이 새로 구입한 자동차 까지 빌려주면서, 서울집에 다녀오라고하는등 엄청난
우대를 해주었다.
어찌어찌해서,박상사의 차를이용해 서울 집엘들럿다가,내려올날이 돼어서, 용산의 철우화관에 들르게 돼었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고 마악 차에 오르려는데,
"어머나 ? 이성기 하사님 ?"
"아니 ? 안젤라수녀님 이 여기 어쩐일이세요 ?"
"어머나 휴가 나오셧군요 ?"
"네 ...그런데 오늘내려가야 합니다.""
"어머 ?그래요 ,저도 여기 먼저 몸담고있던 용산성당에 신부님이 건강이 안좋으시다고 해서
어제 올라왔다가,오늘내려가야해요"
전혀 예측치 않은 장소에서의 만남이었다.
지난번 야시장에서의 인형건 이후로 다소 서먹해진건 사실 내쪽만의 일방적이긴해도....

"잘됐다. 이하사님 하고 같이 기차 타고 가야겠어요. 심심하지않고.."
"저 이차가 박상사님 건데요 "
"어머 ?..그러면 이차로 휴가 나오셧어요 ?"
"네.."
"어머 ,,더욱 잘됐네요,,덕분에 자가용까지 "
"나 같이 타고가도 돼는거지요 ?"
"물론이지요 ,같이 가시지요 .볼일은 다보셧어요 ?수녀님 ?"
"음,조기 한남동에 한군데만 더 들리고 가면돼요 "

그녀를 태우고 볼일을 다마치고 양재동을 넘어설즈음 에 해가 뉘엿하게 눅어있었다.
그녀와 이런저런 얘기로 지루하지 않게,어느덧 금강휴게소까지 이르렀다.

시간은 이미 새벽 이되어 있었다.
난박상사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전화를 넣고 내일 늦겟다고 일단 선보고를 하엿다.
흔쾌히 말하는 박상사는 옆에 안젤라 수녀 가 동행이라고 하자, 무언가 뜸을들이더니 그의
아내를 바꾸어주었다.

박상의 아내에게 들은 말은 전혀 예상하지 않은것은 아니지만,일련의 우려와함께 틈酉琯킷?하는 자조감 까지 들엇다.
박상사의 아내가 하는 말은 이미 성당 주변에 나와 안젤라 수녀를 두고 여러가지 소문이 나돈다는것이니 내일 가능하면 같이 성당에 가지말고 창원쯤에서나 마산 부근에서,서로 덜어져오는것이 어떻겟느냐는 것이었다.

전화를 끊고, 다시 그녀와 차에오른후 한동안 난 입이 굳어있엇다.
"음 ..갑자기 왜 아무말이 없어요 ?이하사님 ?"
"....네 ?......아니 조금 피곤해서요 "
"저런 ?그럼 더 쉬엇다가 가요 위험한데 "
"아니어요,그정도는아니고요,"

다시 이런 저런 얘기 끝에 내가먼저 그녀에게 아까 박상사 부인에게 들은 말을 꺼냇다.

한동안 침묵으로 앞만보던 그녀가,
"이하사님 ?"
"네 "
"나를 여자로 생각하세요 ?"
"........아닙니다..절대로 어찌 그런 생각을 ....."
"진심이세요 ?"
".......그럼요,......"
"하느님에게 서원하실수 있으세요 ?"
".................할수는있지만 전아직 세례도 받지못한 신자이걸요 "
"세례 는 중요한것이지만,누구든지 하느님과 서약하는데는 문제가 돼지않아요"
"............."
"하실수있어요 ?"
" ,,,,,,네 물론이지요 "
"지금해보세요 "
"네 ? 지...지금요 ?"
"네 여기서,제가 증거해드릴게요 "
"......................"
" 왜요 ?하세요 어서 "
"................."
"하실거지요 지금 ?"
"...................."
"어서요 ?"
"......................"

자꾸 어린아이 처럼 보채는듯한 느낌이엇다.
왜그녀가 이런걸 이렇게 재촉할까 ,,,,
난 솔직히 자신이 없엇다.. 얼마나 많은 날들과,얼마나 많은 밤들을 그녀를 그리워하고 생각하며 보냇던가,
단순히 병영 이라는 이유만은 아니엇다.
그녀가 성직자 라는이유도 그리 크지 못햇다.
다만 섣불리 입을 열면 한순간에 모두 날라갈것 같은 불안감에, 어떤방식으로도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을,표현할수없엇다.
난 마치 안주인 을 사모하는 벙어리 머슴처럼 그렇게 ,그녀를 만난 이후로, 그렇게 보냇다.

"어서요 ?"
"""" 미안합니다"""""""..
" 미...미안하다니요 ?"
"못해요"
"왜지요 ?"
"미안해요 "
"뭐가요 ?"

약간은 톤이 높아진 그녀의 음성은 가늘게 떨고 잇엇다.
아니, 떤다는 표현보다 거의 울듯한 음성으로 면햇다.
그녀는,더욱 높아진 음성으로,나를 다그?다.

"성기씨 ?"
"............."
"어디에 차좀 세울수잇어요 ?"
"네...그러시지요"

대구 못미쳐 왜관 근방 이엇다 .

차를 세우자 그녀는 천천히 문을열고 밖으로 나갓다.
나는 담배를 피워물며, 핸들에 얼굴을 묻었다..얼마나 지낫을까 ? 그녀가 돌아오지않는다.
도로변의 얕으막한 언덕 으로 올라가보앗다. 보름을넘긴지 얼마안?달빛에 사위는 얼마지않아,식별할수잇는정도가 돼엇다.
저만치 언덕위에 작은 다복솔들이 모여잇는곳에서,그녀의 소리가 들렷다.

그녀는,아주 작고 알아듣기 어렵게, 흐느끼고잇엇다.
간간이 "안돼요 하느님, 절잡아주세요" 하는말이 들렷다.
난 이제 처음으로 그녀의 마음을 옅보게 째痼甄? 그러나 ,내겐 마치 알고잇엇던것 처럼,
그저 덤덤 한 기분만이 가슴을 녹이고 잇엇다.

수미터의 거리를 두고 난 담담하게 앉아,그녀의 기도를 듣기만할뿐, 무슨말이나, 어떤 행동도 해낼수없엇다. 내겐 아무런 선택의 자유나 조건이없는 시리게 아픈 사랑 이엇다..
그것은.......................

어느 한순간 ,나도 기도하고 잇는나를 보게돼엇다.
제발 이고통스런 만남이 없엇더라면,,,,,,하는,다만 나자신을 가엾게 만들고 주어진 현실을
어떻게도 조절하지 못하는 ,그저 서글픈 기도엿다.

우리는 ,
우리는 이제껏 단 한마디라도, 서로에게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본적이 없엇다.
우리는,
우리는 이제껏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원하고 갈망하는지를 ,눈으로도 표현해본적이 없엇다.
우리는,
우리는 이제껏,이것이 우리 사랑의 전부려니 햇엇다.
우리는 ,
우리는 이제껏 우리에게 앞으로 얼마나 크나큰 고통이 올지 모르고잇엇다.
우리는 ,
우리는 이제껏 단한번도 서로를 사랑하느걸 의심하지않앗엇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나 우리는 절대 서로 사랑 해서는 안돼는 사이라는것도 알고잇엇다.

어느순간, 난 그때까지 내가 살면서, 한번도 맛보지 못한 형용할수없는 기운이 내몸을 지배하는 듯한 느낌이들엇다.

난 자리를 차고 일어나, 그녀에게로 달려갓다.
미쳐, 놀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을 마주하기도전에 난 그녀의 팔을 잡아 일으켜세m다.
무언가 절박하게 갈라진 소리로 나에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닫혀진 내귀를 자극
하지 못햇다.

난 그대로 그녀를 차에 태우고, 무작정 달렷다,

멀리서 붉은 해가 수평선을 일그러트리면서 서서히 제모습으로 모양새를 갖추는것이 보인다.
동해 엿다.
어디인지 지명도 알수없는 동해안 어딘가의 바닷가,언덕위에 그녀와 난 망연히 할말을 잃은채 점차로 작아져가는 해를 바라보고잇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