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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1:58 820회 0건
머리칼-[1]

두번째로 올리는 글이군요.
이 글 역시 예전에 써 두었던 글입니다.
개략적인 표현이나 이야기의 전개는 제 생리상 맞지않아서 조금 장문으로 작성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글 역시 미완성의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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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풀거리는 머리칼만으로도 그렇게 섹시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었다.
침대 위에서가 아닌 일상 생활중에서 짧은 시간동안 강하게 느꼈던 머리칼의 섹시함을 보고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머리칼의 섹시함에 대한 표현이 짧게 끝나고 말았지만 그 섹시함이 이 글에 대한 작성 동기가 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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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이미 봄의 끄트머리에 다다랐는지 벌써 한껏 더위가 느껴지는 그런 날이다.
S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기철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가는 중이었다.
더위를 많이 타는 기철은 티이의 목 부분을 열고는 짜증스럽게 가슴쪽으로 입김을 불어넣으며 더위와 싸우고 있었다.
버스에 오른 기철은 뒷쪽에 비어있던 의자로 다가가 엉덩이를 걸쳤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하철 역에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손님이 제법 많았기 때문에 버스는 발디딜 틈도 없이 항상 만원을 이루고있었다.
손님을 다 태웠는지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통로쪽에 앉은 기철은 팔걸이에 손을 얹어놓고 있었는데 손등과 팔뚝에 부드러운 여자의 허벅지가 강하게 밀착되어왔다.
버스안이 몹시 붐비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자는 기철의 팔뚝에 자신의 허벅지가 닿았다는 사실에 대하여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기철이 눈을 들어서 그 허벅지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입고있는 옷차림으로 봐서는 고등학생은 넘은것 같은 여학생이었다.
버스가 속도를 내기시작하자 기철의 손등에 허벅지를 기대오던 바로 그 여학생의 머리칼이 열려진 창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 허공에 뿌려지듯이 흩날리기 시작하였다.
" 오, 정말 섹시해."
기철은 그 여학생의 모습을 보며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섹시하다고 생각을 하였다.
거의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의 머리칼이 바람을 타고 부드럽게 흩날리기 시작하자 여학생은 흩어지는 머리칼의 움직임을 즐기기라도 하는듯이 고개를 좌우로 저어가며 가르마를 정리하고 있었다.
여학생의 머리칼은 단발로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머리칼의 흩날림이 부드럽고 아름다와 보였다.
섹시하다고 느꼈던 그 느낌이 어쩌면 흩날리는 머리칼 때문이 아니라 그 여학생의 모든 모습이 섹시함을 자아내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화장기 없는 맑은 얼굴에 짙고 가늘은 눈섭과 하얀 흰자위를 가진 맑고 큰 눈, 빨갛고 도톰한 입술, 게다가 그리 크지않은 가슴에 날씬한 허리를 티이와 바지속에 숨기고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기철은 자신도 모르게 바지의 앞섭이 부풀어 올라왔다.
기철은 큰 가슴보다는 손바닥으로 가리면 채 못가려질 정도 크기의 가슴을 좋아했다.
너무 큰 가슴은 천박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면 그 여학생의 모든 면이 기철이 섹시함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몸을 완벽하게 지니고 있는 셈이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었지만 그 여학생은 기철과 같은 학교에 올해 1학년으로 입학한 후배였다.
이름은 장미영.
키는 165센티 미터정도는 되어보였고, 몸무게는 글쎄... 물어보지 않아서 정확한 수치는 알수 없었지만 날씬하다는 사실만은 누가 보아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빠진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미영이를 처음 만난 이후로 기철은 가끔 전철역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그 아이를 기다리곤 하였다.
한번도 만나지는 못하였지만...

미영이를 못 본지 일주일이 지나자 기철은 눈 앞에 아른거리는 미영이의 모습으로 인하여 잠 못이루는 밤이 많아졌다.
오후에 수업이 있는 날이면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자신의 방에서 버스 안에서 보았던 미영이의 청초한 모습을 상상하며 수음으로 그리움을 달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기철은 우연치 않게 미영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는데 그것은 작품전시 동아리 모임에서였다.
기철이 소속되어있는 동아리에는 글, 그림, 모형, 기타 전시를 할 수 있는 모든 아이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동아리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었지만 서양화에 관심이 많던 미영이가 기철이 소속되어있는 동아리에 들어오게 된것이었다.
동아리 모임에서 그 아이를 두번째로 만나던날 기철은 숨이 멎는줄만 알았다.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같은 동아리 모임을 통해서 잦은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철의 마음을 작은 흥분감에 휩쌓이게 하고 있었다.

동아리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미영이와 같은 버스를 타고 둘이 나란히 앉았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 미.. 미영이라고 했지?"
" 네. 장 미영이예요."
" 지난번에 버스 안에서 너를 한번 본적이 있어."
" 알아요. 저도 기억나요."
" 그래? 어떻게 기억을 하지? 난 그때..."
" 제 앞에 앉아 계셨잖아요. 맞죠?"
" 하지만 그때 미영이의 눈길을 끌만한 아무런 일도 없었는데 어떻게 기억을...?"
" 후후후. 말씀 드릴까요? 사실은 그날 버스를 탔는데 뒤쪽에 멋진 남자 하나가 앉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일부러 뒤쪽으로 가서 그 멋진 남자 옆에 서서 갔었지요. 그런데 이제보니 그 멋진남자가 바로 선배님이시네요. 후후후."
" 오, 그.. 그래?"
" 선배. 그때 혹시 뭔가 이상한생각 하지 않았어요?"
" 이상한 생각이라니?"
순간 기철은 미영이의 머리칼이 날리는 모습을 보며 발기되었던 일을 생각해내고는 얼굴이 빨갛게 되고 말았다.
" 거봐요. 이상한 생각 했었지. 후후후."
" 그게 아니고..."
미영이는 그런말을 먼저 꺼내놓고도 얼굴 표정에 상기됨이 없었다.
오히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는 기철의 모습을 재미있다는 듯이 까르르 웃으며 바라볼 뿐이었다.

버스는 금방 전철역에서 불과 몇 정거장 가지 않아서 미영이가 내릴 준비를 하였다.
" 집이 이 근처니?"
" 네."
" 그렇구나. 지난번에도 같은 정거장에서 내린것 같았는데.."
두 사람은 버스에서 내려 아파트 벤치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미영이는 1년을 재수하여 입학을 하였다고 했고, 가족으로는 엄마와 남동생 하나가 있다고 했다.
지금은 이혼한 이모와 함께 살고있는데 외국 관광가이더로 일하고있는 이모는 국 내.외 출장이 잦아서 집 안에는 거의 혼자 있다고 했다.
이야기가 얼추 마무리 되어가자 기철이가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가 어디야?"
"101 동이예요."
" 어 그래? 나는 111동인데.. 그럼 우리 아파트 바로 건너편이네."
" 네 그래요. 선배가 111동에 살고계시다는것은 알고 있었어요."
" 그래?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를 알고 있었단 말이야?"
" 그럼요. 멋진 남자에 대한 정보는 사전에 쫘악 파악을 해야 시집을 잘 가죠. 후후후."
" 너, 정말로 나한테 관심 많은거니? 아님 그냥 장난삼아서 그래 보는거니?"
" 정말이라니까요. 내가 거짓말하는것 같아요? 1104호 맞죠?"
미영이가 큰 눈을 예쁘게 흘겨가며 자신이 살고있는 호수를 정확하게 말하자 기철은 당황하고 말았다.
" 응. 맞아. 어떻게 알았지? 믿어지지가 않네..."
" 저는 1004호예요. 선배 아파트 바로 맞은편이죠.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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