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12)
머리가 순백이면서도 활기 넘치는 전사장이 나서며 운을 뗀다.
"회장님을 통해 김박사의 프로젝트건에 대한 얘기를 듣기는 했는데,
이번 로봇 개발 건은 청소를 하거나 안내를 맡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이 없이 주변의 모든 개체로부터 정보를 수집하여 존재를 객관적으로 만들어주는 특이한 것이라 들었는데, 발상이 역발산이더군요."
"획기적이라기 보다 몇 년후를 예측하면 당연히 수요가 무궁무진한 사회적 테마일 뿐이죠. 사람들은 있는 것의 과거는 없는 것이란걸 가끔 잊고 살 듯이, 일상에 익숙한 사람들도 미래에는 미쳐 생각해본적이 없는 것들에 둘러싸여 사는게 아니겠습니까?
로봇이 인간의 행동을 대신한다는 일반적인 개념은 오래된 고정관념일 뿐이며, 그 자체로도 사회적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만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행동을 넘어선 사고력을 돕는 장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과학자로서는 당연한 발상일 뿐이죠."
"구현하려면 어려움이 많지요?" 박사장이 말을 짜르며 들어온다.
"센서에 대한 개념이 이제서야 제대로 태동하는 느낌입니다.
고대로부터 온도의 변화나 바람의 세기 정도를 재는 센서가 있었지만 20세기만큼 오감에 대한 자료측정용 장비가 활발하게 논의된 역사가 없었죠.
하지만 백년의 역사속에 논의 된 것의 핵심은 어떻하면 더 작게, 저전력을 소모할 것이냐 하는 디지털 사상이 지배적이었으므로 측정대상을 정해놓고 세밀한 관측에만 몰두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감을 구현하려면 수많은 반도체들이 섞여서 각자의 측정값을 모으고 제어하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부피를 적게 하는 효과외에는 다양성에서 현저히 뒤떨어진 방식일 뿐이라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닭게 된듯합니다.
진정으로 개체는 무수하며 각각의 개체를 디지털측정을 통해 판단하려면 작지만 수많은 부품의 결합이 필요할테고, 그러면 당연히 전체적 부피가 커지고 말겠죠. 이것이 그동안 과학자들이 범한 일반적 자기 모순이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모순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디지털을 버리고 아날로그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근 몇몇 과학자들이 검토하고 있는 센서는 풍부한 아날로그를 받아들여서 이들로부터 개체를 분리해내는 지도를 작성하자는데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역시, 김박사의 추론은 역발산이면서도 기가 막히군." 침묵하던 김사장이 거들었다.
"저도 아날로그를 주창하는 김박사의 논리에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점차 대화가 깊어질수록 그 말에 매력을 느꼈어요. 수억의 개체를 인식하기 위해 수억의 반도체를 장착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죠. 결국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신호를 아날로그로 받아들인 다음에 개체고유의 신호를 지문인식하듯 필터링해서 개체의 존재를 밝혀내는 아날로그 방식에 대한 논점이 극복해야 할 어떤 점만 넘어간다면 로봇의 부피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들더군요.
여기 계신 사장님 모두가 IT분야의 권위자 이기도 한 까닭에 김박사의 말이 모처럼 풍부한 유량으로 댐을 넘는 물줄기 되어 가슴속에 묻어둔 일들마져 속 시원히 논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몇번의 만남이 계획되면 함께 참석해서 논의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저는 김박사의 프로젝트에 여기 참가한 사장님들의 이름으로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한치 개인적 감정없이 사업성에 대한 관점에서 토의를 했으면 좋겠네요."
숙은 몇차례에 걸친 대화기회를 제시하는 파격적인 지원약속과 다를 바 없다.
사장들이야 회장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겠지만 객관적인 논점 정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셈이기도 하다.
기존 과학적 틀에 의해 묻혀졌던 아날로그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 파격적인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서먹한 분위기는 잠시 의례적일 뿐 모처럼 얘기가 통하는 사람들 앞에 선 스스로의 내가 자랑스러웠다.
올챙이 프로젝트는 어차피 우리 사장이 투자한다고 했고, 자체 시장분석결과 시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 신바람나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일은 단지 회사의 재정을 생각해서 중간 산출물로 진행할 뿐이지 내 성에 찬 일은 아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비록 IT 전문가라 하더라도 결국은 회사의 경영자 입장에서 보편성과 시장성을 찾지 못한다면 로봇프로젝트를 위해 한푼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자리는 어쩌면 올챙이 프로젝트가 역할분담에 의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하에서는 나만의 승부처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나에겐 두 가지의 신념이 있다.
첫째 도출된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답을 내포하고 있다는 신념이다.
둘째 절망은 또 다른 기회라는 신념이다.
나의 로봇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쟁쟁한 실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만들어준 숙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내 나름대로의 논점을 이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로봇프로젝트는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람들과 몇차례 토론을 통해 진지한 나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이 사람들과 나의 견해 차이를 찾아내어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비록 투자가 거절된다하더라도 거절 사유를 명백히 파악하여 원인을 제거하면 또 다른 기회에는 투자가 성공할 수도 있다.
만남을 자주 갖지 않고 폐쇠적으로 움추러들며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되던 어린 나를 버려야 한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뛰쳐나가 그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눈높이에 나를 맞추며, 다른 견해를 발견하면 그 견해차이의 원인을 찾아내거나 지적받은 견해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을 통해 진정한 나를 완성해나가야 하는 진행형일 뿐이다.
이들과 과거에 만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내겐 큰 행운이다.
현재는 과거의 연속성을 갖고 있지만 큰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책임자로서는 과거는 잊혀져 버린 알수 없는 사실들 뿐이다. 그저 현재에 도출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실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런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가장 난처하게 만들어 버릴 "낭군" 이란 용어를 서슴없이 사용한 숙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게눈처럼 필요하면 감추는 사람들과 섞여 살고 있는 나로서는 진정한 사랑의 힘이 자신의 모든 기득권 마져 포기시킬 수 있는 것이라는 작은 사실을 깨닭게 함으로써 숙연한 마음으로 보다 진지한 대화를 가능토록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머리가 순백이면서도 활기 넘치는 전사장이 나서며 운을 뗀다.
"회장님을 통해 김박사의 프로젝트건에 대한 얘기를 듣기는 했는데,
이번 로봇 개발 건은 청소를 하거나 안내를 맡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이 없이 주변의 모든 개체로부터 정보를 수집하여 존재를 객관적으로 만들어주는 특이한 것이라 들었는데, 발상이 역발산이더군요."
"획기적이라기 보다 몇 년후를 예측하면 당연히 수요가 무궁무진한 사회적 테마일 뿐이죠. 사람들은 있는 것의 과거는 없는 것이란걸 가끔 잊고 살 듯이, 일상에 익숙한 사람들도 미래에는 미쳐 생각해본적이 없는 것들에 둘러싸여 사는게 아니겠습니까?
로봇이 인간의 행동을 대신한다는 일반적인 개념은 오래된 고정관념일 뿐이며, 그 자체로도 사회적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만 최종적으로는 인간의 행동을 넘어선 사고력을 돕는 장비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과학자로서는 당연한 발상일 뿐이죠."
"구현하려면 어려움이 많지요?" 박사장이 말을 짜르며 들어온다.
"센서에 대한 개념이 이제서야 제대로 태동하는 느낌입니다.
고대로부터 온도의 변화나 바람의 세기 정도를 재는 센서가 있었지만 20세기만큼 오감에 대한 자료측정용 장비가 활발하게 논의된 역사가 없었죠.
하지만 백년의 역사속에 논의 된 것의 핵심은 어떻하면 더 작게, 저전력을 소모할 것이냐 하는 디지털 사상이 지배적이었으므로 측정대상을 정해놓고 세밀한 관측에만 몰두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감을 구현하려면 수많은 반도체들이 섞여서 각자의 측정값을 모으고 제어하고 판단하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부피를 적게 하는 효과외에는 다양성에서 현저히 뒤떨어진 방식일 뿐이라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닭게 된듯합니다.
진정으로 개체는 무수하며 각각의 개체를 디지털측정을 통해 판단하려면 작지만 수많은 부품의 결합이 필요할테고, 그러면 당연히 전체적 부피가 커지고 말겠죠. 이것이 그동안 과학자들이 범한 일반적 자기 모순이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모순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디지털을 버리고 아날로그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최근 몇몇 과학자들이 검토하고 있는 센서는 풍부한 아날로그를 받아들여서 이들로부터 개체를 분리해내는 지도를 작성하자는데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역시, 김박사의 추론은 역발산이면서도 기가 막히군." 침묵하던 김사장이 거들었다.
"저도 아날로그를 주창하는 김박사의 논리에 처음에는 혼란스러웠지만 점차 대화가 깊어질수록 그 말에 매력을 느꼈어요. 수억의 개체를 인식하기 위해 수억의 반도체를 장착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죠. 결국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신호를 아날로그로 받아들인 다음에 개체고유의 신호를 지문인식하듯 필터링해서 개체의 존재를 밝혀내는 아날로그 방식에 대한 논점이 극복해야 할 어떤 점만 넘어간다면 로봇의 부피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란 확신이 들더군요.
여기 계신 사장님 모두가 IT분야의 권위자 이기도 한 까닭에 김박사의 말이 모처럼 풍부한 유량으로 댐을 넘는 물줄기 되어 가슴속에 묻어둔 일들마져 속 시원히 논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몇번의 만남이 계획되면 함께 참석해서 논의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저는 김박사의 프로젝트에 여기 참가한 사장님들의 이름으로 막대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한치 개인적 감정없이 사업성에 대한 관점에서 토의를 했으면 좋겠네요."
숙은 몇차례에 걸친 대화기회를 제시하는 파격적인 지원약속과 다를 바 없다.
사장들이야 회장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겠지만 객관적인 논점 정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셈이기도 하다.
기존 과학적 틀에 의해 묻혀졌던 아날로그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 파격적인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서먹한 분위기는 잠시 의례적일 뿐 모처럼 얘기가 통하는 사람들 앞에 선 스스로의 내가 자랑스러웠다.
올챙이 프로젝트는 어차피 우리 사장이 투자한다고 했고, 자체 시장분석결과 시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 신바람나게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일은 단지 회사의 재정을 생각해서 중간 산출물로 진행할 뿐이지 내 성에 찬 일은 아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비록 IT 전문가라 하더라도 결국은 회사의 경영자 입장에서 보편성과 시장성을 찾지 못한다면 로봇프로젝트를 위해 한푼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이 자리는 어쩌면 올챙이 프로젝트가 역할분담에 의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가정하에서는 나만의 승부처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나에겐 두 가지의 신념이 있다.
첫째 도출된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답을 내포하고 있다는 신념이다.
둘째 절망은 또 다른 기회라는 신념이다.
나의 로봇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쟁쟁한 실력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만들어준 숙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내 나름대로의 논점을 이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로봇프로젝트는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람들과 몇차례 토론을 통해 진지한 나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이 사람들과 나의 견해 차이를 찾아내어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비록 투자가 거절된다하더라도 거절 사유를 명백히 파악하여 원인을 제거하면 또 다른 기회에는 투자가 성공할 수도 있다.
만남을 자주 갖지 않고 폐쇠적으로 움추러들며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되던 어린 나를 버려야 한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뛰쳐나가 그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눈높이에 나를 맞추며, 다른 견해를 발견하면 그 견해차이의 원인을 찾아내거나 지적받은 견해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또 다른 노력을 통해 진정한 나를 완성해나가야 하는 진행형일 뿐이다.
이들과 과거에 만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내겐 큰 행운이다.
현재는 과거의 연속성을 갖고 있지만 큰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책임자로서는 과거는 잊혀져 버린 알수 없는 사실들 뿐이다. 그저 현재에 도출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는 실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런 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가장 난처하게 만들어 버릴 "낭군" 이란 용어를 서슴없이 사용한 숙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게눈처럼 필요하면 감추는 사람들과 섞여 살고 있는 나로서는 진정한 사랑의 힘이 자신의 모든 기득권 마져 포기시킬 수 있는 것이라는 작은 사실을 깨닭게 함으로써 숙연한 마음으로 보다 진지한 대화를 가능토록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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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09-21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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