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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03 1,374회 0건
유비쿼터스(4)


"이런 곳에 별장이 있을만도 한데..."

"분위기 전체로 보면 아름답지만 마땅히 강가에 별장이 들어설 땅이 없잖아요.
비좁은 덕분에 개발업자들의 눈을 피할 수 있어서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었겠죠."

"맞아, 상수원 보호를 위해 법으로 수많은 규제를 했다고는 하지만 적당한 공간만 나면 러브호텔이니 대형음식점이 들어차선 어느새 유흥가로 변해 버리고 말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기 위한 천애의 조건을 갖춘곳은 많지 않아."

"자연을 아끼는 마음만 조금씩 갖는다면 자연훼손을 최소화시키면서도 살기좋은 곳을 만들 수 있을텐데, 돈이 뭔지 일단 나무를 쓰러뜨리고 땅을 밀어부쳐선 회색빛 딱딱한 콩크리트 덩어리만 덩그러니 올려놓고 말아요."

"교활한 개발업자라 하더라도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경건한 마음이 생겨 자연을 훼손하려는 마음이 사라지고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꼬리를 감추곤 했으면 좋겠어. 그래야 이런 아름다운 경관을 후손들에게 물려줄수 있을테니까."

오솔길을 따라 양평 입구까지 오는 사이 수많은 러브호텔들이 들어선 것을 보고 놀랐다.
긴 여정 끝에 피곤을 풀기 위해 잠시 머무는 미국식 모텔이 아니라 순간적인 격정을 풀기 위해 마련된 모텔이 한 마을을 이룬다.
젊은 청춘은 허가받지 못한 사랑의 공간을 위해 이 곳을 이용할 명분이 있다.
쭈글쭈글한 노년의 신사가 사랑을 나누기 민망하여 자식들 보이지 않는 이곳을 이용한다면 명분이 충분하다.
가정을 이룬 남녀가 불륜을 위해 이곳을 이용한다는 것은 명분없는 일이다.
수천만명이 섞여 살아가면서 간혹 마주친 눈빛을 주체할 수 없어 순간적인 선택으로 이곳을 이용할 수는 있다지만 불륜을 조장하듯 버젓이 네온싸인까지 갖춘 채 고객을 유혹하는 모텔이 집단으로 성업하고 있다는 현실에는 동의할 수 없다.

"민망해요. 저런델 어떻게 고개들고 들어가죠?"
"글세, 나도 들어가야 한다면 난감하네."
"빨리 지나가요. 이곳을 스치는 것만으로도 불결한 오해를 살만하니까요."
"그정도야 아니더라도 러브호텔이 너무 많아.
이 사회가 다시 모계사회로 변화해 가는 징조가 아닐까?"
"지조야 있겠죠?"

"몰라. 지조있는 사람은 정조도 있게 마련인데
여기 올 정도의 사람이라면 남자는 단순히 숫컷 역할만 할테고, 여자가 가임여부를 결정해서 애기를 낳고 싶으면 낳고 숫컷이 맘에 안들면 피임하거나 지워버리겠지.
모든 숫컷이 맘에 들었다면 피임없이 정자를 받아들일테고 그러면 결국 누구 씨앗인지 알수 없는 때도 있겠지.
이 사회가 불륜을 조장하는 분위기를 계속 유지한다면 결국은 여자가 지배하는 모계사회로 환원될 수 밖에 없겠지."

"비약이 심하긴 하지만 일리 있는 말 같아요."

"그래, 논리 비약이겠지.
씨를 모르고 낳은 애를 인정하는 방법은 모계성을 따르는 방법일텐데, 점차 민법의 가족법도 그런 형태로 개정되가고 있잖아."

"전 모계성을 따르더라도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불행의 시작일 뿐."

"불행하지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열달간 품어 낳는 일이 왜 불행해요?"

"아이가 언젠가 클텐데 ..."

한참의 침묵이 흘렀다.
라디오 채널을 음악방송에서 뉴스방송으로 옮겼다.
왁자지껄한 뉴스가 전해지면서 침묵의 공간을 메워나간다.
따뜻한 손길이 허벅지에 전해졌다.
떨림이 느껴지는 손길이 그 안쪽으로 파고 들어와선 가만히 상징의 외형을 따라 움직인다.
자동기어 변속기로 가로막혀 있는 장애물을 딛고 살포시 단아한 머리결이 내려 온다.
바지 위로 더듬는 입김이 있다.
애타는 호흡이 있다.
부드러운 손길이 어느새 바지 자크를 내리며 한움큼 물린 입술의 뜨거움이 있다.
나는 머리결을 따라 귓볼까지 가만히 손으로 쓸어주었다.

"다 왔어."

집으로 들어가는 긴 나무터널 앞에서 엎드려 있는 숙을 일으켜 세웠다.
"들어와요. 샤워 좀 하고 옷 매무새 좀 고친 후 가세요."

"종일 운전을 했더니 다리가 아프긴 하네."

한 낮의 태양이 나무가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대문을 열자 세퍼트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컹컹 짖는다.
현관문을 따고 들어서니 밤샘한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눈에 익은 대청의 기물들을 뒤로 하고 성큼 안방으로 들어서며 침대위로 벌렁 누웠다.
대자로 팔 벌린 채 드르렁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 들고 싶다.

"좀 씻어요. 겉옷도 벗고..."
방으로 들어서며 나를 일으켜 세우려고 다가온 숙을 두팔을 벌려 끌어 안고 뒹굴어 버렸다.

"아이, 좀 씻어요. 땀냄새로 꿉꿉하지도 않아요?"

"아무 생각도 안나. 그냥 이렇게 잠시만 안고 있자."

재잘거리는 예쁜 입술을 덮어 버렸다.
바둥이며 자리를 피하려는 그녀의 몸짓이 오히려 퍼득이는 배스의 손맛보다 더 좋다.
겉 옷 사이를 뚫고 손뚜껑같이 거친 내 손은 방황하듯 그녀의 몸을 탐하고 있다.
점차 가빠진 호흡을 느끼며 끌어 안은 몸에 더욱 밀착해갔다.
그녀의 상의를 벗기며 텁텁한 입술로 매끄러운 피부의 감촉을 마음껏 향유해갔다.
뒤틀리는 허리 사이로 손을 넣어 모처럼 입었을 바지를 아래로 밀어 버렸다.
꽃잎이 수놓아진 팬티위에는 어제밤 치룬 정액을 처리하지 못한 딱정이가 앉아 있었다.
몸부림 치며 서로에게 밀착하며 탐닉하는 사이 내 옷도 한올 남김 없이 침대 바닥에 나뒹굴었다.
거대한 좆을 성숙하지 않은 듯한 처녀 보지 깊숙이 박아 버렸다.
조임도 없이 단지 경험 부족에서 오는 뻐근함이 오히려 환상적인 기분을 불러왔다.
"이봐요. 옷만 벗겨 놓고 코를 골면 어떻해요?"

좆을 보지에 꽂은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 들었나 보다.
천둥같은 고함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해가 서산을 넘어 어둑어둑해졌다.

"엉, 내가 잤어?"

"그냥 골아 떨어질거면 차라리 씻기라도 하지.
애만 태우게 몸에다 꽂곤 코를 골며 잠에 떨어져버리면 어떻해요?
내가 그렇게 우스운 여자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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