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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12 1,474회 0건
영후의 가출 1.
영후는 발 길 닿는데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어제 새벽 가족들이 모두 잠든 틈을 타 우선 필요한 것 몇가지와 그동안 준비해 두었던 100여만원을 주머니에 넣고 무작정 길을 나선 것이다.
정해 놓은 곳은 없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전혀 이해해 주지 못하는 가족들과는 함께 생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들과 함께하는 공간은 늘 삭막하고 꽉 막힌 콘크리트 벽 같은 느낌이었다.
상당 기간동안을 고민하고 준비한 끝에 결단을 내리고 드디어 어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영후는 각각 세 살 터울인 누나와 연년생인 여동생 이렇게 4형제가 있는 집안에서 자라났고 어릴 때부터 놀이, 취미 생활등을 세 누이들과 주로 함께 했기 때문인지 유순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다.
부친이 중견기업을 운영하고 있어서 생활하는데는 전혀 궁핍하지 않은 그였고 머지 않은 장래에는 부친을 이어 그 기업의 후계자가 되어야 하는 귀한 아들이었다.
이른바 자신의 마음 먹기에 따라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어린 시절 부친의 사업이 어려웠을 시기에는 어머니도 함께 생활 전선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으므로 그는 주로 누이들에 의해 돌보아지게 되고 성장하게 되었다.
여섯 살 많은 큰 누나가 어머니 역할을 하면서 그를 키워 왔고 심지어는 누이동생까지도 그를 귀여운 동생 다루듯하는 여건 속에서 자라왔다.
그가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갈 때 쯤엔 부친의 사업이 제자리를 잡아 날로 번창하게 되었고 그의 등록금 걱정이 태산 같던 부모와 누이들이 한 숨을 놓게 되었다.
그를 제외한 그의 세 누이들은 그와는 다르게 활달하고 외향적이라 두 누이들은 스스로가 학비를 벌어가면서 대학을 다녔었다.
낯선 사람을 만나면 수줍음을 잘 타고 주변머리 없는 그로서는 알바이트나 남 밑에서 일하면서 학비를 번다는 것이 쉬운 노릇이 아니었었다.
다행히 부친의 사업 번창으로 그는 그런 걱정을 덜어버릴 수 있었지만 자신의 적성과는 무관한 법대에 들어가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는 어릴적부터 디자인이나 공예등에 취미가 있었고 그 분야에서는 그의 성격과 상관없이 충분히 제 적성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엄한 부친의 뜻에 따라 그는 일류 대학의 법대를 지원하여 수석은 아니었지만 비교적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을 하였다.
이제 겨우 법대에 합격하였을 뿐인데도 그의 부모는 마치 아들이 판검사가 된 것처럼 기뻐했고, 친지들을 초대하여 성대한 잔치까지 벌였었다.
그만큼 독자인 그에게 거는 가족들의 기대가 컸었고 반대로 그에게는 그것이 무척이나 부담이 되었었다.
그의 부친은 경찰대학을 나와 지방의 소도시에서 경찰 생활을 했었다.
그러나, 간혹 보는 새파랗게 젊은 검사들에게 자기의 윗사람들이 쩔쩔매며 굽신거리는 것을 자주 보게 되자 경찰이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꼈다.
비교적 부유한 집안 출신 탓인지 그는 항상 자신감이 넘쳐 있었고 리더쉽이 강했다.
그런 성격 때문에 그는 윗사람들과 잦은 충돌이 있었고 드디어 경찰복을 벗어버렸다.
자기 부친의 재산을 담보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사업 초기에는 자기 부친의 재산을 탕진하는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수천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견기업체의 회장으로 가끔 매스컴도 타는 이른바 u잘나가는 기업가e였다.
경제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그는 자신의 명예를 위해 자기의 아들이 판,검사의 길로 가기를 원했다.
본인의 적성은 상관이 없었다.
영후의 부친은 어릴적부터 아이들을 엄하게 대해왔고 성격적으로도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 그의 자식들은 그의 지시에 무조건 순응해야 했다.
영후는 거역할 수 업는 부친의 명령을 따라 학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 수업은 도무지 딱딱할 뿐 재미가 없었고 과친구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법전에 매달려 사는 삭막하기 그지없는 캔버스 생활이었다.
그는 부모의 눈치도 있고 해서 그럭저럭 1년은 학교 생활을 버텨 내었다.
대학생이면 이 사회에서는 성인이 된 셈이고 학교나 일상 생활에서 타인의 간섭이 없는 자율적인 생활이 주어지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책임질 일이나 큰 사고를 치지 않는 범주에서 젊은 날의 청춘을 맘껏 발산할 수도 있는 것이 대학시절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영후의 부친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영후는 기본적인 귀가시간부터 부친에게 통제를 받아왔고, 흔한 인터넷 구경도 자주 할 수 없었다.
그의 부친이 영후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판검사 였다.
사실, 영후가 마음먹고 학업에 매달리면 그의 부친이 원하는 바를 못할 것도 없었다.
영후는 고교때 주변에 친한 친구가 없었고 오로지 공부를 취미 삼아 생활했으므로 마음 먹기에 따라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과 머리가 있었다.
학교와 가정에서 통제를 받던 고교시절이 지나고 아무런 간섭이 없는 대학 생활을 보내면서 영후는 차차 나태해지고 있었다.
풍부한 용돈으로 술친구도 제법 사귀었고 돈 쓰는 법과 돈 쓰는 재미도 조금씩 알게되었다.
그렇다고 밖에서의 나태한 생활이 집에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부친의 불호령이 무서워 집에선 얌전히 공부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영후의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영후는 힘든 이중생활을 지속했다.
그러던 어느날, 영후는 술 한잔 걸친 채 집으로 걸어오다가 불현듯 자신의 생활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밖에서의 자신의 행동이 방황일 뿐 자신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적성에 맞지 않는 학업에 매달리는 것도 자신이 없었다.
영후는 당분간 모든 것을 잊고 멀리 여행을 떠나 버리고도 싶었다.
2학년이 시작되기 전에 뭔가 지금의 분위기를 탈피하고자 많은 고민을 하였다.
그러다가 그가 결론을 내린 것은 군입대였다.
어차피 대한민국의 사나이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곳 아닌가.
사실 그는 군생활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온 터이지만 부모가 정해 놓은 지금의 울타리안에서는 도저히 희망이 없었고 그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군 입대가 낳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였던 것이다.
그렇게라도 지금의 환경에서 몇 년 벗어나 있으면서 자신의 진로를 재고해 보고 싶었다.
그는 부친에게 그 뜻을 전했다.
u1학년 마치고 군에 입대할까 합니다e
그의 부모는 대학 입학후 말수가 적어진 그의 입에서 갑자기 군대얘기가 나오자 상당히 놀라는 눈치였다.
u군대? 갑자기 웬 군대야?e
u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미리 갔다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e
u벌써 군에 갈 나이가 됐나? 세월 빠르군e
그의 부친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가볍게 한마디 했다.
u생각 좀 해보자. 요즘 같은 세상에 군에 꼭 갈 필요 있나? 앞으로 중요한 일을 할 사람을몇 년씩이나 썩게 할 필요가 있나?e
u대한민국의 사내라면 당연히 마쳐야 할 병역의무입니다&eacut e;
영후는 자신이 판검사가 될 것으로 김치국부터 마시는 부친의 생각에 반발심이 일었다.
u생각 좀 해보자. 오늘은 이만 건너가거라e
조용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하는 부친의 말을 들으면서 영후는 안방을 나왔다.
아무래도 그가 계획했던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니가 그를 불렀다.
u우선 공부에만 열심히 매달려라. 법무관으로 빠지는 길도 있고, 정 안되면 다른 방법도 많이 있으니까 다른 생각 말고 ...e
u돈으로 병역을 해결하실려구요?&eacut e;
u돈이든 뭐든 엄마,아빠가 알아서 할테니까. 그런 걱정은 말고u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없었다.
어차피 부친의 뜻은 정해진 것이고 어머니를 통해 영후에게 전달된 것 아닌가?
u알겠습니다. 저 건너 갈께요e
허탈하고 씁쓸했다.
그에게 있어 최선의 탈출구였는데 이젠 그 길이 막혀버리게 된 것이었다.
마땅히 다른 핑계거리가 없었던 영후는 부모의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었고 갈등과 방황의 골은 깊어만 갔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그 지긋지긋한 학교생활로 복귀하게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법전에는 관심이 없었고 혼자 있는 시간만 많아졌다.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그는 원룸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부친이 고시원이나 도서관보다 조용하고 깨끗한 방을 하나 얻어 주겠다고 하시더니 학교 근처에 있는 고급 원룸을 임대해 주신 것이다.
그는 우선 집에서 나와 혼자 생활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였다.
하루에 한 번 씩은 어머니가 들르시긴 했어도 난생처음 혼자만의 공간을 갖게 된 것이 그나마 그에게는 다행스런 일이었다.
주머니엔 항상 두둑한 용돈이 있었고 이젠 그가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던 간섭할 사람도 없었고 귀가시간 제한도 없었다.
공부는 취미없고 혼자 넓은 공간을 뒹굴다가 그가 생각해 낸 것이 섹스였다.
사실 그에게는 아직까지 변변한 이성 관계가 없었다.
어릴적부터 아는 여자 친구는 많은데 말 그대로 친구일 뿐이고 여자들 쪽에서 먼저 이성적인 감정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진정한 이성 친구는 없었다.
고교시절엔 공부 잘하고 조용한 성격 탓에 뒷자리에 앉은 급우들로부터도 괴롭힘을 받은 적은 없었다.
물론 그당시만 해도 부친의 사업이 잘 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부유하지도 않았고, 체격이 썩 좋은 것도 아니었으며, 남 앞에 나서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껄렁한 친구들이 시비를 걸어온 일이 없었다.
집안 형편은 별로였지만 조용히 공부만 열심히 하는 탓에 오히려 그들은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대해 주었고, 다른 친구들이 시비를 하면 오히려 영후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고3 때는 어느 정도 뒷자리 친구들과도 사귀게 되었고 그 친구들은 자기들이 보고 난 도색잡지를 그에게 물려 주기도 했다.
영후는 간혹 그 도색잡지를 화장실에 앉아 탐독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가끔은 그들과 야유회도 함께 갈 정도로 친밀해져 있었다.
고교 졸업후 영후와 친구들은 서로 다른 각자의 갈 길로 가게 되어 그동안 1년 넘게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 친구들 중 리더역할을 하던 친구가 a상필a이었? 쨉?중학때 씨름선수 였다고 杉?
근육이 잘 발달된 굵직한 몸매에 팔뚝이 엄청 굵었고 힘이 좋은 친구였는데 호남형으로 생겨 여학생들에 인기가 많았던 친구였다.
한 번은 그들과 강촌에 야영을 간 적이 있었다.
텐트 안에서 영후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는데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더듬는 느낌을 받았다.
아침에 일어나 생각을 해보니 잠결이어서 확실친 않았지만 누군가 자신의 성기를 만졌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후의 기척에 놀라 급히 손을 뺐던 탓인지 영후의 바지 지퍼가 그대로 열려 있었고 속옷의 상태가 헝글어져 있었다.
영후가 주위를 들러보니 잠자리 위치로 보아 범인은 상필일 가능성이 컸었다.
그러나 잠결에 일어난 일이라 확실치 않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 영후는 그때 일을 자기 마음속에만 묻어 두기로 하였다.
그 후 부터, 영후는 자신을 대하는 상필의 눈빛이 왠지 끈적거린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모른 척 넘겨 버렸었다.
영후가 하릴없이 원룸에서 뒹굴고 있을 때 지나간 그 일이 생각난 것이었다.
여학생들에게 둘러 쌓여 있는 잘생긴 상필의 모습이 떠올랐고, 상필과 가장 오랜 기간 사귀었던 a은정a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녀는 고2때 퇴학당하고 가출하여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함께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그녀를 만날 때 상필은 자주 영후를 불러내곤 했었다.
노랑머리에 진한 화장과 향수 내음으로 영후는 그녀를 만날 때마다 정신이 어지러워지곤 했었다.
그녀 입장에서 보면 상필과 둘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영후가 꼭 끼어있으니 영후를 보는 그녀의 시선이 영 곱지 않았었다.
영후는 연인끼리 만나는 자리에 자기를 불러댔던 상필의 의도를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은정의 섹시한 얼굴과 향수 냄새는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남아 있었다.
영후는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갑자기 자위를 하고픈 생각이 들었다.
그는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손으로 자기의 성기를 잡고 주물럭거렸다.
그녀가 그 자리에 와 있는 것으로 상상하며 눈을 감고 성기를 쓸어 대었다.
친구들에게 자위 방법을 배우긴 했어도 실제 해보긴 처음이었다.
그가 생전 처음으로 시도해 보는 자위 행위였지만 그녀의 요염한 자태를 머릿 속에 떠올리자 순식간에 그의 성기가 발기되어 버렸다.
그린고는 그의 손놀림이 좀 더 빨라지더니 얼마 못가서 사정을 해 버리고 말았다.
줄기차게 뻗어나간 분비물은 상당량을 바닥에 쏟아 내었고 그는 환희와 경악이 교차하는 표정을 한동안 짓고 있었다.
그는 성적 지식이나 경험이 없었으므로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 처음 한동안은 겁이 나기도 하였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자 그는 자기가 경험했던 그 것이 쾌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섹스의 흥분과 쾌감 그리고 쏟아져 나오는 분비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영후는 바닥에 흥건한 자신의 정액을 손으로 찍어 냄새를 맡아 보았다.
밤꽃향의 비릿한 냄새가 느껴졌다.
어쨌든 영후는 그 날 놀라운 경험을 했고 그 일이 끝난 후의 허탈감에 그대로 한참을 누워 있었다.
그 후부터 그는 매일 한 번 이상을 자위 행위에 몰두하였다.
며칠이 지나자 자위의 대상이 상상 속의 은정에서 여성잡지, 포르노잡지의 모델로까지 확대되었다.
한 달 정도가 지나면서 그는 자신의 용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섹스 장면을 상상할 때면 외국 포르노스타들을 떠올렸고 여성잡지에 나오는 광고모델의 얼굴을 보면서 수음을 하곤 했다.
자위의 횟수가 많은 날은 하루에 서너번 할 때도 있었다.
영후의 자위 횟수가 늘어나면서 그는 여성지의 화장품 모델이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새하얀 바탕에 가늘고 깔끔하게 그려진 눈썹과 아름답게 조명감을 준 눈, 스미듯 채색된 볼, 뚜렷한 립라인과 색정적인 입술등이 영후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영후는 잡지의 모델들처럼 그 자신도 화장을 진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어릴 때 누이들이 장난삼아 그에게 화장을 해주었던 생각을 하며 그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자신이 여자가 되어 듬직한 상필이의 품에 안겨있는 장면도 상상해 보았다.
그런데, 남자인 자신이 여장을 하고 친구에게 안겨 아양을 떠는 상상을 하자 순식간에 그의 성기가 발기해 버렸다.
그리곤 그는 상필과 성관계를 하는 상상을 해대며 자위를 했다.
은정일 대상으로 할 때 못지 않는 큰 흥분과 쾌감이 있었다.
영후는 자신의 희한한 상상과 그에 따른 신체의 변화가 놀라웠다.
그때부터 그의 생각과 생활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그 후, 그의 뇌리에는 화장을 해 보고 싶다는 욕망이 들기 시작했다.
화장을 하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했고 누이들의 화장품이 생각났다.
그리고, 원룸 생활을 시작한 후 거의 집에 들르지 않던 그가 집에 들르는 일이 잦아졌다.
누이들이 없을 때 그녀들의 방에 들어가 화장품 도구를 한,두개씩 집어왔고 어느 날은 스타킹,브라자까지도 집어오는 날이 있었다.
처음에 그는 큰누나의 적갈색 립스틱을 입술에 칠하고 거울을 보았다.
예쁜 입술이었다. 야릇한 감정이 솟구쳤다.
그는 대략 수집한 여장 소품들을 이용하여 잡지 모델을 흉내내는 얼굴 화장을 시작했다.
머리에는 가발 대신 넓은 수건을 둘러 쓰고 서툴지만 여자 얼굴을 만들어 보았다.
거울에는 영후 대신에 머리에 수건을 두른 야한 여자의 얼굴이 있었다.
영후는 흥분 되었다.
순식간에 팬티를 내리고 거울을 향한 채 자위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그동안의 자위시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기분을 만끽했다.
자신이 여성이 된 것으로 상상하며 화장한 얼굴을 거울에 비추며 자위를 한 것이었다.
상대 남자는 주로 상필일 떠올렸지만, 간혹 포르노잡지에서 보았던 두툼한 입술의 흑인들도 동원되었다.
은정일 상상하며 자위할 때보다 더 강렬한 성적 기운이 솟구쳤고 사정시의 쾌감도 훨씬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차츰 대담해져서 애인 선물 핑계를 대고 화장품가게, 란제리점 까지 스스럼없이 들어가는 용기가 생겼다.
속옷, 가발, 하이힐, 화장품등을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하였고 그것들을 이용하여 여장과 자위행위를 즐기곤 하였다.
그는 한바탕 일을 치르고 나면 그 물건들을 모아 옷장등에 잘 숨겨 놓았으므로 가끔 가족들이 방문하더라도 들키는 일이 없었고 몇 달동안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영후는 그렇게 자신만의 공간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자위를 즐기며 한동안 환상적인 날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는 즐기는 동안에 방문객이나 전화가 올 것에 대비하여 문을 걸어 잠그고, 전화와 휴대폰을 모두 꺼버렸다.
그렇게 혼자 만의 신나는 성적 체험을 즐기다가 아침이 되면 출근하듯 의미없는 등교 길에 나섰고, 강의 시간에도 오로지 집에서 즐기던 생각에만 몰두하는 비정상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교수님의 강의 내용은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오늘은 볼연지, 입술, 아이섀도우 색상을 어떤 걸로 해 볼까? 등의 잡생각들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영후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고 몸만 왔다가는 강의실이었다.
영후는 나날이 화장과 여장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으며 저녁식사 후에는 아예 브라와 팬티스타킹 차림으로 생활할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결국 일이 터져 버렸다.
영후는 그날도 일일행사인 여장을 다 끝내고 수음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가족들이 그의 아지트로 몰려온 것이다.
영후는 그날이 자신의 생일이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가족들은 그와 전화 연락이 안되자 그를 위해 생일 케익과 선물 꾸러미까지 들고 찾아 왔던 것이었다.
저녁 7시쯤이 되었을까?
그 때 영후는 저녁까지 생략한 채 화장을 꼼꼼이 하고 자위행위에 몰두하고 있었다.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영후는 한참 달아오른 상태로 조금만 더 진행하면 되는 마무리 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계속 울려대는 초인종 소리를 못들은 척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족들은 집안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는 혹시나 해서 관리사무실의 스페어키를 가져왔다.
영후는 분홍색 하이힐을 신고 엉덩이를 흔들며 워킹겸 자위행위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 손은 분홍색 핸드백을 들고 또, 한 손은 자신의 성기를 잡은 채로...
이젠 곧 사정이 되면 그 날 게임은 끝날 터였다.
자위가 끝나면 손쉽게 벗어 치울 수 있는 간단한 여장 차림으로 아침까지 있곤 했다.
헌데, 갑자기 자물쇠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대문이 열려 버렸다.
거실에서 야한 옷차림으로 서있는 영후와 그의 가족들의 눈이 마주쳤다.
양 쪽이 함께 질겁을 하며 놀랬다.
함께 온 관리사무실 직원도 u억!e 소리를 낼 정도로 놀라고 있었다.
u어!e
u어?e하는 사이에 순간적으로 영후는 욕실로 뛰어 들어가 버렸고 손잡이를 눌러 버렸다.
중년의 관리실 직원은 자기가 헛것을 본 모양 눈을 비비더니 영후의 부친에게 한마디 던졌다.
u이상하다. 이 건물에 여자는 들어 온 적이 없었는데...사장님. 혹시 댁의 아드님이...e
영후의 부친 역시 잘못봤나 해서 눈을 크게 뜨고 있던 참이었다.
u글施? 낸들 알겠오?. 내 아들놈이 야한 아가씨를 사귀나 봅니다e
u그래요? 이상하단 말이시. 여자는 분명히 올라간 적이 없었는데...e
u내가 알아볼테니 아저씬 그만 내려가 보시요e
영후의 부친은 관리실 직원에게 몇 푼 건네주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u야간 근무하려면 힘들텐데 야식이라도 사 드시요e
u녜? 아.예...고맙습니다. 뭘 이렇게나 많이...그럼 저는 내려가보겠습니다. 수고하십시오!e
가족들이 집안으로 들어왔고 영후의 모친이 욕실 문을 두드려 영후를 거실로 나오게 하였다.
영후의 해괴한 차림새를 다시 보고는 그의 어머니는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u네가 영후 맞니?e
영후는 난감했다. 하이힐과 가발만 겨우 벗어버린 상태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구석에 서 있었다
그의 부친이 다가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영후에게 물었다.
u너! 뭐하는 거냐?e
u죄송합니다. 아버님e
u이게 도대체 뭐야! 뭐하는 거냐고!u
u죄송합니다e ; ; ; 영후는 부친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고개 숙인 채 용서를 빌었다.
u이건 완전히 미친 놈이구만e
갑자기 영후를 향해 발길과 욕설이 날라왔다.
u이런 미친 눔 새끼. 뒈져 버려e
배를 맞고 쓰러지려는 영후에게 뒤이어 억센 주먹이 몇차례 더 날아 왔고 결국 영후는 바닥에 엎어져 버렸다.
그의 부친은 그래도 분이 안풀린 듯 이번에는 엎어져 있는 영후의 옆구리와 등을 몇 번 더 걷어차 버렸다.
u뒈져버려라. 이눔에 미친새끼e라는 소리와 함께 그의 부친이 씩씩거리며 나가버렸다.
영후는 급소를 맞아 한동안 숨이 막히기도 하면서 부친의 몰매를 고스란히 받았다.
그리고 그렇게라도 일이 터져 버린 것이 차라리 잘됐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차피 누군가가 막아주지 않으면 자신의 그 기묘한 생활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고 결코 스스로의 의지로는 자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의 부친에게 두들겨 맞을 때 순간적으로 통쾌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의 부친이 나가자 누이들이 주저 앉아있는 어머니를 부축해 일으켜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 집안을 한 번 둘러보다가 자신들의 눈에 익은 화장품, 속옷등을 발견하였다.
그의 누이들은 그때서야 자신들의 옷가지며 화장품이 왜 사라진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이제 그녀들의 표정은 놀라움이 아니고 경멸이었다.
u야! 이영후!e 큰 누이가 소리쳤다.
영후는 말없이 고개를 들어 누이를 쳐다 보았고 똥이나 벌레를 보는 듯한 두 누이의 눈빛을 보았다.
두 누이의 시선이 계속 영후의 얼굴과 몸을 훑고 다녔다.
u이영후! 너무 예쁘다. 미인대회 나가도 되겠네e
u저거 돈 거 아냐?e
두 누이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영후는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에 어떤 비난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영후가 일류대학 법대에 진학한 후부터 두 누이와의 사이가 벌어져 있었다.
부모의 관심이 그때부터 온통 영후에게만 쏟아지자 누이들이 질투가 난 것이었다.
영후는 영후대로 적성에도 맞지 않는 길을 택하게 된 탓에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라 사소한 일로 누이들과 다투곤 했었다.
그동안 누이들에게 화해를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잘난 사람하고 무슨 얘기를 하느냐는 비아냥만 듣고 말았다.
몇차례 그런 일이 있고 나자 영후도 짜증이 났고 누이들에게 신경을 꺼버렸다.
그러던 차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누이들 입장으론 꽤나 고소하고 통쾌한 듯 했다.
u엄마 꺼는 어딨지? 안보이네. 그리구...막내 꺼도 있을텐데...e
u집안에 도둑놈을 키웠나봐e
u얘는. 도둑놈이 뭐니? 이씨집안에 잘난 왕자님한테...e
u그런가? 근데. 이젠 왕자가 아니고 공주님이라고 해야되는거 아닌감?e
누이들은 킥킥대며 웃었다.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영후의 어머니는 정신을 차리고 일어섰다.
u집으로 돌아가자e 영후를 보지 않고 지나치면서 한마디 하곤 밖으로 향했다.
영후의 사생활은 그렇게 박살이 나버렸다.
화려했던 이른바 a시디생활a이 그렇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영후는 집으로 끌려 들어가 한동안 방안에 갇혀 지냈고 자기 스스로도 자숙하는 의미로 죄인인양 조용히 지냈다.
마음을 고쳐 먹고 책도 잡았다.
낮엔, 고교 시절 학업에 전념했던 생각을 하며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고 잠자리에 들 때는 원룸에서 있었던 여장 장면을 지우려 노력하기도 하였다.
영후는 그렇게 며칠동안 반성과 재기의 나날을 보냈으나 가족들은 여전히 그를 냉랭한 눈으로 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영후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심정을 조용히 고백하였다.
그나마 자신을 이해해 줄 사람은 마음 약한 어머니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마음을 고쳐 먹었고 공부하는 습관도 찾았으니까 학교에 나가겠노라고 말씀드렸다.
어릴 때부터 하나 뿐인 아들을 무척이나 귀여워해 주시던 마음 약한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u영후야. 내아들아. 니가 어쩌다 이지경이 됐니?e
u엄마.용서하세요&ea cute;
통곡하듯 울음을 터뜨리는 어머니 앞에 영후가 할수 있는 말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를 끌어 안고 그 역시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의 어머니는 그동안 꾹꾹 참고 있었던 울음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 같았다.
저녁에 가족들이 돌아 왔고 어머니에게 얘기를 전해들은 그의 부친은 한마디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누이들의 경멸하는 눈 빛은 그 순간에도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
영후는 짜증이 났다.
자신이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더구나 이젠 마음을 고쳐 먹겠다는데도 전혀 가족들의 태도에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영후는 큰 소리 칠 입장이 아니었다.
그날은 그냥 참고 자기 방으로 돌아가 책을 펴 들었다.
다시 며칠이 지나자 영후는 용기를 내어 그의 부친에게 직접 부딪치기로 하였다.
u아버지. 저 드릴 말씀이 있읍니다e
퇴근해 들어오는 부친에게 영후가 말을 걸었지만 그의 부친은 그를 한 번 힐끗 쳐다 볼 뿐 대꾸도 없이 방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u미친 놈e 하며 욕설하는 표정이 그의 눈앞에 아른거렸으나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u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읍니다e
u미친 놈e 그의 부친에게서 돌아오는 말은 그한마디였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뱉는 부친의 분위기가 폭발 직전임을 깨달은 영후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와 버렸다.
u미친놈 새끼!e
중얼거리듯 뒤통수에서 들리는 부친의 그 한마디에 영후는 전율을 하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닦칠 것을 예감하였다.
그리고 그다음날 a삐뽀a소리와 함께 앰블런스가 달려왔고 영후는 항거할 새도 없이 억센 간호사들에게 끌려가 정신병원에 쳐 넣어졌다.
폐쇄된 감방같은 곳에서 한 달여를 보내고서야 전문의가 상담을 시작했다.
화가 잔뜩 난 영후의 부친이 일부러 그리한 것 같았다.
그곳에선 정상적인 사람도 순식간에 정신병자가 되어 버릴 것 같은 분위기였고 영후는 진짜로 정신병자가 되어 버릴까 걱정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성적 정체성은 분명히 남성이고 다만 성욕 해결을 위해 여장의 모습이었다고 스스로에게 확인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도 하였다.
그곳에서 영후는 많은 심적인 갈등을 겪었지만 어느 정도의 평온을 되찾았고, 예전의 그로 돌아가 학업에 전념하는 모습도 그려보며 퇴원의 날을 기다렸다.
하루, 이틀, 사흘...
그 곳에서의 기다림의 시간은 너무도 길었다.
영후는 인내를 가지고 본능을 자제해 나갔으나 그곳에 갇힌지 이십일이 넘어가자 드디어 반발심리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면서 탈출을 생각했다. 물론 병원에서의 탈출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자식을 벌레 대하듯 하던 부친과 냉랭한 분위기의 가족으로부터의 탈출을 계획했다.
다시, 십일이 지나 전문의와의 상담이 시작되었을 때는 이미 영후가 그 병원을 나서기 위해 상담 각본을 짜 놓은 후 였다.
영후는 전문의에게 단계적으로 치료 되어가는 듯한 인상을 계속 심어 주었고 다시 한 달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그 병원 문을 나서게 되었다.
그의 부친은 그가 퇴원을 하자 입원 전과 마찬가지로 일체 외출을 금하고 집안에서만 있게 하였다.
밤, 낮으로 고용된 경호원들이 정원을 지켰다.
영후의 방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방 안에서까지 영후를 삼시하고 있었다.
영후는 몰래카메라를 역이용하여 기회가 올 때까지 얌전히 지냈다.
답답할 땐 책과 씨름하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영후는 경호원들의 배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탈출 계획을 세웠고 가족들에게는 정상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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