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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21 607회 0건
이민기(移民記)

이 정우 (나이 16세) : 주인공.
김 수정 (나이 31세) : 15에 가난한 집을 위해 모 그룹의 총수에게 팔려가 16에 정우를 낳는다.
정우를 낳기 전에 총수가 죽어 상당액수의 위자료를 받아 ?겨난다.
아들 정우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갈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을해 현제 아들을 키우며
집안일을 하는 전업 주부로 생활한다.

“정우야! 할애비가 가르쳐준 것 잊지 말고 매일 하거라. 그래야 양코쟁이들한태 책잡히지 않는다.”
“내 할아버지 걱정마세요.”
맑은 눈망울을 한 7~8세 남자아이가 자신의 할아버지를 보며 당차게 대답을 한다.
“아버지 너무 걱정 마세요. 그리고 건강 주의 하시구요.”
“내 걱정 말아라. 니 애미 떠나보내고 내가 살아봐야 얼마를 더 살겠니.”
“흑흑. 아버지 그런 말씀 마시구요. 때 되면 꼭 찾아뵐게요.”
톡닥 토닥
“내가 너에게 몹쓸 짓만 했구나. 미안하다. 아무쪼록 가서는 잘살아야한다.”
“예. 정우야 할아버지께 인사 들여야지.”
“할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오냐. 인석아. 건강하거라.”

이렇게 나와 엄마는 미국에 왔고 그날 이후 할아버지를 더 이상 볼 수는 없었다. 우리가 미국에와 자리를 잡아 연락을 했을때는 이미 할아버지의 49재도 끝이 났었기 때문이다.
엄마와 난 플로리다 북부의 조용한 탤러해시 외각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 에는 플로리다 주립대가 자리하고 있는 주(州)정부의 교육적 열기가 상당히 높은 곳 중의 하나이다.
“바비~~이. 어서 아침 먹으렴.”
아름다운 해변이 보이는 마당에서 아침 운동중인 나를 부르는 분은 바로 나를 대리고 이민을 온 아름다운 어머니이다.
“예. 지금가요.”
나의 어머니는 16의 아들을 둔 어머니이기에는 너무 젊은 31살이다. 자세한 설명은 못 들었지만 어머니의 인생이 결코 순탄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는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기에 되도록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은 하지 안으려하는 중이다. 그래서 얼마전 고등학교 풋볼 팀에서도 탈퇴를 했다. 다치지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하시는 어머니가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뭐 에요?”
“오늘에 아침으~은 짜자~안!”
“와~! 청국장이잖아요. 어디서 나셨어요. 구하기 힘들었을 탠데.”
“후후. 어제 한인회관을 갔는데 한국에 갔다 오신분이 소포로 보내신 걸 찾아왔다. 세관원 눈치 좀 봤지.”
어린아이 마냥 자신이 한일을 뽐내는 듯한 어머니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아 ~! 구수한 이 맛. 할아버지 집에서 먹던 것과는 좀 다르지만 역시 맛있어요.”
“그래 만이 먹으렴.”
수정이 보기에는 아들 정우는 정말이지 잘 커주었다. 177정도의 키가 이곳 아이들에 비하면 외소 해 보였지만 어려서 잔병치례 한 번 없이 건강했고, 성적도 언제나 상위권이었다. 또한 어른에게 공손하고 언제나 밝은 모습이 한인회뿐만 아니라 인근 주변이나 학교에서도 상당한 평판을 듣고 있었다. 그런 정우의 모습은 엄마로서 언제나 가슴 뿌듯한 마음뿐이었다.
“정우야~! 축구를 못하게 되어서 서운하지.”
“아니요. 저야 어차피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를 할 것이지 축구선수의 길을 갈건 아니잖아요. 조금 일찍 그만둔 것에 지나지 않아요.”
언제나 정우는 사람을 배려할줄 알았다. 지금만 해도 자신이 걱정한다는 말 몇 마디에 4년 가까이 정을 붙인 풋볼을 그만 둔 것이다. 그런데도 전혀 서운한 티를 내질 않는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자신이 정말 아들 하나는 번듯하게 낳아 기르는 것 같았다.
“참. 수잔과는 요즘 안 만나니?”
“........”
“괜한 걸 물었구나. 미안하다.”
“.........아니에요..........”
“혹시 너 무슨 걱정 있는 건 아니니. 무슨 일이 있다면 엄마와 이야기하자. 응?”
얼굴을 붉히며 대답을 꺼려하는 듯한 정우를 보자 수정은 걱정부터 앞섰다.
“그런 것 아니에요. 어~ 학교 늦겠다. 이만 갈게요. 이따 뵈요.”

정우는 자신의 고민을 결코 엄마에게 말할 수 없었다. 어떻게 수잔과의 첫 경험을 이야기 하란 말인가. 이틀전 정수는 수잔과 첫 경험을 치루었다. 수잔은 학교 치어리더로 그 인기가 절정에 있는 아이인데 자신보다 조금 작은 키에 정말이지 아름다운 금발의 미녀였다.
수잔과는 어려서부터 학교를 같이 다녔고 처음에는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아니 처음에는 정수를 괴롭히는 아이 중 한명이었는데, [어려서부터 그 외모가 남달라 동내 뿐 아니라 인근에서도 그녀를 노리는 불량배들이 상당했었다.] 3년 전 그녀가 동네 불량배들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고 정우가 구해주는 일이 있었다. 물론 그 사건 이후 정수는 동네 불량배들에게 상당한 시달림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인회에서 암암리에 조직된 미르(용)회의 형들이 잘 마무리를 해주었다.
그 사건으로 수잔과 친구가 되었고 어느덧 서로 좋아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그리고 몇일전 꿈같은 첫 경험을 치루는데 자그마한 일로 서로는 결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주며 해어졌다. 그때의 일이 다시금 생각나자 정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이. 바비.”
“그래. 테리. 좋은 하루다.”
“그런데 정말이야?”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이지만 정우는 절친한 친구인 테리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래. 사실이야. 그런데 소문 빠르네.”
“말도마! 수잔이 베이론과 새로 사귄다는 사실은 교내 모든 학우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야.”
베이론이란 말에 바비는 가뜩이나 모인 미간을 더욱 찡그렸다.
베이론 R. 테일러.
190이 넘는 신장에 몸무게는 110Kg이나 나가는 거구로 이곳 유지의 아들이다. 금발을 짧게 깍은 잘생긴 아이이긴 하지만 자신과는 앙숙 중의 앙숙이다. 물론 베이론 역시 그 엄청난 덩치로 풋볼 팀에 동료였지만 어려서부터 인종주의에 물든 베이론은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들의 수괴쯤이었고 자신과는 벌써 10여 차례나 주먹다짐을 하였다. 그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자신이 수잔과 친하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베이론이 3년 숙원을 풀었군. 언제 만나면 축하나 해줘야겠네.”
“야~~아. 빠~~~아비. 흐흐 그럴 필요 없겠는데, 그 축하 지금 해주지 그래.”
이런 제길.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기득이나 기분 나쁜데 그 재수 더럽게 없는 베이론이 그의 뒤에서 거들먹거리고 서있었다.
“그래. 수잔 축하해. 베이론이랑 그렇게 서있는걸 보니 아주 잘 어울리는데.”
짜~악.
속마음과는 달리 너무나 차분히 말을 하는 정우가 미워보였던지 듣고 있던 수잔은 정우의 뺨을 올려붙이곤 스쳐 지나갔다.
“흐흐흐. 가시에 찔린 기분이 어떤가?”
능글맞은 웃음을 흘리며 사라지는 베이론까지 오늘 정우는 자신에게 마가 낀 것이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야~. 바비 그렇게 의기소침하지마. 너같은 남자라면 가랑이 벌리고 달려들 여자는 많을 거야.”
“그래 고마워 테리. 자 수업 늦겠다. 어서 들어가자.”

“다녀왔어요.”
“그래 학교는 재미있었니.”
“그럼요.”
“어서 씻거라. 뭐 먹을 거라도 좀 차려줄까?”
“아니요. 숙제가 있어요. 올라가 볼게요.”
“그래. 무리하지 마렴.”
수정은 아들의 볼에 키스하며 아들을 안아주었다. 어느새 자란 아들이 자신보다 훌쩍 컸지만 그래도 아직은 품안의 자식이라 생각하는 수정이었다.
“휴~우.”
이층의 배란다에 서서 플로리다의 푸른 바다를 보며 정우는 담배 한 모금을 머금었다. 운동을 하면서 끝었던 담배였지만 이제 운동을 하지 않으니 별 상관없었다.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자 다시 가슴이 묵직하게 가라앉는 것을 느끼는 정우는 다시금 담배를 입에 가져다 댔다.
“내가 그렇게 이상한 사상을 가지고 있는 건가?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참.”
정우의 고민은 이러했다. 수잔과의 첫 관계는 정말 황홀하다고 말해도 부족함이 넘쳐났다. 그와 수잔이 싸운 것은 관계를 가지고 나서 서로 나눈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정우는 영어를 사용하며 미국아이들과 생활해 나갔지만 상당한 부분 어려서 받은 할아버지와 어머니의 교육으로 한국적은 생각을 가진 아이였다. 미국에 와서도 잊지 않고 사용하는 모국어만 보아도 그렇다.( 모국어를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집에선 모국어만을 사용하는 엄마였다.)
정우는 당연히 수잔과의 관계가 처음 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상당 부분 준비하고 계획까지 세웠던 차였다. 그런데 관계 중에 주잔의 반응은 정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안고 울부짖던 수잔의 모습은 결코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수잔의 첫 상대자가 자신이 아니란 것에 화가 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은 수잔과 3년여를 만나왔고 수잔과 자신의 나이 이제 16이다. 그렇다면 수잔은 자신을 만나는 와중에 다른 사내와 첫 관계를 가졌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래도 수잔이 멋쩍을까 자신은 상당히 정중하게 물었다. 그런데 수잔의 반응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바비. 그것이 우리의 지금의 사이와 무슨 상관이지?”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난 조금 서운한건 사실이거든.”
“왜?”
“나와 넌 3년을 만났어. 난 네가 13살 전에 첫 경험을 했다고는 생각지 않아.”
“넌 지금 너와 만나는 기간동안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졌다고 이러는 거야."
“그래.”
“훗. 바비.”
조용히 부르는 그녀의 입술은 너무도 매력적이었지만 그녀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은 결코 부드럽지 않았다.
“지난 3년간 난 너와 교제한 게 아니야. 우린 친구사이였을 뿐이야. 이제야 우린 조금 더 우리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고. 너 혼자 너무 앞서갔다고 생각되지 않니?”
충격적이었다. 학교에서건 집에서건 수잔과 난 언제나 함께였다. 그런데 우린 고작 친구였고 이제야 조금 그 관계를 점진적으로 생각하자는 말이다. 순간 너무나 화가나 나는 수잔이 천해보였다. 이런 여자에게 나의 동정을 주었다는 자체가 수치스럽기까지 했다.
“하하하하하하하.”
“왜 그래?”
내 웃음이 조금은 불안했는지 수잔은 이불보로 자신의 상체를 감싸며 일어나 앉았다.
“됐어. 더 이상 너 같은 애를 볼일은 없을 거야. 그동안 앞서가서 미안하군. 하하하하하~~~!”
“무슨 소리야. 바비. 난 너가 좋아.”
“아니. 난 이제 니가 싫어. 지금 난 수치스럽기까지 해.”
“.........”
아무 말 없는 수잔을 내버려둔 채로 난 해변가에 있는 룸에서 나왔다.


-----> 추 신 <------
제가 야설을쓰던 도중 첫 번째 글인 "100*1000*10000"은 하드가 날라가는 바람에 글들이 지워졌지요.
두번째 글은 현재 상당히 많은 분량을 써놓고 연재중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번째 글까지 올리는 이유는 이글이 실화를 바탕으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다니던 배낭여행중 도움을 받은 한국인 부부의 이야기 입니다. 2틀간 머물면서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 두분의 이야기를 꼭 글로 남기고 싶다는 말씀을 들였고 두분은 허락하셔서 이렇게 쓰기 시작합니다. 연재중인것도 여유분이 있어서요. ^^*
본문에 이름, 지역 등은 가명과 본인의 허구에 의한 것이지만 두사람의 이야기의 전반적인 줄기는 대부분 사실입니다.
길지 않은 글이기에 완결을 지으며 뒷담을 이야기해 드리도록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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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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