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오감족 제 2장 변혁의 지구 35부



자리를 옮긴 그는 발토의 전신을 날카롭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는 위조 전문가 답게 눈썰미 하나는 타고난 사람이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대박을 잡은 느낌이 왔다. 도박판에서 높은 끗발을 잡았을때의 흥분감이 그의 온몸을 휘감아 왔다.... 하지만 내색치 않고 그에게 물어본다.....
“무슨 할말이 있으시오?”
발토는 생각보다 녹녹치 않은 그의 눈빛을 보며 들은 얘기가 사실일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흥분됨을 느꼈다..... 나이가 70은 되어 보이는 관록있는 부르터는 그런면에서는 발토보다 한수 위였다......
“부르터씨..... 사실 신분을 사기 위해 당신을 찾았소...... 확실한 신분을 만들어 줄수 있겠소?”
“쉿!...... 목소리를 낮추시오.....”
발토는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신분을 사려고 하오?......”
“그건..... ”
“아 말하지 않아도 되오.... 그걸 밝힐수가 있다면 나를 찾지도 않았을 테니 말이오.... 그래 얼마나 가지고 있소?
“내가 들은 얘기로는 2골드라고 들었는데........”
[옳거니 걸렸다.... 2골드면 적어도 6개월은 풍족하게 쓰겠구만 ..... 흐흐흐...... 아니지 이놈은 3골드도 내놓을놈이야....]
“그건 오래전 얘기요...... 아시다 시피 요즘 경계가 심해져서 말이야......”
은근히 말을 놓으며 배팅을 시작한다.
“그럼 지금은 얼마란 말이요.......?”
“지금은 적어도 5골드는 있어야 하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을 하는 발토를 보며 그가 속으로 생각한다....... 에고 너무 불렀나?..... 저녀석 5골드가 있을리 만무하지...... 아무래도 조금 깍아서 다시 말해야 할까보다......
“5골드면 됩니까?.......”
“.......?..... 그래 5골드가 자네에게 있을리 만무하니 ......”
“좋습니다.... 5골드드리지요....”
[헥..... 이놈봐라...... 깍아서 3골드정도에 해주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정말 봉이네.... 에구 더 불러 볼껄......]
“5골드면 노동자들의 10년치 봉급인데..... 그돈이 자네에게 있나?”
“우선 2골드를 계약금으로 드리지요.... 얼마나 시간이 걸립니까?”
“시간이야 3일이면 되지..... 그런데 어떤 신분으로 하고 싶나?....”
“신분을 정할수도 있습니까?......”
“그렇지..... 신분에 따라 가격이 틀려 지니까 말이야..... 아까 5골드는 최소금액이네...”
“전 그냥 아산제국의 상인의 신분이면 족합니다......그건 얼마 입니까....”
“상인이라...... 상인이면 자유로운 거래가 필수이고 만만치 않은데....... 7골드는 줘야해....”
“7골드...... 내일 저녁까지 저와 집사람의 신분증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럼 10골드야.... 10골드면 내일 점심까지 해주지.......”
그가 마지막 배팅을 시도한다......
“좋습니다....... 우선 3골드를 계약금으로 드리지요..... 지금 가진게 그거 뿐이라서요.... 신분증을 받으면 나머지 7골드를 드리겠습니다......”
3골드를 받아쥔 부르터는 뛸 듯이 기뻤으나 시치미를 떼고 그에게 내일 점심에 이곳으로 오라고 말한다......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발토를 보며 휭재했네를 속으로 연발하며 고개를 끄덕여 준다.... 그가 가다가 돌아서서 다시 오자 그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저놈이 혹시 마음이 변한거 아니야?.......
“부르터씨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거짓으로 나를 속이는 거라면 지금 그만 두는게 좋습니다...... 저는 그런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만약 진짜로 잘 해준다면 지금보다 두배의 금액을 드릴수도 있습니다.... 아시겠죠?”
“그래 내일 올때 집사람도 데리고 여기 말고 이곳으로 와..... ”
하며 약도를 그려준다
그가 나무로 된 테이블에 손가락을 대고 누르자 마치 밀가루 반죽처럼 나무에 손가락이 쑤욱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가 떠난후 부르터는 그 구멍에 손가락을 대본다 딱딱한 느낌의 나무 테이블이었음을 새삼 느끼며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참고 작업실로 향한다......
“흐흐흐 두배라..... 20골드면 이생활도 청산이다...... 드디어 부르터가 대박을 잡았구나”
그의 위조 실력은 정말 대단한 경지였다 ... 그동안 싼가격에 받은 주문은 재료비가 아까와 대충 만들어 주었으나 그래도 별탈없이 지내고들 있다..... 그는 거금 1골드를 들여 장비를 구입하고 재료을 사다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신분증을 만들기 시작했다.... 20골드를 생각하며.............
다음날 점심 말끔하게 차려입은 발토가 약속장소로 아미에와 함께 나가자 부르터가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다 되었나요?......”
“물론이지 자네 돈은 가져 왔겠지?........”
“그럼요...... 그럼 신분증을 보여주십시오........”
그가 내미는 신분증은 약간은 낡아 보이는 정말 몇 년동안 가지고 다녀서 그런듯한 진짜 신분증에 그들의 사진만 붙는다면 진짜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자 두사람 저기 벽에 한사람씩 서..... 사진을 찍어야지.....”
사진 촬영이 끝나고 암실에 들어간 그가 사진을 한 장씩 들고 나온다...... 사진도 약간은 시간이 지난듯한 색이 살짝 바래져 있는 신분증과 잘 어울리는 것이었다..... 그의 실력에 혀를 내두르며 발토가 완성된 신분증을 손에 쥐고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후후.. 컴퓨터는 이미 처리했고 마지막으로 오늘저녁에 이 카드를 신분조회소의 금고에 넣어두면 끝나는 거지...”
“정말 완벽하군요 수고 했습니다..... 내일은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되겠군요...... 어디든지...”
“자네 얼굴과 집사람 얼굴을 보니 범상치 않은 것 같은데..... 무슨 사연인가...... 아 않해도 되고...... 나도 이제 말이네만은 자네 덕분에 형편이 좋아지게 되었네.....”
“부르터씨..... 말은 할수 없지만 당신이 나쁜사람이 아닌 것 같군요..... 함께 황궁 근처로 가서 생활해 보지 않겠습니까?...... 여긴 당신한테도 별로 좋을 것 같지 않군요....”
“황궁이라..... 수도에 가면 정말 좋지....... 환경도 좋고 말이야...... ”
“그럼 같이 황궁이 있는 수도로 가시지요..... 거기서 저희들도 좀 도와주시고요..... ”
“그럼세...... 내일 여기서 다시 만나세 ..... 일은 마무리 해야지......”
이렇게 기묘한 인연으로 부르터와 만나게 되어 세사람은 수도로 향했다.
..... 웅장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예복을 갖춰입은 건장한 남자가 황금빛 의자를 향해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에는 몇조각의 하얀 구름이 붉은빛을 받으며 떠있고 강렬한 태양이 이제 막 바다위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히말리 왕국의 새 국왕이 취임하는 장면은 정말로 장엄하기 까지 하였다.
다울트 국왕이 이름 모를 병에 세상을 떠나고 한시라도 비워두어서는 않되는 국왕의 자리에 카라코테에서 우승한 낭가파트가 새 국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한층 위엄있는 모습이 된 낭가파트가 계단을 올라 왕상앞에서 돌아선다. 두팔을 높이 쳐들자 아래에 도열해 있던 수백의 왕실 경비대 군인들이 무기를 높이 쳐들고 환호의 목소리를 지른다......
“와....... 와......... 낭가파트 국왕 만세........ 만세........”
낭가파트가 희열에 들뜬 목소리로 군중과 섬주들을 향해 소리친다. 그의 목소리에는 항거 할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나의 백성들이여!....... 섬주 여러분!...... 나 낭가파트가 여러분의 추대를 받아 히말리 왕국의 새 국왕의 자리에 올랐소........ 나는 히말리왕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강건한 나라로 만들것이오 ....... 왕궁의 편제를 획기적으로 개편하여 지금껏 기를 못피고 살아 왔던 우리 국민들이 세상을 활보하게 만들것이오...... 모두 나를 믿고 따르라............”
“와와...... 낭가파트국왕 만세 만만세.........”환호의 물결속에 섬주들이 앉아 있는 특별석에는 같이 환호하는 무리와 마지못해 두손을 쳐드는 무리가 나뉘어져 있었다....... 특히 비아포란 섬주와 에베트 섬주의 주변 섬주들은 즐거운 안색이 아니었다. 두섬주의 아들들은 차기 섬주로서 위명이 빛나던 후지기수들이었는데 지난번 카라코테에서 의문의 실종이 되었고, 때문에 당당하던 섬의 위세가 꺽이어 지금은 다른 섬에 밀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그들의 형세를 낭가파트가 예리한 눈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 불만이 많겠지..... 후후 하지만 너희들의 힘은 이제 내리막이야...... 조만간 굴복을 하던지 죽던지 해야 될것이다........ 오늘은 즐거운 날이니 내버려 두마......]
즉위식이 모두 끝나고 성대한 연회가 베풀어 졌다.... 만찬장에는 섬주들과 그 가족들.. 국왕의 심복들과 마칼섬의 여러 성주들이 참석하여 백여명이 넘는 인원이 각자 자리를 잡고 연회를 즐기고 있었다......
한계단 위에 마련된 자리에는 국왕과 왕비를 중심으로 양쪽에 섬주들과 왕실 고위층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자 섬주여러분 마음껏 드시고 앞으로의 국정에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건배합시다..”
그가 술잔을 높이 쳐들자 같이 자리하고 있던 사람들이 술잔을 들고 축복의 말을 한다...
“낭가파트 국왕님께 충성.......”
“하하하....... 여러분 고맙소........ 강건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 이 한몸 바치겠소..... 많이들 도와 주시오....”
“폐하 저희는 오로지 충성을 다할것입니다......”
아들이 왕실 친위대에 발탁된 파가서스 섬주가 아부의 발언을 하며 나선다.......
그 모습을 보고 몇몇 섬주들이 얼굴을 돌려 외면해 버린다.....
낭가파트가 그 섬주들을 보고 뭐라고 말하려다가 참고 얼굴에 다시 미소를 지으며 파가서스 섬주를 치하한다. ......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좌중을 얼렸다가 위기를 넘기는 순간이다....
[음 이놈들 오늘이라 참는것이다...... 조만간 오늘의 실수를 반성하도록 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