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와는 떨어져 있어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며 반가와 한다. 기철이는 2차에 붙어서 연수원 에 들어갈거라고 말한다. "아이고 예비 검사님 앞으로 잘좀 봐주시죠……" "어흠 앞으로 잘 보이도록 하게나…" 하하하하…. 대학을 마치고 졸업식이다. 공대 수석으로 졸업한 나는 표창을 받도록 되어있다. 4년을 다니며 1년은 MIT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고, 졸업후 거기서 석사 박사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정란의 부모님이 오셨다. 대학 다니며 1년에 한두번은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고 마치 아들처럼 맞아 주셨었다. 열심히 피나게 노력한 결과 석 박사 과정을 2년 반만에 마치고 귀국하였다. 회사의 연구소에 들어 가기로 하고 선임 연구원 으로서 전자 재료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초절전 광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미국으로 떠나며 처분 했기에 연구소가 있는 수원에 집을 마련했다. 연구소 까지는 차로 20분 거리이다. 내가 박사 논문을 쓴것은 다이오드를 이용한 실내용 전등에 관한 이론이었는데, 그것은 재료로 쓰이는 갈륨비소 접합체의 비용이 많이 들어 실용화 되기엔 아직 먼 얘기였다. 단지 그 과정에서 재료를 찾다가 비정질 재료의 특이한 특성을 알게 되었고 그것의 성질을 이용한 태양전지 개발에 몰두하게 되었다. 이종의 반도체 박막에 광합성을 응용한 회로를 집적시키고 그 박막을 순차적으로 쌓아 올린다. 그간격은 전자 하나가 움직일수 있는 공간 인데 물속에 담겨 수소와 산소의 공급을 받고 공기중의 탄소를 흡입하면서 화학에너지로 바뀌고 부산물로 산소를 방출하는 구조다. 전기대신 태양 광원을 이용해 작동 되기 때문에 태양과 물, 공기만 있으면 무한적으로 전기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이 이론은 회사에서 받아 들여져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연구소에서 오늘도 밤을 새우고 잠깐 책상에 앉아 잠이 들었다. 누군가 옷을 덮어 주는 느낌에 잠을 깨어 보니 오박사다.. "저때문에 깨셨나 봐요?" " 아~~암…. 아닙니다…다 잤는걸요……" 어제 막바지 작업에 날새는줄도 모르고 새벽에야 완성되었다. 6개월을 끌어온 시제품이 완성된것이다. "어머… 드디어 완성되었나봐요?" "네…….오박사님도 수고 하셨어요….." "제가 뭘….." "하하하 아닙니다 오박사님 아니었으면 비정질 박막이 완성되기 어려웠을거에요……" 오경숙! 제이미 오라고 더 잘 불리워지는 한국인 여자이다. 나이는 35세, 미국과 프랑스에서 재료학 박사를 취득하고 NASA에서 활동하던 그녀를 그룹 회장님이 특채하여 우리 팀에 합류시킨 비정질 재료부문의 세계적 석학이다. 연구 시작 단계에서부터 재료의 문제가 관심사 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하며 우리팀에 끌어 들였었다. 성격은 차분하면서도 너그러웠고, 보통의 외모인데 지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보통의 여자가 아름다워 지기 위하여 화장을 한다면, 그녀는 지적인 분위기가 그 화장품이다 그녀가 내미는 손을 잡고 악수를 하는데 , 같이 생활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부드러운 손의 감촉이 이루었다는 성취감과 맞물려 그손을 오래도록 잡고 있게 했다. "저 박사님 이손…좀…." 그녀가 말할때에야 비로서 나의 실책을 깨닫고 황급히 손을 놓았다. "이 …이런…….미안합니다…." "호호호…." 그녀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는다. 당황해서 쩔쩔매는 내가 웃겨 보였나 보다. 천성은 어쩔수 없는지……내 얼굴이 달아 오르는것을 느끼며 완성된 시제품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그녀가 쳐다본다. "박사님 한번 테스트 해보세요… 보고 싶어요…" 살았다 싶어 얼른 기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손잡이를 잡고 바퀴달린 태양전지를 시험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마침 출근하던 몇 명의 팀원들이 합류하고, 시험장에 전지가 세팅되었다. 스타트 버튼에 손이 가는 순간 긴장이 흐르고, 여러쌍의 눈동자가 내 손을 주시하고 있다. "비-이……….우우웅………" 발전되는 전기의 양을 알려주는 전력계의 눈금이 올라가기 시작하며, 디지털 숫자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전지라기 보다는 발전기라고 부르는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또한 발전된 전기를 축약해서 모아두기 때문에 전지라고 불리워도 합당한 표현이기도 하다. 시제품은 500kW로 설계되어 있다. 크기는 200ℓ정도의 냉장고 정도이다.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80리터……이급수 이상의 하천이나 지하수면 된다. 빠르게 올라가던 수치가 500을 넘어 560에서 안정적으로 멈춰있다. "와~아~" 탄성이 터져 나오고 서로 부둥켜 안고 난리를 친다. 아아…….드디어 이루어 낸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에 우뚝서는 날인것이다. 주체할수 없는 기쁨이 온몸을 끓어 오르게 하고 터질것 같은 흥분감이 내 몸을 지배한다. 와락…..곁에 있던 사람을 끌어 안고….아니 서로 끌어 안고 기쁨을 나누었다. 지나온 …..힘들었던 …..아니 한사람을 잊기위해 몸부림 쳤다고 해야할…. 연구자의 길… 문득 정란의 얼굴이 하늘에 떠오르는 착각에 빠져 한없이 안고 있었다. "정란아…..네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는거 알아………다…….네덕분이다…….. 계속 나를 지켜줘………"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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