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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35 1,436회 0건
[연재] 나쁜 친구들 -2-

미나는 새로운 환경에 들떠서 한참을 싱글거리고 있었다.
그때 미나와 현경이가 있는 방문이 열렸고 교복을 입은 여자가 들어와서 미나가 앉아 있는 침대 쪽으로 다가 왔다.
"언니,기분이 좋은가 보네.
"응. 기분이 날아 갈 것 같아.
둘의 조우에 눈길도 주지 않고 책상 앞에 가만이 앉아 있는 현경을 알아낸 송이가 껴안으며 말을 건낸다.
"언니,언닌 왜 내가 왔는데 아는 척도 안해 줘. 실망이다.
그제서야 송이가 왔다는 것은 안 현경은 고개를 돌려 인사를 건낸다.
"미안해. 잠시 딴 생각에 빠져 있었어. 그동안 몰라 보게 변했구나."
"뭘. 난 그대로지. 언니는 곧 시집가도 되겠다. 한참 물이 올랐어. 얼굴도 더 예뻐지고 전에 볼때보다 훨씬 여성스러워졌구."
그제서야 현경은 약간 얼굴이 풀렸다.
"말이라도 고맙다."

한참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때 키가 커다랗고 가무잡잡한 얼굴에 긴머리를 묶은 청년이 들어 왔다.
"오빠,또 돈 뜯으러 왔구나?"
"코딱지만 한게 아버지뻘 되는 오빠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네."
"어떻게 오빠가 아버지 뻘이냐?"
"저건 산수도 모르나봐. 내가 열다섯 살때 결혼해서 애를 낳았으면 너만한 애가 충분히 생길 수도 있지."
영철과 송이는 웃으면서 농담을 받고 건냈다.
현경과 미나는 일어서서 영철에게 인사를 건냈다.
"영철오빠.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나야 뭐 늘 잘 있지. 집에 왔다가 미나가 왔다길래 얼굴이나 보려고 들어 왔어. 야아. 미나랑 현경이랑 미스코리아 나가도 되겠다. 너무 예뻐 졌는걸. 난 그럼 아름다운 미인도 구경했으니까 이만 가련다."
"오빠,벌써 가시게요?"

방에서 영철과 송이가 빠져 나가고 밤새 둘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고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을 떴다.
"미나야. 계속 잘거니?"
"아니,일어 나야지."

점심때 쯤 실내를 나무로 장식한 한 카페에 미나와 현경,송이가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송이야. 송은이는 교회 간다고 나가던데 넌 왜 교회에 안 다녀?"
"언니가 다닌다고 나까지 다닐 필요는 없쟎아. 그리고 언니가 교회에 갔는지 딴데로 샜는지 어떻게 알어?"
"딴데?"
"나도 잘은 모르는데 요새 남자친구랑 잘 돼 가나봐."
"그렇구나."
"언닌 남자친구 없어?"
미나가 피식 웃으며 대답 한다.
"나야 뭐 그런 쪽에 별로 관심도 없고 워낙 세상을 바쁘게 살다 보니까 말야."
"킥킥. 거짓말."
"글쎄,나도 잘 모르겠어. 전에 날 따라 다니던 남자가 있었고 나도 싫지는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눈앞에 안 나타나더라."
"쯧쯧쯧. 맘에 들면 당장 붙들어야지. 요샌 한나무를 열번씩이나 찍는 바보는 없어. 두세번 찍어 보다가 안 넘어가면 다른 나무로 옮겨 가버리지."
"그런가. 언젠가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기겠지 뭐."
한참 깔깔 대며 대화를 나누는데 어린 남자가 다가와서 송이에게 말을 건낸다.
"여보,나야. 정확히 약속시간 1분도 안 넘기도 도착하느라 집에서부터 죽어라 뛰어 왔어."
"남편이 그정도 시간도 못 지키면 말이 안되지."
미나와 현경은 그 익숙하지 못하고 처음 보는 풍경을 약간 넋이 나간듯 구경만 하고 있었다.
송이가 얼른 일어나 그 어린 남자의 손을 낚궈 채고는, "언니들. 이제 약속시간 됐지. 난 또 다른 약속이 있어서 어딜 가봐야 해요. 언니들도 만나기로 한 친구들 잘 만나요." 송이와 그 남자아이는 급한 일이 있는 사람들처럼 곧장 그곳을 빠져 나갔다.
둘이 떠난 자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미나가 먼저 말을 꺼낸다.
"어이 없네. 언젠가 어린애들끼리 부부처럼 말하고 논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지만 실제로 보니까 황당하네."
그러게. 미나야. 잠깐 있어봐. 전화 좀 하고 올께."
응."
미나는 현경이가 전화를 하러 간 사이 카페의 실내 장식들을 바라보며 쥬스를 홀짝 거리고 있었다.

한 오분쯤 지났을까. 도로변에 있는 전화기를 내리고 카페 안으로 들어오는 현경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미나는 친구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방금까지도 누가 물어봐도 대답만 하고 찡그린 표정으로 내내 앉아 있던 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빠른 걸음으로 들어 오는 것을 보고 무언가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 했다.
"무슨 좋은 일이나도 생긴거니? 웃으니까 너무 좋다."
"응. 방금 집에 전화를 했는데 아빠 사업이 잘 풀리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래."
"그래. 야,다행이다. 그동안 네 아빠 사업이 잘 안풀려서 니네 집이 온통 초상집 분위기였는데. 이제 너도 중학교때 잃었던 웃음을 다시 찾을 수 있겠구나." "응. 너무 기분이 좋아. 날아 갈 것 같아. 그동안 우리 아빠 공장에 쌓여 있던 물건들이 다 팔려 나가고 주문이 계속 쏟아져서 계속 바쁠 것 같다고 말씀 하셨어."

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 직장에 취업을 해서 지낸다는 친구를 만나 낮동안 놀이공원에서 놀다가 오후 다섯시쯤 놀이공원을 빠져 나왔다.
거리를 거니는 세명의 여자는 얼굴에 웃으이 가득했다.
"희정아. 오늘 기분도 좋은데 좀 더 놀다 들어 가자. 아까 삼촌집에 조금 늦는다고 전화도 했구. 어디 신나는데 없을까?"
"놀데야 많지. 우리 기분도 좋은데 어디 가서 몸 좀 풀자. 신나게 마시고 신나게 흔드는 거야. 너희들은 그동안 공부 하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 했으니까 이 기회에 몸 좀 푸는 거야."
좋아. 가자."
셋은 의견을 통일하고 희정을 따라 나선다.

셋은 놀던 곳에서 희정이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바람에 세명의 남자와 만남을 가졌고 놀던 곳을 같이 빠져 나왔다.
미나와 현경은 머뭇 거렸지만 희정은 세명의 연락처를 받아 내고는 그 곳에서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 왔을때 집에는 송이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
"언니들,벌써 들어 왔어. 아직 열시 밖에 안 됐는데."
"놀만큼 놀았으니까."
그때 송이의 방에서 아까 낮에 보았던 어린 남자가 나왔다.
송이가 활짝 웃으며 남편이라 부르는 어린 남자에게,
"소원 풀어 줬으니까 됐지. 그럼 며칠 있다 학교에서 보자."
"여보. 너무 고마워. 그동안 너무 외로워서 혼났어. 난 당신만을 위한 일편 단심 민들레야."
미나는 둘의 대화가 재미 있는지 웃으며 둘을 쳐다 본다.
곧 인사를 마친 그 남자 아이는 의기 양양하게 집을 빠져 나갔다.
"너희들 진짜 부부 같어."
"고마워. 진짜 부부야. 우린.
미나의 방에서 셋은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근데 왜 집이 썰렁해.
"가정부 아줌마는 집에 일이 생겨서 몇일 후에 온댔고 아빠는 출장 가셔서 일주일 뒤에나 오실거고 엄마는 아프리카 구호 물품 전하러 아프리카 가셨고 큰 오빠는 남의 집 자식이고 영우오빠는 미국에 있고 언니는 집에 엄마 아빠 없으니까 신났지 뭐. 오늘 안 들어 올지도 몰라."
"그래도 여잔데 아무리 집에 부모님이 없다고 안 들어 오면 어떡해."
"울 언닌 공부도 좀 하쟎우. 언니들이 다닐 대학보다는 좀 쳐져도 알아주는 대학에 들어 가니까 가끔씩 핑계대고 자고 와도 엄마 아빠는 별 의심도 안해."
"며칠 있으면 개학 하겠구나."
"응. 근데 너무 따분하다. 여자 세명이서 뭘 하고 노남. 언니들 여기 있어봐. 먹을 것좀 더 챙겨 올께."

아래층으로 내려간 송이는 몇 병의 맥주와 안주거리를 들고 들어왔다.
"아니 그게 뭐야."
"그냥 심심하니까 한잔 하자구."
"너,술도 마시니?"
"고 일이나 됐는데 술도 못 마실까봐."
샤워하고 나오던 현경이가 그 장면을 보더니 멈짓 하다가 말을 꺼낸다.
"야,송이는 어른들 하는건 다 하는구나. 그런데 어쩌지. 우린 아까 술을 마시고 들어 왔는데."
"에이. 왜 들 그러실까? 아까 미나언니 말 들어 보니까 좋은 소식도 있다면서. 내일 특별히 할일도 없을텐데 좀 더 취하면 어때."
"그래. 현경아. 이 사실을 삼촌이 알면 혼 날지도 모르지만 너도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잠도 잘 안 올거야. 송이가 너무 심심해서 그런가 본데 기분 좀 맞춰 주자."

술자리의 술이 줄어드는 만큼 대화도 점점 깊어 갔다.
"우리 따분한 이야기 말고 좀 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볼까?"
"재미난 이야기 있음 해봐."
"뭐 그냥 흔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아참,그런데 아까 이쁘장하게 생긴 애랑 뭐하고 놀은 거니?" "응. 뭐 그냥...." 말 끝을 얼버무리던 송이가 둘의 얼굴을 찬찬히 쳐다 보다가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입이 근질거리는 것 같아 보였다.
"언니들. 언니들도 다 큰 어른이니까 내가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들 해줄까? 근데 꼭 비밀은 지켜준다고 약속을 해 줘야 해."
동생의 말에 피식 웃으며,"무슨 이야긴데 그래."
"에이. 말 안할래. 그렇게 장난치듯 대답하면 어떡해."
"말 한대 놓고 안하면 더 궁금해 지쟎아. 알았어. 비밀은 지켜 줄테니까 한번 말해 보렴." "나,아까 그애하고 진짜 부부 사이야. 법적으로만 아닐 뿐이지."
"그게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아까도 나랑 놀다 갔는걸."
"노는게 부부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참네. 나랑 살을 섞었다니까."
미나와 현경이는 송이의 말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너,설마."
"뭘 놀라고 그래. 요새 그런 애들 많은데. 어른들은 원조교제다 뭐다 돈으로 어린 여자들 데리고 놀면서 어린애들끼리 놀면 안되나 뭐."
현경이가 너무 놀랍다는 듯이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래도 그렇지. 아직 어린 학생인데.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어떻게 들었을까?"
"나두 그걸 밝히는건 아니지만 해보니까 별로 나쁘지도 않던걸."
미나는 조금 귀가 솔깃해 져서 송이의 입을 주시했다.
"몇 번이나 해봤어?"
"호호호. 언니들 진짜 순진한 거야. 아니면 순진한척 하는 거야. 설마 언니 아니에 안 해봤다면 거짓말일테구."
"아냐,난 진짜 안해 봤어. 아직까지 에로비디오도 한번 못 봤어. 진짜루."
"설마 언니들이 나한테까지 거짓말은 안할테구 믿도록 하지 뭐. 근데 내 친구들은 거의 다 경험이 있어. 낮에 학교에서 자고 저녁때쯤 공부하러 도서관 간다고 나와서 원조 뛰는 애들도 여럿 있구. 아예 학교 안나오고 집 나가서 그쪽으로 빠진 애들도 있는걸."
"햐,정말 요지경 속이구나. 뉴스에서나 듣던 이야기가 실제로 그렇게 많이 벌어 지고 있다니."
현경이도 관심이 간다는듯 대화에 동참하려 했다.
"어디 그 뿐인감. 학교에서 섹스하는 애도 있는데."
"에이,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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