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장 ( 지수의 번민 ) -
지수는 교장실 문을 나서며 입술을 깨 물었다.
오늘저녁...
도 교육감과 함께 하는 자리에 여선생들이 참석을 하라는 일방적인 통보였다.
"나-쁜..자식! 우리가..뭐- 기생들인..줄..알어!!"
하지만, 지수는 교장에게 떼 를 쓰다시피 하여 사촌동생 지영은 제외 시켜주는 조건으로 허락을 할수 밖에 없었다.
지수의 강력한 반발로 박 교장은 잠시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할수 없다는 듯이 지수의 주장을 받아 들어 주었다.
"정-말..징그런, 인간들의 군상..이야!!"
지수는 교무실로 돌아와 책상에 앉으며 속으로 되 씹었다.
정말이지 언제 까지 박 교장의 패 거리들의 손아귀를 벗어 날수 있을련지...
하지만 지수는 표독스런 표정으로 눈을 빛 냈다.
"...기-다려야..해!...다-죽여,버릴-때..까지!.."
지수는 조금씩 정리를, 또 준비를 해 가고 있는 자신만의 "복수"의 날까지 참고 기다려 야 한다고 자신을 달랬다.
그때였다..
"삐~리릭! 삐릭,삐~리릭!!"
지수의 핸드백속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일과시간이 끝난 터라 지수는 휴대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지수가 응했다.
"나-야.."
남편 영호 였다.
"으-응! 왜~에-엣?"
지수는 평소 처럼 대꾸를 했다.
"오늘..저녁, 교육감 접대에 여-선생들이 간다-며?"
영호가 "접대"란 말을 쓰며 빈정 거렸다.
"아-니야-아, 접대는 무슨..그냥..식사하는데 동행하는거-야!"
지수는 "접대"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낮췄다.
아직 교무실에는 몇,몇 선생들이 있어 목소리를 크게 할수 없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있은뒤 영호가 말했다.
"술, 너무..많이 먹지 말고..나- 걱정말고 갔다와!"
영호는 말을 마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뚝! 하고 끊어 버렸다.
항상 하던 버릇 이었다.
지수는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손을 스르륵 내렸다.
온몸에 힘이 빠져 나가고 있었다.
남편 영호의 말이 귓 가에서 윙,윙 거리며 맴 돌았다.
도 교육감 접대에 나가는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지수는 마음이 무거워 졌다...
....




- 3장 ( 지영의 홀로서기 2 ) -

"방-이, 생각보다..좋은데요?"
지영은 방을 둘러 보며 활짝 웃어 보였다.
"그럼-요! 우리, 딸년이 쓰던 방인데..시집!갔어요"
마음 좋아 보이는 주인 아줌마가 호들갑을 떨었다.
지영은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 섰다.
창문이 북쪽으로 나 있어 겨울에는 좀 춥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아줌마의 호들갑스런 목소리가 텅빈 방을 울렸다.
"기름보일러를 요번 봄에 깔았는데, 겨울에 추위 걱정 말아-요!"
지영의 속을 읽은듯 말했다.
"네-에..."
지영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고개를 끄덕 거렸다.
좋은것 같았다...
여기로 오기전 세 군데나 들렀던 차 였다.
하나같이 집들이 낡고 오랜된 가옥들인데 비해 이집은 그래도 한옥에다 양옥을
증축한 탓에 깔끔 하다는게 지영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또,마당을 가로 질러 안채를 돌아 뒷편으로 들어오는 것도 괜찮았다. 집주인 식들과는 별개로 독립적인 생활을 할수 있는 방이 었다.
아마도 시집을 갔다는 딸이 한옥을 층축하면서 사생활 간섭을 받기 싫어 일부러 안채와는 벽을 쌓고 방으로 들여 논것 같았다.
다만, 욕실겸 화장실이 실외에 있다는게 마음에 걸렸지만 지영은 호사스런 욕심이라고 생각이 들어 쓴 웃음을 지었다.
"좋아-욧!..계약, 할께요.."
지영의 흔쾌한 대답에,
"잘,결정..했수..아, 나두 딸년 시집 보내고 적적 했던 참이유..아들놈 하나 있는데,공부엔..도통 담을 싸-아, 아침에 나가면 새벽녁에나 기어들어 오니..썩을-놈!"
주인 아줌마의 말에 지영은 궁금해서 물었다.
"아드-님이..학생이..세요?"
아줌마는 씨-익 웃으며 하마 같은 커다란 입을 또 열었다.
"아-참!"H" 종고 선상님 이시죠?..그 놈이 그 핵-교를 다닌-다우!"
"몇학년..이죠?"
"삼학-년!..어-이그..내..팔자가 세-서, 지 애비 죽은지가 벌써 십년째유...그런데, 이 애미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지도 모르고 싸 돌아 다닌다우..쯔쯧!!"
지영은 주인아줌마의 말에 난감해 했다.
아들이 "H" 종고 학생이라니..좁은 읍내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지영은 좀 난감했다.
"자-알..됐수..그.놈! 공부좀 가르켜 주-슈!"
지영은 아줌마의 너스레에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영은 걱정을 떨쳐 내고 아줌마에게 내일쯤 이사를 오겠다고 했다.
더 이상 망설일 수 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