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7)
"일단 여기서 빠져나갑시다."
마침 빈 차가 눈에 띄어 얼른 잡아 탔다. 한남대교에서 바라보는 동쪽은 검붉게 넘실대던 몇일 전의 거친 풍랑과는 대조적으로 월광이 잔잔히 비치는 완벽한 평화였다. 한남동을 지나 국립극장 사잇길로 넘어가는 길은 가로등만 혼자 빛을 발하며 시골길을 혼자 걸어가는 듯한 착각을 준다. 1킬로만 더 가면 장춘단 공원. 그 곳은 번민의 사람들이 데모하듯 한데 모여 마을을 이루는 입구. 고요의 평온은 깨지고 장충족발집들이 앞다퉈 나타날 것이다. 옆에 아가씨만 없다면 잠시 내려 국립극장 마당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산책을 하거나 조금 위 약수터에 들러 얼음같은 찬물 한바가지 마시고 싶다. 어릴 때 맨 땅에 곤두박질치게 만든 평행봉은 아직 있을까? 여기서 차를 세우면 아가씨도 따라 내려서 귀찮은 일만 더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말 없이 그 곳을 스치듯 지나간다. 내 차로 혼자 퇴근하는 날 한번 들러봐야겠다.
시내로 들어서면서 동대문운동장 주변이 꽉 막혔다. 새벽시장을 보러 온 시골장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신당동 쪽으로 방향을 틀고 다시 인창동을 지나야 안막힐텐데 잠시 생각하는 사이 택시가 이렇게 복잡한 길로 들어서 버렸다.
"어, 이쪽으로 오면 택시비가 많이 나와서 모자랄텐데 큰일이네..." 마음속으로 계산을 짚어보니 도봉동 까지야 어떻게든 가겠지만 쌍문동 들러서 돌아가려면 몇 푼이라도 결국은 모자라서 난감한 일이 생길 것 같았다.
"얼굴이 평화롭더니 금방 안절부절이네요?"
"길을 잘못 들어섰어요. 그냥 우회전해서 신당동 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요 사거리에서 한시간 정도 씨름할 생각하니 아찔해서요."
"그럼 여기 내려서 쇼핑해요. 나중에 차 다 빠진담에 가죠 뭐~~"
아이쇼핑만 한다면 돈 들것도 없을테니 그게 났겠다 싶어 택시기사한테 좀 싫은 소리를 하곤 중간에 내렸다. 야구장을 지나 축구장 쪽으로 옮길수록 발 딛을 틈도 없이 인파에 밀린다. 두산타워 쪽으로 가자면 지하도를 건너야 할텐데 입구에서부터 자동으로 저쪽 출구로 이동되듯이 밀려 밀려 지나가고 있다.
"나 이 브라 사주라. 이 팬티세트도 갖고 싶어."
난 들은 척 만척하며 아이쇼핑을 계속 한다.
"넥타이 엄청 싸요. 한번 봐요."
"이 넥타이는 디자인도 괜찮고 수제품이라서 딴 넥타이 보다 열배는 비쌀걸?."
"아뇨, 여기 천원짜리 넥타이요."
"응, 그렇게 싼 것도 있네? 하긴 넥타이에 헝겊쪼가리 얼마 들어가겠나. 제품 개발을 직접했다면 디자인 값이 포함돼서 비싸겠지만 남의 제품 모방해서 똑 같이 만든거야 천값과 공임만 좀 들면 되니 쌀 수 밖에 없겠지."
"아저씨 넘 많이 안다. 근데 직업이 뭐에요?"
"비밀~"
"아잉, 난 척 보면 알아요. 아저씨만 보면 선생님인데 아까 친구들을 보니 망나니에요."
"그래?"
"그럼요, 우린 사람들 많이 봐서 척 보면 알죠. 아저씬 세일즈맨이죠?"
사장 아니면 모두 세일즈 맨이지. 말하는 의도를 잘 모르겠다. 화통하지 않다는 뜻으로 말한걸까? 아님 돈 쓰는 폼이 무말랭이 처럼 짜다는 생각에 한 말일까?
"그래, 난 세일즈 맨이야." 항상 스트레스로 하루가 시작되고 하루가 끝나는 그런 직업이지.
"그럼 아가씨 직업은 머야?"
"전, 정신과 의사죠. 울적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기분좋은 사람들에겐 더 좋은 기분이 들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정신과 의사죠. 하지만 남들은 술집 여자라고 불러요."
"왜 그런 포부를 갖고 있으면서 이 일을 하지?"
"소질이 없어요. 얼굴만 이쁘고 딴 일은 못해요."
"엄마가 이 일 하는거 알아?"
"아뇨, 작년에 말없이 뛰쳐 나왔어요. 아마 집에선 오빠가 눌신 아빠한테 매맞아 병신쯤 됐을꺼에요."
"왜?"
"저두 첨엔 꿈 많은 소녀였어요. 늘 오빠랑 친하게 지내며 자주 오던 오빠 친구가 있었는데, 아무 준비도 안된상태에서 오빠 친구한테 당했어요."
"저런~"
"첨엔 그게 사랑의 시작인가 보다 했어요. 저도 그 오빨 맘속으로 좋아했었거든요."
"그럼 사귀지 뭐 하러 집을 뛰쳐나와서 이 고생이야?"
"그 오빤 저를 사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이여자 저여자 기회만 있으면 망치면서 즐겼더라구요. 저같이 당한 애들이 꽤 됐어요. 그래도 방황이 끝나면 결국은 나 만을 위해 살겠지 하는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빠랑 놀면서 오빠까지 그런 일을 하고 다니는 것 같았어요."
"젊은 나이에 공부를 안하고 쓸데없는 곳에 정력을 낭비하고 다녔군."
"오빠는 재수가 없어선지 어떤 여잘 건드렸다가 완전히 집안 망신 다 시켰어요. 그 때 집에서 제 걱정을 하더군요."
"무슨 걱정?"
"오빠 친구들이 딴 집 돌면서 그런 개망나니 짓거릴 해 댔으니, 동네에서 한 인물한 우리 딸을 그냥 냅 뒀을리 없다며 닥달을 해댔어요. 오빠가 모를 때 벌어진 일이라서 오빠는 절대 그런일 없다고 했지만, 저를 쳐다보는 부모님의 눈빛은 얼른 자수하라는 압력이었어요."
"그래서 압력을 못견뎌 나왔어요?"
"견디기 어려워요. 제가 움직일 때마다 감시의 눈빛이 따르고, 어쩜 젤 믿을 수 있어야 할 오빠 조차 제가 오빠친구한테 당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 일의 시작은 오빠 주변에서 일어난 일인데, 저를 위로해야 할 오빠마져 저를 의심하기 시작하니 견디기 어려웠죠. 그러다 임신 된 것을 알았어요."
"애는 어떻하고?"
"좀 떨어진 병원에가서 몰래 지웠어요."
"몸이 허해 진다며 엄마가 약도 먹이고 그랬지만 전 그 오빠와의 일이 사랑이 아니라 단순히 유희에 불과했었던, 어쩌면 오줌 마려운 개가 전봇대에 쉬한번 한 것일 뿐이란 걸 알았죠. 낙태하기전 그 오빠한테 얘길 했더니 웃었어요. 너처럼 한번 했다고 애 다 나면 자긴 축구 구단주 할 정도라면서."
"충격이 컷겠군. 나와서 이런 생활은 더 견디기 어렵지 않아?"
"이 일은 그래도 돈 번다는 목적이 있죠. 거저 주진 않잖아요."
"지난번 박사장이 크다고 난리 친 이유가 거기 있었구나!"
"일단 여기서 빠져나갑시다."
마침 빈 차가 눈에 띄어 얼른 잡아 탔다. 한남대교에서 바라보는 동쪽은 검붉게 넘실대던 몇일 전의 거친 풍랑과는 대조적으로 월광이 잔잔히 비치는 완벽한 평화였다. 한남동을 지나 국립극장 사잇길로 넘어가는 길은 가로등만 혼자 빛을 발하며 시골길을 혼자 걸어가는 듯한 착각을 준다. 1킬로만 더 가면 장춘단 공원. 그 곳은 번민의 사람들이 데모하듯 한데 모여 마을을 이루는 입구. 고요의 평온은 깨지고 장충족발집들이 앞다퉈 나타날 것이다. 옆에 아가씨만 없다면 잠시 내려 국립극장 마당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산책을 하거나 조금 위 약수터에 들러 얼음같은 찬물 한바가지 마시고 싶다. 어릴 때 맨 땅에 곤두박질치게 만든 평행봉은 아직 있을까? 여기서 차를 세우면 아가씨도 따라 내려서 귀찮은 일만 더 생길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말 없이 그 곳을 스치듯 지나간다. 내 차로 혼자 퇴근하는 날 한번 들러봐야겠다.
시내로 들어서면서 동대문운동장 주변이 꽉 막혔다. 새벽시장을 보러 온 시골장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신당동 쪽으로 방향을 틀고 다시 인창동을 지나야 안막힐텐데 잠시 생각하는 사이 택시가 이렇게 복잡한 길로 들어서 버렸다.
"어, 이쪽으로 오면 택시비가 많이 나와서 모자랄텐데 큰일이네..." 마음속으로 계산을 짚어보니 도봉동 까지야 어떻게든 가겠지만 쌍문동 들러서 돌아가려면 몇 푼이라도 결국은 모자라서 난감한 일이 생길 것 같았다.
"얼굴이 평화롭더니 금방 안절부절이네요?"
"길을 잘못 들어섰어요. 그냥 우회전해서 신당동 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요 사거리에서 한시간 정도 씨름할 생각하니 아찔해서요."
"그럼 여기 내려서 쇼핑해요. 나중에 차 다 빠진담에 가죠 뭐~~"
아이쇼핑만 한다면 돈 들것도 없을테니 그게 났겠다 싶어 택시기사한테 좀 싫은 소리를 하곤 중간에 내렸다. 야구장을 지나 축구장 쪽으로 옮길수록 발 딛을 틈도 없이 인파에 밀린다. 두산타워 쪽으로 가자면 지하도를 건너야 할텐데 입구에서부터 자동으로 저쪽 출구로 이동되듯이 밀려 밀려 지나가고 있다.
"나 이 브라 사주라. 이 팬티세트도 갖고 싶어."
난 들은 척 만척하며 아이쇼핑을 계속 한다.
"넥타이 엄청 싸요. 한번 봐요."
"이 넥타이는 디자인도 괜찮고 수제품이라서 딴 넥타이 보다 열배는 비쌀걸?."
"아뇨, 여기 천원짜리 넥타이요."
"응, 그렇게 싼 것도 있네? 하긴 넥타이에 헝겊쪼가리 얼마 들어가겠나. 제품 개발을 직접했다면 디자인 값이 포함돼서 비싸겠지만 남의 제품 모방해서 똑 같이 만든거야 천값과 공임만 좀 들면 되니 쌀 수 밖에 없겠지."
"아저씨 넘 많이 안다. 근데 직업이 뭐에요?"
"비밀~"
"아잉, 난 척 보면 알아요. 아저씨만 보면 선생님인데 아까 친구들을 보니 망나니에요."
"그래?"
"그럼요, 우린 사람들 많이 봐서 척 보면 알죠. 아저씬 세일즈맨이죠?"
사장 아니면 모두 세일즈 맨이지. 말하는 의도를 잘 모르겠다. 화통하지 않다는 뜻으로 말한걸까? 아님 돈 쓰는 폼이 무말랭이 처럼 짜다는 생각에 한 말일까?
"그래, 난 세일즈 맨이야." 항상 스트레스로 하루가 시작되고 하루가 끝나는 그런 직업이지.
"그럼 아가씨 직업은 머야?"
"전, 정신과 의사죠. 울적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기분좋은 사람들에겐 더 좋은 기분이 들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정신과 의사죠. 하지만 남들은 술집 여자라고 불러요."
"왜 그런 포부를 갖고 있으면서 이 일을 하지?"
"소질이 없어요. 얼굴만 이쁘고 딴 일은 못해요."
"엄마가 이 일 하는거 알아?"
"아뇨, 작년에 말없이 뛰쳐 나왔어요. 아마 집에선 오빠가 눌신 아빠한테 매맞아 병신쯤 됐을꺼에요."
"왜?"
"저두 첨엔 꿈 많은 소녀였어요. 늘 오빠랑 친하게 지내며 자주 오던 오빠 친구가 있었는데, 아무 준비도 안된상태에서 오빠 친구한테 당했어요."
"저런~"
"첨엔 그게 사랑의 시작인가 보다 했어요. 저도 그 오빨 맘속으로 좋아했었거든요."
"그럼 사귀지 뭐 하러 집을 뛰쳐나와서 이 고생이야?"
"그 오빤 저를 사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이여자 저여자 기회만 있으면 망치면서 즐겼더라구요. 저같이 당한 애들이 꽤 됐어요. 그래도 방황이 끝나면 결국은 나 만을 위해 살겠지 하는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빠랑 놀면서 오빠까지 그런 일을 하고 다니는 것 같았어요."
"젊은 나이에 공부를 안하고 쓸데없는 곳에 정력을 낭비하고 다녔군."
"오빠는 재수가 없어선지 어떤 여잘 건드렸다가 완전히 집안 망신 다 시켰어요. 그 때 집에서 제 걱정을 하더군요."
"무슨 걱정?"
"오빠 친구들이 딴 집 돌면서 그런 개망나니 짓거릴 해 댔으니, 동네에서 한 인물한 우리 딸을 그냥 냅 뒀을리 없다며 닥달을 해댔어요. 오빠가 모를 때 벌어진 일이라서 오빠는 절대 그런일 없다고 했지만, 저를 쳐다보는 부모님의 눈빛은 얼른 자수하라는 압력이었어요."
"그래서 압력을 못견뎌 나왔어요?"
"견디기 어려워요. 제가 움직일 때마다 감시의 눈빛이 따르고, 어쩜 젤 믿을 수 있어야 할 오빠 조차 제가 오빠친구한테 당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 일의 시작은 오빠 주변에서 일어난 일인데, 저를 위로해야 할 오빠마져 저를 의심하기 시작하니 견디기 어려웠죠. 그러다 임신 된 것을 알았어요."
"애는 어떻하고?"
"좀 떨어진 병원에가서 몰래 지웠어요."
"몸이 허해 진다며 엄마가 약도 먹이고 그랬지만 전 그 오빠와의 일이 사랑이 아니라 단순히 유희에 불과했었던, 어쩌면 오줌 마려운 개가 전봇대에 쉬한번 한 것일 뿐이란 걸 알았죠. 낙태하기전 그 오빠한테 얘길 했더니 웃었어요. 너처럼 한번 했다고 애 다 나면 자긴 축구 구단주 할 정도라면서."
"충격이 컷겠군. 나와서 이런 생활은 더 견디기 어렵지 않아?"
"이 일은 그래도 돈 번다는 목적이 있죠. 거저 주진 않잖아요."
"지난번 박사장이 크다고 난리 친 이유가 거기 있었구나!"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0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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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09-24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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