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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48 1,114회 0건
비오는 날(11)

"사장님, 일단 제가 판매전략을 세워보겠습니다. 각 딜러들의 특성과 신뢰도를 저에게 얘기해 주세요."
"그냥 인맥으로 밀어 붙히면 되지 않을까?"
"요즘 지연.학연 따지면 모두 힘들어 합니다. 합리적인 계획이 우선 세워져야 하고, 각 섹터마다 활동가능한 딜러를 나열해 본 다음, 가장 자금화가 빠른 영역을 먼저 공략해야 합니다."
"그건 누구나 아는 일 아닌가? 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실천이 문제죠.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누구도 움직이지 않고 땅만 꺼져라 한숨 쉬며 안타까워만 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고요."
"자네가 계획 세웠다고 모두 성공이 보장되는건 아니잖은가. 오히려 딜러망만 혼란스러워지면 어쩔라고?"
"우선 잠재시장 규모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경쟁업체의 동향도 다시 분석하고, 가격이 일방적으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저가로 책정되지 않았나도 점검해야 합니다."
"내 오랜 경험으로 봤을때 가격보다 더 큰 경쟁력은 없었다고 보네."
"맞는 말입니다. 다만 컨택포인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럴듯하긴 하네."
"우리 회사 광고시안도 좀 주세요. 소비자에게 어떤 컨셉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다이아몬드를 유리처럼 인식시키면 아무도 사지 않습니다. 유리를 다이아로 속여 파는게 아닌 이상 제품에는 정확한 컨셉이 잡혀야 하고, 그걸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면 좋은 물건이 비싸더라도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것이고 싼 물건은 싸게 받아들여 집니다. 그러니 전에 갖고 있던 가격 개념을 일단 지워버리고 어려운 고비를 저에게 맞겨 주세요."
"그래, 그럼 자네가 하는 방식으로 맡겨 봄새."
"결과는 3개월 이내에 나와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성과가 없다면 이번 기획은 실패라 봅니다. 그땐 저도 물러나갔습니다만, 어차피 사장님을 돕기 위해 시작한 일이니 반드시 성공하도록 노력하렵니다. "
"난, 자네의 인맥 동원이 더 쉬울것 같은데..."

회사 사정이 어려우면 내 프로젝트도 끝장이다.
미래는 오늘 살아남은 다음의 몫일뿐인데 오랫동안 인내해준 사장을 도와 물건을 팔아주는 것이 제일 급했다. 그렇다고 발 품으로 일일이 찾아다니며 장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우선 대량 소비처를 찾는 일과 대량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유통회사를 찾아야 한다. 딜러들이라고 해야 이익이 우선되는 물건 부터 처분하는 조직이니 제품 마진을 어느정도 확보해 줄 수 있어야 겨우 움직일테고 그들이 움직이는 방법은 낚시대로 물고기 잡듯이 여기저기 물건을 대량으로 사줄 만한테로 제안서를 뿌리고 찌가 움직일 때만 행동하는 철저한 이기주의자들이다.
거래만 된다면 큰 돈이 되겠지만 당장의 캐시플로우가 바닥이라면 빨리 현금화가 가능한 소비자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그렇다고 직접 발로 뛰면 영역이 너무 작아진다.
"최과장, 월별 판매보고서 1년치와 현재 재고를 파악해와."
"김대리, 피라밋 유통망 중에서 국내 5위건에 드는 회사에 대한 정보 좀 알아봐줘."
"이대리, 당신은 소규모 무역회사중 미국쪽 판매 경험과 실적이 많은 회사 정보좀 파악해줘."
"박대리, 당신은 일본시장의 동향과 그 쪽에 젤 발넓고 자금력 풍부한 중견 기업체좀 파악해봐."

그동안 거래처 관리를 한다며 사무실에 붙어있지 않던 직원들의 발을 모두 묶어버렸다. 당장 급한 것은 정확한 진단보다는 빠른 현실 인식이다.

"김기자, 난데, 우리회사 제품알지? 그거 나중에 광고비 많이 책정할테니까 우선 기사 처리좀 해줘. 잘 팔리고 있다고 말야."
"이기자, 나야, 우리회사 제품알지? 해외유통망좀 움직이고 싶은데 영자신문에다 우리 회사 기사처리좀 해주라. 나중에 술살께.."

난 우선적으로 언론기관을 통해 회사의 이미지를 다시 인식시키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디자인실은 앞으로 한달간 광고 만들지 마세요. 그리고 남는 시간에 여기 인쇄된 제품안내서를 온라인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전자문서화 시켜주세요."

직원들을 시켜 수배한 능력있는 딜러들의 명단과 상위 네트웍회사의 명단을 확보한 나는 딜러들을 불러 들이고 네트웍회사는 직접 방문하며 우리 회사 제품을 중점 취급해 줄것을 설득했다.

처음 몇일 동안은 고삐풀린 말처럼 거래처를 돌아다니다 붙잡혀 들어온 직원들의 원성이 높았지만 점차 가시화되는 충성도 높은 딜러들의 활동이 레이더에 포착되면서 직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형님요, 단지 몇일 움직였을 뿐인데도 회사 분위기 짱입니다."
"조직에는 머리가 있어야 한단다. 사장님이 부리고 있는 직원들은 너무 오랜 타성에 젖어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하고 있었어. 그런 직원들의 분위기는 어쩌면 사장님 자신도 경기 불황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의기소침이라 생각하고 용서했던거지. 만약 내가 사장이었다면 나는 경기 불황과 회사의 움직임은 반대가 되도록 했을꺼야."
"당연히 경기가 안좋으면 영업사원이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거 아님니꺼."
"그래, 하지만 경기가 사람들 어깨마져 위축시켜버릴 정도의 위력이니까 "
"형님요, 잘못하면 형님 계속 영업팀 지휘하는거 아닙니꺼."
"아냐, 사장님은 돈 욕심 보다는 일 욕심이 많은 분이라서 이번 위기만 잘 넘기면 내 프로젝트를 지원해 주실꺼야. 넌 걱정말고 이번 기회에 영업이 뭔가를 좀 눈여겨 봐라."
"내가 뭔 영업요. 전 전자회로 그리는거 외엔 아무것도 못합니다."
"야, 넌 상무잖아. 맨날 만나는 사람들이 모두 너에겐 귀한 손님이야."
"그야 형님이 만나는 사람이지 머. 저야 술상무 아님니꺼."
"만약 내가 유고된다면 모두 자네가 관리해야 할 사람들이야. 그러니 앞으론 눈여겨 보라고."
"형님아, 어디 가나?"
"세상일은 아무도 모르는 법. 내 공백을 니가 메워야 할 수도 있어."
"알써여, 난 술만 축내주면 그뿐인데 괜히 부담주네..."

회사의 캐쉬플로우가 아직 좋아지진 않았지만 사장님은 수주활동이 활발해졌다며 여간 좋아하는게 아니다. 만약 이런 자금사정에 누군가가 조금만 투자해 준다면 회사는 오히려 불경기에 더 불붙힌듯 활황을 맞이할텐데 아쉽다. 직원들의 사기도 몇일 사이에 충천했다.

"김박사, 자네가 회사일에 관여한 몇일 사이에 분위기 엄청 좋아졌네. 우리 쏘주 한잔 하세."
"아직도 현금화 된건 한 건도 없잖아요. 제가 인맥 동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좋아 질 것입니다. 더 기다려 보세요."
"이번 일을 계기로 기획의 힘이 얼마나 큰지 깨달았네."
"제가 백가지 말하면 사장님은 몇개만 듣고 나머지는 모두 잊어버리셔야 합니다. 제가 사장님의 권한에 도전할 만한 말을 앞으로 더 많이 하게 되면 이말을 서운타 생각말라는 얘깁니다."
"자네가 하는 말 중에 틀린말 어디 있었나?"
"그래서 하는 얘깁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하더라도 사장님은 오너입니다. 모든 최종 결정은 사장님이 직접 해야 하고, 전 여러가지 의견을 드리는 것 뿐입니다."
"이왕이면 한 가지만 딱 집어서 얘기하면 좋잖은가?"
"그럴수도 있지요. 하지만 여러가지 비교하셔서 딱 맘에 드는 걸로 집행하셔야만 회사 기강도 살고 저도 저의 결정이 사장님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되어 편합니다."
"일단 애쓴 직원 몇명만 부르게. 내 오늘 쏘주 한잔 사겠네."
"알겠습니다."

사무실 옆 장어구이집에는 나와 사장, 탁과 최과장이 쏘주 한잔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형님요, 울 사장 술먹는거 오늘 첨 봅니더."
"응, 그분 회사 때문에 힘들어서 술 좋아하지만 안 마셨던거야."
"그래여? 그럼 오늘 한번 진하게 마시자 할까요?"
"아서라, 아직 돈 벌라면 멀었다. 나중에 돈 좀 돌면 말안해도 한잔 살 양반이다."

가볍게 소주 한잔씩 걸친 우리는 9시가 채 되기 전에 술자리를 마치고 사장님을 승용차에 모셔서 집으로 보냈다. 모처럼 3명이 남았지만 너무 쪼금 마신 쏘주때문에 입맛을 쩝쩝 다시는 꼴이 되고말았다.

"최과장, 우리 자리 옮겨서 쏘주 한잔 더할까?"
"좋습니다. 김박사님 술 좋아한단 얘기 늘 들었지만 팀이 달라서 함께 대작을 못했는데 오늘 기회만 주신다면 주량 한번 배워보겠습니다."
"술이란 주량이 아니고 기분이야. 어느날은 소주 한잔으로도 휘청거리고, 어느날은 소주 다섯병도 물 마신듯 그런 기분이거든."
"그럼 오늘은 어떤 기분이에요?"
"글쎄, 회사 분위기가 돈 없어도 좋아졌다니 아무래도 후자 쪽이겠지."
"그럼 양주로 하죠. 제가 한번 모실께요."
"좋아, 하지만 아직 회사가 현실적으로 좋아질라면 두 달 정도는 더 있어야 하네. 콜 온다고 다 돈되는건 아니잖은가."
"그렇긴 해도 직원들 어깨가 많이 가벼워진 기분이에요."
"직원들이야 각자 집에서 밥먹고 회사 망하면 딴 회사 알아보면 그만이지만 우리 사장님은 어떻겠는가. 여기 평생을 걸고 사신 분이니까 앞으로도 어려움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뛰어주게."
"그래야겠어요. 이번일로 사장님은 깜짝 놀랐을꺼에요. 샌님같기만 하던 박사님이 큰 힘 안쓰고도 분위기 완전히 바꿔 버렸으니."
"다 회사의 복일세. 내가 무슨 힘 있나.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잘 따라줘서 분위기가 살아난거고 아직 결과를 보기엔 몇달 허리띠 졸라메야 할텐데 뭐."

탁이 분위기가 자꾸 꼬여가는 걸 보곤 퍼뜩 술마시러 가자고 재촉한다.
"그래, 그럼 탁과장이 앞장서라."
"지난 번 갔던 룸싸롱 함 더 갔음 좋겠슴더."
"탁아, 오늘은 최과장이 단독출자한단다. 괜히 호기 부리지 말고 칵테일바 같은데 알아봐라."
"무슨 소리에요? 오늘은 제가 모실테니 돈 걱정하지 말고 앞장 서세요."
"허, 뭘 모르는군. 거긴 바가지야. 정말 가고 싶다면 내가 싸고 좋은곳을 알려주겠네."
"아이 형님도. 아가씨 땜에 가는거 아임니꺼."
"맞습니다. 개발팀 다녀 왔다고 소문 쫘~악 이던데 거기 함 갑시다."

몇년을 근무하면서 한번도 가지 않고도 큰 문제 없었는데, 박사장이랑 한번 다녀온 이후론 어떤 고리때문인지 자꾸 그곳에 갈 기회가 만들어졌다.
웨이터는 이젠 아주 구면이라고 반색을 한다. 어느새 나도 장정들이 도열한 가운데를 편안히 즐기며 지나가고 있다. 지난 번 룸은 몰카룸이었으니 다른 룸을 달라고 했다.

"형 여기 찜한 여자 있어요?"
"아니, 난 오늘도 여자 없이 술만 마실께. 자네들이나 부르게"
"아휴, 돈일랑 걱정 붙들어매시고 그냥 세 명 다 부르세요."
"아냐, 난 탁이까 따라 주는 술 마시는게 젤 좋아. 그러니 두 명만 부르라고."
"근데, 지난번 테이블 위에 올라간 아가씨는 어떻게 됐니?"
"몰라요. 모두 술취해서 어떤 넘이 먼저 올라갔는지 모르지만 모두 엉켜있었어요."
"너두 올라탔니?"
"아, 기억나지 않는다니까여. 그리구 중간에 도망간 형님이 그건 왜 물어요?"
"너 화났었구나?"
"아뇨, 그냥 묻어두란 얘기죠."
"오늘두 그럴꺼지?"
"상황 봐서요."
"그래? 그럼 나두 상황봐서 중간에 나갈지도 모르겠는걸..."
"형님요, 일단 놀구 나서 생각합시다. 여긴 일터가 아니잖아요. 기획없이 그냥 즉흥적으로 놀자구요."
"최과장, 밴드도 부를까?" 탁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말했다.
"부르세요. 지가 돈 나와봤자 얼마 되겠어요. 카드로 계산함 되지."

웨이터가 들락거리면서 준비된 여러가지 안주꺼리를 가져왔다. 웅장한 밴드 소리가 귀청을 후비고 미처 아가씨들이 들어오기도 전에 노래가 시작된다. 내가 아는 노래라곤 모두 뽕짝이거나 흘러간 옛노래 뿐인데 이들은 최신 렙을 멋들어 지게 한다.

사는게 이런 현실감일진데 난 너무 오랜 것에 집착해 있다. 어릴때 부터 알던 여자와 그대로 결혼에 골인하여 생긴 지금의 마누라, 20년이 넘도록 이사 한번 안하고 살고 있는 집, 남들이 노래 부르라고 시키면 마지못해 부르는 유일한 애창곡인 "비목"은 무려 30년 가까이 됐다. 새로운 사상과 새로운 문화를 먹이로 살면서 인간에게 가장 유익한 도구를 개발하겠다며 최첨단 마이크로프로세스의 수백가지 인스트럭션을 외우고 각 핀에서 작동하는 원리를 응용하며 프로세스의 제어권을 초과하는 포트를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익스텐드형 컨드롤러를 설계하는 등 이세상의 가장 앞선 인텔리이며 브레인이라 자칭하는 내겐 그 반대의 오래된 것들로 대립해 있었다.

"어, 아저씨~"
룸에 들어온 아가씨 중에 명옥이가 끼어있었다.
"형님요, 오늘도 아가씨 싫다니 두명만 불렀습니더."
"야, 이리온나" 하며 명옥이 팔을 탁이 확 채간다. 나는 휭한 가슴을 느꼈다.
"최과장, 당신 덕분에 오늘 호강은 하는데 좀 미안하다." 나는 관심을 일부러 최과장에게 쏟았다.
"아닙니다. 평소 술자리 한번 하고 싶었어요."
"고맙다. 나도 내 일이 바쁘다 보니 딴팀 직원들에겐 술자리 한번 안했었네. 그동안 미안했어."
"여기 노는 분위기가 엄청 나다던데 박사님 눈치 안보고 놀아도 되죠?"
"이사람아, 내가 무슨 상관인가. 난 중간에 잘 사라지기도 하네. 걱정말고 신나게 놀아봐."

탁은 파트너의 미모에 침을 꿀꺽 삼키며 여간 흥분하는게 아니다. 이런 착한 사람을 봤나. 그동안 손님들과 어울려서 분위기 마추느라 얼마나 욕망을 억제했었겠는가 하는 딱한 생각이 들었다. 명옥은 어차피 술집 여자일 뿐이다. 나는 그녀를 세번 만났지만 탁은 오늘 처음 자기 몫으로 할달된 여자종업원을 소유할 뿐이다. 도를 넘어서 지난 번 처럼 명옥이를 탁자 삼아 유희에 빠지지나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형님요, 분위기 썰렁합니다. 부르스 함 땡겨봐요."
"어, 그래..."
나는 명옥이를 잠시 빌려서 잔잔한 음악에 맞춰 부르스를 춘다. 가볍게 말아올린 머리의 꽁지를 만자줬다.
"아저씨, 나 어떻해요? 아저씨 보는 앞에서 딴 남자 놀이게 되야할텐데..."
"아가씨, 걱정 말아요. 난 10분후 먼저 집에 갈거에요."
"아저씨, 나 울고 싶어요. 이런 자리가 이렇게 부끄러운줄 첨 알았어요. 이를 어째요?"
"난 손님, 아가씨는 꿈을 키우기 위해 돈을 버는 직원일 뿐이에요. 그러니 신경 쓰지 마요."
"그래도 아저씬 항상 혼잔데, 난 이남자 저남자 품에 안긴 모습을 아저씨에게 보여줘야 하니 눈물이 자꾸 나요."
"아가씨, 웃어요. 이건 돈 버는 명확한 직업일 뿐이에요. 지난번 내게 말했잖아요. 몸은 줄 수 있어도 마음은 안준다고."
"아저씬 아무렇지도 않나요? 절 데리구 나가면 안돼요?"
"현실을 피하지 말아요. 어차피 오늘 일하러 나왔을테고, 여기 안왔음 다른 룸에 들어갔을텐데..."
"그건 엄연히 달라요. 다른 룸엔 아저씨가 없잖아요."

난 할말이 없었다. 그냥 어서 노래가 끝나면 자리로 돌아가야 겠다는 생각 뿐이다. 술 먹으러 와서 술마시고 노래하고 즐기면 그뿐이었던 몇일전과는 뭔가 달라졌다.

"형, 둘이 사귀세요?"
"그렇게 보였니?"
"형이 여자랑 그렇게 딱 붙어서 뭔가 얘기하는건 첨 봐요."
"응, 저 아가씨가 몸이 안좋데. 조용히 술시중만 했으면 한다고 내게 말하더라."
"왜 형한테 말하지? 내가 부른건데?"
"응, 내가 젤 연장자 같으니까 부탁하는것 같아. 다른 아가씨를 오라할까?"
"아뇨, 제가 오늘은 얌전하게 술만 먹을께요. 오늘도 집에 안들어가면 마누라가 이혼하자고 땡깡 부릴꺼에요."

나는 안도의 숨을 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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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일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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