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엔 가을 바람이 가져온 도심의 칼라가 황금빛과 주황빛으로 변하고 있다.
푸르름이 가득하던 공원엔 그 푸르름 대신에 두꺼운 옷으로 껴입은 사람들과
쓸쓸히 굴러다니는 낙엽들로 채워지고 있다.
IMF이후 불어온 감원 바람으로 은행에서 ?겨난지 별써 4개월...
세영은 그 낙엽들과 함께 공원속에 묻혀 있다.
이곳저곳 새로운 직장을 찾아 이력서를 제출해 보았지만...
40대 초반의 나이와 IMF는 그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만들어 주지 않고 있다.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 길게 빨아들인다음 허공에 대고...후~하고 불어본다.
그동안은 직장 재직시절 준비해둔 비자금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었지만...
그 자금마져도 얼마 남지 않아 이젠 생계마져도 그를 위협하고 있다.
맛벌이를 하는 와이프 역시 그의 오랜 백수 생활을 이젠 지겨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그 담배 연기속에 와이프의 무정한 얼굴이 환영처럼 그려진다.
바람이 휭 하고 불어온다...
낙엽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헐벗어가는 나무가지들이 스산하게 흔들리고 있다.
허공을 향해 긴 담배연기를 품어데고 있는 그의 발치에 신문쪼가리가 굴러와 걸렸다...
무심코 바라 보았다....
수많은 광고로 가득찬 생활정보지였다.
세영은 허리를 숙여 정보지를 집어 들었다..
찬찬히 위에서부터 읽어보던 세영의 눈에 광고 하나가 유난히 그의 시선을 끌어 들이고 있었다.....
**급구** 40대 개인 교습 선생님 원합니다...
보수는 면접후 결정..
조건은 운전면허소유자, 신체건강한자, 감성이 풍부한자, 지방 출장이 가능한자,
테크닉이 뛰어난자, 위의 조건을 전부 갖추어야함!
연락처 011-223-67XX 이 수 임
-개인교습? 그 내용이 뭐지? 테크닉?
세영은 피식웃었다..
-설마 저녁 잠자리 기술을 말하는것은 아니겠지, 그런거라면 자신 있는데..후후
세영은 섹스에 대해선 일찍 눈을 떳었다.
어렸을적 그의 집은 전통 한옥 집이었고..본체 주변에 여러체의 사랑체를 두고 있었으며 그 사랑체에는 세를 놓아 여러집이 살고 있는 지금의 다세대 주택이었다.
한옥의 특성상 방음장치가 허술할수 밖에 없었고..
문역시 한지를 바른 문짝들이다보니.. 사랑체 가까이가면 안에서 속삭이는 작은 이야기 까지도 밖으로 세어 나올정도 이었다..
갑자기 어린시절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세영은 은행에 다니고 있는 누나와 한방을 쓰고 있었다.
아직은 성에대해 무지했던 15살의 세영은 23살의 누나와 한방을 쓰면서 한이불속에서 잠을 자곤했다.
누난 그시절 유행하던 단발 머리에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었으며.
살찌는것을 염려해서 인지. 다이어트에 엄청 신경을 쓸정도로 몸매관리를 무척이나 잘 하고 있었다.
남자들이 줄줄 따를 정도로 이쁜 얼굴에 몸매 역시 누나의 목숨을 걸은것처럼 보이는 다이어트 때문인지 34/24/35 정도로 훌륭한 몸매를 갖고 있었다..
집안의 구조상 욕실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가끔 부억에서 목욕을 하는 누나의 몸매를 무심코 보게되는 날이 있는데 그때 얼핏 보이는 누나의 몸매는 숨이 컥 하고 막힐 정도로 환상적이 었다..
뿌연 수증기속에 뭍혀있는 실오라기하나 걸치지않은 누나의 백옥같은 벗은 몸을 본 날은 꿈속에서 가위에 눌리곤 했다..
그날도 늦게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왔다.
저녁 자율학습 시간에 친구가 빨간책이라면서 정말 야한 만화책을 보여 주었다.
남자와 여자가 벌거벗고 섹스를 하는 성인 만화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