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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38 828회 0건
어느 교사의 일기 - 7부 -

한줄기의 비가 내리자 제법 후덥지근 하던 날씨도 많이 시원해졌다.

여태껏 학교에서 그렇게 당당하던 강민태였지만 오늘은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죄인같은 기분이 들어 미연이가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이지만

아이들과 같이 하다보니 금방 체할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게다가 수연이는 런닝차림이 편한지 아예 윗도리인양 입고 있는것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

"선새임~ 우리 언니 몸매 디게 이쁘지요? "

"이...이 녀 석...너 자꾸 그럴래? 그렇지 않아도 미안해서 죽겠는데..."

"모가 그래 미안한데요~ 그건 선새임 잘못이 아인데... 크 크 큭!!"

물론 강민태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깨끗한 몸을 본것이 미안 했던것인데

반찬을 집으려고 밥상위로 팔을 뻗히는 수연이의 런닝사이가 가끔씩 눈에 들어오자

강민태는 또다시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제하지 못하고 결국 밥을 반그릇도 비우지 못한채 수저를놓았다.

"이 가스나야~ 니가 자꾸 그러니께~ 선새임이 진지도 못드시잖아~"

수연은 머슥해진 얼굴로 강민태를 한번 쳐다보더니

"선새임 ~ 인자 안 그럴테니께~ 진지 다 잡수이소~ "

강민태는 애써 태연한척 하며

"아냐~ 오늘은 학교에서 다른걸 좀 먹고왔더니 별 생각이 없어서 그런거야... 니들이나 많이 먹어..."


그렇게 퍼붓던 비도 이제는 풀이 꺽인듯 가느다란 빗줄기로 흩뿌리는데

담벼락에 줄기를 감으며 올라가던 호박잎은 생기를 되찾아

빗방울이 모여 떨어질때 마다 부끄러운 새악시의 옷고름이 흔들리듯 한들 거리고있다.

"수연아~ 이 방에 있던 옷들을 니들이 치웠나?"

옷을 갈아 입으려던 강민태가 부엌에서 설겆이를 하던 수연에게 물어온다.

"야~ 아까 우리가 빨래할때 몽땅 해 해뿌랬어요~"

정말 둘러보니 구석구석 쳐 박아 놓았던 속옷까지 모두 없어 진것이다.

강민태는 또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아니 저녀석들이... 그렇다면 내 속옷까지.. 어휴~ 이건 나무랄수도 없고...>

그러면서 문득 그저께 구겨 놓았던 수건이 생각나 두리번 거리며 찾아 보았지만 역시 보이질않았다.

갑자기 강민태의 등줄기에서 부터 한줄기의 땀이 주루룩 흘러내린다.

"제발 몰라야 할텐데... 모를꺼야~ 그렇지만 미연이는 알수도 있을텐데... "

혼자 이렇게 생각하며 아무렇게 방치해 놓았던 자신에게 자책을 하면서 후회를 해 보았지만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고 다만 모른척 하는 수 밖에 없었다.

후덥지근 했던 날씨 때문에 땀을 유난히 많이 흘렸던 강민태는 세수를 하려고 밖으로 나왔다.

강민태의 마음을 알아 주었는지 그렇게 쏟아지던 비까지 그쳤다.


강민태는 수돗가로 가서 세숫대야에 물을 가득담아

오늘 그렇게 머리를 어지럽혔던 모든것을 다 날려 버리려는듯 요란스럽게 씻어대었다.

"아 아~ 시원하다~ 푸우~"

초여름 이었지만 비가 그치자 금새 후덥지근 한데

이런날 시원한 물에 세수를 할수 있다는것이 너무나 좋은일 아닌가?

머리네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채 방으로 돌아오려는 강민태 앞에 수연이가 수건을 들고 서있다.

"서새임~ 이걸로 닦으이소~ 방에있던 노란 수건은 뭐가 묻어서 빨았놨어요~"

순간 강민태의 눈앞이 또다시 노래 지는것이다.

"뭐...뭐...가 묻다니... 뭐가? "

"난도 몰라요~! 언니 혼자 물에 담궜다가 만져 보디마는 무신 냄새가 나는지 기냥 빨던데요..."

"뭐...뭐... 언니가!! 만져? 그리고 내...냄 새 도? "

강민태는 우려했던 일이 드디어 현실로 다가왔다고 생각하고 말까지 더듬자

수연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서새임~ ... 왜 그라는데요? 그 수건 빨믄 안되는기라요?"

"아...아..아냐~ 자..잘 했 어~ 흐 흠~~"

수연에게 수건을 받아든 강민태는 닦는둥 마는둥 허둥대면서 방으로 들어 가버린다.


수연은 뭔가 또 재미 있는것이 생겼는것 처럼 미연에게 달려가더니

"언니야...언니야~ 선새임이~ 아까 그 노란 수건 언니가 빨았다고 하니께~ 디게 당황 하더라~"

"뭐라꼬!! 당황 하더라꼬? 니 도대체 뭐라?는데?"

수연은 언니인 미연에게 조금전 강민태에게 했던 이야기들을 다 했다.

"아이고...이그야~ 그딴 말을 왜 하노? 이 그~~"

"와~ 하믄 안되는기라? 그라믄 우야노? "

"키 킥!! 히 히 히 힛!!"

"근데 와 웃는데..? "

미연은 당황했다는 강민태의 모습을 떠 올리며 조금전 목욕할때와 같이 생각을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새 흐렸던 하늘엔 구름이 조금씩 걷히면서 햇살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비가 그치니께 더버 죽겄네... "

"맞데이... 저쪽 집에서는 더브믄 기냥 훌렁 벗어뿌리고 목욕하믄 되는데 그쟈 언니야~"

"그래도 니는 런닝이라도 입고 있으니께 괘않타 아이가.. 어 휴~"

미연은 가지런히 놓아둔 책사이에서 노트를 하나 꺼내들고는 부채질을 해댄다.


한편 강민태는 근래에 자신에게 펼쳐진 모든 일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 시키기려고 무던히 애를 써보지만

자꾸만 미연이와 수연이의 알몸이 스크린처럼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아이들이야~ 그건 아이들의 몸이라구... >

떨쳐 버리려고 하면 할수록 그들의 몸과 희진이의 몸이 교차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슬그머니 입고있던 추레닝 바지춤으로 손이간다.

벌써 아랫도리에서는 힘이들어가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뻣뻣해져 있다.

하얀피부에 잘록한 허리,그리고 그 아랫쪽으로 분명하게 들어온 미연이의 몸과

약간은 가무잡잡하며 피어오르는 복숭아 마냥 봉긋했던 수연이의 젖가슴이

금방 머릿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아랫도리를 잡고있던 강민태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흐 으 으~ 아휴~ 이러면 안되는데... 흐으 ~ "

마음속에선 흑과 백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아이들의 방쪽에서 소리가 나자

강민태는 얼른 바지춤에서 손을빼며 옆으로 돌아 누워버린다.


"서새임~ 선새임~"

"누 누 구야? 수연이?"

수연이는 조금전 강민태가 사가지고 온 과자봉지를 들고 문앞에 와있었다.

"선새임~ 이거 드시이소~ 아께 점심도 쪼매밖에 안드셨는데..."

"아냐~ 그건 니들 먹으라고 사가지고 온거야~ ..... 그래~ 들어와 같이먹자..."

강민태는 수연이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미연이를 보자 잠시 움찔했지만

어차피 이젠 같이 살아야 하는 운명이 되어 버렸기에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들을 맞이 하였지만 아직까지 식지않은 자신의 발기된 물건에 신경이 쓰인다.

"비가 그치니까 또 덥지? 아휴~ 이제 선풍기도 내 놓을때가 된것같군..."

"맞아요~ 에 고 ~ 선새임 얼굴에 땀좀봐~ "

가지고 온 책받침으로 부채질까지 해주는 수연이가 기특하다.

학교에서는 말도 없이 조용하던 수연이 였지만 여기선 여간 붙임성이 있는게 아니다.

"나도 너희들처럼 귀여운 동생이나 있었으면 좋은데...막내라서...후훗!!"

괜히 어색해진 분위기를 깨뜨려 보려고 했던 말이었지만

강민태는 그 말을 해놓고 나서 마음 속으로는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연이는 강민태가 그런 말을하자 정말 동생이라도 된양 옆에 착 달라붙으며

"내도 선새임같이 마음좋은 오빠가 있으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헤 헤~"

"아이구...이녀석 다 큰녀석이 꼭 어린애 같애....어 엇!!"

귀여워서 살짜기 톡 건든다고 했던것이 런닝만 입은 수연이의 가슴쪽에 손이 가버렸다.

그러나 수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지 가만 있는데

강민태의 얼굴이 붉게 달아 오르면서 가슴은 또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어 어~ 미..미 안 해~ 일부로 그런게 아닌데.."

"키 키 킥!! 괘않아요~ "

강민태는 얼른 미연의 얼굴을 보았으나 미연은 아무것도 모르는것처럼 그냥 배시시 웃고만있다.


"비도 그쳤는데 우리 시장이나 한바퀴 돌고 오지 않을래? 하루종일 방안에만 있으면 따분하잖아..."

아이들은 그말에 좋아했으며 본의 아니게 실수 투성이였던 강민태는

모든것을 훌훌 털어 버리려고 미연과 수연을 데리고 시내에 있는 시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반찬거리와 필요한 것들을 몇가지 사고는 가전제품을 파는 곳으로 가서 자그마한 냉장고를 샀다.

"앞으로 무척 더워질텐데 꼭 필요할꺼야~ 그치?"

시장에서 돌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은 무척 가벼웠고 뭔가 모르게 서로간에 마음이 통하는것 같았다.

"빨리 저녁이나 준비해야제~ 수연아이~ 니가 쌀좀 씻을래?"

"어 엉~ 그래 언니야~ 인자 선새임은 들어가 계시이소~"

남같지않고 귀여워 보이는 이들 이었기에 강민태는 아직까지 수연과 미연의 옆에있다.

"아냐~ 니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냥 지켜 보고싶어서 그래..."


잠시후 자동차 소리가 들리더니 주문해 놓았던 냉장고가 도착했고

강민태는 서둘러 부엌에 자리를 마련해 그쪽에 설치를 하게했다.

미연과 수연은 마치 처음본 물건이라도 된것처럼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와~ 진짜로 너무 좋데이~인자 앞으로는 선새임한테 시원한 물은 내가 갖다 드릴께요~"

강민태는 언제 부터인지 아이들이 좋아 하는것에 대해 자신도 흐뭇해 지는것을 느낄수있었다.

잠시후 저녁상이 들어왔고 강민태는 조금전 찾아 놓았던 선풍기를 틀자

수연이의 싱글거리는 모습이 강민태의 눈에너무 귀엽게 느껴진다.

이들은 여느때보다 밝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였다.

"자~ 이건 너희들을 만난 선물이야~"

수연과 미연앞에 하얀 종이에 쌓인것을 내어놓는 강민태

"아니~ 선물이라니요? 이게 뭔데요?"

아이들은 처음으로 받아보는 선물이라 조심스럽게 그 하얀 종이를 끌렀다.

그 안에는 하늘색과 빨간색, 두개의 티셔츠가 들어있었다.

"선 새 임~~ 언제 ???~"

미연과 수연이 놀라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강민태는 다시한번 흐뭇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AlohaMoon (2003-10-23 06:03:28)

kw님의 글들도 빠지지않고 읽고 있습니다.
이 글 역시 은근한 끌림을 당하며, 덕분에
못 한 일들은 책상위에 쌓여만 가고...
좌우지간 감사합니다. 다음편 기다릴께요~
건필~!



kw (2003-10-23 16:17:29)

보잘것 없는 글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머리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좋은글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장마 (2003-10-23 20:47:14)

kw님글 은근해서 좋아요.
심금을 울리는 줄거리가 더 좋구요.



redsun1000 (2003-10-24 21:14:08)

역시 좋은글.....
요즘은 바쁘신가 보네요....
아니면 워낙 작품성이 뛰어난 글이라 산통을 겪으시나부당....
바쁘시더라도 짬을 내셔서 계속계속 훌륭한 글을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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