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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3:39 1,192회 0건
어느 교사의 일기 - 4부 -

희주의 작은 몸부림을 한낱 쾌락의 도구로만 삼을것인지,아니면

영원한 사랑의 보금자리로 자리잡을 것인지가 강민태의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전제된다면 까짓 나이차이는 극복할수 있는일이 아닌가?

자제할수 없는 상황이지만 잠시동안 머리를 어지럽혔던 생각과 판단이 긍정적으로 돌아서자

민태는 희주의 작고 여린 몸위에 자신의 무거운 무게를 실으면서

"흐으 음~ 희..희 주~ 너~ 이제 후회해도 소용 없는거야~ 흐 으 으~"

희주는 대답대신 눈만 한번 깜박였고 그 순간 맺혀있던 눈물이 방울되어 귓가로 흘러내린다.

"으 으 으 흐읏!! 아 아~~ 아 우 우~~"

강민태의 엉덩이가 아래로 내려오는 사이 희주의 얼굴은 통증을 참으려는듯

몹시 일그러지면서 고통속에서 이어지는 신음소리가 민태의 귓전을 울리고있다.

민태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려는듯이 아주 조금씩 희주의 몸을 파고 들었으나

희주는 자신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려 작은 두손을 꽉 쥐고있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괴로워하는 희주를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조심스러운 몸놀림을 하고있다.

드디어 아랫도리가 짜릿해지면서 사정이 시작되자 민태는 움직임을 완전히 멈춰버리고

자신의 정액을 조심스럽게 여린 희주의 몸속으로 쏟아내 버린다.

그 순간 희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뺨을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지만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

서로의 몸이 떨어진 지금 둘은 거칠어진 호흡만 가다듬을 뿐 아무 말이없었고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제치던 풀벌레마져 잠이 들었는지 고요하게 적막만이 감돌고 있다.

"희주~ 미안해~ 정말 이러면 안되는데..."

"이젠 그런 말씀은 하시지마세요~ 선생님~ 그런데 저... 가끔씩 찾아와도 돼죠?"

"으 음~~ 희주가 후회를 하지 않는다면...."

"후훗!! 물론이죠~ "


다음날 아침 희주를 버스 정유소까지 배웅해준 강민태는 서둘러 준비하여 학교로향했다.

수연이는 어제 장례를 치뤘지만 오늘도 학교에는 오질 않았다.

어떻게 지낼까?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까?

비록 짧은 교사생활 이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학생들을 위해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강민태이다.

가끔씩 운동장을 내다보며 금방이라도 수연이가 가방을가지고 운동장을 걸어 오는것처럼 느껴 지는것은 왜일까?

그리고 저녁을 먹고 헤어지면서 강민태의 등뒤에서 들려오던 수연이의 애절했던 목소리가 귓가를 떠나지않는다.

"언니야~ 오늘 잘때~ 너무 무서울꺼 같애~ "

"언니야~ 오늘 잘때~ 너무 무서울꺼 같애~ "

힘없는 할머니지만 이제까지 버팀목이 되어 주셨지만 이젠 그들에겐 의지할 곳이라곤 아무도 없는것이다.

고생모르며 살아왔고 세상을 너무 쉽게만 생각했던 강민태였지만

막상 주위에 어려운 일들을 보자 가슴 한구석이 쓰리듯이 저미어 오 는것이었다.

지난밤 희주와의 일과 수연이의 안타까움으로 머리가 복잡해진 강민태는 아이들에게 자습을 시켜 놓고 있는데

처음엔 조용하던 아이들이지만 시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떠드는 소리가 짜증스럽기만 하다.

평소 같았으면 소리를 지르며 회초리를 들고 이리저리 설쳤겠지만 오늘은 그것마져 자신이없다.


교사였기에 희주와의 만남이 있었고 교사였기에 수연이의 안타까움을 보게 되었기에

사명감없이 지내온 지난날들이 왜그리 후회스럽고 원망 스러운지...

수업을 마치고 오후 4시쯤이 되자 강민태는 수연이의 집에 방문을 한다며 조금 일찍 퇴근을 하여

근처 가겟집에 들러 음료수 몇병을 사들고 수연이의 집으로 향했다.

비록 강민태의 발길은 수연이의 집을 향하고 있지만 딱히 그들에게 해줄만한 해결책은 생각나지 않았다.

외딴집, 한쪽문이 떨어져 나간 대문을 들어서자 구수한 라면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수연아~ 수연이 있니?"

강민태의 말에 어제처럼 구멍난 방문이 삐그덕 소리를 내면서 수연이와 미연이의 어두운 모습이 나타난다.

어두운 방안에서는 자그마한 밥상에 커다란 냄비하나가 올려진걸 봐서는

아마 이들이 지금 라면으로 점심을 떼우려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안 녕 하 세 요~ 선 생 님~"

"뭐야! 이제 점심먹는거야~~ 지금이 몇신데?"

수연이는 조금 창피한듯 얼굴이 붉어지더니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아차!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야? 아휴~>


"아니~ 너희들 지금 라면 끓여 먹는구나... 야~ 그렇지 않아도 배가 좀 고프던 참인데... 선생님이 같이 먹어도 되냐?"

강민태는 얼버무리려 말을 돌렸지만 미연이가 난처한듯이

"저....아 유~~ 저... 김 치 도 없는데요... 아휴~"

"야~ 라면에 무슨 김치까지... 라면은 그냥 먹는게 젤 맛있는거야~ 어디..."

강민태는 소리를 높혀 이야기를 하면서 방으로 먼저 들어가자 아이들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며 따라 들어온다.

방안은 어두침침 하였고 언제 일어났는지 아직까지 한쪽에는 아직도 이불이 깔려있다.

"야~ 수연아~ 젓가락좀 가져와봐~ 라면이 참 맛있게 끓여진것 같은데..."

수연이도 더 이상 어쩔수 없다는듯이 부엌에 가서 젓가락을 하나 가져와 강민태에게 전해주고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밥상주위에 아이들이 꿇어앉아 어쩔줄을 모른다.

"후 루 루 룩!! ~~ 자~ 니들도 빨리 먹어~ 라면은 불으면 맛없어~"

한젓가락을 후루루 소리와 함께 입에넣은 강민태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울컥하면서 눈시울이 붉어 지는것을 느꼈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려 눈을 몇번 껌벅인다.

다행스럽게 방안은 너무 어두웠기에 아이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했던것이다.


"야~ 이거 너희들 점심을 내가 다 뺏아 먹었으니 ~~ 그래 나가자~ 선생님이 대신 다른걸 사줄께~"

"아니라요~ 선생님~ 우린 또 끓여 먹으믄 되요~"

"아냐~ 아냐~ 내가 너희들에게 할말도 있고... 그래서 그러는거야~"

강민태의 말에 미연이가 수줍게 웃어 보이면서

"선생님이 괜히 그래는거 다 알아요~ 어제도 할말 있다고 했으믄서 아무말도 않하셨잖아요~"

강민태는 자신의 속마음이 들킨것 같아 조금은 뜨끔 하였지만

"아니야~ 오늘은 진짜 할말이 있어서 그러는거야~"

"그라믄 기냥 여기서 하이소~ 우리는 괘안아요.."

갑자기 그렇게 물으니까 딱히 할말이 없던 강민태는 얼른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어젯저녁 중국집에서 헤어질때 수연이의 말을 떠올리면서

"으 응~ 그..그건 말이야~ 하아~ 내가... 혼자 지내는데 사실 겁이 좀 많거든....그래서..."

수연이와 미연이는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강민태를 쳐다 보고있다.

"후훗!! 그래서 ... 너희들이 웃방에 들어와 살면 어떻겠나 해서...말이야~"


물론 강민태도 갑자기 생각해낸 것이지만 아이들은 뜻밖의 제안에 어리둥절 해진다.

"서...선 생 님 ...지..집 에 요?~~"

"으 응~ 그래~ 그러면 나도 덜 무서울테고 너희들도 이렇게 둘이만 있으면 위험하잖아..."

강민태의 말에 갑자기 수연이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언니인 미연이를 쳐다본다.

그러나 미연이는 괜히 자기들 때문에 선생님이 귀찮아 진다고 생각했는지

"그..글치만..... 후우~ 글케되믄 지들이 신세만 지게 될낀데요..."

"아니야~ 신세라니... 난 그렇게만 해준다면 너희들 밥할때 내밥도 좀해주면 나도 편해지는데...하 핫!!"

강민태는 갑자기 이야기를 해놓고도 참으로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밥 잘 하는데.."

수연이가 빙긋이 웃으며 말을하자 미연이는 수연이를 찡그리며 보더니

"우 리 는~ 밥 말고 딴거 묵을때가 많아요~ "

아무 걱정없이 밝게 자라야 할 이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알고있기에 선듯 대답을 하지 못하는것을 보자

강민태는 가슴 한구석이 또 저려 오는것을 느끼며 도저히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하 하 하~ 야 ~ 이녀석들 누가 그런 걱정 하랬어? 난 집에서 쌀을 가져오기 때문에 남아도는게 쌀이야~ 하핫!!"

미연과 수연은 서로 얼굴만 쳐다 볼 뿐이다.

"어때~ 너희들이 내 수고를 좀 덜어줄래? 그리고 이건 내가 너희들에게 부탁 하는거야~ "

"그냥 밥은 해 드릴수는 있지만...아무래도.... 아유~"

"그럼 된거야~ 수연이 넌 내 성질 급한것 알지 ...? 그러니까 당장 옷가지랑 가방 챙겨~~ "

세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하고 결정 본 일이지만 세사람 모두 왜 이렇게 되어 가는지는 아무도 모른채

민태가 서두르자 미연이와 수연이는 우선 필요한 몇가지를 챙기고 있었다.


주위에 어둠이 깔릴무렵 강민태와 미연이 그리고 수연이는 강민태의 집으로 향했다.

강민태는 갑작스럽게 저지른 자신의 판단에 아주 만족을 하였고

뒤를 따라오는 미연과 수연이의 얼굴 역시 조금은 걱정이 사라졌는듯 하다.

"자~ 이제부터 이방을 너희들이 써라~ 그런데 안쓰던 방이라서 청소를 해야 할꺼야~"

그런데 갑자기 미연이가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아 참!! 이불!! 다시 가야겠다~"

"아이구~ 이녀석들~ 그런 걱정은 하지말고 빨리 청소나 끝내도록 해~ 후 후 ~"

미연이와 수연이는 아직 적응되지 않는 새 생활에 조금은 상기된듯 얼굴이 발그스레이 달아오른채

세숫대야에 물을 떠와 쓰지않아 먼지가 잔뜩 쌓인 방안을 닦아 내면서 분주히 움직인다.

"자~!~ 이제 수연이와 미연이는 날 따라와~ "

강민태는 수연이를 데리고 자기방으로 들어가더니 조립식 옷장을 열어 이불한채를 꺼내어주며

"이거면 되겠지? 자...이거는 밑에 까는거고~~"


아직까지 한번도 쓰지않아 보이는 이불을 꺼내보이자 아이들은 당황스러운지 선뜻 들고 나가질 못한다.

"야 이녀석들~ 빨리 가지고 가야지~ 그럼 내가 가져다 줄까? "

"아..아 니 요~ 아 후~ 선 생님~ 정말 고맙습니데이~ 하우~"

아이들의 인사를 받은 강민태는 지금 자신이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언제부터 이렇게 인간적인 면이 있었는지 조차 의심을 할 정도였다.

베풀어 줄수있는 마음, 베풀어 줄때 느껴지는 그 어떤 포만감에 도취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저 어~ 선생님~~ 밥은~?"

강민태가 직접 부엌에 나가 쌀과 반찬을 일러주고 방으로 들어오자

미연과 수연이는 부엌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재잘거리며 희희덕거리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와 어우러 지고있다.


강민태는 재잘거리며 시끌벅적한 부엌이 궁금하여 견딜수가 없었다.

물론 이것도 강민태에게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야~ 이놈들~ 뭐가 그리 재밌냐? "

"아 니 래 요~ 인자 다 됐어요~ 금방 차려 들어갈께요~"

"아니야~ 내가 배고파서 그런게 아니고~ 니들이 너무 재미있는것 같아서...그냥 본거야~"

아이들이 키득거리는 소리가 사라지면서 잠시후에는 미연이가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밥상은 강민태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푸짐하였다.

"아니 이거 모두 니들이 만든거야? 와 아~ 대단 한데~~어디 맛좀 봐야지..."

잠시 아이들의 얼굴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오 오~ 정말 맛있어~ 야 아~ 자~ 니들도 빨리 먹어~ "

그제서야 아이들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숟가락을 들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개구리의 합창은 이들의 만남을 축복이라도 해주려는듯이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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