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생각하며... [1]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니 오히려 다른 타 아이들보다 훨씬 더 순진한 소년이었다. 중2 때까지 누군가를 좋아해 본적도 없었고, 수많은 여자란 존재들과 접촉하면서 단 한번도 그 누구를 이성이라고 느껴 본적조차 없었다.
그러던 내가 누군가를 처음으로 "여자"란 성적대상으로 인식하게 된 날, 그날은 지독히도 무더운 여름 어느 날이었다.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수업이 끝나고 나서 나는 친구들과 같이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아...진짜 덥다. 뭔놈의 7월달이 이렇게 덥냐?"
"도대체 방학은 언제 하는거야? 옆집 대학생형은 벌써 방학했던데..."
"정말? 더러워서 빨리 크던지 해야지, 진짜..."

학교와 집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10여분정도의 거리였지만 유난히도 오르막길이 많아서 등교할 때와는 달리 하교시에 엄청 힘들었다. 더군다나 유난히도 책을 많이 가지고 다니던 나였기 때문에 해가 뜨겁게 비추는 여름날이면 집으로 가는 길은 거의 고문에 가까웠다.

그래서 하교길 중간에 있던 가게는 우리에겐 유일한 휴식처이기도 했지만 어떤 의미로는 지옥같은 곳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바로 "공포의 아이스크림쏘기(?)"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돌아가면서 아이스크림을 사곤 했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가 한명 씩 빼다보니 결국 "공포의 아이스크림쏘기"로 변해있었다.
고작 아이스크림 쏘는데 무슨 공포까지 나오냐 하시겠지만... 중학교 2학년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시라. 500원짜리 4개면 한번에 2000원.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거기에다 이틀연속 이라도 걸리는 날이면 그땐 정말 눈에서 눈물이 날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물론 전통의 가위바위보가 희생자의 결정방법이었음을 말 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그날도 다름없이 아이스크림쏘기는 계속獰解? 불운한 희생자는 아쉽게도 나였다. 친구놈들은 씩 웃으며 먼저 밖에 나가있었고 나는 남아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내 이름을 부르는 웬 여자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 경수아니니?"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한 여자가 가게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 예... 안녕하세요."

반사적으로 대답하긴 했지만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우리 아래집에 사는 은미어머니였다. 어디를 가시는지 그날따라 잘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라인이 다 들어나는 새하얀 정장과 짝을 이루는 새하얀 미니스커트는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다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항상 화장도 안하고 허르스름한 모습을 한 은미어머니만 보았던 나는 처음보는 그녀의 색다른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전에는 몰랐었는데 깨끗이 차려입은데다 예쁘게 화장까지 하니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 같았다. 더군다나 내 또래 여자들보다도 더 아름다운 다리선은 나의 시선을 붙잡고서 놓아주지 않았다.

"학교 갔다오나봐?"
"예, 어디 가시나봐요?"
"어, 누구 좀 만나러."

짧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내 눈은 나 자신이 놀랄정도로 그녀의 몸을 탐닉하고 있었다. 나의 이 불순한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미어머니는 나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면서 아이스크림 값까지 계산해 주시는 친절을 배풀어주셨다.

가게에서 나와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도 나는 그녀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녀의 뒷모습에서는 도저히 아이를 둘이나 낳은 아줌마의 모습 찾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과 같이 걸어가면서도 나는 계속해서 그녀를 훔쳐보았고, 그러한 나의 행동은 그녀가 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집안엔 아무도 없었다.
온몸이 땀에 절어있었기 때문에 나는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들어가 샤워를 시작했다.
샤워를 하는 동안에도 내 머리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지워지지 않았고, 내 아래물건은 서서히 발기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나는 말로만 듣던 내 인생 최초의 자위행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대상이 누구였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