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여자... 8부
사람들이 넘쳐 흐르는 시내 한복판을 질주하는 세 명의 사내들이 있었다. 무엇이 그리 급하지 그들 모두 전력으로 뛰고 있었다. 이 무더운 날씨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무더기로 흐르는 판에 뛰기까지 하니 그들의 몸은 모두 땀에 절어있었다.
세 명의 구성도 이상하였다. 세명 중에서 두명은 세련된 정장 차림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교복차림이었다.
그것도 고등학생이라는 뺏지를 달고 있는 학생, 교복을 입은 학생은 표정에 불만이 가득이었다.
얼굴에 불만이라고 쓰면서 불성실하게 뛰어가는 사람은 바로 명우였다. 학교 끝나고 민철이와 그 일당들은 명우를 데리고 급히 학교를 떠났다.
그리고 영민이네 집에 들려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물론 명우의 옷도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그것도 깔삼한 정장으로...
그런데 이 잘난 녀석은 도무지 교복을 벗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민철이와 그 일당들이 옷을 갈아입고 가자 해도 명우는 끝끝내 교복을 벗지 않았다. 그것은 일종의 반항심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진행된 상황에 대한 반감, 그리고 원하지 않고 그리 내키지도 않은 미팅에 대한 반항이었다. 아무튼 명우의 반항으로 한동안 실랑이가 있었고 그로인해 이렇게 약속 시간이 약간 오버해버렸기때문에 민철이와 영민이는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었다.
"어서 뛰어, 야! 좀 뛰어라 새꺄! 너 땜에 늦었잖아"
민철이는 명우의 등을 힘껏 떠밀면서 씨부렁거렸다. 명우는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민철이를 힐끗 쳐다볼뿐이었다.
"지금 뛰고 있잖아"
"으이구, 개쉑"
"민철아, 다 온거 같어"
옆에서 뛰고 있던 영민이가 삼거리에 위치한 한 패스트 푸드점을 보고 말했다. 셋은 아니 정확히 둘은 헐레벌떡 안으로 들어갔다.
"왜 하필이면 패스트 푸드점이냐?"
명우가 띠거운 목소리로 한소리 했다. 민철이는 눈을 부라렸지만 지금은 더 급한것이 있었기에 그냥 참고 넘어갔다.
고개를 둘러보니 가게 안쪽에 세명의 여자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여자들도 민철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하, 미안 일이 좀 있어서"
"그래? 무슨일이 있었기에 숙녀들을 10분씩이나 기다리게하니?"
"하하하, 미안미안, 정말 미안해, 대신 오늘 우리가 확실히 재밌게 해줄게"
민철이의 재치있는 말로 여자들은 한 번만 봐준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귀엽게들 노는군..."
민철이와 영민이는 연신 함박 웃음을 지으며 여자들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모두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미인들이었다.
옅은 화장에 사복을 입어서인지 아님 성숙해서인지 모두 대학생처럼 보였다. 물론 정장을 쫙 차려입은 민철이와 영민이도 성인처럼 보였다.
다만 명우만 홀로 고딩이라는 티를 팍팍 내고 있을 뿐......
혼자서 동떨어져 다른 생각만 하고 있던 명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한 여자 아이가 명우를 향해 대뜸 물어왔다.
"아까 명우라 했지?"
"으,응"
"넌 왜 말이 없니?"
"아, 그냥"
"그런게 어딨어? 혹시 이 자리가 불편하니?"
"어"
"왜?"
"그냥.."
"말 수가 별로 없는거 같네? 원래 그래?"
"아냐, 지수야, 이녀석이 원래는 이렇지 않은데, 여자 앞이라서 쑥쓰러운가봐, 애 오늘이 첫 미팅이거든, 니가 이해해라"
첫미팅이라는 민철이의 말에 지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으로 명우를 쳐다보았다.
"설마? 너 같은애가?"
"너같은게 무슨뜻인데?"
"아, 미안, 말 실수, 그러니까 너처럼 잘생긴 애가 오늘이 첫 미팅이라는거야?"
"그래"
"호호, 진짜야? 이야 그래서 그런거야? 응?"
"아냐, 그런거"
"에이, 그런거 같은데.. 나두 첨엔 다 그랬어, 엄청 많이 떨리더라"
지수는 웃는 얼굴로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 주었다. 그러나 명우는 그런것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아니 고맙지가 않았다. 지수는 명우가 뚱한 표정으로 자신의 애기를 듣는것 같아서 약간 맘이 상했지만 오래만에 맘에드는 상대를 만났기 때문에 곧 개의치 않고 다시 명우를 향해 애기를 하기 시작했다.
"근데 너 누구 좋아하는 여자라도 있는거니? 이런 자리에 나와서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딱 두가지인데.. 하나는 첨이라 쑥스러운거고 하지만 니 태도는 전혀 쑥스러워서 그런게 아냐, 그럼 두 번째인데.. 그건 강제로 끌려나왔다는 거거나 아님 여자가 있다는 거겠지, 맞지?"
"쪽집게네.."
"....."
"왜 말이 없어"
"할 말 없 어"
명우의 대답에 지수는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을 앞에두고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껏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솔직히 세명의 여자중에서 가장 이쁜 애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지수가 뽑힐 것이다.
자신의 학교에서도 퀸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또 미팅을 나가도 많은 남자들이 자신에게 스스로 다가왔기 때문에 이렇게 대하는 남자는 만나보지 못한것이다.
오늘 미팅은 지수의 친구인 영희가 주도한것이었다. 물이 좋다는 말에 같이 따라나왔는데 약속 시간이 지나도 만나기로 되어 있던 애들은 나오지 않았다.
약간 화가 나긴 했지만 10분이 넘어서 도착한 명우 일행을 보고는 약간이나마 풀어졌다. 그런데 웃기는 일이 생겼다. 서로 소개를 끝내고 이야기를 나苛쨉?평소같으면 자신에게 점수를 딸려고 애쓰는 남자들 뿐이었는데 두 녀석은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친구들과 즐겁게 애기를 하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미팅이라것에 관심이 없다는듯이 뚱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자리만 메꾸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 녀석의 얼굴이 보기 드문 미남이어서 약간 맘이 쏠렸다. 그래서 퀸카의 명예를 잠시 억누르고 자신이 먼저 말을 걸었는데 상대는 자신을 무시하면서 말대꾸도 하기 싫다는 듯이 성의 없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열이 올랐다.
민철이가 옆자리에 앉아있는 명우를 쳐다보았다. 확실히 불성실한 태도였다. 모름직이 미팅이라는 모임에 나왔으면 남자로 태어나서 갖은 사명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거늘 이놈은 자신과 영민이가 찍어놓은 맛난 음식을 일부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맛나는 먹이를 상한 음식 쳐다보듯이 대하는 것이 아닌가,
명우와 지수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자 민철이는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못난놈!"
명우도 솔직히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지수라는 여자애가 맘에 들었지만 자신에겐 미영이라는 여자가 있었다. 지수를 향한 맘보다는 미영이를 향한 맘이 더욱더 컸기때문에 명우는 태도를 확시히 하며 지수를 대했다.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지수와 명우의 신경전이 오가고 있을때 일단의 사람들이 푸드점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정말 그랬어? 개 정말 웃기다"
"그치? 너두 그렇게 생각하지? 난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호호"
"그나저나 선생일은 요즘 잘 되니?"
"뭐 그럭저럭"
가게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사람은 미영이와 그녀의 친구인 소희였다. 학교에서 퇴근한후 집으로 향하고 있는 그녀를 불러낸것은 그녀의 절친한 친구인 소희였다.
소희와는 대학 신입생부터 친하게 지내온 절친한 친구였다. 근처를 지나다 약간 허기가 일어 잠시 배나 채울까해서 패스트 푸드점으로 들어온것이었다.
"근데 명우라는 애는 요즘도 말을 잘 안듣니?"
명우의 애기가 나오자 미영이의 볼이 살며시 달아올랐다. 그러나 소희는 줄을 서느라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달아오른 자신의 양볼을 손바닥으로 열기를 식혔다.
"애, 대답좀해봐?"
"어,으,응, 요즘은 잘 지내"
"그래? 그녀석 얼굴이나 한 번 봤으면 좋겠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이기에 5살이나 연장자인 선생님한테 반말을 찍찍 내뱉는지.."
5살이란 말에 미영이의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지만 명우의 얼굴을 떠올리자 다시 기분좋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만큼 명우에 대한 미영이의 마음은 절대적인것이었다.
"뭐 먹을래?"
"응, 아무거나"
소희에게 주문을 맡기고 가게안을 한 번 둘러봤다. 안쪽 자리에 앉아있는 6명의 남녀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등을 돌리고 앉았있는 남자가, 그 남자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복이었다. 뒷모습이 낯설어보였다.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뭔가 불안한 마음이 가슴속 깊은곳에서 스며오르기 시작했다. 분명 저사람들은 미팅 중일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저 교복입은 남학생은...
아닐거라 믿고 싶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 남자가 아닐거라고...
명우는 지수의 말에 적당히 대꾸해주고 더이상 할 말 없다는 뜻으로 고개를 뒤로 돌려버렸다.
그때 누군가의 모습이 두 눈 가득히 들어왔다. 길게 기른 고운 검은빛의 생머리가 명우의 시야속에 잡혔다.
그리고 그 고운 머리카락안에 있는 그녀의 얼굴도..
그녀의 아름다운 두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것처럼 붉어져 가는것이 보였다.
두 손을 세차게 움켜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고개를 돌리는 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천천히 슬로우 비디오 장면을 보는것처럼 그의 얼굴이 돌려졌다. 순간 그의 두 눈과 자신의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나올려고 한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기 싫었다. 두 손에 힘을 쥐고 꼭 움켜쥐었다.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에게서 시선을 떼어버렸다.
잘 움직여지지않는 발로 천천히 그러나 빨라지는 걸음걸이로 가게안을 나와버렸다.
그녀가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말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았다. 어째서 그녀가 여기에... 지금 자기가 앉아있는 자리는 누가봐도 미팅자리라고 생각될것이다.
갑자기 그녀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더니 천천히 가게안을 나가버렸다.
"앗!"
미영이가 사라지자 탄성을 터뜨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속에서 미영이를 ?아가라고 아우성을 쳤다.
"야 왜그래? 무슨일이야?"
명우는 민철이의 물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곧장 가게안을 뛰쳐나갔다. 밖을 내다보니 저 멀리 뛰어가는 미영이의 뒷 모습이 보였다.
명우는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녀를 놓치면 안돼! 어서 뛰어가!
명우는 필사적으로 뛰었다. 손만 뻗으면 그녀를 잡을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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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미영이를 잡아야 할까요, 아님 놓쳐야 할까요.. 이게 고민돼서 더이상은 못쓰겟습니다.. 얼른 생각해야될텐데... 그나저나 요즘 계속 부실하네요.. ^^;
좋은 의견 있으시면
[email protected]
보내주세요~^^;
> Re..내가 사랑한 여자... 8부(춘봉이)
> 님의 글은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님아의 마지막을 보고 조금 생각해봤는데요..
> 미팅에서 만난여자가 불러서 못잡고 나중에
> 이러쿵저러쿵해서 여자를 보는게 어떨까요???
> 제가 너무 주제 넘은 생각을 했군요...
> 죄송합니다...근데 님아...
> 글 조금만더 빨리 쓰지면 안되나요??
> 기달리느라 죽는줄 알았어요...
사람들이 넘쳐 흐르는 시내 한복판을 질주하는 세 명의 사내들이 있었다. 무엇이 그리 급하지 그들 모두 전력으로 뛰고 있었다. 이 무더운 날씨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무더기로 흐르는 판에 뛰기까지 하니 그들의 몸은 모두 땀에 절어있었다.
세 명의 구성도 이상하였다. 세명 중에서 두명은 세련된 정장 차림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교복차림이었다.
그것도 고등학생이라는 뺏지를 달고 있는 학생, 교복을 입은 학생은 표정에 불만이 가득이었다.
얼굴에 불만이라고 쓰면서 불성실하게 뛰어가는 사람은 바로 명우였다. 학교 끝나고 민철이와 그 일당들은 명우를 데리고 급히 학교를 떠났다.
그리고 영민이네 집에 들려 옷을 갈아입으려 했다. 물론 명우의 옷도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그것도 깔삼한 정장으로...
그런데 이 잘난 녀석은 도무지 교복을 벗으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민철이와 그 일당들이 옷을 갈아입고 가자 해도 명우는 끝끝내 교복을 벗지 않았다. 그것은 일종의 반항심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진행된 상황에 대한 반감, 그리고 원하지 않고 그리 내키지도 않은 미팅에 대한 반항이었다. 아무튼 명우의 반항으로 한동안 실랑이가 있었고 그로인해 이렇게 약속 시간이 약간 오버해버렸기때문에 민철이와 영민이는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고 있었다.
"어서 뛰어, 야! 좀 뛰어라 새꺄! 너 땜에 늦었잖아"
민철이는 명우의 등을 힘껏 떠밀면서 씨부렁거렸다. 명우는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민철이를 힐끗 쳐다볼뿐이었다.
"지금 뛰고 있잖아"
"으이구, 개쉑"
"민철아, 다 온거 같어"
옆에서 뛰고 있던 영민이가 삼거리에 위치한 한 패스트 푸드점을 보고 말했다. 셋은 아니 정확히 둘은 헐레벌떡 안으로 들어갔다.
"왜 하필이면 패스트 푸드점이냐?"
명우가 띠거운 목소리로 한소리 했다. 민철이는 눈을 부라렸지만 지금은 더 급한것이 있었기에 그냥 참고 넘어갔다.
고개를 둘러보니 가게 안쪽에 세명의 여자들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여자들도 민철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하, 미안 일이 좀 있어서"
"그래? 무슨일이 있었기에 숙녀들을 10분씩이나 기다리게하니?"
"하하하, 미안미안, 정말 미안해, 대신 오늘 우리가 확실히 재밌게 해줄게"
민철이의 재치있는 말로 여자들은 한 번만 봐준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귀엽게들 노는군..."
민철이와 영민이는 연신 함박 웃음을 지으며 여자들과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모두 예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미인들이었다.
옅은 화장에 사복을 입어서인지 아님 성숙해서인지 모두 대학생처럼 보였다. 물론 정장을 쫙 차려입은 민철이와 영민이도 성인처럼 보였다.
다만 명우만 홀로 고딩이라는 티를 팍팍 내고 있을 뿐......
혼자서 동떨어져 다른 생각만 하고 있던 명우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한 여자 아이가 명우를 향해 대뜸 물어왔다.
"아까 명우라 했지?"
"으,응"
"넌 왜 말이 없니?"
"아, 그냥"
"그런게 어딨어? 혹시 이 자리가 불편하니?"
"어"
"왜?"
"그냥.."
"말 수가 별로 없는거 같네? 원래 그래?"
"아냐, 지수야, 이녀석이 원래는 이렇지 않은데, 여자 앞이라서 쑥쓰러운가봐, 애 오늘이 첫 미팅이거든, 니가 이해해라"
첫미팅이라는 민철이의 말에 지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으로 명우를 쳐다보았다.
"설마? 너 같은애가?"
"너같은게 무슨뜻인데?"
"아, 미안, 말 실수, 그러니까 너처럼 잘생긴 애가 오늘이 첫 미팅이라는거야?"
"그래"
"호호, 진짜야? 이야 그래서 그런거야? 응?"
"아냐, 그런거"
"에이, 그런거 같은데.. 나두 첨엔 다 그랬어, 엄청 많이 떨리더라"
지수는 웃는 얼굴로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 주었다. 그러나 명우는 그런것이 전혀 반갑지 않았다. 아니 고맙지가 않았다. 지수는 명우가 뚱한 표정으로 자신의 애기를 듣는것 같아서 약간 맘이 상했지만 오래만에 맘에드는 상대를 만났기 때문에 곧 개의치 않고 다시 명우를 향해 애기를 하기 시작했다.
"근데 너 누구 좋아하는 여자라도 있는거니? 이런 자리에 나와서 그런 태도를 보인다면 딱 두가지인데.. 하나는 첨이라 쑥스러운거고 하지만 니 태도는 전혀 쑥스러워서 그런게 아냐, 그럼 두 번째인데.. 그건 강제로 끌려나왔다는 거거나 아님 여자가 있다는 거겠지, 맞지?"
"쪽집게네.."
"....."
"왜 말이 없어"
"할 말 없 어"
명우의 대답에 지수는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을 앞에두고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껏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솔직히 세명의 여자중에서 가장 이쁜 애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지수가 뽑힐 것이다.
자신의 학교에서도 퀸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또 미팅을 나가도 많은 남자들이 자신에게 스스로 다가왔기 때문에 이렇게 대하는 남자는 만나보지 못한것이다.
오늘 미팅은 지수의 친구인 영희가 주도한것이었다. 물이 좋다는 말에 같이 따라나왔는데 약속 시간이 지나도 만나기로 되어 있던 애들은 나오지 않았다.
약간 화가 나긴 했지만 10분이 넘어서 도착한 명우 일행을 보고는 약간이나마 풀어졌다. 그런데 웃기는 일이 생겼다. 서로 소개를 끝내고 이야기를 나苛쨉?평소같으면 자신에게 점수를 딸려고 애쓰는 남자들 뿐이었는데 두 녀석은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친구들과 즐겁게 애기를 하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미팅이라것에 관심이 없다는듯이 뚱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자리만 메꾸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를 메꾸고 있는 녀석의 얼굴이 보기 드문 미남이어서 약간 맘이 쏠렸다. 그래서 퀸카의 명예를 잠시 억누르고 자신이 먼저 말을 걸었는데 상대는 자신을 무시하면서 말대꾸도 하기 싫다는 듯이 성의 없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열이 올랐다.
민철이가 옆자리에 앉아있는 명우를 쳐다보았다. 확실히 불성실한 태도였다. 모름직이 미팅이라는 모임에 나왔으면 남자로 태어나서 갖은 사명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거늘 이놈은 자신과 영민이가 찍어놓은 맛난 음식을 일부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맛나는 먹이를 상한 음식 쳐다보듯이 대하는 것이 아닌가,
명우와 지수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자 민철이는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못난놈!"
명우도 솔직히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지수라는 여자애가 맘에 들었지만 자신에겐 미영이라는 여자가 있었다. 지수를 향한 맘보다는 미영이를 향한 맘이 더욱더 컸기때문에 명우는 태도를 확시히 하며 지수를 대했다.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지수와 명우의 신경전이 오가고 있을때 일단의 사람들이 푸드점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정말 그랬어? 개 정말 웃기다"
"그치? 너두 그렇게 생각하지? 난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호호"
"그나저나 선생일은 요즘 잘 되니?"
"뭐 그럭저럭"
가게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사람은 미영이와 그녀의 친구인 소희였다. 학교에서 퇴근한후 집으로 향하고 있는 그녀를 불러낸것은 그녀의 절친한 친구인 소희였다.
소희와는 대학 신입생부터 친하게 지내온 절친한 친구였다. 근처를 지나다 약간 허기가 일어 잠시 배나 채울까해서 패스트 푸드점으로 들어온것이었다.
"근데 명우라는 애는 요즘도 말을 잘 안듣니?"
명우의 애기가 나오자 미영이의 볼이 살며시 달아올랐다. 그러나 소희는 줄을 서느라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달아오른 자신의 양볼을 손바닥으로 열기를 식혔다.
"애, 대답좀해봐?"
"어,으,응, 요즘은 잘 지내"
"그래? 그녀석 얼굴이나 한 번 봤으면 좋겠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이기에 5살이나 연장자인 선생님한테 반말을 찍찍 내뱉는지.."
5살이란 말에 미영이의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지만 명우의 얼굴을 떠올리자 다시 기분좋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만큼 명우에 대한 미영이의 마음은 절대적인것이었다.
"뭐 먹을래?"
"응, 아무거나"
소희에게 주문을 맡기고 가게안을 한 번 둘러봤다. 안쪽 자리에 앉아있는 6명의 남녀들이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등을 돌리고 앉았있는 남자가, 그 남자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것도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교복이었다. 뒷모습이 낯설어보였다.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기 시작했다. 뭔가 불안한 마음이 가슴속 깊은곳에서 스며오르기 시작했다. 분명 저사람들은 미팅 중일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저 교복입은 남학생은...
아닐거라 믿고 싶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 남자가 아닐거라고...
명우는 지수의 말에 적당히 대꾸해주고 더이상 할 말 없다는 뜻으로 고개를 뒤로 돌려버렸다.
그때 누군가의 모습이 두 눈 가득히 들어왔다. 길게 기른 고운 검은빛의 생머리가 명우의 시야속에 잡혔다.
그리고 그 고운 머리카락안에 있는 그녀의 얼굴도..
그녀의 아름다운 두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것처럼 붉어져 가는것이 보였다.
두 손을 세차게 움켜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고개를 돌리는 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천천히 슬로우 비디오 장면을 보는것처럼 그의 얼굴이 돌려졌다. 순간 그의 두 눈과 자신의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나올려고 한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기 싫었다. 두 손에 힘을 쥐고 꼭 움켜쥐었다.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에게서 시선을 떼어버렸다.
잘 움직여지지않는 발로 천천히 그러나 빨라지는 걸음걸이로 가게안을 나와버렸다.
그녀가 모습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말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았다. 어째서 그녀가 여기에... 지금 자기가 앉아있는 자리는 누가봐도 미팅자리라고 생각될것이다.
갑자기 그녀가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더니 천천히 가게안을 나가버렸다.
"앗!"
미영이가 사라지자 탄성을 터뜨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속에서 미영이를 ?아가라고 아우성을 쳤다.
"야 왜그래? 무슨일이야?"
명우는 민철이의 물음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곧장 가게안을 뛰쳐나갔다. 밖을 내다보니 저 멀리 뛰어가는 미영이의 뒷 모습이 보였다.
명우는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녀를 놓치면 안돼! 어서 뛰어가!
명우는 필사적으로 뛰었다. 손만 뻗으면 그녀를 잡을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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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미영이를 잡아야 할까요, 아님 놓쳐야 할까요.. 이게 고민돼서 더이상은 못쓰겟습니다.. 얼른 생각해야될텐데... 그나저나 요즘 계속 부실하네요.. ^^;
좋은 의견 있으시면
[email protected]
보내주세요~^^;
> Re..내가 사랑한 여자... 8부(춘봉이)
> 님의 글은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님아의 마지막을 보고 조금 생각해봤는데요..
> 미팅에서 만난여자가 불러서 못잡고 나중에
> 이러쿵저러쿵해서 여자를 보는게 어떨까요???
> 제가 너무 주제 넘은 생각을 했군요...
> 죄송합니다...근데 님아...
> 글 조금만더 빨리 쓰지면 안되나요??
> 기달리느라 죽는줄 알았어요...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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