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술을 먹은 다음날 아침은 매우 고통스럽다. 그것도 그 고통을 전신으로 느끼며 혼자 맞이하는 아침은 더욱더..
침대위에 널부러져 있던 승우는 어제일을 애써 기억해내며 상체를 일으켰다.
어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덕분에 너무 많은 술을 마셔버렸다.
3차까지 간 생각은 나는데 그 뒤로 필름이 끊겨버린 것이 문제였다. 도대체 그 뒤에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도대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승우는 세차게 머리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머리를 찌르는듯한 통증이 조금 가시는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7년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 원래 승우의 고향은 광주였다. 그곳에서 태어나 19년간 줄곧 거기에서만 살아온 고향 광주, 7년전 어느날 있었던 일로 인해 승우는 광주를 떠났지만 아직도 광주를 그리워하고 있다. 아니 광주를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추억이 남아있는 그곳을 그리워하는지도 몰랐다. 자신의 곁을 매정하게 떠나버린 그녀와의 추억이 어린 그곳을......
지금 생각해보면 사춘기 시절의 불장난으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남기고 간 상처는 함부로 생각할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로 인해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이 입어야 했던 그 피해들은.. 더더욱... 그 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나를 위해 피를 흘리며 쓰러졌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할정도다. 날 위해 힘써주었던 녀석들... 그 녀석들중 몇몇 녀석을 어제 만났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제는 기분좋게 술을 입에 대었다. 몇 년간 끊었던 술을...
하지만 옛 생각을 하니 그녀때문인지 기분이 착 가라앉으며 우울해진다. 이 우울함을 털어버리기 위해 승우는 침대 주변에 널려있는 옷가지들 중 상의로 손을 뻗쳤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담배갑과 라이터가 손에 잡혔다.
탁!
담배에 불이 붙고 담배에서 피어오르는 희끄무레한 연기가 그리 넓지 않는 방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다.
승우는 앉은 그대로 담배를 피우며 방안을 둘러보았다. 침대 바로 옆에 있는 컴퓨터와 책상, 그리고 그위에 어지러이 널려있는 책들.. 그리고 그 너머엔 TV와 작은 쇼파가 있었다. 주방은 여기선 보이진 않는다. TV를 지나 옆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좁게 보이지만 혼자 살기엔 딱 적당한 크기였다.
처음엔 태어나서 계속 보살펴 주시던 부모님의 손길을 벗어나서 혼자 산다는것이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이 되나갔다. 그러나 역시 총각 혼자 사는지라 집이 어수선하긴 했다.
담배 한 개피를 다 피우고 천천히 일어나서 냉장고쪽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텅빈 냉장고 안이 눈안에 들어왔다. 간단한 반찬들과 음료수 몇 개만이 그를 반겼다.
썰렁한 냉장고 안에서 냉수를 발견한 승우는 냉장고 문을 집고 서서 한손으로 병을 집어들었다. 차가운 느낌이 손바닥을 시리게 한다. 반쯤 남은 냉수를 꺼내서 단숨에 다 비워버렸다.
차가움과 함께 상쾌함이 식도를 타고 들어와 몸속을 휘저었다. 그 기운을 따라 울렁거리며 승우를 괴롭히던 숙취들이 모두 휩쓸려 사라져갔다.
따르릉따르릉 먹던 물을 내려 놓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승우야? 나다. 민철이"
민철이라면 어제 만났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그의 쾌활한 목소리로 보아 어제 마셨던 술들을 모두 잘 소화해낸 모야이다. 본인은 이렇게 시달리고 있는데...
"왜? 무슨일이야?"
"짜식, 무슨일은.. 좋은일이지 임마! 너 이번주 일요일에 시간 비워둬라"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녀석의 모습은 언제나 자유분방하고 나댔던 것으로 기억난다. 물론 흉을 보는것이 아니다. 각반에 한 명씩은 있게 마련인 분위기 메이커, 민철이는 그런 존재였다. 가끔씩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주위를 온통 웃음바다로 만드는 그런 녀석, 그만큼 녀석은 반녀석들은 물론 학교 전체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물론 나도 그녀석을 좋아했다. 비록 졸업한뒤엔 만나지를 못했지만...
"일요일에 무슨 일 있냐?"
질문을 던지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왼손으로 살짝 문지르는데 수화기 저편에서 민철이의 들뜬 음성이 들려왔다.
"어제 말하려 했는데 니가 너무 반가워서 술 진창 마시다가 깜박했지 뭐냐. 근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려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뭔데?"
"이번주 일요일에 우리 고등학교 동창회 하잖냐, 장소는 명동에 있는 아가페라는 카펜데, 거기 엄청 유명한데라서 쉽게 찾아올수 있을거다. 이번엔 우리 25기하고 26기,27기도 같이 한꺼번에 한다. 성민이 녀석이 요번에 돈 좀 냈다구 그러더라. 돈을 잘버니까 씀씀이도 다르다는거 아니냐, 그럼 꼭 와라, 오후 7시까지야."
"알았어, 근데 왜 카페에서 동창회를 하냐? 좁지 않을까?"
"후후, 문제마라, 거기 말이 카페지 아주 잠실 종합 운동장 저리가라다. 카페안에 당구장도 있어. 그래서 거기로 택했단다. 아무튼 잔말말고 오기나해라"
"알았어"
동창회라.. 오랜만에 옛 친구들 볼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침에 느꼇던 불쾌감과 우울함은 날려버린지 오래였다.
"아참! 너 속은 괜찮냐?"
"빨리두 물어본다.. 괜찮아"
"하하하, 근데 너 주량이 많이 늘었더라. 그날 너하구 나하구 그리고 정식이 이렇게 셋만 끝까지 갖다는거 아니냐, 나머지 두놈은 ko 됐지만.. 이번주 일요일에두 기대하고 있으마.. 그럼 끊을게"
"그래.."
비록 속은 어제 마신 술때문에 울렁거리고 메슥꺼웠지만 마음만큼은 상쾌하고 즐거운 수요일 아침이었다.
1부 끝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술을 먹은 다음날 아침은 매우 고통스럽다. 그것도 그 고통을 전신으로 느끼며 혼자 맞이하는 아침은 더욱더..
침대위에 널부러져 있던 승우는 어제일을 애써 기억해내며 상체를 일으켰다.
어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덕분에 너무 많은 술을 마셔버렸다.
3차까지 간 생각은 나는데 그 뒤로 필름이 끊겨버린 것이 문제였다. 도대체 그 뒤에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도대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승우는 세차게 머리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머리를 찌르는듯한 통증이 조금 가시는 것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7년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 원래 승우의 고향은 광주였다. 그곳에서 태어나 19년간 줄곧 거기에서만 살아온 고향 광주, 7년전 어느날 있었던 일로 인해 승우는 광주를 떠났지만 아직도 광주를 그리워하고 있다. 아니 광주를 그리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추억이 남아있는 그곳을 그리워하는지도 몰랐다. 자신의 곁을 매정하게 떠나버린 그녀와의 추억이 어린 그곳을......
지금 생각해보면 사춘기 시절의 불장난으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녀가 자신에게 남기고 간 상처는 함부로 생각할수 있는게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로 인해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이 입어야 했던 그 피해들은.. 더더욱... 그 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친구들이 나를 위해 피를 흘리며 쓰러졌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할정도다. 날 위해 힘써주었던 녀석들... 그 녀석들중 몇몇 녀석을 어제 만났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제는 기분좋게 술을 입에 대었다. 몇 년간 끊었던 술을...
하지만 옛 생각을 하니 그녀때문인지 기분이 착 가라앉으며 우울해진다. 이 우울함을 털어버리기 위해 승우는 침대 주변에 널려있는 옷가지들 중 상의로 손을 뻗쳤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담배갑과 라이터가 손에 잡혔다.
탁!
담배에 불이 붙고 담배에서 피어오르는 희끄무레한 연기가 그리 넓지 않는 방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다.
승우는 앉은 그대로 담배를 피우며 방안을 둘러보았다. 침대 바로 옆에 있는 컴퓨터와 책상, 그리고 그위에 어지러이 널려있는 책들.. 그리고 그 너머엔 TV와 작은 쇼파가 있었다. 주방은 여기선 보이진 않는다. TV를 지나 옆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좁게 보이지만 혼자 살기엔 딱 적당한 크기였다.
처음엔 태어나서 계속 보살펴 주시던 부모님의 손길을 벗어나서 혼자 산다는것이 힘들었지만 차차 적응이 되나갔다. 그러나 역시 총각 혼자 사는지라 집이 어수선하긴 했다.
담배 한 개피를 다 피우고 천천히 일어나서 냉장고쪽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텅빈 냉장고 안이 눈안에 들어왔다. 간단한 반찬들과 음료수 몇 개만이 그를 반겼다.
썰렁한 냉장고 안에서 냉수를 발견한 승우는 냉장고 문을 집고 서서 한손으로 병을 집어들었다. 차가운 느낌이 손바닥을 시리게 한다. 반쯤 남은 냉수를 꺼내서 단숨에 다 비워버렸다.
차가움과 함께 상쾌함이 식도를 타고 들어와 몸속을 휘저었다. 그 기운을 따라 울렁거리며 승우를 괴롭히던 숙취들이 모두 휩쓸려 사라져갔다.
따르릉따르릉 먹던 물을 내려 놓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 승우야? 나다. 민철이"
민철이라면 어제 만났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그의 쾌활한 목소리로 보아 어제 마셨던 술들을 모두 잘 소화해낸 모야이다. 본인은 이렇게 시달리고 있는데...
"왜? 무슨일이야?"
"짜식, 무슨일은.. 좋은일이지 임마! 너 이번주 일요일에 시간 비워둬라"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녀석의 모습은 언제나 자유분방하고 나댔던 것으로 기억난다. 물론 흉을 보는것이 아니다. 각반에 한 명씩은 있게 마련인 분위기 메이커, 민철이는 그런 존재였다. 가끔씩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서 주위를 온통 웃음바다로 만드는 그런 녀석, 그만큼 녀석은 반녀석들은 물론 학교 전체에서도 인기가 좋았다. 물론 나도 그녀석을 좋아했다. 비록 졸업한뒤엔 만나지를 못했지만...
"일요일에 무슨 일 있냐?"
질문을 던지고 지끈거리는 머리를 왼손으로 살짝 문지르는데 수화기 저편에서 민철이의 들뜬 음성이 들려왔다.
"어제 말하려 했는데 니가 너무 반가워서 술 진창 마시다가 깜박했지 뭐냐. 근데 오늘 아침에 출근하려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뭔데?"
"이번주 일요일에 우리 고등학교 동창회 하잖냐, 장소는 명동에 있는 아가페라는 카펜데, 거기 엄청 유명한데라서 쉽게 찾아올수 있을거다. 이번엔 우리 25기하고 26기,27기도 같이 한꺼번에 한다. 성민이 녀석이 요번에 돈 좀 냈다구 그러더라. 돈을 잘버니까 씀씀이도 다르다는거 아니냐, 그럼 꼭 와라, 오후 7시까지야."
"알았어, 근데 왜 카페에서 동창회를 하냐? 좁지 않을까?"
"후후, 문제마라, 거기 말이 카페지 아주 잠실 종합 운동장 저리가라다. 카페안에 당구장도 있어. 그래서 거기로 택했단다. 아무튼 잔말말고 오기나해라"
"알았어"
동창회라.. 오랜만에 옛 친구들 볼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아침에 느꼇던 불쾌감과 우울함은 날려버린지 오래였다.
"아참! 너 속은 괜찮냐?"
"빨리두 물어본다.. 괜찮아"
"하하하, 근데 너 주량이 많이 늘었더라. 그날 너하구 나하구 그리고 정식이 이렇게 셋만 끝까지 갖다는거 아니냐, 나머지 두놈은 ko 됐지만.. 이번주 일요일에두 기대하고 있으마.. 그럼 끊을게"
"그래.."
비록 속은 어제 마신 술때문에 울렁거리고 메슥꺼웠지만 마음만큼은 상쾌하고 즐거운 수요일 아침이었다.
1부 끝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4-0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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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4-09-24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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