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 9회
눈 두덩이를 짓누르는 눈꺼풀조차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속이 더부룩해지는 느낌이 오자 그 안에 든 내용물을 쏟아내고 싶은 욕망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힘조차 그에겐 없었다. 속이 진정되기를 바라며 한참을 가만히 누워있었다. 등 허리를 마주대고 있는 것이 푹신푹신한 것으로 봐서 침대인듯했다.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셔본것도 오랜만이군.’

그래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게 다행이라는 생각속에 승우는 침대 깊숙이 몸을 묻었다.
순간... 승우의 코 끝으로 쟈스민향이 아련하게 스며들어왔다. 아련한 향기속으로 서서히 정신이 말려들어가는 느낌. 그러나 불안감이나 불편함이 아닌 어머니의 품안처럼 포근하고 따사로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오래 가지 못했다.

“헉!”

두 눈을 번쩍 뜨며 향기의 늪에서 빠져 나온 승우는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주위를 둘러보자 확실히 자신의 방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알아야 했다. 그의 침대에서 자스민향이 날 리가 없지 안은가.. 그리고 이렇게 여성스럽게 방을 꾸밀리도...

“뭐야... 어떻게 된거지?”

아무리 봐도 자신이 알고 있는 방은 아니었다. 아담한 방안은 방 주인의 성정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스타일의 여성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
승우는 한동안 고개를 두리번 거리다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시선을 아래로 내려보니 다행히 셔츠나 바지는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코트가 방 한쪽에 있는 책상 의자에 가지런히 얹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누군가 세심한 배려를 한 듯 침대 옆 탁자엔 아담한 주전자와 함께 투명한 유리컵이 놓여져 있었다. 승우는 우선 마음을 가라앉히며 물을 마셨다.

한 컵을 한번에 비운 승우가 막 컵을 자리에 내려 놓으려는 순간 방문이 열렸다. 승우의 시선이 채 열리지 않은 방문으로 향했다.
방문이 완전히 열리면서 단조로운 회색 반팔티에 하얀 츄리닝을 입은 여자가 고개를 숙이며 들어왔다. 무언가 생각을 하고 있는 듯 우두커니 서있는 승우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저, 저기.”

승우의 머뭇거리는 음성에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고무줄로 묶어 간단하게 뒤로 넘긴 긴 생머리, 그리고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검은 뿔테 안경. 하지만 촌스럽다거나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묘한 지성미를 풍기고 있는 여성이었다. 그렇게 썩 뛰어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한 번 보면 바로 잊지 못할 묘한 여성미를 지니고 있었다.

“앗!”

단말마의 비명소리.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던 희영이의 귀속을 파고들기엔 충분했다. 언니의 비명소리에 읽고 있던 책을 덮고 벌떡 일어섰다.

“언니! 무슨일이야?”

승우가 자고 있는 방으로 달려간 희영이는 어색한 웃음을 짓고 서있는 승우와 역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승우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언니를 볼 수 있었다.
방안으로 들어선 희영이를 본 승우는...

“어? 희영아?”





> Re..애고 애고(KODIAK)
> 돌아오신겁니까?
> 흔적을 계속 쓰시는 겁니까
> 기다리다 한자나 빠진 내목은
> 제가 치료 해야겟군요
> 오셨으니까요
> 열심히 써주세요
> 빨리 써주시구요
> 건강하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