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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5 956회 0건
5부
승우는 큰 길까지 걸어가서 택시를 잡아탔다. 승우가 탄 택시는 비교적 차량이 별로 없는 도로를 빠른 속도로 내달렸다.
노련한 택시 운전기사의 운전 탓인지 별탈없이 모임 장소에 삼십분만에 도착했다. 택시비를 지불하고 승우는 차에서 내렸다.
주위를 한차례 둘러보았다. 길 건넌편에 동창회 장소인 카페가 보였다.
5층짜리의 빌딩이었는데 크기가 꽤 큰 축에 속했다. 1층은 피자가게와 의상실이었고 2층이 카페인거 같았다.
"왜 저기로 잡았는지 알거갔군.. 드럽게도 크네"

한층을 다 차지해버린 2층의 카페는 정말 더럽게 컸다. 카페가 아니라 왠만한 중소기업의 작업장처럼 컸다.
승우는 건넌편으로 건너가기 위해 횡단보도로 걸어갔다. 횡단보도 앞에 서서 주머니에 손을 꽂은채 하얀 입김을 장난삼아 내뿜으며 얼른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다.
오는동안 아무런 감정도 없었는데 막상 건넌편에 카페가 보이기 시작하자 승우의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모두들 어떻게 변했을까? 잘 살고는 있을까? 건강 할까? 이런저런 생각들이 절로 들었다.
짧지않은 고교시절의 추억들이 영사기처럼 머리속에서 흐르기 시작했다. 추억들이 떠오르자 몸을 감싸고 있던 긴장감이 서서히 풀리며 승우의 입가에 작지만 훈훈한 미소가 걸렸다.
곧 신호가 바뀌고 승우는 들뜬 마음을 안고 천천히 카페로 뛰기 시작했다. 이제 저 문만 열면 그 녀석들이 있는건가? 모두들 어떻게 변했을까? 정말 궁금하네..
승우는 천천히 카페문을 열었다. 조금씩 카페 안의 정경이 두 눈에 들어왔다.
곧 크리스마스여서인지 카페 안 곳곳에 가지각색의 작은 전구들을 달아놓고 카페중앙에 사람 키만한 트리를 장식해 놓고 있었다. 조명또한 약간 어둡지만 여기저기 있는 붉은 전구에 의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카페 안이 마치 별세계처럼 느껴졌다. 분위기가 있는 카페였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자 한가지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카페가 꽤 넓어서인지 한번에 다 둘러보기 힘들었는데 안으로 들어서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삼삼오오 짝지어 수십개의 테이블에 나뉘어 앉아 있었는데 앉아서 애기하는 사람보다 서서 애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사람 머릿수만 거의 백여명 정도 되보였다. 백여명이나 되는데 카페가 넓어서인지 약간 북적거릴뿐이었다.

"야! 너 승우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앞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다가오는 녀석이 있었다.

"그래"

"애들아! 여기 승우 왔다"

승우가 그렇다고 하자 녀석은 곧 흥분해서 큰소리로 외쳤다. 그 소리를 듣고 앉아있던 녀석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디? 어디?"

"여기있잖아"

저녀석의 이름이... 아! 민호였지.. 정민호.. 승우를 제일 처음 알아본 녀석은 민호라는 녀석이었다. 학교에서 터프가이로 통했던 녀석으로 고딩 시절에 상당히 친했던 녀석이었다. 저녀석도 그 일에 피해자라면 피해자일수도.. 내 일이라면 두 손 걷어부치고 나서던 놈이었으니..
민호의 손끝이 승우를 향하자 녀석들의 시선이 일제히 승우로 향했다. 곧 눈이 왕방울처럼 커지며 모두 승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새끼. 야 정말 오랜만이다"
"야, 어디서 꼬빼기도 안비치더니"
"아직 살아있었냐? 니미 죽은줄 알았다 새꺄"
"그러게.. 그동안 어서 뭘했냐?"
"반갑다, 씨파.. 정말 오랜만이다 개새야"

여기저기서 욕설과 함께 반가움을 담은 말들이 터져나왔다.
승우는 약간 당황한채 그저 고개만 끄덕일뿐이었다. 저녀석들과 어울릴 때 들었던 말들.. 왠지 감회가 새로워지는 것 같다. 이래선 친구들이 좋은건가...
애들은 승우를 잡아채고는 자신들의 자리로 끌고 가버렸다. 끌려가는 승우의 얼굴엔 즐거워하는 미소가 달려있었다.
한동안 즐거운 이야기 꽃이 피었고 여자 친구들을 데려온 녀석들의 여자 친구 자랑에 입이 쉴 틈이 없었다. 그러고보니 쌍쌍으로 온 커플들이 꽤 많아 보였다.
민철이 녀석이 말한게 사실이었나보군..
갑자기 서점에 있을 희영이의 고운 얼굴이 떠올랐다. 희영이를 생각하자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같이 오는건데....."

후회였다.


이야기도 듣고 술도 마시면서 놀고 있던 승우에게 민호가 말을 걸어왔다.

"그동안 뭐했냐? 뭐했길래 아무런 소식도 없엇어?"
"아, 그냥.. 미안하다.."
"됐어, 임마.. 그런데 요즘은 뭐하냐?"
"응, 작은 서점에서 일하고 있어"
"서점?"

친구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문쪽에서부터 작은 함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왜그러지?"
"아마, 개가 왔나보다"
"누구?"
"우리 후배인 이미영이자 한창 주가올리고 있는 영화배우 이미영"

승우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도 안나올줄 알앗는데.. 저렇게 올줄은 몰랐네.."

승우는 고개를 돌려 환호하는 동창들에게 둘러싸여 어쩔줄 몰라하는 미영이를 쳐다보았다.
외투를 차안에 놓고 왔는지 그녀는 하얀 실크 블라우스에 청바지만 입고 있었다. 얼굴은 사람들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변했는지 알수가 없었다.
미영이의 등장으로 한동안 소란스럽던 카페안이 다시 잠잠해지는 것은 꽤 오래걸렸다. 모두들 싸인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기때문에....
미영이는 아직도 적잖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모두 오랜만에 만나서 그녀로서도 반갑긴 했지만 이런 지나친 반응은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그녀는 적절하게 상대하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녀의 시선이 승우가 있는 테이블에 잠시 멈췄다. 그녀의 얼굴에 놀람이라는 표정이 지어지면서 두눈에 밝은 이채가 띄었다.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테이블을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승우는 다시 한번 미영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순간 미영이의 아름다운 두 눈과 승우의 두 눈이 마주쳤다. 승우는 재빠르게 고개를 돌렸고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술을 홀짝였다.
그런 승우를 일별한 미영이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저 미안해, 잠깐만"

그녀는 사람들을 밀치고 승우가 있는 테이블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민호는 미영이가 이쪽을 보며 다가오기 시작하자 적잖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야,야 재가 이쪽으로 오는데.. 왜 오는거지?"

민호가 작게 소근거리자 여자친구를 데려온 애들마저 술렁거렸다. 물론 솔로들은 더했지만.. 다만 승우만이 무덤덤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그녀는 밝은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했다.

"어,"
"응"

애들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어떤 녀석은 능글맞게 대답하고 또 어떤 녀석은 자신의 여자친구와 그녀를 번갈아보며 비교하다가 여자친구에게 처절한 응징을 당하기도 했다.
승우는 고개를 숙인채 안주만 집어먹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고개 숙인 승우에게 향했다. 그녀의 도톰한 입술이 곡선을 그리며 아름다운 미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매력적인 두 입술이 열렸다.

"오랜만이에요, 승우 오빠"
-------------------- --------------------- ---------------------- ---------
시팍!
진짜 열라 짱납니다. 망할넘의 바이러스 멜! 진짜 글쓸 맘이 안날정도입니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글 올리자 말자 하루에도 몇 십통씩 날라듭니다.
재섭는 짓거리 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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