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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5 1,161회 0건
추억 <7부>
7부,

승우의 품에 안겨든 꼴이 되어버린 미영이는 어느정도 당황 할법도 하건만 오히려 이것이 기회라는 것처럼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파고드는 건 좋았다. 그런데 더욱 놀란 일은 미영이가 품에 안긴채 두 눈까지 감아버렸다는 것이다. 그런 미영이를 내려다보며 승우는 어쩔수 없이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옛날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예전에도 이랬었지.. 후후"

완전히 몸을 맡겨버린 미영이는 오랜만에 맛보는 승우의 품안이 그동안 연예 생활로 인해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과 몸이 편안해지고 따스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일인지도 모른다. 승우가 자신의 앞에 나타나서 안아주기를...
비록 지금 상황이 다르다지만 승우의 품안은 예전에 느꼈던 것처럼 따스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용해줄 정도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들 놀란 눈으로 승우 자신과 품에 안겨있는 미영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승우는 씁쓸한 미소를 연신 지으며 자신의 품안에 안긴 미영이를 떼어놓았다.
그러자 미영이의 얼굴에 잠시 안타까움이 스쳐지나갔지만 승우는 미처보지 못했다. 주위 사람들을 신경쓰느라 미영이를 볼틈이 없었던 것도 이유였지만 미영이의 표정이 워낙 순식간에 스쳐지나간것이라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미영이는 다시 술취한 모습으로 비틀거리며 똑바로 서려고 했다. 다시 기우뚱하는 그녀를 승우가 옆에서 부축해줬다.
그 둘의 모습을 보며 여기저기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어서 나가야겠군.."

"어~ 이거 보기좋은데.. 휘이익"

뒤에서 누군가 비아냥거렸다. 완전 시비조의 말투로 휘파람까지 불어대며 승우를 향해 소리쳤다.
승우의 고개가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슬며시 옆으로 돌아갔다.

비싸보이는 정장을 맵시있게 차려입은 신사적인 분위기의 남자가 서있었다. 뒤로 깨끗이 넘긴 올빽 머리가 그의 깔끔한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다. 하긴 동창회인데 예전에 학교에서 지나치다 본 모양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어.. 이거 신수가 훤해 지셨군,, 승.우"

승우의 두 이름만을 또박또박 끊어말하는 그의 말투에서 자신을 향한 적의를 느꼈다.

"나를 아나?"

승우의 물음에 남자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러나 곧 찡그렸던 표정을 풀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그래 나같은건 기억할 가치도 없다는 건가? 그런건가 친.구"
"정말 모르겠는데.. 머리가 나빠서말야 이해해라"

모르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의 곁으로 민철이가 다가섰다.

"너 정말 재 모르냐?"
"응"

민철이의 얼굴에도 황당하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저 녀석.. 성민이야.. 최성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 닫혀져있던 옛 추억들을 하나씩하나씩 떠올려봤다.

"최성민이라... 최성민..성민.. 앗!"

누군지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삼년내내 전교 일등 자리를 단 한번도 놓쳐본적이 없었던 공부벌레. 그리고 자신을 유난히 싫어하던 아이....
생각이 났다. 고교시절 내내 내게 늘 개기던 그 녀석이었다. 물론 승우는 저녀석을 건들지 않았지만 무슨 원한이라도 졌는지 늘 승우에게 시비를 걸어대던 녀석이었다.

"오랜만이다.."
"그래 오랜만이지 칠년만이니까.. 그동안 니 얼굴 안보고 살아서 기분이 좀 좋았는데말이지.. 그런데 갑자기 니가 여기 있는 모습보고 다시 기분이 뭐같아지는거 있지.. 칠년동안 얼굴 한번 안비치더니 오늘은 갑지기 무슨일로 오셨나? 아하~ 꼴을 보아하니 여자나 꼬시려온 모양이군.. 그래 오늘 미영이가 온다니까 한 번 수작부리려 와f나?"
"이 자식이! 너 지금 말 다했냐"

성민이의 조롱섞인 말에 승우보다 곁에 있던 민철이가 더욱 흥분해서 날뛰었다. 승우는 흥분한 민철이를 달래며 입을 열었다.

"할 말 다했냐? 다했으면 나 간다.."
"크큭.. 여전히 니가 짱인줄 아냐? 사회에 나가서도 니가 짱인줄 아냐고.. 네가 아직도 주먹 하나만 세면 뭐든지 되던 고등학생인줄 아냐구? 착각마라 네가 아무리 멋있는 척해도 넌 쓰레기에 불과해.. 예전이나 지금이나.."
"훗.. 그렇다고 하지뭐.. 틀린말은 아니니까.."
"스.승우 오빠! 뭐 저런놈이 다있어요. 가만히 둘거에요? 오빠한테.."

이젠 미영이마저 참지 못하고 술기운으로 인해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열을 냈다.
미영이뿐만 아니라 승우와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들도 덩달아 일어나서 성민이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하자 승우가 애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모두 됐어.. 그만해.. 즐거운 분위기 깨고 싶지않다. 미영이 너 집에 간다고 했지.. 빨리가자.. 민철아 나 먼저 간다. 다음에 보자"
"으응.."

아직도 성민이를 노려보고 있는 민철이를 뒤로 하고 승우는 미영이를 부축한채 한마디만 던지고는 곧장 카페를 나섰다.

"모두 즐겁게 보내라"

미영이는 승우의 부축을 받으며 카페를 나섰다.



"오빠 괜찮아요? 아까 저 성민인가 뭔가 하던.."
"괜찮아."
"뭐가 괜찮아요.. 차라리 그냥 한 대 패주지 왜 참았어요?"
"나 더 이상 싸움같은 하지않아.. 함부로.. 그리고 나 정말 괜찮아.. 나보단 니가 더 걱정인데 술좀 조금만 마시지 그랬냐.. 어휴 술냄새"

승우가 장난스레 고개를 휙휙 돌리며 말을 하자 미영이의 얼굴이 더욱 달아올랐다. 그녀가 뭐라 한마디 툭 쏘아붙이려는 그때 그녀의 매니저인듯한 여자가 코트를 들고 달려왔다.
달려온 매니저는 승우에게..

"제게 맡기세요.."
"..예"

여태까지 저기서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길가에 TV에서 자주 보았던 연예인들의 차가 보였다. 아마도 미영이의 차겠지..
여자 매니저는 이십대 후반의 꽤 섹시한 여자였다. 무릎까지 내려온 그녀의 타이트한 치마가 그녀의 다리와 힙의 선을 잘 살려주었다.

"저.. 언니 오늘은 먼저 들어가세요...."
"뭐? 무슨소리야. 이렇게 취해놓구선. 자 빨리 차에 타기나해"
"아아.. 됐어요.. 오늘 저 데려다 줄 사람이 여기 있거든요.. 그쵸 선배?"
"어?"

미영이의 당돌한 물음에 당황한건 승우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매니저도 꽤 당황하고 있었다.
물론 그 당황의 의미가 서로 달랐지만 여하간 미영이의 한 마디에 두 사람모두 진땀을 흘렸다.
승우는 미영이란 존재가 부담스러워서였고 매니저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미영이에게 스캐들이라도 터지면 잘 나가던 인기도 조금 꺽일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미영이의 말을 흘려듣지 못했다.

"무슨소리야.. 잔소리 그만하고 차에타.. 집에 가야지"
"아앙~ 됐다니까.. 나.. 선배랑 갈거야.. 선배가 데려다 준다구 그랬다구"

그 말을 끝으로 미영이가 물기를 가득 머금은 촉촉한 눈빛으로 승우를 바라봤다. 입가에 달린 미소가 길거리의 가로등에 비쳐 유난히 눈부셨다.
살짝 열린 도톰한 입술 사이로 연신 하얀 입김이 새어 나왔다.

순간 마음이 흔들린 승우. 그러나 웬지 모를 부담감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이 아이와의 만남은 언제나 조금씩의 부담감을 안고 다가왔다.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승우는 미영이를 일부러 멀리했지만 당돌한 이 아이는 그런 승우의 마음을 알면서도 붙임성있게 다가섰다.
지금도 그렇다

승우는 내심 결심을 하고는 말문을 열었다.

"미영아.. 미안하지만.. 나 오늘 술 마실거 같아서 차를 안가지구 왔거든.. 오늘은 매니저 말대로 저 차 타고 가라"
"음.. 상관없어요. 선배 차 없으면 택시 잡아요.. 택시~ 택시"

취기를 가누지 못하고 승우의 품안에서 택시를 연발하며 귀여운 술주정을 부려댔다. 그런 미영이를 자신의 품안에서 슬며시 떼어냈다.

"다음에 또 보자.. 오늘은 그만 헤어지고 내가 다음에 연락할게.."

승우의 말에 미영이의 눈에 더많은 물기가 생겼다는 것은 승우의 착각이었을까.. 당장이라도 눈물이 펑펑 쏟아질것만 같은 눈망울이 승우를 향했다.
립스틱을 연하게 칠한 미영이의 입술이 승우의 눈에 들어온다. 그녀의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가 걸렸다.

"맞아.. 훗.. 그게 선배 특기였죠.. 언제나 "다음에 다음에" 제게 말하는거는 이것뿐이었죠.. 칠년전에도 그랬어요.. 그때도...흑..흑... 그때도 선배는 "다음에 연락할게"... 그런데.. 무려..칠년동안이나............... 전 기다렸다구요... 선배가 제게 연락해주기만을... 흑흑.."

맑은 눈물 방울이 미영이의 매끈한 살위를 타고 흘러내렸다.
말하면서 단 한시도 승우에게서 눈을 떼지않았던 미영이가 고개를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옆에 매니저가 있던 없던 상관도 하지 않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채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미영이를 향해 승우는 아무말도 하지못했다. 그저 한걸음 더 떨어져 울고 있는 미영이를 쳐다만 볼뿐...


************************************************** ********************

잠수탔다가 다시 컴백했음다.. 다음 연재는 또 언제가 될지 모르겠군요..ㅡ.ㅡ;

오늘 중요한 애기하나 드리고 가겠습니다.
그동안 멜로 많은 격려멜들이 왔습니다. 한 십여통되나... ^^
그런데 그중 90%가 "내가 사랑한 여자"는 왜 이렇게 빨리 안올라 오나 하는거엿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추억에 관한 멜은 한두통에 불과하더군요.. 허허...

아무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서.. 멜을 보내주신 분들에겐 전부 답장을 보내서 사정을 설명드렸습니다. 그걸 쓰던 친구놈이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구요..
언제 다시 연재할런지도 알수없습니다.

지딴에 다른거 쓴다고 나대는 모양인데 옆에서 지켜보는 저로서는 참 한심하기 그지없는 행동일뿐입니다. 재미도 없는데.,.^^;

오늘 제가 하고픈 말은...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제가 "내가 사랑한 여자"를 쓰겠다는 겁니다.
생각없이 사는 제 친구놈한테서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는 이미 들었습니다.
물론 전부 제 친구가 말한 그대로 쓰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여하간 여러분이 원한신다면 다음부터는 제가 쓰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반대하신다면 절대 손대지 않겠습니다..
의견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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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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