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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뫼비우스 - 2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06 350회 0건
악의 뫼비우스 21부 버찌는 땅에 떨어지고

21. 버찌는 땅에 떨어지고

T시. 일요일 오전10시. 거리는 휴일답게 한산하다. 시에서 가장 큰 백화점도 아직은 이른 시간인지 통행인은 별로 많지 않다. 태식은 천천히 백화점 사이에 있는 작은 광장으로 들어선다. 세 명이 모여 앉아 담배를 피며 껄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마침내 찾았다는 표정으로 다가간다.
"오래 기다렸나? 난 랑이 보내서 왔는데...... 아, 나? 난 사설경호원이야. 놀라지 말라고"
"아니에여. 죄송해여. 처음 본 얼굴이라서......"
반말도 아닌 높임말도 아닌 어쩡쩡한 말투를 던진 놈은 얼굴이 곱상하게 생긴 부잣님 아들놈으로 보인다. 이런 녀석들은 자기보다 못살면 무턱대고 깔아뭉개는 못된 심보를 가지고 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참으며
"가시죠? 제가 차를 가져왔습니다. 아가씨가 별장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근데 왜 거기 있대요? 집에 있지 않고......꼰대들이 밤새 전화로 난리를 한바탕 치렀는데...... 랑, 게는 항상 그 모양이라니까. 지가 무슨 여왕이라고.......?!"

길바닥에 침을 뱉은 놈은 머리를 약간 웨이브한 통통한 몸집이다. 하얀 살결이 뽀얗다 못해 계집애처럼 보인다. 셋은 BMW에 올라타자마자 서로 웃고 떠들며 어제 맛본 여자 얘기로 떠들썩하다. 그러나 차가 T시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부터 이상한 낌새가 왔는지 조용해진다. 이곳은 영의 별장이 아닌데....., 그때서야 굳은 얼굴로
"이봐요 아저씨, 어디로 가는 거예요. 여기가 아닌데....."
"조용히 좀 못해 이 새끼야. 떠들면 아가리를 뿌셔버릴거야. 역겨운 새끼들 같으니라고...."
차가운 음성에 실린 남자의 표정을 보곤 급하게 차 손잡이를 잡고 열려하지만 이미 늦었다. 태식이 차를 세우며 몸을 돌려 힘 실은 주먹으로 차례대로 턱을 날리자 "어쿠"하며 얼굴을 거머쥐고 고개를 숙인다. 곱상한 놈은 눈물까지 흘린다. 이런 놈들은 이래서 문제다.
"까불지 말라고 했지? 랑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왜 그러나 응? 고개 숙이고 얌전히 따라와"

찬은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 오른손에 점점이 묻어있는 핏방울이 묘한 자극을 주었다. 즐거운 것이 아닌, 오히려 찝찝한 그 어떤 것. 언젠가 본 텍사스 살인마의 그 전기톱을 자신이 들고 휘두른 것은 아닌가하는....... 붉은 색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데......내가 지금 그런가? 정란의 세 모녀를 가학할 때부터다. 그 때부터 뭔지 모를 짜릿한 자극을 받았다. 여자를 범하고 젖가슴을 핥는 성행위는 너무 평범해 보이기 시작했다. 핏자국이 묻은 대나무를 바닥에 던지곤 의식을 잃고 한 발목으로 끓어진 그네처럼 매달린 노랑머리, 영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아직 숨은 끓기지 않았다. 흰 발목에 묶인 끈을 풀고 땀내와 분비물 냄새, 피내음이 잔뜩 배인 방을 벗어나 널찍한 대청에 옮겨 둔다. 의자에 계속 묶여있던 랑과 아랫도리에 긴 파이프를 박고 있는 가무잡잡한 여자아이도 파이프를 빼선 함께 옮겨 두었다. 그 전에 호스를 한차례 뿌려주는 걸 잊진 않았다. T시에서 꽤 떨어진 외곽지대여서인지 이곳은 여름의 뜨거운 태양도 건 듯 부는 바람에 힘을 쓰지 못한다. 양쪽 방이 있고 가운데 대청이 있는 일자형 한옥이다. 멀리 건너다 보이는 산이 푸름을 더 해주고 있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나무숲을 보며 그만큼이나 눈이 시렸던 첫사랑 얼굴이 떠올랐다. 랑에게 느꼈던 그 묘한 감정의 흐름은 아마도 찬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미영의 존재일는지 모르겠다. 주섬주섬 이리저리 흩어진 옷가지와 신발을 둘둘 말아 한쪽에 던져놓는다. 멀리 외제차의 강한 엔진음이 들리더니 곧 마당 안으로 들어서는 게 보인다. 언덕길을 오르다가 내려서면 바로 태식과 찬이 있는 은신처다. 고삐리 세 명을 차에서 끄집어내곤 씩 웃으며

"이 녀석들이야. 말썽을 좀 부려서...... 손 좀 봐줬지. 근데 그 얘들은 어떻게 했어?"
"저도 손 좀 봐줬습니다. 지금 널브러져 있을 겁니다 아마. 야, 이 자식들 봐라"
끝말을 올리면서 눈을 부라리자 하얀 피부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뒷걸음친다. 곱상한 얘는 벌써 얼굴이 울상이다. 도망 칠 생각도 못하고 청년과 중년의 말을 멍하게 듣고만 있다.
"빨리 빨리 들어오지 못해! 이 새끼들을 그냥.... 존 말할 때 말들어. 신상이 편하려면...."
대청에 들어서는 순간, 놀란다. 먼저 눈에 들어온 풍경은 너무나 낯설었다. 자신들도 힘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며 즐기곤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마치 고문방에 들어선 느낌이다. 한눈에 들어온 것은 먼저 손과 발이 한데 묶여 대들보에 매달린 친구였다. 발가벗긴 정도가 아니라 두 다리 사이의 소중한 여성에 붉은 피가 말라 붙어있다. 아니 조금씩 흘러나오는 것도 같았다. 다리와 손이 위로 쭉 뻗어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몸이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절한 것 같다. 그 옆엔 영이 손을 허리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다. 허벅지에 묻어 있는 소녀의 빨간 피가 하얀 피부 탓인지 그 색을 더 붉게 느끼게 해준다. 백지장의 하얘진 얼굴엔 눈빛이 이미 사라졌다. 사람들이 들어서도 알아보지 못한다. 랑은 야외용 간이침대에 누웠다고 하기보단 팔을 침대 다리에 묶인 채 두 발을 벌려 양기둥에 묶인 자세다. 정면으로 분홍빛 그곳을 부끄럼 없이 고스란히 보이고 있다. 차가운 살기가 피부에 닿자 곱상한 아이는 그때서야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늦었다. 억센 두 남자의 힘은 그들을 누르기에 충분했다. 팔을 뒤로 꺾인 둘, 곱상한 아이는 배를 잡고 바닥에 뒹군다.
"묶어 둬. 날뛰지 마라고 그렇게 주의를 줬는데...... 어린놈들이 말을 안 들어"
팔을 뒤로 꺾은 그대로 손목을 비끄러맨다. 차례차례 손을 뒤로 묶인 셋은 뒤로 들려지자 어깨뼈가 바스러진 아픔으로 비명을 지른다. 울먹인 목소리에 묻어난 비명은 대청을 채우고 열린 문을 벗어나 일요일 오후의 햇살 속으로 흩어진다.

느슨한 휴일 오후의 나태한 햇살은 T시 고급주택가에도 내리고 있었다. 청풍과 이시스 김, 전에는 김순미라고 불린 디자이너 이시스 김은 청풍의 가슴 위로 하얀 젖가슴을 부비며 뜨거운 숨을 품고 있다. 남자의 손은 여자의 곱게 굴곡진 등을 손가락을 세워 목덜미부터 엉덩이 바로 위 등골 끝까지 애무하며 입술을 빨아들인다. 화장을 하지 않은 살색의 입술을 살짝 드러내며 혀를 넣어 여자의 깊은 영혼까지 빨아들인다. 중년의 풍만한 여체. 적당한 살집이 흥분에 들뜬 남자의 손길에 맡겨진다. 엉덩이를 위아래로 부비며 자극하는 여자. 남자는 사랑스런 표정으로 두 손위에 허연 엉덩이를 받치곤 그대로 위를 향해 뚫고 들어간다. "헉!" 고개를 젖히는 이시스 김. 아름다움을 간직한 얼굴이 분홍빛으로 물든다. 이 남자. 자신을 파멸로 몰고 간 남자. 그러나 지금은 그 파멸이 무엇을 뜻한 지 모른다. 이렇게 자신을 사랑스런 눈길로 쳐다본 이 남자는 파멸 후 오히려 성공을 가져다 준 천사 가브리엘로 보여졌다. 날개는 아마 하늘에 두고 왔으리라. 열락의 시간이 흐르자 침대 시트를 몸으로 감고 여자가 먼저 남자의 땀에 젖은 가슴을 보며 살색의 입술을 연다. 고른 치아가 눈부시다. 쉿! 아무런 말도 하지마, 라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입술에 가로 댄다. 청풍은 이 여자를 처음 만나서 그리고 지금 이렇게 살을 섞으면서도 여자가 꼭 멀리 떠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랑이, 그렇다 자신이 빼앗아 온 사랑이기에 더 불안했는지 모른다.

"누님! 정말 사랑해요. 공기처럼 물고기의 산소처럼......."
"풍이씨, 또 누님이래. 그냥 이시스, 이렇게 불러 줘. 여신이라며...... 남자들의 추앙을 받은 여신, 이시스....."
"그래요, 그럼. 이시스. 난 이시스 품안에 있으면 정말 행복해. 어머니 품처럼...... 사실 난 어머니 얼굴도 기억 못하거든. 그렇지만 틀림없이 우리 어머닌 이런 향기가 있을 꺼야. 값싼 향기가 아닌 모든 사람의 진실이 맺혀 만들어진 향기"
"그럴 리가 있겠어? 난 그런 여자는 아닐 꺼야. 하지만 분명 성공의 향기는 갖고 싶어. 이번에 열린 패션쇼도 성공이었잖아. 다 청풍이 도와주었지만.......난 청풍과 디자이너로서의 성공이 있으면 그만이야. 근데........"
"..........."
눈빛을 바꾸며 자신을 쳐다보자 청풍은 잠시 말을 죽인다. 그런 청풍을 보며 내친 김에
"근데.......내 친구들 있잖아. 이름도 몰라? 왜 그때........희란이와 은영이......"
예전 일을 꺼내자 청풍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표정이다.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청풍에게 보내어졌을 때, 그 땐 김 순미의 과거를 지워버리려고 보여주었지만 자신 역시 지우개로 밀어 버리고 싶은 과거다. 그래도 이시스의 기대를 져버리긴 싫어
"아...그 여자들이요. 아마 지금쯤 이곳에 없을 지도 몰라요. 정확하진 않지만......."
"않지만.....? 그럼 어디에 있어? 혹시라도 그 친구들이 다시 나타날까봐 난 사실 걱정이거든, 어쩔 땐 잠도 안 와"
"그런 염려는 하지 마세요, 누님. 멀리.....아주 멀리.... 떠났을 꺼요. 다신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사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차마 말할 순 없었던 것이다. 그 사건은 그 자신도 잊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혀를 내밀어 이시스의 풍만한 가슴에 맺힌 거무스름한 열대과일을 훔친다. 큼직한 유두가 한 입에 들어가자 오물오물 장난치듯 빤다. 여진이 남아 있는 땅을 다시 울리며 호흡이 가팔라진다.

휴일 오후의 해가 뉘엿뉘엿 기울여가는 시각. 폐가 직전의 농가는 피를 흩뿌린 신음과 울음소리와 비명이 어루러졌다. 핏빛 석양 속에서.........
"으악!!!!"
뜨거운 라이터가 성기 끝을 익힐 듯 다가서자 곱상한 얼굴은 눈물을 흘리며 비명 반 애원 반이다. 바로 옆에 묶여 있던 친구 하나는 몽둥이로 얼마나 많았던지 의식을 잃고 늘어졌다. 하반신은 실오라기 하나 없이, 신발과 양말까지 벗겨진 채 부끄러움을 느낄 새도 없이 한 뼘이 넘은 굵기의 몽둥이가 소나기처럼 엉덩이에 떨어졌던 거다. 팔이 뒤로 꺾여진 채 들어 올려진 친구는 몸무게 때문에 상체를 숙이며 겨우 발끝으로 지탱하고 있었다. "ㄱ"자 모양으로 묶여진 친구의 하얗고 통통한 엉덩이는 무자비한 몽둥이가 이십여 차례 이상 공기를 가르자 걸레가 되었었다. 그 소린 공포, 그 자체였다. "퍽!" 소리는 횟수가 늘수록 "쩍!"소리로 바뀌었다. 마친 마른 땅을 박고있는 말뚝에 물을 뿌린 것처럼........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짐승을 때려잡은 백정이었다. 팔만 뒤로 매달린 채 대롱거린 친구를 놔두고 지금 자신 앞에 서있는 그들. 라이터는 그들 손에 있다.

"몰라? 정말 모른단 말이지? 미영이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구...... 니 놈 머리 속을 빠개서 확인해볼까? 하기사 대가리가 깡통인 네놈들이 뭘 기억하겠어. 지져버려"
"으으으......아..알아요. 압니다. 정말, 정말로. 이.....이쁜 애였었던 것 같아요. 난 아니에요. 저 애가.....먼저......"
"누구? 저 년?""
다리를 벌리고 묶여있는 랑을 가리키자 찬은 침대로 다가가 봄 풀처럼 보드라운 검은 음모를 한 올 뽑으며 곱상한 아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넌 아니란 거야?"
"나는 아니에요. 저 애가 재밌게 즐기자고 해서....."
"그래서......너도 더럽혔단 말이지. 욕을 보이고 가랑이 사이로 기어다니게 하고.....죽일 새끼들......니 놈들도 저년이랑 똑같아"
거친 숨. 태식은 둘의 난잡한 말을 들으면서 호흡이 가팔라졌다. 주먹을 부르르 떨다가 눈만 휘둥그래 뜨고 있는 가무잡잡한 놈의 얼굴에 날린다. "퍽!" "퍽!" "퍽!" 피를 뿌릴 때까지...
"난, 난 몰라요. 정말이에요. 살려주세요.....저 애가.... 지 아버지가 청장이라고 우리들을 막 가지고 놀았어요. 어쩔 수 없었어요. 흐으으윽!!"
"청장? 그럼 저 년의 애비가 경찰이란 말이야. 그것 재밌게 됐네, 그래. 태식이 아저씨, 들으셨죠? 경찰이래요."
"........."
태식은 경찰이란 단어에 순간 못 먹을 걸 먹은 것처럼 두드러기가 났다. 미영이의 죽음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그냥 가출한 아이가 흔하게 당한 것으로 치부했던 그 경찰.
"잘 됐네 그래. 오늘 그 분풀이를 할까? 우린 어차피 종착역에 있는 인생 아니냐"
태식이 말을 던지자 찬이 받는다.
"들었지? 우린 그런 남자들이야. 그러니까 고분고분...... 알았지?"
".........."
공포감에 사로잡힌 얼굴은 비겁함이 묻어난다. 이런 애들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겐 약하다.
"니 좆을 빨게 하니까 기분 좋던? 이번엔 내 기분을 좋게 해줄 수 있지? 응? 자.....부드럽게 받아들여. 짱구처럼 굴지말고....."
"읍!!!" 여자아이들에게 빨게는 했지만 자신이 직접 남자의 살냄새 풍긴 성기를 빨아본 적 없는 소년은 굴욕감을 느끼며 얼굴을 뒤로 땡긴다. 바지와 속옷까지 벗어 젖힌 청년의 아래로 반쯤 선 채 까닥거린 분홍빛 살덩이가 야수처럼 소년의 입을 파고든다. "으으......" 반쯤 벌린 입을 채우는 살기둥. 강한 남자 냄새. 이빨을 대면 몽창 뽑아버려, 혀를 써서....., 청년의 말은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다. 태식은 가무잡잡한 소년의 얼굴을 거의 짓이겨 놓고 찬의 모습을 보며 담배를 문다. 파르스름한 연기가 스크린 되어 그 속으로 딸의 모습이 떠오르자 손을 저어 흩뿌린다.
"야...이 녀석 아주 잘 하는데...... 그렇지......으응 나온다 나와. 조금 더 빨리......."
얼얼할 때까지 깊게 빨자 혀에 미끈한 덩어리가 느껴진다. "우웩...." 빨개진 얼굴위로 남은 정액이 튀지만 토하기가 바쁘다.
"자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조금 전에 것은 예고편이지. 내 물건에 묻어있는 니 애인 년들의 물을 닦아 낸 거고......지금부턴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다시 벌려.....아, 하고"
희끄무레한 정액이 남아있는 계집애 같은 입을 벌리자 힘이 빠진 늘어진 성기로 뺨을 때리면서 밀어 넌다. 턱이 아픈 소년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것을 입안에 받고 최선을 다하듯 귀두부터 뿌리까지 훑는다. 살아난다. 아니 살려야 한다. 저 애들처럼 맞는 건 싫다, 입술을 악물어 부드러운 뼈와 근육으로 빨았다 뱉었다하자 건들건들 솟아난다.
"이제부터라고 했지? 구멍을 좋아하면 구멍으로 망한다는 명언. 니 구멍을 파헤쳐 주마!"

개그맨같은 표정을 흘리며 발가벗은 아랫도리 뒤로 간다. 무슨 일인지 알고 있는 소년은 울상을 지며 몸을 뒤튼다. 손바닥으로 계집애 같은 하얀 궁둥이를 철썩철썩 때리며 두 손으로 살집을 연다. 동그라니 자리잡은 구멍. 찬은 그 때 굴욕감을 느꼈다. 비록 남자는 아니었지만 마치 처녀성을 잃은 여자처럼 수치스러웠다. 침 바른 오른손 검지를 작은 구멍에 밀어 넣자 궁둥이를 옆으로 앞으로 빼며 소리를 지른 소년은 그 날카로운 아픔에 목을 곧추 세우며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아랑곳없이 조금씩 넓혀진 구멍을 파고 들어간다. 여자가 당하기 싫어 다리를 오므린 것처럼 발을 모아 침입을 막으려 한다. 그러나 청년의 발이 더 빨리 소년의 다리를 걷어찬다.
"더 벌려.......안 벌리면.....칼로 쑤셔버려......"
"이이이익!!!" 고통의 시간은 짧았지만 고통의 장소는 길었다. 남자가 빠져나간 항문은 뻥 뚫린 듯 했다. 자신의 내장이 흘러 내려가 빠져나간 듯 했다. 허벅지 뒤로 줄줄 흐르는 정액을 손가락에 묻혀 오른쪽 검지로 아직 다물어지지 않은 항문을 계속 괴롭힌다. 처음 손가락 하나, 다음은 둘, 그리고 세손가락을 모아 힘줘 밀어 넣는다. 더 이상 벌어질 수 없다는 근육의 외침은 이 남자 앞에선 무력했다. "으으으아아악!!!!!!!" 변성기 갓 지난 소년의 비명을 즐기면서 아예 오른손을 칼처럼 세워 구멍을 파버린다. 버티던 속 피부가 뚝 끓어지며 붉은 피를 내뿜는다. 피와 정액이 범벅이 된 손을 바로 옆 소년의 웃옷에 쓱 문지르곤 그때서야 만족의 미소를 진다. 곱상한 얼굴을 어루만지며
"어때? 기분 좋았지? 또 해줄까? 넌 게이바에 가면 인기가 좋을 꺼야. 내가 고생해서 니 문을 열어주었잖아. 앞으론 다른 놈이 뒤에 올라타도 그렇게 아프진 않을 걸?"

태식은 발가벗은 나이 어린 소녀들에게서 성적 충동은 일지 않았다. 처음 계획대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를 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찬에게 그렇게 하라고 했지만 상상이 지나칠 정도로 잔인함을 보여주고 있다. 정란의 세 모녀를 납치했을 때도 너 알아서 해, 했지만 아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즐거워했다. "너 사람 죽여본 적 있어?" 오죽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아무튼 잘 된 일이다. 목적 달성은 거의 다 되었다. 다음엔 은주를 찾으면 된다. 그리고 그녀의 품에서 죽고 싶다. I just died in your arms. 누가 불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처럼 그녀의 품에서 지친 피의 여정을 마치고 싶을 뿐. 닫힌 문 앞에서 짙은 석양을 본다.

비명과 신음을 들으며 랑은 천천히 눈을 떴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 아니 거친 풍경. 무거운 눈꺼풀을 한 겹 한 겹 벗겨낸다. 누에고치가 실을 풀 듯......... 갑작스런 비명. "발이.....왜....움직이지 않지....." 초점을 맞추자 맨 처음 보인 건 천장 대들보에 올려진 채 묶여진 발과 다리다. 사이로 바람이 스쳐간다. 실크 잠옷이 아닌 끈적한 바람이다. 이슬 맺힌 둔덕에 스쳐 가는 바람. 소녀의 분홍빛 젖가슴에도 바람이 스쳐가자 그때서야 "아!! 여기는.........." 생각을 끊은 웃음소리. 그 남자다.
"귀여운 너. 이제야 눈을 뜨다니. 왕자도 인어아가씨를 보곤 눈을 떴다는데........."
눈? 그렇지. 난 눈을 감았어. 영이에게 떨어진 긴 막대를 보곤 눈을 감았지. 그리곤 기도했었나? 그랬나? 맞아. 이 지옥을 벗어나게 해달라고....... 엄마를 불렀었을 꺼야, 아.....엄마......,
"흐흐흐..... 넌 눈을 그렇게 떠야 이뻐. 눈알을 빼버리고 싶을 정도로.......그 눈알로 내 좆을 비비면 발딱 슬 것 같아. 흐흐흐......."
파충류 웃음. 절망감. 차디찬 웃음이 이어진다.
"이제 니 차례다. 마지막 남은 너. 난 이런 보드라운 풀밭을 짓밟고 싶었거든. 자근자근 밟아주마. 채송화는 짓밟고.........봉숭아는 따먹고........."
청년의 멜로디. 랑은 힘없는 눈짓으로 고개를 젓는다. 지쳐버린 몸과 마음.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너 같은 애들을 뭐라 부른지 아니? 영계? 아냐....산삼보다 좋은 고삼? 노....... 너 같은 애들은 맑은 물에서 막 건져낸 메밀국수 같은 거야. 시원하면서도 톡 쏘는 맛, 거기에 매끈한 맛이 아주 죽여주지......."
".........."
"이 오빠가 말랑말랑한 메밀국수 맛을 좀 볼까, 응? 짭새 딸내미........근데, 목사와 선생, 짭새 자식새끼들이 제일 개판이라며........근데 넌 왜 아직 뚫리지 않았니? 뚫리기 싫었어....."
쌍거풀이 예쁜 큰 눈. 거기에 고인 맑은 눈물. 눈꼬리를 타고 흘러 뺨을 적시고 거친 군용침대를 적실 때까지 눈물을 흘린 랑은 순간 괴로운 표정, 그리고 내지른 비명.
" 이런 보드라운 살이 있다니....... 미디움으로 잘 익은 살 내음은 고향의 살구야. 노랗게 익어 가는 살구를 한 입 깨물면 물씬 피어나는 향기가 있지? 바로 이 내음......."

말을 끝내자마자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이는 하얀 발의 분홍색 뒤꿈치를 깨문 것이다. 살점을 떼어낼 정도의 강한 이빨은 랑에게 짧은 비명과 깨물린 자국을 남겼다. 발을 비트는 몸부림은 한줌 발목에 생채기만 남겼다. 곧 넘어갈 듯한 비명이 오히려 자극을 주었다. 찬의 피와 소년의 찌꺼기가 묻어있는 하체는 다시 슬몃슬몃 바닥과 수평을 이룬다.
한 손으로 검붉은 물건을 쥐곤 씩 웃는 찬.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싶은 잔인함이 전신을 스친다. 꽃의 향기는 코의 즐거움, 꽃잎의 예쁜 자태는 눈의 즐거움, 그러나 그 꽃을 꺾은 것은 나의 소유.
"영원히 기억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거야. 너의 피부, 이 향긋한 껍질 하나 하나까지 내 것으로 만들고 그리고....... 네 성스러운 소녀의 샘에 내 두레박을 풍덩, 던지고......."
말이 흐르듯 입술과 혀는 날씬한 종아리를 지나 무릎의 두터운 살을 베어 물다 점점 허벅지 가까이로 다가온다. 아랫도리를 숨기고 싶은 랑이다. 하지만 신이 있어 헝겊을 던져줄까? 스스로 이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을 뿐이다. 열일곱의 보드라운 털에 둘러 쌓인 둔덕이 마치 찬에게는 여름 아침 풍경으로 비쳤다. 이슬 맺힌 논둑 길을 걸어가면 바지 가랑이에 금새 맺혀난 이슬. 며칠을 애써 줄을 쳐놓은 무당거미 거미줄에서도 동그란 이슬이 방울 되어 떨어진다. 너무나 보드라운 허벅지의 살결에서 본 그녀의 둔덕이 이슬로 보였다.
"그리고........ 한 모금 한 모금 내 갈증을 적시면 네가 나에게 있고 내가 네게 있지 않겠어? 너희들이 빼앗아 가버린 내 사랑은 어둠 속에서 울고 있고 이런 내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이 바로 이 샘이야..........."
남자의 입술을 아랫도리 가운데에서 느낀다. 발바닥에서 시작한 남자의 혀끝은 피부의 핏줄을 따라 흐르듯 마침내 자신의 부끄러운 곳에 닿자 수치심을 갖는 듯 얼굴을 붉힌다. 벌써 사내의 성기를 입안 깊숙이 받은 랑이지만 직접 남자의 뜨거운 숨길을 그 곳에서 느끼자 열일곱 소녀의 마음엔 수치심이 싹튼 것이다.
"흐으읍!!!"
"하아...하아...."
더운 숨과 균열이 깨진 신음이 어우러진다. 샘물을 혀끝으로 훔치던 찬이 혀 돌기에서 미끌한 샘물을 만나자 둔덕을 가르며 파고들었다. 귀두....그리고 뿌리까지 깊숙이 받아들인 소녀는 고개를 뒤로 꺾으며 작은 입을 벌리곤 아래서부터 불어닥친 뜨거운 바람을 토한다.
"허억!!, 허억!! 그마아안.........아......엄마........"
"좋지? 좋지? 끝까지 파고 들어가 버리겠어. 네 작은 자궁에 내 물을 뿌려 줄 때까지. 으으......"
찬은 발끝을 들어올리며 모든 체중을 한 곳에 실어 줄기차게 박는다. 메마른 둔덕이 점차 물기로 부드러워지자 쉽게 넘나든다. 랑의 눈가로 맺힌 이슬이 톡 떨어진다.

태식이 다시 대청으로 들어서며 제일 먼저 본 광경은 누워있는 여자아이의 몸 위에 포개져 있는 찬의 모습이었다. 엉덩이를 비비며 얼굴을 핥고 있는, 아니 눈물을 빨고 있는 찬의 모습이 오히려 허탈감을 주었다.
매달린 셋은 정신을 차렸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고개를 숙이고 대롱거리고 있다. 방안에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호르몬 냄새가 창녀촌 화장실에서 종종 느낄 수 있는 그런 메스꺼움을 준다. 욕지기를 참으면서 그는 다음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멍하니 있다가 아차 그렇지, 생각이 난 듯 두 손과 두 발목이 한데 묶인 채 매달려 있는 노랑머리 아랫도리로 간다. 흘린 피가 굳어 검붉은 점처럼 붙어있는 하체는 그래도 여자의 뽀얀 속살을 숨기지 못 한다. 두 다리 사이로 부끄럼 모른 채 벌리고 있는 구멍을 한참 쳐다보다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는 몸짓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 쏘아 논 화살이라고 어린 찬도 말했잖는가, 그래 어차피 이 아이들은 이 세상에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자, 망설일 필요 없다. 날카로운 꼬챙이를 손에 잡은 그는 노랑머리 반대편으로 돌아가 축 늘어진 머리를 받쳐든다. 가볍다. 열일곱 소녀의 얼굴은 눈을 감고 있지만 아직 어린 티를 벗어나진 않았다. 그래, 어찌됐든 세상이 엉망이니 너도 엉망이고 나도 엉망이다. 모든 것을 기억하지 않은, 혹시 살아나면 사고 능력조차 없이 살아가기를......., 눈을 손으로 벌려 강제로 뜨게 하곤 긴 꼬챙이, 메스처럼 날카로운 꼬챙이를 오른쪽 눈가로 깊숙이 찔러 넌다. 피 한 방울 흘림 없이 10센티 이상 들어간다. 태식이 군에서 배운 방법이다. 죽이지 않고 식물인간처럼 살아가게 하는 것, 간혹 재수 없으면 죽을 수도 있다. 무의식중에 입을 "쩌억" 벌린 소녀는 미처 다물 새 없이 침을 질질 흘린다. 손목과 발목을 끊어 풀어주고 바닥에 눕혀준다. 모든 기억을 잃어버릴 육체는 빈 상자와 같은 것. 그 옆 아이도 똑같이 깊게 찌른다.
의식을 찾는 곱상한 아이가 피묻은 다리를 내치며 짐승 소리를 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를 잡는다. 다음은 똑같다. 다만 약간의 반항 탓에 눈동자를 스친 것뿐. 한 쪽 눈을 잃어버린 것이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르지만........ 세 소년의 머리 속 숨뇌는 이제 더 이상 그 기능을 쓸 수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여자를 보더라도, 먹음직스런 여자를 바로 옆에 앉혀두더라도 아랫도리는 반응을 하지 못할 것이다. 피와 하얀 골수의 꼬챙이를 잡고 찬이 막 몸을 일으킨 소녀에게 간다. 멍한 눈, 벌려진 입, 입처럼 벌려진 아랫도리를 보면서 날카로운 꼬챙이를 겨눈다. "으으으...." 공포에 일그러진 눈이 찢어질 듯 커진다. 작지만 귀여운 젖가슴을 흔들며 매달린 발을 비틀며 총 맞은 참새처럼 부르르 떤다. . 태식이 긴 꼬챙이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찔러 넣자 찬이 더 놀란 눈이다.

후덥지근한 대청을 벗어나고 싶은 태식은 찬을 쳐다보지도 않고 이미 어둠이 떨어진 마당으로 나왔다. 마당엔 다 익은 버찌가 떨어져 군데군데 검은 벌레처럼 물들어 있었다. 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그 잎들을 휘날리던 벚꽃은 지금 그 자리에 빨간 버찌를 익혀 가고 있었다. 처녀의 상징인 체리. 안톤 체홉의 벚꽃동산. 그러나 이곳은 벚꽃동산이 아니다. 그저 잔인한 악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꼬리를 물고 이어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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