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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뫼비우스 - 29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06 1,408회 0건
악의 뫼비우스 29

29. 담쟁이 넝쿨

은주는 검은 피아노의 하얀 건반을 막 누르려고 한다. 검정 건반을 떨어져 나온 네 번째 손가락이 다른 건반을 찾아간다. 월광이다. "딴, 따딴, 딴........" 달빛이 쏟아져 내리는 벌판에서 한 남자가 손을 치켜들고 뛰어가고 있다. 그의 머리에 쏟아지는 피아노의 음률들. 태식이다. 피아노를 치는 여자는.........은주다. "은주....."
꿈이다. 언젠가 기분이 우울한데 뭐 좋은 음악 없을까 했더니.......그때 피아노를 열고 들려준 곡이 월광소나타다. 달빛이면 가벼워야 할텐데 무겁다는 느낌이 든 곡이었다.
요즘 빈번히 나타나는 그녀, 은주의 얼굴을 잊어버릴까 깨어나서도 눈을 다시 감곤 했다. 어딘가 살아있다는 확신을 자꾸 주는 것은 아닐까? 빨리 나를 찾아달라고.......

시계는 아침 10시를 지나 있다. 오늘이 벌써 3일째다. 개학은 많이 남았는데 갑자기 발길을 뚝, 끊으니 있었던 그 무엇이 사라진 느낌이다. 은미의 해사한 얼굴은 딸 미영을 떠올리게 했다. 재가되어 사라진 딸이지만 영혼은 공기 중을 떠돌며 내 코를 지나 내 폐 깊숙이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죄는 영원히 갚아도 갚을 수 없을 것이다. 은미가 와야 외부의 소식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답답하다. 중고TV를 켜도 좋은 소식은 없다. 신데렐라 같은 얼굴로 노래를 부르거나 붉은 입으로 너스레를 떠는 것뿐. 신문도 마찬가지다. 연속살인사건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만 이번에는 마약이 곳곳에 뿌려져 청소년이나 장노년이나 마약에 취해 비틀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회 전체가 마약에 취했다고 사설은 흥분하고 있다. 빨리 새로운 시장이 나와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난리다.
아 그렇지. 시장이 수뢰혐의로 구속이 되었지. 그 유 회장 역시. 그리고 그 딸이 은미다. 아 그렇지 은미. 지금 내가 기다린 작은 소녀가 은미다. 이 골방에 외부의 밝은 빛을 가져다 줄 소녀. 그래. 전설이나 신화를 보면 다 소녀가 등장해서 악을 제거하곤 했지. 새틴천을 어깨 한쪽에 걸치고 발 아래까지 늘어뜨린 소녀. 은미가 그 소녀는 아닐 것이다. 혹시 모르지. 찬 역시 랑이란 소녀의 그 무엇에 홀린 건지 그렇게 그 놈들에게 잡혔지 않은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여자 - 소녀? 아닐 것이다. 지레 그렇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결과일 것이다.

부자동네. 은미네가 새로 이사한 동네를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다. 높은 담에 둘러 쌓인 집들은 중세의 요새 같았다. 화강암 사이로 담쟁이 넝쿨이 무심하게 뻗어가고 있는 아담한 2층 양옥집. 이 집으로 이사하던 날, 은미와 경미는 멋모르고 좋아서 뛰어다녔었다. 그러나 이틀 사흘이 지나면서 이상한 느낌을 가졌다. 외부의 눈길이었다. 누군가 지켜보는 꺼리침 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느낌은 이틀 전 찾아온 보호자라는 남자에 의해서 사실로 드러났다. 첫날의 굴욕감은 둘째 날의 고통으로 이어졌고 오늘이 사흘째다.
"자 다시 한번 해 봐. 천천히 엉덩이를 앞뒤로 밀어당기면서....... 돌리고......그렇지"
"찌이익! 지이익!" 소리는 은미의 샅에서 나와 방을 채운다. 손을 목 뒤로 돌려 끌어잡은 은미는 서서 탄탄한 엉덩이를 전후로 움직이며 남자의 손가락을 그것처럼 끼고 촉촉이 여름비 내리 듯 분비물을 흘리고 있다.
"처음엔 빡빡 하더니 이젠 제법 하는 구만 그래. 흐흐흐. 여자 물건은 쓰면 쓸수록 그 기능이 발달하는 법이야. 숱하게 봐왔지. 처음엔 반항하다가도 남자의 길쭉한 좆이 박히면 그땐 어쩔 줄 모르고 목을 끌어안은 법이지. 지금 몇 번 째 하는 거지? 스물?"
"그만....... 더....... 못하겠어요. 아퍼요.."
애액이 흐르지 않은 소녀의 연분홍 샅은 딱딱한 손가락에 비비면서 붉은 빛을 띄고 있다. 그 빛 사이로 흐르는 끈적한 액체는 여름 땀처럼 똑 쏘는 자극을 준다. 남자는 당초다. 황에게서 선물로 받은 세 모녀를 사흘째 데리고 놀고 있는 거다.

첫날은 배정란 - 유회장의 처였고, 어제는 언니 유경미의 뽀얀 살을 하루 내내 껍질을 벗길 정도로 가지고 놀았다. 그 하얀 피부는 뽀드득 유리창 딱은 소리를 내며 당초의 흥분을 재촉했다. 스물 갓 넘은 여자의 유방과 아랫배와 배꼽과 허벅지, 거기에 이어진 잘 빠진 다리까지 이빨로 잘근잘근 씹으며 피부세포의 마지막 단즙까지 빨아먹었다. 저항할 생각도 하지 않은 세 모녀는 좋은 놀이감이었다.
"열 번만 더! 천천히......깊숙이 박으면서........"
"으으으으응...............흐흐윽!"
운미의 눈엔 이미 눈물이 가득하다. 말간 얼굴을 타고 흐르는 목을 따라 젖가슴으로 흐른다. 연분홍 젖꼭지가 긴장으로 우뚝 서있다. 분홍 유륜이다. 유두를 점으로 한 젖가슴이 예쁘다. 까무잡잡한 살결을 혀로 핥는다. "부르르" 몸을 한차례 떤 은미는 남자의 혀가 허벅지 안쪽으로 다가오자 다리를 오므리며 피하려 한다.
"그렇지. 이렇게 꼭 물어주는 것도 좋아"
오므릴수록 아랫도리에 끼인 손가락이 몸 안에 가득 찼다. "지이......푸우욱!" 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은미는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처음엔 아프고 쓰라렸지만 물기가 흐른 지금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속에서 흘러나온 물기가 허벅지 안에서 느껴진다.
얼굴을 찡그리며 서너번 피스톤 짓을 한 은미의 귀에 보이지 않은 방 어딘가에서 가냘픈 흐느낌이 들려왔다. 자신의 팬티를 벗겨 얼굴을 가린 바람에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언니 울음소리 같았다.
"아...불쌍한 언니"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만 일어나는 지 은미는 알 수가 없었다. 아직 여고생인 은미의 정신은 몇 차례 육체적인 고통과 굴욕을 거치면서 가끔은 다 큰 어른이 돼버린 것 같았다.
"왜? 슬퍼..? 이런 예쁜 얼굴에 누가 눈물을 흘리게 할까. 하느님이 있다면 분명 그 놈에게 천벌을 내릴 꺼야 그렇지? 귀여운 아가...."
어머니 배정란은 개 목걸이를 걸친 채 앉은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침대에 기대어 있는 게 보였다. 활짝 벌려진 그곳이 마치 아궁이 같다. 검은 음모로 덮인 아궁이.

경미는 어제 당한 일이 떠오르자 또 눈물이 흘렀다. 셋이 다 홀딱 벗겨진 채 거실에 세모꼴로 누워 서로의 그곳을 핥아댔다. 자신은 어머니를, 동생은 자기를, 어머니는 동생의 그곳을 핥으면서 발정기의 암캐 마냥 "헉, 헉" 댄 것이다. 조금이라도 입이 떨어지면 남자는 그 시커먼 기계를 꺼내 항문을 건드리며 겁을 주었다.
"바닥을 적실 정도로 하지 않으면 이 스위치를 눌러 버리겠어. 그러면 어떻게 될지 알지? "파드득" 떨면서 통닭이 돼버릴 꺼야"
숨을 쉴 겨를 없이 한 시간은 그렇게 핥고 빨고 했다. 끝났을 때 서로의 얼굴과 입엔 허연 액체가 묻어 있어 눈을 피할 정도였다.

"미인의 눈물은 어떤 맛이 날까? 어디 한번...."
남자는 입냄새를 풍기며 경미 얼굴 가까이 와 눈을 혀로 핥는다. 맺힌 눈물이 남자의 입으로 흐른다.
"음.........글세 무슨 맛이라고 할까? 환희? 절정? 음...... 맛이 좋아. 네 부드러운 살결처럼 부드러움이 가득 배인 맛이야. 넌 무슨 맛일까?"
지신의 팬티를 뒤집어쓴 채 엉덩이만 앞뒤로 움직이고 있는 은미에게 묻는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자
"넌 아마 포도즙 같은 달콤한 맛이 날 꺼야. 흐흐흐"

경미 역시 목에 개끈이 걸려 있는 자세로 무릎을 꿇은 채 남자 바로 옆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어제 낮 동안 남자의 거대한 성기가 여린 그곳을 파고들 땐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곤 한 그녀다. 몸은 육감적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키도 크고 가슴도 크곤 했지만 아랫도리는 남자의 그 큰 물건을 받아들이기에 너무 작았다. 더구나 발목을 올려 잡은 채 벌리면서 찍어누를 때는 그곳이 종이 찢어지듯 갈갈이 찢어진 것만 같았다.
목을 꺾으며 아픔을 참으려 했지만 남자는 오히려 여자의 비명과 고통스런 신음을 즐기는 것 같았다. 이를 악물며 참는 경미를 비웃으며 더 강하게 박아댔다. 뿌리까지 박혀든 남자의 물건은 아랫배 어딘가를 건드린 것 같은 착각을 주었다. 날카로운 메스가 되어 내부의 살이란 살들을 갉으며 파고든 후 아랫배 속까지 도려냈다.
남자가 허리를 들어 몸을 거두었을 때는 마치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텅 빈 느낌이 들었다. 생살을 여미는 아픔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겉은 말짱한 몸이지만 안은 텅 빈, 고무풍선 같은 자신의 가슴과 아랫도리를 볼 때의 그 느낌은 너무 슬펐다.

"엎드려!"
"네....?"
사지를 쭉 뻗은 채 늘어진 그녀에게 남자는 엎드려, 라고 하는 거다.
"아.....안.....돼요...... 그만 하세요"
더 이상 남자를 받아들이기에 경미의 육체는 연약했다. 그 날 그 이시스 쇼핑센터의 만남 이후부터 어제까지, 몸은 짓이겨져 마치 빨아주기를 기다린 세탁통에 넣어진 걸레 같았다. 그 날 이전에는 어디를 나서도 많은 남자들이 차 한잔 나누기를 고대하던 20대 아름다운 숙녀였었지만, 지금은.........
"말이 많군. 아직도 힘이 남았다고 생각되는데......빨리 엎드려!"
당초는 손으로 엉덩이를 들어 거꾸로 몸을 누인다. 푸짐한 엉덩이다. 푹신한 소파를 손으로 누르는 느낌을 준다. 탄력이 있어 퉁겨 날 것 같다.
겨우 몸을 추슬러 엉덩이를 다리에 깔고 엎드린다. 두 갈래로 벌려진 한 줄의 살색의 금을 손가락으로 긋고 마침내 국화꽃 모양의 잔주름을 간지럽힌다.
"야, 촘촘한데....... 쉽게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 그래도 한 번 하고 나면 뒤를 졸졸 따라다니다 내 앞에서 엉덩이를 까대며 제발 해 달라고 할 꺼야. 그만큼 뿅, 가거든. 흐흐흐"
우둘톨톨한 콘돔을 물건에 끼고 높이든 엉덩이를 향해 천천히 밀어 넣는다. 바로 아래구멍의 미끈미끈한 호르몬을 손가락에 발라 콘돔과 주름 가운데에 바른다.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인가 보다.
"끄으으" 경미는 하체를 당기며 무너진다. "찰싹!" 불덩이가 허벅지에 떨어진다. 송충이가 방금 문 것처럼 발그레해진다. 따끔한 아픔에 허리를 들어 엉덩이를 남자의 거기에 닿게 한다.
"헉, 헉. 죽이는 궁뎅이야. 이런 맛은 처음이야. 너도 좋지? 헉, 헉"
"....................."
얼굴을 시트에 파묻은 채 남자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만 있는 그녀는 고통과 수치심 외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 빨리 벗어나고만 싶을 뿐.
"아.....나올 것 같다. 아, 아. 으으으....."
남자의 불알이 아랫도리를 더 이상 때리지 않자 이제 끝났구나, 생각한 그녀지만 그 자세로 가만 있었다. 허락 없이 몸을 움직였다간 또 무슨 트집으로 괴롭힐지 겁이 났기 때문이다. 아니나다를까 남자는 엉덩이를 톡톡 때리면서 바닥으로 내려와, 했다. 개끈을 잡아 끈대로 바닥에 내려앉은 눈 바로 앞에 끄덕끄덕 움직이는 풍선 같은 게 보였다. 뭔가 모른 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유쾌한 것 같지는 않았다.
"이리 가까이. 너의 예쁘장한 얼굴을 이리 대주겠니?"
바람 빠진 풍선의 겉엔 붉은 핏자국 같은 게 묻어 나 보였다.
"이게 너 안을 들어갔다 나온 놈이야. 보니까 어때? 신기해"
그때서야 경미는 뒤가 빠진 것처럼 아려 왔다. 남은 찌꺼기가 흘러나온 착각마저 가졌다.
"얼굴을 들어주련....... 입도 좀 벌리고......"
벌어진 입을 중심으로 얼굴 전체에 골고루 내용물을 뿌렸다.
"으으......... 흐흐흑"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 산산이 흩어졌다. 미끈미끈한 분비물을 얼굴에 뿌린 것도 부족한지 손가락으로 구석구석 발라 댔다.

어제의 일이 떠오른 그녀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몸서리친다. 허리께에 다다라 있는 동생의 종아리가 따뜻하다. 그렇지만 그 종아리 역시 약하게 떨고 있다. "지지이이익" 손가락을 깊이 받아들인 은미는 그 끝이 아랫배를 쑤시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또 손가락을 구부려 부드러운 터널 내부를 할 킬까 봐서다. 조금 전에도 그랬다. 아랫배를 입술과 혀로 핥더니 집게손가락을 구부리곤 질 내부를 훑어버린 것이다. 그 아픔은 참기 어려웠다. 눈물을 떨구며 "살려주세요" 했던 은미다.
"정말 네 꺼는 달콤한 맛이네. 너도 먹어 봐"
동생의 분비물을 손가락에 묻혀선 입에 쑤셔 넣는다.
"우....엑! 하지마.........하지마"
거친 손가락에 그녀는 토악질을 하면서 얼굴을 피한다.
"이 년 봐라. 아직도 버틸 힘이 남았네. 또 한번 할까?"
또, 라고......, 그것은 참기에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어제 늦은 오전이었다. 아침 눈뜨자마자 찾아온 그 남자는 모두를 거실에 모아 놓고 전날처럼 목에 끈을 채웠다. 끈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컸다. 저항의 남은 힘마저 빼앗아 갔다. 정란은 이미 자신을 포기한 채 남자가 하란 대로 얌전히 따라 했으며 은미 역시 어머니 곁에서 찡그린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경미는 최후의 발악이라도 하듯 남자의 손을 잡고 훌쩍이고만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한 방울의 공기가 남은 어항 속의 열대어처럼 파닥파닥 뛴 것이다. 이것이 남자의 비위를 상하게 한 것이다.
"아직도 대들 힘이 남았다 이거지. 얼굴만 예쁜 줄 알았더니.......이리 와 이 년아"
대뜸 쌍말을 품어 댄 남자다. 존대어란 것도 빈정거림이 다분히 있었지만.......
머리채를 끄잡아 끌고 간 곳은 부엌이었다. 식탁의자 두 개를 나란히 두곤 그 위에 걸터앉게 했다. 마치 재래식 변기에 앉는 꼴이다. 손을 뒤로 꺾어 X자로 묶어 둔 채 허벅지와 종아리를 랩을 풀어 돌돌 말았다. 생선구이 할 때처럼 돌돌 말려진 하얀 피부의 살이 랩 안으로 보였다. 다리와 손을 움직이지 못한 그녀는 어떤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공포심에 쌓였다. 소리를 쳐야 된다, 생각은 머리 속에만 맴돌 뿐 무얼 해야 할지 잃어버린 사람처럼 멍하니 남자만 보고 있을 뿐이다.
"이 게 뭔지 아나? 눈을 떠. 눈을 뜨고 잘 보라고..... 이 막대는 너의 부드러운 살을 충분히 헤집고도 남을 거야. 가련한 여자, 누가 너를 여기에서 구해 줄 수 있을까? 나? 그래 나뿐이 없지. 하지만 넌 내 마음을 평화롭게 해주지 못했단 것 알아야 돼"
바닥을 닦을 때 쓰는 긴 봉 걸레를 반으로 토막냈다. "뚝!" 부러지는 소리는 공기를 진동시키며 남아 있는 그녀들의 귀에도 닿았다.
"그러지 마세요, 제발. 흐흐흑...... 그 앤 지금 정상이 아네요. 제발이요"
정란이 먼저 슬픈 입을 열었다. 자신은 어쩔 수 없지만 딸들에게 만이라도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 이 모든 게 남편의 부도덕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자신도 무얼 했는가 하는 자조 섞인 후회도 있었다. 사업체만 키우려는 남편의 욕심을 자신이 나서서 막았으면........

"기차 떠난 뒤 손 흔들면 무얼 하지? 버스 떠난 뒤 붙잡은 다고 떠난 버스가 돌아오나? 때늦은 후회는 그래서 슬프지, 지금처럼......."
경미는 벌어진 아랫도리에 딱딱한 물체가 닿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조금씩 파고 들어 올 때마다 상체를 떨며 윗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래 그렇게 몸을 일으키라고..... "
까치발을 한 그녀는 어절 줄 몰라 했다. 몸을 내리면 그 반토막 봉은 소중한 자신의 육체를 훼손시킬 듯 파고든 것이다.
"어.....엄마, 으흐흐흐........"
"나를 찾아야지 누굴 찼나? 우는 얼굴이 더 아름답군. 이제 발에 힘이 빠지면 어떻게 될까? 아니면 의자를 더 벌려 줄까? 사랑한 사람을 받아들여야 할 너의 구멍이 이런 더러운 봉 걸레에 뚫리다니........ 이런 안타까운 일이. 흐흐흐"
경미는 까치발진 다리에 쥐가 날 듯 했다. 발가락 다섯 개로 몸의 하중을 지키기엔 부족이었다. 발가락에 몰린 피는 빨갛다가 지금은 하얗게 변했다.
"사...살려주세요. 더 이상.......힘들어요. 시키는대로 무엇이든 다 할 께요"
"그래? 이제야 깨우쳤구만"
풀려난 그녀는 한참이나 지독한 아픔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엎드려 있었다. 그게 어제의 일이었다.

"아...아니에요. 먹을 께요. 주세요"
경미는 모양이 예쁜 붉은 입을 벌이면서 남자의 손가락을 기다린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어, 내가 뭔데? 개야, 개, 그러면 돼. 나에겐 이미 청순한 여자이거나 도도한 여대생의 인격 같은 것은 필요 없었다. 그저 이 남자의 폭력을 벗어날 수만 있으면........
"무슨 맛이 나지? 난 달콤한 포도맛이던데...... 넌?"
그녀는 무슨 맛인 줄 몰랐지만 어떻게든 대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네, 네, 맞아요. 포도맛이에요"
"그래? 그러면 너는 맛을 가지고 있지?"
"네? 모....몰라요"
"몰라? 아니 자기가 무슨 맛인지도 모르다니.....이리 가까이 와"
당초는 손가락을 펼쳐 쪼그려 앉은 그녀의 하복부를 지나 갈래의 틈에 대고 문지른다. 깨끗이 씻고 난, 분홍빛으로 물든 살집을 벌려 깊숙이 박아 넣고 몇 차례 움직이자 또다시 미끌미끌한 액체가 묻어난다.
"입 벌려. 먹어 봐. 네 꺼야. 어떤 맛이지"
"모르....... 겠어요. 무슨 맛인지"
그는 손가락을 코에 대며
"이 맛은 잘 익은 치즈 맛이야. 치즈...... 빵에 찍어 먹으면 아주 훌륭하지"
"동생도 한번 먹어 볼래"
남자의 굵은 손가락이 빠져나간 그곳은 붉게 부풀어 있는 모습이다. 아직 성장이 덜 된 음부는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금새 부풀어오른다. 거기에 남자의 거친 손장난은 은미의 음부를 발갛게 부풀어오르게 했다.
은미는 몸을 숙여 손가락을 입에 받는다. 매스꺼운 냄새다. 구역질을 참는 얼굴을 보며
"어제 서로의 맛을 충분히 느꼈을 텐데...... 부족한가 응?"
서로의 아랫도리를 입으로 핥고 빨고 했던 어제를 떠올리게 만든 남자는 동생을 뒤로 돌아서게 한다. 주춤 하며 돌아서는 은미.
"엎드려, 두 손으로 발목을 잡고........다리를 더 벌리고"
자연 엉덩이가 두 갈래로 발려진 자세다. 남자 앞에 이런 부끄러운 자세를 취한다는 게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귀여운 구멍이구나. 남자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혜의 동굴"
"흐흐흐흑........ 하지 마세요"
"임마. 부끄러울 것 없어. 여자는 누구나 다 한번씩은 해보는 거야. 알았어?"
"야, 정말 쫀쫀한 걸. 이렇게 귀여운 구멍에서 지저분한 쓰레기가 나온다는 걸 누가 믿겠어"
자매의 분비물로 반질반질한 손가락을 밀어 넣는다.
은미는 자꾸 파고드는 남자를 피하려고 발을 움직여 몸을 빼낸다. 그때마다 엉덩이에 떨어지는 손바닥. 불벼락이 떨어진다. "하악!" 숨을 몰아쉬며 다시 남자 가까이 몸을 댄다.

태식은 피아노 건반의 여운을 되새기며 좁은 방에 누워 있다가 은미 얼굴이 떠올라 얼른 일어난다. 아무래도 한번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흘째 오지 않은 그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기지 않았나 하는 염려는 태식의 무거운 몸을 일으켜 여름이 가고 있는 골목으로 나서게 했다. 강렬한 햇빛은 언제 그렇게 많은 비가 내렸는지 사람들 기억을 시험할 정도다. 혹시나 해서 방을 나서며 날카로운 날을 가진 뾰족한 송곳을 품에 숨겼다.
태식은 그 것을 볼 때마다 랑 일행이 떠오르고 찬까지 떠올랐다. 이 송곳으로 그들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었고 목숨까지 앗아가게 했던 추한 기억이다. 길이는 30센티 남짓하지만 군에서부터 깊이 간직한 소중한 물건이었다. 가느다란 몸체는 언뜻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위력을 발휘하면 사람 목 정도는 한 순간에 잘라 버릴 정도다. 끝이 날카로운 것처럼 양날도 매섭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전화로 들은 주소를 떠올리며 담쟁이 얽힌 2층집에 다다를 때 아니나 다를까 낮선 사내들이 곳곳에 손에 무언가 들고 서 있는 게 보였다. 경찰? 아니다. 그렇고 그런 사내들이다. 평범한 집이라면 이들이 이렇게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먼저 말을 건다. 3명이다.
"형씨들........ 무슨 일이요. 남의 집 앞에서......"
시비조의 말투는 사내들을 분명 자극시켰다.
"당신 뭐야. 응? 꺼져"
"꺼져? 임마들이 위아래가 없나. 니 놈들이 꺼져"
태식은 점점 숨이 뜨거워진다. 산동네 내내 잠겨 있던 폭력에 대한 열망이 커가고 있었다. 복수라는 목적에 일어났던 그 뜨거운 폭력이 지금 또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번쩍, 하는 움직임이 멈춘 뒤 남아 있는 것은 볏단처럼 쓰러진 세 명의 사내다. 센 주먹과 발길질을 맞았다, 고 느낀 그 순간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자신들이었다. 그들 눈에 빛나는 송곳은 더 공포였다.
"이게 뭔 줄 알지? 이 날카로운 끝이 네 놈들의 귓구멍을 뚫으면 어떻게 될까? 뇌수가 흘러나온 뒤, 침을 질질 흘리며 죽어 가는 모습, 네 놈들이지."
남자의 눈빛은 동물이었다. 대낮인데도 눈빛은 타올랐다.
"묻는 대로 대답해. 저 집에 누가 있지? 무슨 일이 있는 거야. 대답해"
사내들은 이미 겁먹은 눈이다. 이런 놈들은 쉽다. 그저 더 큰 힘으로 찍어누르면 끝이다. 한 놈의 목에 대고 누르자 빨간 피가 금새 흐른다.
"빨리...... 더 눌러 줄까? 3센티만 들어가면 넌 죽어"
"마.....말하겠습니다. 저 안엔 지금........으윽!"
"더 깊이 박아 줄까?"
"저 안엔 3총사 중 막내인 당초 형님이......지금......있습니다."
"3총사? 3총사가 누구야? 뭐 하는 놈들이야? 말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비풍초 세 형제라고 합니다."
"그래? 웃기는 형제로군, 근데 뭐 하는 데......... 지금 저 안에서"
"그건 몰라요. 우린 여기서 감시하고만 있을 뿐......."
그리고 의식을 잃은 사내다. 태식이 내리친 강한 수도가 목에 떨어지자 그대로 목을 꺾고 기절한 것이다. 아무렇게나 끌고 대문 안으로 처넣는다. 열려진 현관문을 통해서 안을 들여다본다. 태식은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

"읍...읍..." 경미는 남자의 거대한 성기가 얼굴에 떨어질 때마다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신음만 내고 있다. 입안을 휘젓다 다시 꺼내 눈과 코, 귀, 뺨을 문지르곤 했다. 무릎 꿇은 자세의 경미는 입만 벌린 채 그런 남자의 행동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콧구멍을 한번 먹어 볼까? 네 콧구멍은 맛있을 꺼야. 아니 귓구멍을 먹을 볼까"
너무 커져 핏줄이 서 있는 성기를 경미의 코에 들이민다.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벌리지만 그 크기론 들어갈 수 없다. 두 콧구멍을 가지런히 문지르며 다시 입안으로 박아 넣는다. "억...억" 구역질을 참으며 잔기침을 내지른 경미의 고통스런 얼굴을 오히려 즐긴다.
"이번에는 귓구멍을 먹어 보자. 남자 놈들이 달콤한 사랑의 말을 속삭일 귓구멍을 먹어 보자."
얼굴을 돌려 귓구멍을 향해 울통불통한 성기를 세운다. 귓불을 잡아당겨 벌리지만 들어가진 않는다. 대신 귀두에 조금 흘러나오기 시작한 정액을 귀에 뿌린다.
"사랑의 밀어보단 이렇게 확실한 사랑의 징표가 더 좋겠지? 그렇지. 하악! 학!"
흥분의 도가 치솟은 당초는 이젠 때가 되었다는 듯 엎드려 있는 까무잡잡한 엉덩이를 두 손에 잡고 힘껏 하체를 밀어붙인다.
"아아악........... 안......돼. 엄마........"

은미는 너무나 큰 아픔이 밀려오자 눈물보다 먼저 비명이 터져 나갔다. 그 아픔은 참기 어려웠다. 생살이 찢기는 고통 아니 불에 지진 아픔이었다. 하체를 구부리며 몸을 피한다. 어린 동물이 포수의 총을 피해 숲에서 엉덩이만 내밀고 있는 모습이다.
바로 그 순간. 태식은 분노의 숨을 쉬며 안방으로 밀고 들어간다. 네 명의 사람들. 세 명의 가련한 여자와 그 순간 거대한 성기를 걸떡거리고 있는 남자 한 명.

청풍은 T시를 가로지르는 중앙천을 지나며 늦여름의 바람을 안고 있는 코스모스를 쳐다 본다. 우주의 비밀을 안고 있는 코스모스 - 조화라는 꽃말이 마치 여자의 비밀스러운 속내를 풍기고 있다. 이시스의 속마음이 바로 저 꽃 같군, 속으로 중얼거리며 엑세레이터를 밟는다. 요즘 들어 몸을 섞으면서도 마음은 닫고 있는 듯 하다. 어두운 표정의 이시스 - 김순미는 그럴수록 더 매력적이지만 청풍은 마음이 무거웠다. 그 무게는 아마도 예전 일이 된 친구들의 현재일 것이다. 자꾸 물어보는 그녀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울상이 된 이시스를 보면 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왜 그런지 그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 언젠가 문제가 생길 거라고 부소장이 그랬던가.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은 민민당 부인이다.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했으니 마음을 다잡고 핸들을 움켜잡는다.
차는 중앙천을 빠져나와 산 그림자가 드리워진 작은 모텔을 향한다. 약속장소다. 시내를 피하고 싶은 청풍은 일부러 이곳을 정했다.
304호. 이미 와 있는 중년의 부인. 몸집이 제법 있는 마흔 후반의 부인이다. 지금의 남편인 김의원을 오랫동안 현역에 있게 한 대단한 여걸로 소문이 난 여자다. 전 민민당 T시 지부장이 아버지라고 했다. 그에게서 배운 정치력은 지금 빛을 발하고 있지만 청풍은 속으로 비웃었다. 그래봐야 이젠 끝이지, 너도 이 그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걸, 그렇지 않아? 눈으로 던진 질문이다.
민여사는 그런 청풍의 눈길에 전혀 압도당하지 않은 눈치다. 오히려
"지금 와서 그런다고 누가 믿을까? 나를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쳐"
"그렇습니까? 부인. 그렇다면 오늘밤이 기다려지는 데요. 오늘 밤 당신 아들 컴퓨터에 떠오른 동영상은 멋지겠죠? 그걸 보고 당신 아들이 자위행위를 한다면.........하하하"
"뭐라고요? 아니 이 사람들이....... 고발하겠어요?"
이미 청풍은 말투가 변한 여자의 자세에서 승기를 굳혔다고 판단했다.
"그럼 전 이만......... 후회는 항상 나중에 찾아온다고 하던데요"
"잠깐만. 무얼 원해요? 말 하세요"
"원하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럼 안녕히...."
"이....이 봐요. 어딜 가는 거예요. 만나기로 했으면 용건을 말해야죠"
"그럼 이 테입 전해주겠습니다. 이미 보셨겠지만......."
"흐읍!" 숨을 당기는 여자. 거기엔 부끄러운 자신이 담겨 있었다. 처음부터 다리를 남자의 어깨에 얹고 "씩씩" 대는 자신의 모습이다.

김영숙 모란회 회장의 안내로 거드름 피며 찾아간 하얀집에서 당했던 기억이 씁쓸하게 떠올랐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커피 안에 숨어 있는 약물의 정체를 안 것은 이미 발가벗은 몸으로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을 볼 때였다. 격정이 사라진 침대는 엉망이었다. 자신의 두 다리 사이에 흘러 있는 뿌연 분비물을 보고서 사태를 짐작했지만 늦었다.
"그럼 다음에.....아니 오늘 밤에 뵙겠습니다. 컴퓨터를 켜시죠"
"이럴 수가.......... 흑!"
쉽게 무너지는 중년의 여자다. 남편은 무섭지 않지만 자식은 무서운 것이리라.
"무얼 원하나요? 설마 돈이나........"
"돈?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 그건 당신입니다. 벗으시죠?"
"네? 벗다니......"
놀란 눈을 미처 감을 겨를도 없이 남자는 거세게 몰아 부친다.
"아니면 가겠습니다. 그 비디오에 보인 부인의 육체는 저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지. 빨리 벗어!"
말투가 반말조로 바뀐다. 여자는 머뭇거리다 작은 의자에서 힙을 들고 돌아선다. 검정 팔 없는 투피스다. 적당한 키에 글래머스타일의 몸이다. 가슴이 유난히 크다. 허리는 중년을 속일 수 없어 굵지만 허리 아래로 보이는 다리는 통통한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노 스타킹의 다리 빛은 연한 갈색이다. 이번 여름 바다를 다녀온 추억이다. 종아리의 살집이 잘 여문 수수로 보인다.
"슬립도........벗어. 팬티까지"
발가벗은 여자의 등을 보며 청풍의 주문이 이어진다. 마침내 허리를 구부려 팬티까지 벗는다. 등만 보인 채 서 있는 여자를 돌려세운다. 무게가 있는 점잖은 신사의 목소리다.
"부인의 몸을 보더니 이 놈도 참지 못했나 봅니다. 하하하"
남자의 손을 따라 바지 가운데 우뚝하게 솟아 있는 부분이 보인다.
"팔을 내리죠. 가슴이 예쁜데요. 성형 했나요?"
가슴을 가린 팔을 내려놓게 된 민여인은 시선을 어디 둘지 몰라 바닥으로 내리 깐다. 성형? 그래 맞다. 몇 년 전 성형한 가슴이다. 늘어진 가슴이 보기 싫다고 해서 실리콘을 삽입한 가슴이다. 남편이 빨기 좋다고 농담할 때는 몰랐지만 모임에 나갈 때면 사람들 시선이 가슴에 모이는 걸 알고 기분이 좋기도 했다. 그 가슴이 발가벗겨진 채 처음 본 낮선 남자의 눈앞에 놓인 것이다. 긴장으로 끝이 딱딱해지면 유두가 솟아오른다.
탐스런 유방이군, 빨아주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다.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이리 오세요. 참 아름다운 가슴입니다. 두 손으로 받쳐들어야 할 만큼 크군요"
부드러운 남자의 말에 긴장을 풀며 몸을 맡긴다. 부끄러움은 중년이란 여인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것인가 붉어진 얼굴이 다시 원래의 색을 띈다.
"즙.....?......" 돌출한 유두를 혀로 감으며 빤다. 거봉포도 크기의 유두가 입안을 채운다. 검정 유두는 발육을 끝마친 가을곡식처럼 잘 여물어 있다. 이빨로 부드럽게 깨물며 계속 핥고 빨자 여인의 입에서 뜨거운 숨이 품어지기 시작한다.

청풍은 이제 끝마칠 순간이란 판단이 들었다. 오른손으로 딴딴한 허벅지의 안쪽을 쓰다듬으며 두툼한 살집의 문을 열고 촘촘한 음모를 헤치며 손가락으로 열어달라는 듯 두드린다. 촉촉한 느낌이 온다. 유방을 핥으며 아랫배 살갗을 지나자 흠칫 떠는 몸. 낮선 남자의 끈질긴 애무는 어디가 포인트인지 알고 있는 듯 하다. 배꼽을 지난 혀는 계곡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둔덕을 훔친 입술은 허벅지를 장난치듯 오르내리다가 다시 문을 두드린다.
"으....음" 가벼운 신음을 토하는 여자. 왼손은 거침없이 유방을 주무르며 오른손은 다시 엉덩이의 살집을 꼬집듯 애무한다.
뜨거움이 밀려든 환희. 민여사는 우주유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열사의 땅을 지나 수목이 우거진 밀림인가 했더니 다시 적도의 작렬하는 바닷가에 도달했다.
"흐으응........아아으응!" 뇌가 폭발하는 환희. 자신도 모르게 두 발로 남자의 허리를 부여잡는다. 넣어달라는 자세다. 청풍은 의미 있는 웃음을 띄며
"넣어 줄까요? 이대로...."
"아.....몰라.......난.......몰라......"
"그럼 뺄까요?"
"아........몰라....... 넣어.......줘요"
그때서야 청풍은 허리에 힘을 모으며 깊이 깊이 파고든다. 오늘이 이런 일은 마지막이다. 다신 없을 거라는 약속이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쏟아 붓고 그대로 여자의 배 위에 엎드려 있다. 여자가 남자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거다. 그래야 이 사람이 내 남자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좋았습니다. 부인"
"......................"
"그럼 부탁 드립니다. 남편의 지부장 자리를 황위원장에게 넘겨주시시라 믿습니다. 황위원장이야말로 시민들을 배신하지 않을 유일한 사람입니다. 아시겠죠?"
민여사는 모든 걸 포기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모란회 회원들 역시 그랬다. 그들 모두 황위원장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 <아피스당>이라고 했던가.

날카로운 송곳은 당초의 목을 뚫고 있다. 정란 모녀는 대충 옷으로 발가벗은 몸을 가린 채 침대 한 옆에 얼굴을 묻고 있다. 은미만 눈을 들어 태식을 보고 있을 뿐. 뒤를 뚫고 들어오는 남자의 흉기를 막아준 고마운 은인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대로 뚫고 들어왔다면 자신은 죽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너희들 정체가 뭐야? 말하기 싫다 이거야. 그럼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줄까? 히죽이죽 웃는 바보를 만들어 줄까?"
당초는 이렇게 강한 적을 만날 줄은 말랐다. 싸움에 있어 3형제 중 고수지만 이렇게 쉽게 당할 줄은 몰랐다. 상대는 너무 거셌다. 빠른 주먹과 발은 그의 주먹을 쉽게 제압했다.
"너희들 도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뭐 하는 놈들이기에 이 여자들을 능욕해. 깡패들이야 강간범들이야. 뭐야?"
파고드는 송곳은 차가웠다. 경동맥 가까이 찔러든 송곳에서는 피가 배이기 시작한다.
"우린........그런 조직이 아냐. 너도 당할 걸. 흐흐흐. 우릴 쉽게 보면 안 돼. 푸하하하"
"그래? 그렇다면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지"
송곳을 세워 몸을 이리저리 긋자 그 자리마다 붉은 피가 솟는다. 묶여진 상체를 버둥거리며 벗어나려 하지만 송곳은 한치도 어김없이 점점 아래로 x자를 그으며 내려가 마침내 쭈그러진 성기에 닿는다.
"이걸 다신 못 쓰게 만들어 주지. 함부로 흔들면 안 되는 거야. 알겠어?"
당초는 송곳이 귀두의 작은 구멍을 파고들자 공포심에 이가 "달달" 거릴 정도로 떤다. 거기에도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더 들어가면 앞으로 오줌도 못 눌 거야. 아니 방광에 독이 올라 몸이 썩어 가겠지?"
"아아악.......그만. 말 하겠어. 말 할테니 멈춰. 그마아아안"

온 몸에 피를 흘리면서 당초는 띄엄띄엄 말을 했지만 빗속의 살인마와 황위원장의 말은 꺼내지 않았다. 계속 추궁하자 다만 무슨 기잔가 하는 부인을 잡아다가 욕보이고 위협한 적은 있다고 했다. 그것뿐인가? 과다출혈로 의식을 잃은 채 "119, 119" 하는 단비를 차갑게 본 태식은 그때서야 정란 모녀를 보며 이 집을 빨리 떠나, 라고 한다.

벽을 타고 오른 담쟁이 넝쿨에 여름의 태양이 지고 있다. 욕망을 담고 있는 담쟁이 넝쿨은 욕망을 채우듯 위로만 위로만 오르지만 그 위엔 아무것도 없는 빈 하늘이다. 손에 잡히면 놓지 않은 담쟁이지만 거머리도 농약통에 떨어지면 비틀거리며 죽어가 듯 줄기를 끊으면 쉽게 죽어가지 않은가. 빈 하늘을 향해 오르기만 하는 담쟁이 넝쿨을 보며 인간의 욕망을 생각한다. 나의 욕망은........ 없다. 아니 은주다. 은주를 만나 그 품에서 잠들고 싶은 것. 그것이 나의 마지막 욕망이다. 욕망이라기 보다는 소원인가.
은미, 너는........ 옆에 옷차림을 가지런히 한 은미에게 하는 말이다.
"저는.......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요. 이런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기 훨씬 전으로요. 그때로 가서 새롭게 살고 싶어요. 서로를 미워하지 않은 마음으로....... 아저씨도 그러고 싶죠?"
"물론. 그런데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죽은 미영이가 다시 살아날 수 없을 듯"
새순을 돋아 낸 담쟁이를 보며
"마지막 잎새란 소설이 생각나는 구나. 한 여자를 위해 밤새 죽어가며 잎새를 그린 나이든 할아버지, 우리도 그렇게 남을 위해 살수 있을까? 못 할거야"
"그렇겠죠. 근데 아저씨 고마워요. 언니와 엄마를 구해줘서....... 그것이 남을 위한 것이 아닐까요? 고마워요. 저 사람 이름이 당초라고 했죠? 랑이 병실에서 들어본 적 있어요. 아마 랑의 아빠를 위해 일한다고 했던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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