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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뫼비우스 - 30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06 502회 0건
악의 뫼비우스 30

30. 월광소나타

하얀 몸체의 <레드라인호>는 쏜살같이 나흘 밤 닷새 낮을 달려 물색까지 달라 보이는
넓은 바다에 도착했다.
"마스터, 곧 17도선을 지납니다. 거기를 지나면 북쪽으로 하이남이 보이고 통킹만으로 들어갑니다. 이젠 다 왔습니다. 고생 많았습니다."
월남 남자는 또박또박 한국말로 설명을 했다. 뭉치는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언제 우리말을 배웠습니까? 아주 잘 하시는데"
"아, 마스터. 한국인과 함께 산 적이 있는데 그때 한국말을 어렵게 배웠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런데 마스터라는 표현은........"
"그 말은 우리 조직에서 윗사람을 부를 때 쓰는 존칭입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으실 겁니다. 그 위는 탑 마스터, 저희 호치민파의 최고 인도자는 <그랑 마스터>라고 부릅니다."
"그분은 누구.....?"
"도착하면 만나실 겁니다. 그럼 이만......"
이 남자의 이름은 "고 반 탄"이라고 했다. 성이 고씨인가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한국인 2세, <라이 따이 한>인가. 나중에 알고 보니 월남전이 한창일 때 드나들던 한 한국인 오퍼상과 월남 처녀가 사귀었는데 그 처녀의 동생이었다. 그 때 우리말을 배웠나 보군, 뭉치는 중얼거리며 머리 바로 위의 이글거리는 태양이 바다에 떨어지는 이국풍광을 쳐다보았다.

세 시간 여를 달리던 배가 멀리 뭍이 보이는 곳에 이르자 배 안이 어수선해졌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그 월남인 일행의 얼굴에 떠오른 걸로 보아 이제 도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 자 서두르라고..... 몸만 나오면 돼. 깨끗이 하고 화장도 다시 하고.... 속옷도 갈아입도록....... 국위를 선양해야지"
작두는 방마다 다니면서 요란을 떤다. 작두도 긴 바다여행길이 싫증났다. 또 하라면 설레설레 고개를 저을 것이다.

뭉치는 멀리 반짝이는 해안을 바라본다. 낮선 도시의 낮선 땅이다. 저기에서 어떻게 혜리를 데리고 도망칠 수 있을 것인가. 적도에 가까운 나라여서 인지 태양이 눈부시다.
배는 해안가로 다가서다가 다시 선수를 돌려 조금 떨어진 섬 같은 곳을 향한다. 숲이 제법 우거진 섬이다. 야자수와 코코넛 나무가 어우러진 숲 사이로 언뜻 빨간 지붕이 보인다. 그래서 레드존이라고 불리 운가 보군, 규모가 큰데........ 이런 뭉치 앞으로 그 월남인 - 고가 나선다.
"마스터. 5분이면 도착합니다. 지금부터는 저희가 통제하겠습니다.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강하지만 공손한 말투다. 알았다고 끄덕이자 불안한 눈으로 술렁대는 혜리 일행을 보면서
"여긴 천국과 지옥이 공존한다. 말을 들으면 천국이고 그렇지 않으면 지옥이다. 너희들이 갈 길은 오른쪽이다. 긴 막대기가 놓여 있을 것이다. 가랑이를 벌리고 그 막대기를 다리 사이에 끼도록......이상!"
고은선은 막대기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 듯 일행을 둘러본다. 겁이 가득한 눈들은 입을 꼭 다물고 선착장으로 들어서는 배만 본다. 붉은 건물은 입구가 아예 선착장인 듯 큰 입을 벌리고 있다. 그 입은 용의 머리를 본 뜬 형상이다.
남자들이 한 명씩 끌어다 속옷 차림의 여자들을 동그란 쇠막대기가 끝없이 이어져 있는 줄 위에 올려놓는다. 막대기는 제법 높아 키가 작은 여자는 아랫도리가 꽉 끼어 깨금질을 해야 겨우 땅에 발이 닿는다. 팬티 사이로 차가운 막대기를 끼고 한참을 걷자 그 끝은 넓은 응접실 같은 곳에서 멈췄다.
"왜 이렇게 합니까? "고" 반 탄""
"가끔 도착하자마자 반항하거나 저항하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 쪽이 심합니다. 그네들은 우리 월남이 우습게 보인 듯 도착하자마자 난리를 치곤 합니다. 그럴 때 이 시설은 유용합니다. 아랫도리를 꽉 끼고 있는 막대기는 그런 여자를 꼼짝 못하게 만들거든요. 어디로 도망칠 수도 없고........ 또 앞으로도 그곳을 자주 써야 하니까요. 천천히 시설 구경시켜 주겠습니다. 우선 이 여자들 점검하고요"

차례대로 막대기를 다리 사이에 낀 채 눈만 굴리고 있는 혜리 일행의 점검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첫날 간단한 조사 데이터를 전해 주었지만 참고만 하겠다며 훑어보더니 나이 든 장년 남자를 불렀다. 하얀 가운을 입은 거로 봐 의사 같았다.
"여긴 천국과 지옥이라고 했습니다. 잠깐 여기를 보세요"
거대한 스크린이 한 쪽에 있었다는 걸 그때야 알았다. 처음 보이는 화면은 풀장의 화사한 차림의 여자들이었고 그 다음은 거꾸로 매달린 색색의 여자들이었다. 그냥 거꾸로 매달린 것이 아니라 어떤 여자의 아랫도리는 튼튼한 밧줄이 뱀처럼 감고 있었다. 몸에는 상처자국이 여기저기 나있었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습니다. 어디를 택하든 알아서 하십시오"
그 남자는 존댓말만 배웠는지 일행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곳은 처음 도착한 여자들을 점검하는 곳입니다. 혹시 병은 없는 지. 여긴 열대라서 전염병이 위험합니다. 처녀막을 가지고 있는 지....... 피부의 윤택 정도, 이빨의 가지런함. 혀의 매끄러움과 음부의 모양새. 어떤 여자들은 외음부가 볼쌍사나울 때도 있습니다. 그런 여자들은 가격이 떨어집니다. 저희가 수술까지 완벽하게 해줍니다. 또 임신한 여자도 있습니다. 그때도 저희들이 보살펴 줍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필요하거든요. 자, 그럼 조사할 동안 잠깐 저기로 가시죠"
고 반 탄이 가리키는 곳은 조금 전 거대한 스크린이 있는 자리였다.
"이곳에서 점검하는 과정을 최종 체크하는 겁니다. 이번 한국 여자들은 제가 담당입니다. 혹시라도 실수하면 그랑마스터에게 죄를 짓는 겁니다. 앉으시죠. 음료수 드실 까요?"
손을 까닥하자 하얀 천으로 하반신을 가린 여자가 다가온다. 하얀 피부와 하얀 천이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매끈한 여자다. 서양 쪽?
"이 애는 여기 1년 전에 왔습니다. 귀여움을 많이 받아 심부름만 하고 있습니다. 네임?"
"알렌"
그 자리에 무릎을 꿇으며 짧게 자신의 이름을 댄 백인소녀는 월남남자를 존경의 눈으로 쳐다본다. 손가락을 까딱하자 주저 없이 하얀 천을 들어 아랫도리를 보여준다. 높이가 10센티나 되는 오픈 힐의 다리부터 허벅지까지 매끈하다. T자 팬티 사이로 분홍살이 내비친다. 아름다운 소녀다. 금발머리의 파란 눈. "딱!" 소리를 내자 다시 천을 내리곤 지시를 기다리는 표정이 중세의 노예와 똑 같다. 우리완 다르군, 뭉치는 그냥 내처 본다.
"음료수를 좀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코코넛이 든 차가운 소다수인데 맛은 좋습니다. 이제 점검을 시작했습니다. 보시죠"
거대한 스크린은 여자의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여자가 줄줄이 서 있는 긴 막대기에서 빠져 나와 검은 주목으로 만들어진 탁자 위에 오르고 있다. 하얀 여자 피부와 검은 탁자가 대조적이다. 검은 탁자가 여자의 모습을 더 잘 보여준다고나 할까. 허리 높이의 검정 탁자는 넓게 만들어져 있다. 첫 번째 여자는 말을 잘들은 학생처럼 엉긍엉금 기어올라가 지시대로 무릎을 꿇고 다리를 벌린다. 가슴은 탁자에 찰싹 붙인다. 살색 레이스 팬티만 걸친 힙을 최대한 높이 들게 하자 다리를 당기며 하체를 올린다. 스크린은 여자의 하체를 보여주고 있다. 이등변 삼각형이 탁자 위에 놓인 모양새다.

"처녀막을 조사하는 겁니다. 이번 여자들은 훌륭한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남자를 거치지 않은 순결한 처녀성은 그만큼 가치가 큽니다. 특히 아랍쪽 손님들은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저 정도의 몸에 처녀막을 가지고 있다면 최고로 대우받습니다. 자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이쪽 분야에선 알아주는 의사입니다."
두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상체를 납작 엎드린 여자의 눈은 표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멍하다. 혹시 천국을 꿈꾸는 걸까. 지옥보다는 차라리 그곳을 택할 것이다.
살색의 팬티, 하선하기 전에 새로 갈아 입힌 팬티가 무릎까지 내려져 있다. 밝은 라이트가 어두운 속살을 비추이자 눈으로 직접 보는 것보다 더 사실적으로 곳곳을 보여준다. 길게 갈라진 살로 만들어진 틈, 적당한 두께와 넓이의 외음부, 아래로 이어지는 검은 음부의 털이 탐스럽다. 겨자로 분홍빛 반들거린 질을 넓히고 안을 들여다본다.
"저 여자는 처녀성을 상실했나 봅니다. 불 보이시죠? 처녀면 녹색입니다. 빨간색이면 이미 처녀막이 파열됐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첫 번째 여자는 빨간 불이다. 검은 탁자에 놓인 젖가슴이 제법 크다. 어깨의 선에 이어진 가슴의 선이 아름답다. 활처럼 휘어진 등선까지 화살을 금방이라도 쏠 듯 팽팽하다. 근데 처녀가 아니었나? 아직 남자 경험이 없다고 했는데..........
"저 사람의 눈은 귀신입니다.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대단한 사람이죠. 저 사람 말로는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심한 자위를 하면 처녀막이 상실된다고 하는 데 다 거짓말이라고 합니다. 남자의 삽입이 없으면 처녀막은 그대로 있다고 합니다."
"그래요....근데 저 불은.......?"
오른쪽에 녹색 불이 들어오자 뭉치는 호기심으로 묻는다.
"하하하. 저 불은 "아스"가 태어난 그대로라는 겁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저 여자는 저 곳이 처녀인가 봅니다. 하하하"
웃음을 참지 못하는 고 반 탄을 옆눈질하며 여자로 시선을 둔다. 유리관을 엉덩이에 박은 채 죽은 듯 엎드려 있는 여자가 안타깝다. 유리관은 긴 호스에 연결돼 있다. 천장에서 내려진 호스다. 저건 뭐? 라는 얼굴을 보며 고 반 탄은 친절한 설명이다.
"저건 속을 깨끗이 해주기 위해 소금물을 넣어 주는 장비입니다. 세계 각 나라마다 먹는 음식이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피부에서 풍기는 향기도 다릅니다. 우린 우리 식의 향기를 풍겨주기 위해 여기 오기 전의 내용물을 모두 쏟아 내게 만듭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자 첫 여자는 탁자에서 몸을 일으킨다. 호스가 빠진 걸로 봐 주입이 끝난 것 같다. 두 번째 여자가 단 위에 오른다. 키가 큰 여자 - 고은선이다. 쭉 빠진 몸이 여기서 보니 더 육감적이다. 풍만한 가슴과 굴곡 진 허리, 허벅지와 종아리까지 뛰어난 조각가가 맵시 있게 다듬어 놓은 석고상이다. 함지박 만한 엉덩이를 높이 들고 다리를 벌린다. 엎드린 자세에도 하체가 길어서 인지 힙이 높아진다. 검정 팬티를 역시 허벅지 아래로 벗겨 내린다.
팬티의 탄력성 보다 더 큰 힙 때문인지 힘을 준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뭉치는 시선으로 첫 여자를 찾는다.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그 많은 소금물을 받으면 지금쯤 힘들텐데......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아랫배를 움켜쥐고 있다. 서 있는 자세로 신체 치수를 알려주는 측정기에 올라서 있다. 맨 발이다. 슬리퍼는 기계 밑에 있다. 주인의 처지를 대신 말해 주는 듯 하다. 다른 남자가 배를 꼭꼭 쑤시며 뭐라 말을 하지만 알아들을 수 없다.
"똑바로 서라고 합니다. 키와 몸무게, 가슴둘레, 허리 등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스터가 전해 준 파일을 기본으로 합니다. 우린 거기에 조금 더 첨가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너무 가슴이 작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허벅지 살이 없으면 운동 필요 등 이런 것들을 미리 체크하는 겁니다. 여자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가꾸게 해주는 것, 그것이 우리들 일입니다."
뭉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게 그거 아닌가. 여자의 아름다움을 가꾸게 해준다고? 그렇게 해서 비싼 값에 팔아먹자는 수작 아냐. 그러나 내색은 하지 않았다.
"아무려면 어떻겠습니까 만은, 우리 아이들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볼지 못 보게 될지 모르지만.......어째 마음이 씁쓸합니다. 근데 이곳에서 얼마나 머뭅니까? 평균....."
"글쎄요 빠르면 한 달 아니면 석 달 정도, 길어야 1년은 넘기지 않습니다. 석 달이 돼도 팔리지 않으면 비용상 폐기처분 할 때도 있습니다."
"폐기처분이요?"
"이따 자세히 보여 들이겠습니다. 직접 보시는 게......"

고은선은 아랫도리에 차가운 금속성 물체가 닿자 긴장 탓으로 솜털이 곤두선다. 남자들의 손가락은 그나마 피가 통해서인지 따뜻했지만 이 물체는 차가웠다. 점점 하체를 벌어지게 만든 물체다. 아랫도리에 바람이 드나든 것 같다. 누군가 쳐다보는 느낌이다. 아마 그곳을 보고 있으리라. 마스크를 쓴 남자는 여자들을 전염병 걸린 환자 취급이다. 엎드려 있는 자세로 아랫도리를 검사하던 남자는 호스를 빼며 궁둥이를 찰싹 때린다. 내려오란 신호다.
측정기에 슬리퍼를 벗고 올라선다. 눈금은 45. 가슴과 허리, 힙에 동시에 줄자가 튀어나와 감싼다. 등급이 매겨지는 가축시장의 소 같다. 차라리 눈을 감는다. 아랫배의 요동을 참을 수 없다. 창자가 꼬이는 고통이다. 그 고통은 점점 아래로 내려와 지금이라도 쌀 것 같다.
고은선은 자신의 몸을 욕망의 눈으로 쳐다보는 월남남자를 향해 아랫배를 가리 킨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무슨 일인지 아는 표정으로 씩 웃더니 첫 번째 여자가 사라진 방향으로 손을 가리킨다. 여기로 가라는 듯.
"지금 저 여자들이 가는 곳은 여깁니다. 채널을 바꾸자 칸막이가 있는 화장실이다. 좌식이지만 변기가 없는 수세식이다. 고은선은 첫 여자보다 멀찍이 떨어져서 쪼그려 앉아 있다. 용변을 본다는 것은 인간이 숨기고 싶은 것 중의 하나다. 그래서 어느 곳이고, 하다 못해 천이라도 둘러 쳐주거나 거적이라도 쳐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곳은 칸막이는커녕 뒤가 훵, 하니 뚫려 있는 것이다. 앞은 막혀 있지만 뒤가 뚫려 있어 자꾸 뒤를 돌아다보는 두 여자다. 검사를 마친 둘은 이미 팬티와 브라가 다 벗겨져 있다. 알몸으로 쪼그려 앉아 있다. 그런 둘 옆으로 검사를 마친 세 번째 여자가 들어선다. 누군가 했더니 30대 여성인 은영이다. 역시 아랫배를 움켜잡은 모습이다. 은영은 부끄럼 없이 일을 치른다.
"지금 스크린 위에는 전체 모습이 비추고 있지만 카메라가 아주 가까이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을 잡고 있습니다. 자연스런 상태에서도 크기나 깊이를 알 수 있지만 저렇게 직접 용변을 볼 때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지저분한 것도 사실입니다."
몇 명은 저항하는 기색이다.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일 거다. 속옷이라도 입고 있을 때와 발가벗겨진 알몸으로 처음 본 남자들 시선에 놓인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이 아닌가. 그래서 자신들도 여자들을 처음 길들일 때는 앞뒤 가리지 않고 천조각 하나 걸치지 않게 하곤 했다.

탁자 위로 오르기를 거부하는 여자는 혜리다. 눈빛이 죽어 있지 않다. 오히려 살아 있다.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오는지 당당히 맞서고 있다. 그러나 가운 입은 장년은 알아듣지 못한다.
"한국여자들은 가끔 저렇더군요. 러시아나 남미 쪽은 고분고분한 반면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 여자들이 가끔 반항하고 미국 쪽 여자들도 그럽니다만, 얼마 전 여기 온 한국 여자는 특히 심했습니다. 맞기도 많이 맞았지만 우리 그랑 마스터의 눈에 들어 다행히 지금은 레드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곧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여기에 세계 각 국의 여자들이 있다는 말인가요? 대단하군요"
뭉치는 자세한 내막은 몰랐다. 그저 황사장의 지시로 데려다만 주면 되는 줄 알았다. 다만 그 규모가 크다는 것쯤은 대충 눈짐작으로 알았지만.........
혜리의 벗은 상체에 긴 채찍을 내려치는 모습을 보며 뭉치는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저.......무사히 도착했다는 걸 알리고 싶은데........어디에서........"
"왼 쪽 비즈니스센터 보이시죠? 전화표시와 인터넷 표시가 있는 방이 그곳입니다. 거기 가면 됩니다."
혜리의 숨죽인 울음소리를 뒤로하며 자리를 일어선다. 아직 서너 명이 더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게 보인다. 소중한 육체를 먼 이국의 땅에서 유린당하는 여자들. 운명이겠지, 그렇게 되도록 태어났다고 마음 먹는 게 편할지도.......모르지.

"한국으로 전화........"
그 센터라는 곳을 들어서자 마자 만난 긴치마를 입은 남자에게 묻는다. 백색 전화를 가리킨다. 수화기만 들면 되는 직통 국제전화인가 보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 안내원의 목소리다.
"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황 사장님. 별일 없으시고요"
뭉치는 혹시라도 이렇게 많은 여자들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 것이 큰 일은 아닐까 싶어 물었지만 되돌아 온 것은 호탕한 웃음이다.
"마치 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말투군. 걱정하지 마. 우리가 누군데....... 근데 돈은 받았나? 확실히 하라구. 다녀오면 또 한 건 있으니까"
"잠깐만 형님. 아니 사장님. 근데 전에도 여자들을 보낸 적 있습니까?"
"아니 없는데...... 아 저번에 한번. 청풍이라고 아나? 몰라. 아무튼 그 사람이 처리해달라고 해서 보낸 적은 있는데.......이름이 뭐더라......... 근데 왜?"

뭉치는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월남남자가 치근덕거리며 말을 건네지만 알아들을 수 없다. 센터를 나와 처음 방으로 돌아오자 그때서야 점검을 끝냈는지 여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처녀는 세 명입니다. "아스"는 11명이 깨끗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사인 하시죠."
고 반 탄이 건넨 서류엔 각 장마다 이름과 신체 조건, 병 유무 등이 적혀 있다. 장 뒤에는 작두가 조사한 내용이 첨부되어 있다. 명함판 칼라 얼굴과 전신의 앞뒤. 아랫도리 등이 찍혀 있는 사진들이 덧붙여 있다. 지금부터 이 여자들은 이 종잇장과 함께 운명을 함께 할 것이다. 어디로 가든 새로운 장소를 가면 먼저 상대에게 건네 줄 이력서일 것이다.
"그럼 계산을......."
"서두르지 마십시오. 데리고 온 여자들을 다시 만나보시지 않겠습니까? 아마 앞으론 영원히 보지 못할 텐데..... 혹시 유럽 뒷골목이나 태국 비밀 쇼장을 가면 만나겠지만....."
"그러죠. 지금 어디에 있나요?"
뭉치는 혜리의 파리한 얼굴이 자꾸 걸렸다. 첫날은 하얀 얼굴이었지만 닷새 째는 파랗게 질린 얼굴이 보기에도 안쓰럽기만 했다. 혹시나 해서 뭉치는 탄에게
"근데 하나 물어봅시다. 여기는 입구가 아까 그 곳 뿐입니까? 아니면 또 있습니까?"
"입구는 유일합니다. 용머리 모양의 선착장을 제외하곤 나갈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여기는 육지와 떨어져 있어서 이 섬 어디를 가도 나갈 길은 없는 거죠. 또 있다면 그것은 하늘입니다. 저희 그랑 마스터는 전용 헬기로 일을 보곤 합니다. 가끔 특급 손님들이 오실 때도 그 헬기를 타곤 합니다"
그런데 왜? 하는 표정이다. 씩 웃으며 뭉치는 둘러댄다.
"아닙니다. 이 섬이 유별나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겁니다. 근데 이 곳은 어디죠?"
"제가 설명을 드리지 않았군요. 이곳은 북베트남 입니다. 가장 북쪽의 큰 해안도시인 하이퐁이란 곳입니다. 하노이는 아시죠? 우리 호지민 동지가 처음 독립의 기치를 내걸었던 하노이는 여기서 북쪽으로 120 키로는 더 들어갑니다. 긴 장화 모양의 우리나라는 동쪽으로 많은 해변도시가 있습니다. 다낭도 있고........"
"그렇군요. 배가 없으면 나갈 수도 없고........ 그래서 이런 사업을 하기엔 딱 좋겠습니다."
뭉치도 남자의 말투를 흉내낸다.
"그럼 가시죠?

마리는 목에 걸린 목걸이를 내려보며 걷고 있다. 그들은 점검인지 뭔지 끝마친 후, 그 수치스럽고 고문 같은 용변까지 마치자 고급 객실의 욕실로 데리고 가 향기 진한 샤워를 시켰다. 장미 향수를 전신에 뿌린 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강했다. 앞서 걷는 혜리의 머리에선 아직도 그 향기가 가시지 않고 풍겨난다. 옷은 주어주지 않았다. 몸에 걸친 것은 태어난 그대로다.
일행은 앞사람을 따라서 한 방으로 들어섰다. 온통 붉은 빛으로 장식한 실내. 중국 황제의 어전을 본 뜬 듯 중앙에 큰 용좌가 있고 좌우엔 늘씬한 여자가 긴 비단을 늘어뜨리고 서 있다. 마리는 한쪽에서 들려온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음악은 귀에 익은 월광소나타다. 피아노 의자에 앉아 있는 뒷모습으론 언뜻 보아 동양계로 보인다. 작은 체구는 아니지만 검은 머리모양이나 등과 허리의 선이 중국 아니면 일본여자로 보였다.
"어서들 와요. 여행길이 힘들진 않았는지........ 자, 편하게 해요"
60대의 체구지만 목소리는 힘이 들어 있다. 노인 양옆에 서 있던 잘 빠진 금발이 몸을 낮춘다. 브론디 여자는 무릎 꿇은 자세로 60대 노년의 허벅지를 어루만진다. 조심스럽게........
마리뿐만 아니라 일행 모두는 침묵이다. 자신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을 서양 여자에게서 읽은 일행은 침묵으로 운명을 받아들인다. 주위를 싸안은 무거운 침묵을 깨며 다시 피아노 연주가 이어진다. 이 음악은......... 마리의 귀에 들리는 음악은 너무 귀에 익은 가곡 "가고파"가 아닌가. 내 고향 남쪽 바다......... 순간 마리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왜 그 음악이 흘러나온 지는 다음이다. 자신의 현재 모습, 발가벗고 붉은 칠만 보이는 내실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슬프기만 한 것이다. 다신 돌아갈 수 없겠지....... 그 음악을 타며 노년의 말이 이어진다.
"앞으로 여러분들은 이곳을 천국처럼 알고 지내시기 바랍니다. 그럼......."
바지 속을 훑고 있는 듯한 금발 미녀의 손을 보며 마리는 눈물을 훔친다. 나이는 자기 또래로 보이지만 몸매는 너무 성숙하다. 비단에 쌓인 몸의 볼륨이 대단하다. 미국영화에 자주 등장한 육체파 여배우들이다. 푸른 눈을 가진 왼편 금발이 입을 벌려 조심스레 핥는다.

붉은 빛 방을 빠져나온 일행은 작은 복도를 따라 또 하나의 건물로 들어선다. 전체적인 건물구조는 별개의 세 채가 서로 복도로 이어져 있었다. 복도는 그 어느 곳이고 창문이 높이 있었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는 구조다. 냉방에 신경을 쓴 듯 후텁지근한 습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서. 차례차례. 말은 노! 유부터"
서투른 단어의 종합으로 말을 마친 남자가 챠트를 보더니 맨 앞에 있는 마리를 지목한다.
"네? 저요? 싫어!"
"말, 노!"
순간 휙! 소리가 마리를 지난다. 남자 손에 언제부터인가 들여있는 긴 회초리는 마리의 발가벗은 몸을 휘감는다. 하얀 등의 붉은 자국. 여자들은 숨을 들이키지만 마리는 비명을, 아픈 비명을 내지른다.
"유!"
마리는 산부인과 진찰대처럼 보이는 테이블에 오르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그 테이블 옆에는 가위와 면도 같은 것이 놓여 있지 않은가. 뭔가 모르지만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으로 테이블 옆에 앉아 있는 늙으수레한 남자까지........
다시 마리를 손짓하자 그때야 발걸음을 뗀다.
"저럴 수가........" 일행은 얼굴을 돌렸다. 그 남자는 가위를 들어 다리를 벌리고 걸쳐 앉은 마리의 아랫도리의 검고 무성한 음모를 싹둑 싹둑 자르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가위질을 하지만 사각사각 하는 소리는 충분히 소름을 솟게 만들었다. 가위질로 어느 정도 짧게 짜른 후에는 거품을 잔뜩 묻힌 솔을 허벅지 경계선까지 바르곤 빛이 시퍼런 면도로 털 한 올 남기지 않고 밀어버린 것이다. 태어난 그 때 그대로 말끔히 면도된 자신의 그곳을 본 마리는 눈물을 흘린다.
"싫어........흐으윽! 나쁜 자식들........"
이런 마리에게 또 다시 회초리가 날아든다. "악!" 짧은 비명. 눈물을 떨구면서 얼른 테이블에서 내려가자 다음은 서른 넘은 여자 - 은영이다. 이미 여기가 아니더라도 여러 번 음모를 깎인 적 있는 그녀는 자포자기로 테이블 위로 올라 다리를 벌린다. 어느 새 자란 털을 똑같이 면도하곤 계속해서 엎드리게 한다. 엉덩이의 작은 털까지 거품을 묻혀 밀어버린다. 살을 꽉 오므려야 할 항문은 남자들의 굵은 성기에 많이 넓혀져 있다. 조금 벌어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혜리와 고은선 그리고 또 한 명의 여자는 다행히 음모를 깎이지 않았지만 이유는 모른 표정이다. 늙은 얼굴의 남자는 그릇에 거품과 함께 떠있는 음모를 건져 맑은 물로 씻어낸다. 검정 윤기가 물기에 빛난다. "씩" 웃으며 자신들을 인도한 남자에게 건네준다. 여자들은 자신의 속 몸을 보여준 것보다 더 창피했다. 이브의 나뭇잎을 사탄에게 건네준 뱀의 자식들.........

"처음 뵙겠습니다. 강준기입니다. 그냥 뭉치로 부르시면 됩니다."
"어서 와요, 난 맘이라 합니다. 조금 전에 상품들을 잘 봤습니다. 처음인데도 아주 특등급을 보내주었더군요. 황사장에게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대금은....."
바지 위의 기름진 천을 핥고 있는 금발 여자를 손으로 밀치며
"달러? 아니면 이트?"
"이트 라뇨?"
"이트는 우리들말로 약입니다. 황사장이 많이 사들여간 제품입니다. 질이 좋습니다. 다 수제품입니다. 트라이앵글이 유명하다지만 여기 하노이 제품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조만간 세계 시장을 장악할겁니다"
뭉치를 안내하던 탄의 보충 설명이다.
"저는 달러로........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러시죠? 그런데 모처럼 한국인을 만나니까 옛날 일이 떠오릅니다. 허허허"
뭉치는 창 너머로 보이는 평화로운 풍경에 넋을 잃었다. 넓은 섬 여기저기에 풀장이 보이고 색색의 비키니를 입은 미녀들이 물장난을 치거나 선탠을 하고 있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이곳까지 들릴 것 같다. 풀장 저 밖으로 펼쳐진 18홀의 그린 역시 평화로움이 가득하다. 남자들 그리고 여자들이 퍼팅 자세를 취하며 그린을 재고 있다. 여기가 레드존이란 말인가?
"혹시 마스터는 골프 칩니까? 그렇다면 내일 함께 해요"
맘은 뭉치를 찬이 부르듯 마스터라고 부른다. 골프?
"저는 죄송합니다만 한번도 쳐보질 않아서........"
"오.... 됐어요. 멀리서 오셨으니까 이만 쉬시죠. 그럼 탄, 숙소로 안내하게"
뭉치는 몸을 돌리려다가 피아노에 정물화처럼 앉아 있는 여자를 보고 탄에게 묻는다.
"혹시 저 여인이........"
"예 그렇습니다. 몇 달 전인가 아니 1년 전에 이곳에 온 한국여인입니다. 이름이 "이은주"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많이 맞고 그랬습니다. 지금 저 분, 맘 그랑마스터가 가까이 두라고 해서........."
"그럼 여기 들어오기 전에 들렸던 음악이 저 여인의 연주였습니까?"
"그렇습니다. 피아노를 아주 잘 칩니다. 그게 "맘"님의 마음에 든 겁니다. 아님 지금쯤 악어의 피가 되었을 겁니다."
은주라, 한국 여인이 이런 곳에서 레드존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다니....... 세상은 좁은 것인가 넓은 것인가.
"인사라도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안 됩니다. 일단 나가시죠. 그랑 마스터, 탄은 이만 물러갑니다."
등을 떠밀면서 방을 빠져나오자 탄은 그때서야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그렇게 저 분 앞에서 길게 말하시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무서운 분이 바로 저 분 - 람님입니다. 우리 월남인들에게는 신화 같은 분입니다. 나중에 따로 말해드리겠습니다. 시설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쉬시겠습니까?"
"시설이라......... 좋습니다. 그런데 동생들은....... ?"
"그 두 분은 지금 리셉션 홀에 있습니다. 부를까요?"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말도 통하지 않을텐데........"

혜리의 눈에 비친 첫 광경은 처참 그 자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몸 전체를 휘감아 도는 불길한 기운. 여자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아랫도리만 겨우 가린 여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게 먼저 눈에 들어왔다. 유방을 출렁거리며 걸어다니거나 긴 다리를 꼬고 앉아 혜리 일행이 들어서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여자도 있다. 다만 서로 말을 나누거나 귀엣말을 하는 여자도 없었다. 겉은 평화지만 속은 전쟁을 앞둔 사람들일까? 혜리 역시 무표정이다. 여긴 너무나 멀리 떨어진 곳, 죽음 아니면 벗어날 길은 없을 것이다. 또래의 여자들을 지나치며 안내원은 더 안으로 데리고 갔다. 장식이 하나도 없는 방이다. 채광은 잘 된지 훤하다. 외부의 빛이 골고루 들어온다. 벗은 일행의 몸에 햇볕이 떨어진다.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린 채 모여 있는 일행 앞으로 한 월남여인이 나선다. 서투른 한국말이다.
"여..기..서...부...터 나..눈..다."
나눈다는 것은 곧 분류한다는 걸 바로 알았다. 이름 부른 순서대로 서넛씩 흩어졌다. 혜리도 친구들과 흩어지고 고은선과 햇님이란 여자와 함께 다른 방으로 보내졌다.
미궁에 빠져든 미로 속의 생쥐. 실을 풀어두면 실을 붙잡고, 빵가루를 뿌려두면 그 빵가루를 찾아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는 서양 동화도 남의 얘기였다. 이곳에서는 나가라해도 혼자 스스로 나갈 방도가 없었다.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를 보며 우린 안타깝게 소리친다. 빨리 벗어나! 그러나 날개를 움직일 수 없는 잠자리는 거미의 먹이가 될 뿐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나비에게 창문을 열어주며 이곳으로 나가라, 해도 그 나비는 부질없는 날개짓만 하며 유리창에 부딪치고만 하지 않은가.
지금 혜리가 그 잠자리나 나비였다. 투명하리 만치 맑은 피부, 분홍빛 감도는 가슴과 두터운 카펫을 밟고 있는 다리를 보며 이것이 과연 나인가? 혜리는 점점 멍해지기만 했다.
부드러우며 광택이 있는 새틴으로 만든 옷이 주어졌다. 회색의 옷은 가슴과 아랫도리를 가릴 수 있는 크기였다. 겨우. 아랫배의 대부분과 허벅지 아래는 다 노출이 되어 입었다, 보다는 오히려 가슴과 엉덩이를 더 돋보이게 보여준다, 가 맞았다.
속옷도 주어졌다. 가느다란 천이 팬티, 브라는 없었다. 서로 쳐다보며 차림을 갖춘 셋에게 한국말이 능숙한 중년여인이 다가와 주의를 주었다.
"난 같은 한국사람이야. 하지만 지금은 이곳을 위해 일하고 있어, 셋이 팔려왔지만 하나는 처참하게 죽었어, 둘만 살았지. 너희도 살아야 돼. 악어의 그 무서운 입은 지금도 꿈에 나타나곤 해"
여인의 얼굴은 그때를 떠올리듯 잠시 일그러지더니
"여기는 브라운이야. 엘로우라고 생각하면 돼. 대개 아시아계의 여자들이 머물고 있어. 절대 입을 열지 말 것. 입은 먹을 때와 남자가 벌려 할 때, 묻는 말에 대답할 때 이외엔 절대 열지 말 것. 부탁이야. 한 방은 보통 열 명이 생활하는 데 너희 셋은 함께 있도록 할께"

이 여인은 여기에서 그냥 "팍"이라고 불렸다. 성이 박씨라 영어식으로 "팍"이라고 한 건지 아니면 성행위를 나타내는 "퍽"을 "팍"이라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서른 초반의 고운 태가 있는 여인이다.
"팍"은 혜리, 은선과 햇님을 방에 들여보내며 덤덤하게 다른 여자들을 보며 "잘 지내" 짧게 말하곤 예쁘장한 여자들을 둘러본다. 일본에서 팔려온 "가네", 중국 산동 출신인 "후 쿠", 베트남 프랑스 혼혈이란 "타이"를 눈여겨본다. 이들이 이곳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군, 석 달이 지나도 안 팔리면 그냥 보내버린다는데........
"팍"이 하는 일은 이들을 감시하는 일이 아니라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도록 가꾸는 것이다. 그들이 제시한 기준은 가혹하지만 이 여자들을 위해서라도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 "팍"이다.
"팍" 역시 T시의 그 악몽 같은 일을 떠올리면 눈물이 끝이 없다. 사채를 빌려쓰고 그것을 핑계삼아 능욕하고 포르노를 찍고 온 몸을 짓이긴 그 놈들을 생각하면 죽어서라도 귀신이 되어 그놈들 목을 물어뜯고 싶었다. T시에서 다시 Y시로, 그리고 배를 타고 이곳에 온 것이 작년 초다. 그때마다 남자 놈들은 아랫도리를 파고들며 괴롭혔다. 불가사리처럼 달라붙어 단물을 빨아먹은 진드기들. 유방이며 어깨며 허벅지며 가리지 않고 혀로 핥고 이로 깨문 악마들이었다.
"은주"란 여자는 처음 반항도 많이 했다. 곱상하며 지적인 그 여자는 소리소리 지르며 미친 여자처럼 날뛰었지만 사내놈들은 손발을 붙잡고 유린했다.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여기에 도착해서다.
이미 남자들을 셀 수없이 거친 세 여자들은 가치가 없다는 판단인지 늙은이 - 맘의 집무실에 있는 악어우리로 던져질 판이었다. 세 마리의 악어는 동물원의 그 악어가 아니라 당장이라도 생살을 물어뜯는 악어였다. 공포.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셋 중의 하나를 끌어다 우리 안에 집어넣었다. 주위로 튀는 붉은 피. 다리가 꺾이며 하얀 살에 붉은 물감이 퍼졌다. 비명도 순간이었다. 다음이 자기 차례. 몸이 얼어붙은 "팍"은 흰자위만 보이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때 무슨 연유인지 맘의 심정이 바뀌어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다. 그 "은주"는 지금 람을 위해 피아노를 치고 있을 것이다. "팍"은 저 셋에게 고국의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싶지만 참는다. 괜히 혀를 놀리다간 그 혀가 자기 목을 자를지도 모를 일이다.

"잠깐 질문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황위원장께서 시장으로 출마한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강인구기자다. 이 자리에서 저런 질문을.........황은 날카롭게 강을 쏘아보며 그러나 여유있게
"그건 시민들의 선택입니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상으로..."
성공이다. 찬을 빗속의 살인마로 체포한 치안위원회는 승승장구였다. 특히 시민들의 환호는 대단했다. 황은 미소를 지으며 오늘 밤 TV를 느긋하게 볼 것이다. 내일 아침의 신문도 황에게 T시를 맡겨야 된다고 나설 것이다. 후후후......., 황은 천천히 수사 발표장을 나서며 강기자를 다시 한 번 노려본다.
강은 그 날, 아내의 폭행 사건 이후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분노를 누르며 범인의 윤곽이라도 찾기 위해 이과장을 수 차례 만났지만 알 수가 없었다. 이과장도 고개를 저으며 "목소리로 어떻게........" 그렇다. 그에게 단서는 목소리뿐이었다. 또 있다면 아내의 폭행 상처에 묻어 있는 남자들의 난행 흔적이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철저하게 마무리를 한 그들이었다. 미칠 것 같은 김기자는 아내를 채근해 인상착의를 알아보려 했지만 그 날 이후 아내는 시름시름 앓기만 할 뿐, 입을 열지도 않았다.
강기자는 다만 이번 수사결과가 미진하다고 느꼈다. 혼자서 그 일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공범을 찾고 있다지만, 무리한 결과였다. 하지만 찬의 체포 이후 동일한 범행은 그쳤다.
태식은 TV를 보면서 분통을 터뜨린다. 찬의 일그러진 얼굴이 잠깐 잠깐 스쳐지나간 화면에는 황위원장의 수사결과가 이어진다. 랑의 아버지다. 결과는 조작임을 태식은 알았다. 자신들이 했던 복수는 빠진 채 이 여름을 공포로 몰고 간 살인마의 행적만 짚어갔기 때문이다. "아냐. 저건 거짓이야" 그의 외침을 덮으며 뉴스는 계속됐다. "이로써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치안위원회 위원장의 약속은 실현되었습니다."

"형님 이곳 끝내 주네요. 세계 미녀들이 다 모여 있는 파라다이스가 멀리 있는 게 아닌데요. 저기 보세요. 저 여자, 금발"
풀장의 길다란 의자에 누워 젖가슴을 내놓고 햇살을 즐기는 여자를 보며 작두는 군침을 흘린다. 뭉치가 보아도 도색잡지 표지에 어울리는 여자다. 풍만한 가슴은 누워있어도 퍼지지 않고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다리도 상체보다 더 길게 쭉 뻗어 있다. 동양 여인들과 몸부터 달라 보인다. 도발적 아름다움이랄까. 청순미보다 육감적이다.
"하하하. 뭘 그리 봅니까? 저 여자입니까. 밤에 준비했습니다. 지금은 시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따라 오시죠"
고 반 탄은 작두의 벌어진 입을 웃음으로 막으며 뭉치 일행보다 앞서 걷는다. 혜리 일행이 들어간 건물과는 반대쪽에 있는 건물이다. 역시 빨간 외관이다. 크기는 3층 정도지만 안은 넓었다. 화강암 벽돌로 만들어진 복도를 지나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서 고 반 탄은
"지금부턴 말을 하지 마십시오. 그냥 보시기만 하고 필요한 설명은 내가 해드리겠습니다. 지하 2층입니다. 내리시죠. 이곳은 지하 2층 지상 3층, 전체 5층 작은 건물입니다. 각 층마다 룸이 좌우로 20여 개씩 있습니다. 입구는 이 엘리베이터 외 없습니다. 혹시 일행과 흩어지면 이곳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혼자 다니시면 큰 일입니다."

설명대로다. 복도를 가운데로 해서 양옆으로 룸이 길게 이어져 있다. 마치 고급 룸살롱 입구에 서 있는 기분이다.
복도에서부터 이상한 냄새가 맡아진다. 치즈 냄새 같기도 하는 비릿한 냄새다. 오래된 건물의 냄새는 아니다. 뚜벅뚜벅 걷던 탄이 한 룸을 열고 들어서자 뭉치 일행도 뒤따라간다. 냄새가 어디서 흘러나온 지 그때서야 알았다.
"지금 저 여자는 여기 온지 1주일도 안 됐습니다. 이틀 정도 쉰 다음은 5일 간 여기에서 집중 훈련을 받습니다. 이 방이 있는 쪽은 음순과 질과 특히 G 스팟을 집중적으로 개발합니다. 언젠가 황사장에게도 선물한 적 있습니다만 그 기계를 사용합니다. 3일 정도 감각을 키우고 나면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남자의 손이 닿기만 해도 부르르 떱니다."
말을 하면서 몸을 떠는 시늉까지 보인 그는 일행을 더 가까이 안내한다. 작두는 무얼 말하려다 탄의 눈짓을 보곤 입을 닫는다.
입에 큰 구슬이 물린 백인 소녀다. 구슬은 구멍이 뚫려 끈으로 고정시키게 되어있다. 룸 안이 조용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웃통 벗은 월남 청년이 탄을 보고 씩 웃으며 뭐라 한다.
"한 시간이면 끝난다고 합니다. 오전에 두 시간, 오후에 세 시간, 밤에 한 시간, 이렇게 하루 여섯 시간씩 개발 훈련을 시킵니다. 지금 시간으로는 오후 일과가 마무리 될 시간입니다. 서둘러야 되겠습니다"
그 여자는 흥분에 들뜬 건지 고통에 일그러진 건지 얼굴을 찡그러뜨리며 구슬 박힌 입으로 아주 가느다란 신음을 흘리고 있다. 귀를 가까이대야 들을 수 있을 정도다. 너무 꽉 물린 구슬은 입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 틈으로 침이 흐른다. 고인 침이 신음을 따라 흘러나온 것이리라. 45도 각도로 누운 백인 소녀는 눈을 감고 있다. 브론디 머리다. 눈 같은 하얀 피부가 청결함을 준다. 볼륨 있는 몸매, 얼굴형이 동그랗지만 그것이 오히려 귀여움까지 준다.
무릎을 구부린 자세로 종아리와 허벅지가 고정되어 있다.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 가슴도 가죽띠로 의자에 묶여 있고 머리도 묶여 있다. 한치의 자유 공간도 주어지지 않은 소녀는 음부를 계속 쑤시는 기계에 속수무책이다.
"첫 날엔 작은 것으로 천천히, 둘째 날엔 좀 더 큰 걸로 빠르게 마지막엔 길고 굵은 걸로 천천히 넣고 뺍니다. 고통은 환희가 되는 겁니다. 타고난 여자도 있지만 만들어진 여자도 있는 겁니다. 그러나 저흰 처녀막을 가진 여자는 절대 손대지 않습니다. 가치가 떨어지니까"
월남청년은 소녀의 국부에 무슨 액체를 떨어뜨리고 있다. 윤활유인가? 미끌미끌해 보이는 액체다. 저건 뭐? 라는 표정을 짓자
"저건 성적 자극제입니다. 식물성으로 우리가 이트를 만들 때 나온 즙에 향수를 섞어 따로 만든 흥분제 같은 겁니다. 피부에 전혀 손상도 주지 않고 여자의 성적 흥분을 최대한 올려주는 자극제입니다. 물론 먹어도 되지만........ 지금 저 여자를 보세요. 저 표정"
소녀의 음순을 벌리면서 검갈색 딜도가 천천히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청년이 떨어트린 액체가 음부 주위와 질 안까지 적시고 있다. 아마 이 액체는 피부의 세포를 타고 들어가 뇌의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물질인가 본다. "웅, 웅" 일정한 기계음을 내며 정확한 시차로 소녀의 몸을 파고든다. 그때마다 들뜬 소녀의 신음이 약하게 들린다. 작두는 바지 앞을 주물럭거린다. 흥분했군, 뭉치는 작두의 어깨를 두드린다.
"다른 방으로 가보 실까요. 거기도 비슷합니다"
"이에........ 이에........"
입이 가려져 있지 않은 20대 초반의 여자들은 동양계로 보인다. 고통스런 비명이 아니라 얼굴 생김이 일본여성인 것 같다.
"맞습니다. 이 여자들은 미국 쪽에서 팔려 왔지만 일본계입니다. 조금 전 백인 소녀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이 여자들은 마지막 단계라 입을 막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혹시 혀라도 깨물까봐 철저히 하느라고..... 가끔 혀를 깨문 여자들도 있습니다."
역시 이 방에도 남자 한 명이 기계를 조정하며 그 액체를 뿌려주고 있었다. 조그만 테이블 위에 놓인 파일을 보고 난 "고 반 탄"의 설명이다.
일본여성들은 계속 "이에.... 이에......" 하며 하체를 뒤틀고 있다. "아냐, 아냐"하는 뜻이리라.
말간 피부를 가진 세 여자들은 나란히 기계 위에 놓여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줄에 매달린 요요 인형 같다.
두 손과 두 발이 천장에서 내려진 줄로 묶여 있다. 하얀 여자의 종아리가 토실토실하다. 작두가 종아리를 만지려다 얼른 손을 뗀다. 고개를 뒤로 젖힌 여자들의 얼굴을 본 뭉치는 일본 연예인처럼 참 예쁘군, 하는 표정을 진다. 사실 귀여운 얼굴이다. 다리가 모아졌지만 완전히 노출된 엉덩이 가운데의 갈라진 틈을 기계는 정확히 뚫고 있다. 천천히 들어갔다 천천히 빠져나온 길고 굵은 파이프는 쉼 없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그건 증기관차의 두 바퀴를 연결하며 영원히 왕복할 것 같은 피스톤이다. 증기기관차는 그 피스톤에 의해 거친 숨을 토하며 철로를 달리는 것이 아닌가. 거친 숨은 예쁘장한 여자의 입에서도 품어 나온다. 처음 "이에....." 하며 비틀리던 몸이 흥분으로 떨면서 "학, 학" 뜨거움 숨을 몰아 쉰다. 이마의 땀방울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우리는 여성의 인격을 파괴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동물처럼 취급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성적 매력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숨겨진 본능을 찾아 내주는 겁니다. 노예처럼 취급한다거나 동물처럼 취급하는 행위는 맘님도 아주 싫어합니다."
그럼 도착하자마자 동물처럼 조사한 것은? 물으려다 뭉치는 입을 다문다. 여긴 여기 나름대로 그들만의 철학이 있겠지. 우리는 우리대로 원칙이 있는 것처럼........
"보십시오. 이 환희에 찬 표정을........ 벌어진 입으로 숨겨진 욕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이 여자들은 오늘로 푸시 훈련은 끝입니다. 내일부터는 아스, 그러니까 엉덩이의 매력을 끌어내는 훈련을 받습니다. 처음엔 싫다고 피하고 울지만 3일만 지나면 다시 쾌락에 몸을 떱니다. 가 보실까요? 시간이 다 됐습니다만"

바로 복도 맞은 편 룸을 밀치고 들어간다. 검은 피부와 하얀 피부가 대조적인 두 여자가 엎드려 있다. 두 손과 발이 조금 전 일본 여자들처럼 천장의 줄에 매달려 있는 데 기계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퀴퀴한 냄새가 방을 채우고 있다.
"첫 날은 기계를 쓰지 않고 직접 사람이 그곳에 자극을 줍니다. 전지자극인데 아주 미약합니다. 한국의 안마정도로 아시면 됩니다."
월남여인, 나이가 40대로 보이는 두 월남여인이 길다란 전기봉 같은 걸 들더니 각각 여자들 앞에 선다. 그 봉의 앞은 뭉툭하다.
"저 여자들은 2주일이 됐습니다. 한 여자는 멕시코고 또 한 여자는 우크라이나군요. 러시아에서 독립한 나라죠. 의외로 그 쪽에서 많이 오고 있습니다. 이 여자들은 여기서 엉덩이의 성적 매력을 알고 나면 하루정도 더 써킹, 그러니까"
"압니다. 빠는 훈련을 한다는 거죠? 그러고 나면"
"손님에게 선을 보이고, 매주 한 차례씩 아까의 그 붉은 방에서 선을 보이고 거래를 끝내는 겁니다. 물론 그 전에 팔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처녀막을 가진 여자는 사흘만에 떠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혜리는...... 큰일이군, 이렇게 떠나보내야 되나. 뭉치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어디로.....주로......"
"아랍쪽입니다. 하렘이라 불리는 곳"

"크으으으..." 멕시코에서 온 여자가 먼저 비명을 지른다. 입은 막지 않았다. 첫 훈련 때만 막나 보다. 몸 앞의 작은 구슬로 항문을 자극하자 주름잡힌 구멍을 옴지락거리며 몸을 비튼다.
"저렇게 한 시간을 하고 나면 부끄러움이나 수치심이 사라집니다. 그 다음은 영변을 쏟아내는 여자들도 있습니다."
알았다는 득 도끼가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까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은 도끼가 항문 훈련을 하는 이곳에 온 후부터는 자극을 받는다. 이 냄새의 주인은...... 항문에 전기자극을 받은 여자가 참았던 용변을 쏘아낼 때 나온 냄새다.
멕시코 여자에 이어 러시아 여자, 10대 후반의 소녀로 보인 하얀 피부의 여자도 눈물을 떨구면서 신음을 한다. 봉의 구슬이 점점 항문 안으로 박혀가고 있다. 그 구슬은 전기자극을 항문 안쪽 부드러운 살에 골고루 전해주고 있는 것 같다. 몸을 비틀다 끝내 부르르 떨더니 항문을 꽉 조였던 힘을 놓치고 주름을 펼친다. "주루루..." 흘러나온 찌꺼기. 여자들은 수치심에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이다. 뭉치가 코를 막자 고 반 탄은 서두러 방을 나온다.
"냄새는 곧 가시지만 오래 남죠. 이곳을 볼까요?"
여섯 명의 커다란 엉덩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갈색, 백색, 흑색의 색색 엉덩이가 색종이를 뿌린 듯 놓여 있다. 귀를 얼얼하게 하는 기계음이다. 바닥에 엎드린 여자들의 아랫도리는 고정되어 있고 넓게 벌려져 있는데 그 벌어진 틈에 각자 하나씩 긴 막대기를 갖고 있다. 그냥 엎드린 것이 아니다. 가슴과 허벅지는 바닥과 30센티 정도 떨어져 있다.
"이 여자들은 오늘이 마지막 날인가 봅니다. 엉덩이의 움직임을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살살 움직이는 거 보이십니까?"
그렇다. 여자들은 엉덩이를 돌리며 기계의 움직임에 리듬을 맞추고 있다. 항문은 신축감을 가지고 넓어졌다 줄어들었다 한다. 마치 음부의 그것처럼........
"이 여자들은 모레쯤 손님을 맞이할 겁니다. 내일 하루 정도 혀 놀림을 마스터하면...."
"그렇습니까?"
뭉치의 표정은 다소 비꼼 같은 게 느껴지지만 탄은 모른다. 작두와 도끼가 그를 보며 싱긋 웃는다. 도끼는 바지 앞을 가리킨다. 불룩 솟아 있다. 여자 항문을 탐하는 게 그렇게 좋아하는 도끼다. 같이 씩 웃으며 뭉치가 그만 나가자는 몸짓을 한다.
"그러시죠. 그런데 진짜 보여줄 게 있는 데........."
자신들의 시설에 긍지감 같은 것을 가진 고 반 탄은 더 보여주고 싶은 표정이 여실하다.
"또 있습니까? 그러시죠 그럼"
"지금 갈 곳은 보통 개방하지 않은 곳입니다. 오늘 특별히........"
"어떤 곳인데......."
"가끔 반품이 들어오거나 도망치려고 이곳 남자를 일부러 꼬드긴 여자나 끝까지 저항을 하는 여자들은 맘님의 은혜를 저버린 행위이기 때문에 우리도 포기하는 겁니다. 우린 여자의 인격을 존중합니다만 이럴 때는 동물 이하로 취급합니다. 가보시겠습니까?"
작두가 먼저 나선다.
"가시죠, 형님"
"그러시죠, 형님"
도끼까지 나서자 뭉치도 마지못해 탄의 뒤를 따른다. 앞으로 사흘이내 혜리를 구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뭉치는 비릿한 냄새로 가득한 실내가 혜리의 앞날을 얘기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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