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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뫼비우스 - 31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06 1,511회 0건
악의 뫼비우스 31

31 아피스, 라이징 선

황은 금빛으로 빛나는 아피스 - 황소의 조각상을 본다. 황소가 가진 빛나는 붉은 털의 위용을 금박으로 입힌 조각상이다. 이제 이 조각상은 생명력을 갖고 하늘 아래 이 땅 위에서 숨을 쉴 것이다. 그 나일강의 풍요로움을 이집트인에게 줄 때처럼........ 세계 문명을 일군 이집트라고? 웃기는 말이지. 나일강이 없었으면 문명도 없었을 인간들이........ 마치 그들이 일군 문명처럼 떠들다니. 아피스 신이여! 여기 이 땅에 당신의 풍요로움을 내려주소서.

시민을 위한 진정한 지도자로 나서달라는 언론의 집중포화는 마침내 그를 시장 선거에 나서게 했다. 새로 등록한 정당 아피스는 민민당 진영의 조직을 그대로 인수했다. 현역 의원인 김의원이 수많은 지지자들 앞에서 황의 손을 맞잡으며
"여러분, 우리는 드디어 진정한 리더를 만났습니다. 조상님과 우리 모두의 신들에게 축복 받은 땅이 바로 이 T시란 걸 저와 황위원장과 여러분 모두는 알고 계실 겁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들의 후손을 위해 이 T시를 발전시키는 것이며 국가의 중심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또 이 황위원장을 우리만의 리더가 아니라 전 국민의 지도자로 모실 수 있는 그 날을 만들어야 됩니다. 만세! 만세! 만세!"
삼창이 끝나고도 지지자들은 흩어지지 않았다. <아피스 코엔터>가 준비한 무대는 화려하게 펼쳐졌다. T방송의 카메라는 환호하는 군중들의 표정을 샅샅이 훑었다. 평화의 사도로, 시민을 이끄는 투사로,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천사로 말끔히 포장된 황이었다.

"그런데 당초는 어디에 있나? 얼굴이 보이지 않아. 계집에 너무 빠진 것 아냐"
"글쎄요. 저도 요즘 보지 못 한 것 같습니다. 알아보겠습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어. 앞으로 너희 셋이 주축이 되어주어야 해.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무슨 일이든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하겠습니다."
"이번 고생 많았어"
이번 일이란 민민당 조직 인수 건이다. 민여사를 반 회유 반 협박으로 인계 받은 것이다. 물론 단순 인계가 아니라 T시 지부의 와해와 동시 남편 김의원의 아피스당 입당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차츰 주위의 시도 지부를 인수하고 결국은 전국에 아피스당의 깃발을 꼽을 것이다. 미래연구소의 역할은 이제 아피스당이 맡는다. 간판을 내리며 청풍은 지난 3년여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 중에서도 이시스란 여인의 만남, 모란회 부인들의 유린과 협박들이 기억에 각인되었다. 끝내 시장은 물러났다. 위협에 못 이긴 전 시장부인 양미란의 도움이 컸다. 계좌 확인 전 먼저 입을 열어 수뢰 사실을 확인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붉은 색 감돈 입을 청풍은 떠올리고 있는데,
"뭐야?"
청풍은 지난 시간들의 자취를 접고 황을 본다. 놀란 얼굴의 황.
"무슨 일이........"
전화를 내려놓은 황은 표정을 찌푸리며 손으로 얼굴을 닦는다. 땀인가?
"당초가 행불이야. 그 집에 있는 줄 알았더니 사라져버렸대. 함께 있던 놈들도 마찬가지고"
"혹시 어디 가 있진 않을까요? 워낙 잘 돌아다닌 친구라서....."
"아냐. 유회장 가족들도 사라졌데......... 무슨 사단은 사단인가 본데...... 알아봐"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곧 알 수 있었다. 고급 주택가라지만 사람들 눈과 귀는 있어 정보 수집결과 길에서 싸우는 모습이 목격되었고 유회장 가족들이 급히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도 봤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왔다. 여자들 울음소리나 비명 같은 것도 들려 경찰에 신고하려다 말았다는 이웃까지도.
황은 비밀에 부쳤다. 우선 유회장 가족을 수배하는 일이 급해 수족 같은 이과장에게 지시를 내렸다. 이젠 시장 후보로 경찰을 떠난 황이지만 그 영향력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였다.
어디에서고 그 검정 승용차는 발견되지 않았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감시카메라에도 찍혀 있지 않았다.

"간단한 차림으로....... 빨리 피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 놈들의 눈과 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살 수 있겠다, 란 말은 꺼내지 않는다. 초점을 잃은 경미의 눈이나 멍한 얼굴의 정란을 보며 살아간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은미의 도움으로 발가벗은 몸에 대충 옷가지를 입혀두었지만 벽에 기댄 경미의 두 다리는 그냥 벌린 채 속옷을 보여주고 있다. 다리에 묻은 피를 닦아줄 때도 표정이 없었다. 벌어진 속살을 가릴 생각도 없다. 정란 역시 얼굴을 다리에 묻은 채 꼼짝 하지 않는다. 딸이 속옷을 찾아내 입혀주고 태식이 외출복을 꺼내 입혀주었지만 아무런 말도 없다. 입가에 묻어난 허연 찌꺼기를 닦아주고 나서 태식은 출혈 과다로 죽어있는 당초와 정원 구석에 너부러져 있는 사내들을 차곡차곡 실어다 차 채 외곽 저수지에 처넣었다. 많은 비로 저수지는 넘쳐나 있었다. 겨울 갈수기까지는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찾아내더라도 이 놈들 모두 썩어 형체도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밤을 틈타 처치하고 돌아온 태식은 그런 두 모녀를 보고 채근한다. 은미가 나서 대충 물건을 챙긴다. T시를 벗어나는 마지막 버스시간에 맞춰 이층집을 떠난다.
"우선 내 고향으로 가자. 거기 숨어 있다가........"
나중은 모를 일이다. 어떻게 될지.......
서해로 빠지는 고속버스의 희미한 실내들에 비친 정란의 얼굴을 보며 태식은 묘한 회한에 잠긴다.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 기억은 잊어질 수 있어도 고칠 수는 없는 것인데......

인너서클 회합.
아피스계열의 회장과 사장단의 모임이 있는 날.
아피스호텔 하사장도 서둘러 사무실을 나섰다. 미래건설은 유회장 구속 후 황의 부인이며 부소장이었던 강수진이 취임했다. 이제 모든 사업체는 황이 중심이었다. 그 사업체를 본격 가동시켜 아피스당의 빠른 정착을 도모키 위해 회합을 갖는 것이다.
회합은 황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보궐선거를 치르기 1주일 전이었다.
T프로젝트가 발효 중에는 서로 만나기도 어려웠다. 혹시나 하는 몸조심 때문이다.
"오랜만입니다. 하사장. 허허허"
주회장보다 먼저 미래금융 김사장이 하사장을 반긴다. 아피스코엔터 주회장도 하사장을 반갑게 맞이한다. 사실 오늘 하사장은 주회장에게 그 수지라는 여자를 소개받으려 했다. 얼마 전 TTV의 드라마에 조역으로 나온 수지의 아름답게 뻗은 다리를 보며 감탄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탄력 스타킹에 쌓인 날씬한 종아리, 게다가 한 움큼으로 잡힐 것 같은 발목, 스커트 밑으로 살짝 드러난 통통한 허벅지는 하사장의 꿈에까지 파고들었다. 지영이나 영란의 육감적인 얼굴과는 달리 청초한 얼굴의 그녀는 하사장이 찾는 이상향이었다. 여신으로 떠받들고 싶다, 라는 게 그의 마음이다.
반대로 김사장이나 주사장은 하사장에게 부탁하려는 표정이다. T프로젝트 동안 참았던 욕망이 겨울을 땅 속에서 난 뱀처럼 슬슬 풀려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빌딩 스카이라운지. 특실이다. 셋은 차 한잔씩을 앞에 두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 애 좀 보내 줘. 내가 섭섭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 이왕이면 셋 다......"
"언제?"
"당장, 오늘밤이라도......"
"한번 알아보죠 뭐. 그런데......"
"하하하, 알았습니다. 두 분을 위해 다 준비해놨습니다. 그건 그렇고 그동안 별고 없으셨는지......앞으로 우리들 힘이 아주 도움이 되겠죠?"
주회장을 보며 하사장이 입을 연다. 아무래도 황과 가까운 사이가 이 사람이다. 하사장도 욕심은 있는 것이다. 황이 시장이 되면 아니 시장에 머무를 사람이 아니지. 거 큰 꿈이 있겠지. 대통령? 그것도 가능할지 모르지. 그때는 나도.......흐흐흐.
"그럼요. 하사장이나 김사장 두 분의 힘이 아주 클 겁니다. 하하하"
주회장 역시 황이 아니더라도 이미 아들 황극과도 가까운 자기다.
"그런데 이번 유회장 껀은 너무 심하지 않았나요?"
순간 두 사람의 눈은 김사장에게 꽂힌다.
"아니 지금 무슨 말을.......... 이봐요 김사장, 입조심 몰아요? 혀가 몸을 뱁니다."
주회장이 나서자 하사장은 웃으며
"그러면 오늘 밤 두 분도 저희 아피스 룸으로 오시죠. 아몬드 같은 향긋한 군것질을 준비하겠습니다. 허허허"
아피스룸은 그 호텔의 최고급 룸이다. 인너서클을 위한 비밀스런 방으로 그들만의 키로 이용하는 곳이다.
하사장은 두 사람의 얼굴이 활짝 피는 것을 보며 자신도 아랫도리가 꿈틀대는 것을 느낀다. 브라운관 속의 잘 빠진 그녀의 다리가 지금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 진한 화장품 냄새에 실린 그녀만의 향기.

밤이 늦어서야 서해 바다 냄새가 베인 터미널에 도착한 태식 일행은 우선 허름한 여관을 찾았다. 방을 두 개 빌린 일행은 그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생각에 야식집을 찾아 간단한 요기를 한다. 경미는 그래도 말이 없다. 해쓱한 표정에 어둔 그늘까지 진다. 그래서 더욱 하얗게 보인 얼굴이다.
"우선 여기서 주무시고 내일 아침 제 고향으로 가시죠? 시골버스 타고 시간 여 들어가야 있습니다. 그놈들도 여기까지는 쫓아올 수 없을 겁니다. 아니 이곳에 온 지도 모를 겁니다. 당분간 몸을 피했다가 추이를 지켜보죠. 은미, 경미는 할 수 없이 학교를 쉬어야 되겠습니다. 전학을 해도 되지만 그놈들은 틀림없이 알아낼 겁니다. 이곳에서 마음을 추스린 후에....."
이 말이 정란의 참았던 슬픔을 건드린 듯 갑자기 눈물을 쏟는다. 긴장인지 모르지만 버스를 타고 올 때는 잊었던 그간의 고통이 밀려들었나 보다.
"흑! 왜 이런 일이......... 김사장님은 아무런 잘못이 없습니다. 오히려 저희에게 이런 보살핌을 주는 것, 잊지 못할 겁니다. 그들이 왜 이런 아픔을 우리에게 주는지 그것을 알 수 없습니다."
태식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그들이 미래건설을 먹으려고 유회장을 윽박질러 감옥에 보냈을 것이다. 그 일 바로 후 미래건설은 아피스계열로 바뀌었지 않은가. 이들 세 모녀는 한없이 괴롭힌 다음 제풀에 나가떨어지게 만들기 위해서일 것이다. 나쁜 놈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텐데........
"참으시고요....... 안으로 들어가시죠. 저는 잠깐 어디 들렀다 가겠습니다. 그럼....."
긴 시간 버스를 타고 오면서 그 나름대로 정리했다. 이번 일, 그러니까 빗속 연쇄 살인마와 찬의 구속, 유회장 가족에게 가한 린치에 가까운 폭행들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랑의 아버지 즉, 황위원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뭔가 지독한 음모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직 영업 중인 한 PC방에 들러 자료를 검색한다. T시에서 발행된 신문과 방송 뉴스 자료를 시기별로 검색 결과 T일보가 그나마 자세히 싣고 있었다. 기사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보다가 문득 멈춘다.
<이번 범인의 체포로 빗속의 연쇄 살인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이전에 발생한 괴상한 부호의 살인강간사건 - 일명 뫼비우스 사건과는 무관할지도 모른다는 일선 경찰의 의견도 있다.>
태식은 기자의 이름을 메모지에 적는다. 적힌 이름은 "강인구".
T일보 홈페이지로 들어가 강기자의 메일 주소를 확인하고 우선 떠오른 대로 쓰기 시작한다.
<인사는 생략합니다. 기사를 읽고 더 정확한 내막이 빠져 있어 초면에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알립니다. 찬은 법인이 아닙니다. 아니 뫼비우스 사건은 제가 한 겁니다. 인간 보다 못한 자들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죽이진 않았습니다. 아니 못 죽였습니다. 그건>
태식은 여기까지 쓰다가 지운다. 자신의 변명 같기도 하고, 찬을 오히려 법인 운운하는 것이 걸렸다. 내용만 간단히 적기로 하고 말미에 자기가 있는 PC방의 전화번호를 남긴다. 강기자는 비밀을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회장, 어서 와요. 좀 늦었습니다. 허허허"
하사장은 10시 너머 도착한 주회장을 반긴다.
"일이 좀 있어서......."
일? 이 자식이 무슨 일이 있어. 또 예쁜 소녀를 괴롭히고 왔겠지. 내색을 숨기고 하사장은 기다린 셋을 묻는다.
"오늘 그 중 하나가 슛이 있어서......조금 늦을 거라고 하던데요. 하여간 요즘 스타들은 힘들어요. 말을 안 들어요. 글쎄.....하하하"
"그래요? 그럼 호되게 다루어 야죠. 허허허"
주회장은 사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여기 오기 전에 제법 콧대를 세운 톱 탤런트 한 년을 죽사발 나게 조지고 왔다. 징징 울면서 매달릴 정도로....... 지금도 아마 거기가 뜨끔뜨끔 할 것이다.
"하사장은 말 안들은 직원들, 어떻게 합니까?"
"그 뭐 있나요. 그냥 혼내주는 거지. 저번에는 빠찡코 근무한 여직원이 삥땅을 친 적이 있었는데 그 애가 얼굴이 반반하고 몸매가 한 몸 합니다. 상무시켜 반쯤 죽여났습니다. 물론 그 전에...... "
둘의 머리 속에는 동시에 발가벗긴 여자가 떠올랐다. 그러나 둘의 눈은 방향이 달랐다. 한 명은 가운데, 치부였다면 남은 한 명은 점점 바닥으로 눈길이 내려갔다. 탁자의 차는 식어가고 있다.

"네가 그렇게 말을 안 듣는다고....... 이젠 컸다는 거야 뭐야?"
"아니........에요. 그 사람은 너무 심하게........"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그런 것도 모르고 이 바닥에 뛰어들었어, 응? 귀엽게 생각했더니 영 아니네"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리 와. 가까이....... 넌 아직 멀었어. 순간이면 넌 날아가. 모래바닥에 집을 짓는 것을 뭐라 하는지 알아? 사상누각이라고 하는 거야. 인기를 버리고 싶은 가, 응? 다시 밑바닥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
"..........."
짜증 섞인 어투. 서구적 미모의 여자는 고개를 점점 숙인다. 진한 향수를 맡으며 주회장은 스커트의 부드러운 섬유질감을 손으로 느낀다.
"올려. 허리 위로 올리라고.......이것"
"네? 잘.....못했습니다. 다신 안 그럴 께요. 네?"
울상인 얼굴. 내처 무시하며
"올려! 이 년아..........."
쌍소리까지 섞은 목소리에 여자는 스커트자락을 쥐고 위로 들어 올린다. 까만 팬티, 한 줌도 되지 않은 팬티다. 너무 작아 겨우 가리고 있어 언뜻 보면 팬티가 아니라 검정 끈으로 보였다.
"이젠 이것 내려. 밑으로 쭉......"
"용서해주세요. 네? 다신 ........"
"두 번 말 안 해. 내려!"
여자는 한 손으로 스커트를 쥐고 남은 한 손으로 팬티 끝을 잡아 내린다. 검은 끈이 내려지자 하얀 계곡을 쌓고 있는 털들이 부스스 일어났다. 깔끔하게 다듬은 음모들이다. 가지런히 손질된 음모들은 갈라진 틈, 분홍 속살 위에 펼쳐져 있다.
손가락으로 한 올 집고 뽑아냈다. 2센티 되는 터럭으로 여자의 허벅지를 문지르며 주회장은 말을 이어갔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여기 이 터럭들 남아나지 않을 꺼야. 알았어?""
또 한 올, 또 한 올. 여자는 아픔보다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하사장이 빠찡꼬 사무실을 열고 들어가자 이미 여자는 기절해 있었다. 상무가 벌써 손을 봤는지 여자의 옷은 여기저기 찢겨져 있고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었다. 이런 일이 빈번한 곳이라 한 번 발각되면 반죽음을 만들곤 했다. 돈만 보면 그저 욕심이 앞서는 가 보다. 손님들이 교환하는 금액은 컸다. 그것을 입금시키지 않고 "인마이포켓" 하는 것이다. 모를 줄 알지만 감시자들의 눈을 피하기는 어렵다. 상무의 보고를 받은 하사장은 사실 이곳에 올 필요는 없었다. 알아서 해, 하면 끝나는 일인데 오늘 따라 뭔가 끓어오른 욕구가 있었다. 그 욕구는 여자의 벗겨진 구두를 보면서 더 타올랐다. 한발은 구두가 신겨져 있었지만 남은 발은 하얀 스타킹만 신겨진 발이었다. 흰색 스타킹의 발바닥은 연한 분홍색이었다. 유니폼을 입은 그녀는 짧은 치마 때문에 속치마를 보이며 역시 흰 스타킹의 허벅지를 드러내고 있다. 풍만한 몸매의 이 여자는 가끔 마주친 적이 있었다. 눈웃음이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녹색 공업용 테이프로 둘러쳐진 얼굴이라 그 웃음은 볼 수 없다. 다만 아침부터 끝없이 솟구친 욕망의 정체를 확인했다. 그것은..........
"그래........내 속에서 타오른 욕구가 무엇인지 알겠군. 말랑말랑한 이 살을 물어뜯고 싶은 것. 아름다운 여자의 발을 사자가 얼룩말의 목덜미를 물 듯 덥석 물고 싶은 것."
하사장은 쓰러져 있는 여자의 곁에 앉았다. 테이프로 손발이 뒤로 묶여있다. 반항 할 수 없는 여자는 남자의 인기척을 느끼고 몸을 뒤튼다. 입도 테이프로 막혀있다. 남은 한쪽 구두도 벗기고 두 발을 들어 올렸다. "낑, 낑" 대는 여자. 너무 얻어터진 탓인지 별다른 저항은 없다.
발을 들어 얼굴에 대고 그 따뜻함을 느낀 하사장은 코로 향기를 맡았다.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말랑한 살갗을 통해 흐르는 실핏줄의 따뜻함까지......
주머니칼로 흰 스타킹의 올을 가르자 드러난 연한 갈색의 발. 하사장은 가슴 속 날카로운 발톱이 지금 양 옆 이빨 사이에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물고 싶다. 지하의 뱀파이어처럼...... 햇볕을 싫어하는 그들이 왜 가장 태양과 가까운 핏빛을 찾는지..... 알 것 같았다. 뒤꿈치 동그란 부분을 잡고 발 전면을 얼굴로 향했다. 여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 후면 찢어진 비명을 지를 것이다. 어둠 속에서....... 날카로운 이빨이 살을 파고드는 고통을 발바닥에서 느낄 것이다. 역시 비명은 컸다. 파닥이는 발을 이빨에서 떼어낼 때 거기엔 푹 패인 자국이 남아 있었다.

"뭔 생각들을 하고 계십니까?"
"예? 예?"
두 사람은 또 한 명의 방문자를 보고는 현실로 되돌아 왔다. 김사장이다. 아피스금융의 최고 책임자인 김. 요즘은 목소리까지 잔잔하다. 마치 여자의 그 것처럼.
김사장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예쁘장한 사내아이를 껴안고 있으면 자신이 마치 여자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흥분을 느끼곤 했다. 전에는 강하게 남자를 탐했지만 오히려 남자가 자신을 강하게 탐했으면 하는 욕구가 생겼다.
현실로 돌아온 하사장은 둘을 보자마자 헛웃음을 만들며
"자 여기 키 잇습니다. 주회장은 다이아몬드로 김사장은 스위트룸으로......."
그리고 나는 아피스 룸으로 갑니다, 하는 표정으로 일어선다. 그 때까지도 차는 그대로다.

수지는 입구에서 만난 지영과 영란이 반갑기는커녕 짜증부터 났다. 그때 그러니까 선발대회가 있기 전부터 묘한 경쟁관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을 물리치려고 단장의 가운데까지 핥아주고 빨아준 자기다. 만족스런 팀장이 떠나고 나면 그녀는 턱이 얼얼하게 느껴졌다. 간혹 길고 검은 터럭이 입가에 묻어있을 때는 죽고싶기도 했다. 그래도 상냥한 웃음을 지우지 않으며 존경하듯 단장 - 정희정 단장의 새하얀 허벅지와 갈색의 계곡을 강아지처럼 핥은 것은 바로 저 두 년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여기서 만나다니........
"기다렸나요? 조금 늦었지요. 여! 멋 있습니다. 수지양이죠?"
"아...안녕하세요. 수지에요. 처음 뵙겠습니다."
"아, 알아요. 압니다. 요즘 바쁘죠? TV에서 많이 봤습니다. 하하하"
다소곳이 앉아있던 여자가 향기를 뿌리며 일어나 인사를 한다. 지영, 영란도 인사를 마치자 길다란 손님용 의자에 앉기를 점잖게 권하곤 맞은 편 1인용 의자에 앉는다.
눈은 먼저 수지에게 향한다. 보라색 원피스형 의상은 길이가 짧아 허벅지 안쪽의 그늘까지 다 비춘다. 얇은 옷감 탓인지 아니면 풍만한 몸인지 윤곽이 다 드러나는 차림이다. 허벅지 아래로 수려하게 뻗은 다리의 각선미는 진한 커피색 스타킹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녹색 오픈 힐에 숨겨진 보석을 찾듯 눈길을 발에 두자 수지는 살짝 발을 반대로 튼다. 영란과 지영 역시 이미 겪은 경험이 있어 얇은 살색, 아니 다리의 피부를 그대로 보여주는 투명한 스타킹을 신고 있다. 다리를 꺾고 앉은 영란의 동그란 무릎을 뚫어지게 보다 하사장은
"아름다운 여신이 어디 있나 했더니 바로 여기에 있네요. 오 나의 여신들........이제 그 수줍고 아름다운 발을 보여주시지 않겠습니까? 세상 남자들에게 훤한 빛을 줄 그 아름다움을......
모든 남자들의 마음에 포도주를 따르듯 그 황홀한 향기를 뿌리리......."
셋은 중세 연극의 무대에 올라선 한 왕의 독백을 들은 듯 멍한 표정이다가 먼저 영란이 다리를 풀며 두 발을 황금빛 채색의 탁자에 올린다.
"더 가까이.......여신의 향기를 더 가까이........"
이번에는 지영이 일어나 의자를 앞으로 당긴다. 눈을 감듯 그래서 오직 세상의 감각은 코로만 느끼겠다는 남자의 얼굴이 바로 스트랩 샌들에 닿을 지경이다. 얇은 촉감의 스타팅은 발 전체를 샌들 밖으로 드러나 있다. 올 사이로 분홍빛 피부가 수줍은 봉선화의 빨간 꽃잎을 떠올리게 한다. 의자를 당기자 영란과 수지의 발도 나란히 약간 높은 탁자 위에 놓인다. 검정의 오픈 구두와 검정 스트랩 샌들, 연노란 힐을 보면서 하사장은 심장이 꿍꿍 뛴다. 아랫도리의 흔들림을 누르며 수지의 오픈 구두를 한 손에 쥔다. 따스한 핏줄이 구두까지 미친 듯 살아있는 작은 동물을 만진 느낌이다. 조심스레, 보물찾기 때 무거운 돌을 치우듯 구두를 벗긴다. 아름다운 한 뼘의 발바닥이다. 부드러운 선은 발을 따라 뒤꿈치에 끝나 거기에 동그랗게 원형을 그리고 있다. 따뜻함. 손에 전해지는 온기를 놓칠 새라 수지의 발을 들어 얼굴에 댄다. 향기다. 세상의 뒤에 숨어 그녀만의 것으로 남아있는 향긋한 꽃향기. 영혼을 빨아들이려는 듯 깊게 들이쉰다. 수지는 바로 옆의 둘처럼 가만 발을 맡긴다.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무섭도록 누군가 곁에 있어주었으면 할 때가 있지. 그땐 난 미치도록 이렇게 아름다운 발을 가슴에 품고 싶어. 그리고 마주보며 대화를 하는 거야. 잘 있었니? 뭐가 필요하니? 비가 내리면 비 이야기를....... 해가 지면 지는 해를 들려주고......왜 내 말이 이상해?"
그는 수지의 살빛, 여름 태양이 지면서 내는 분홍 노을 색깔의 발을 놓고 지영의 탄력 있는 발을 샌들에서 풀며 발바닥의 움푹 패인 곳에 입과 코를 밀착한다. 통통하지만 날렵하게 빠진 발이다. 적당한 넓이의 폭, 길지 않은 발을 어린아이가 엄마의 가슴을 파고들 듯 얼굴에 비비며
" 이상해? 뭐가 이상해. 신화를 보면 알 수 있지. 거기에 나온 여신들이 신발을 신고 있는 걸 본 적 있니? 대지를 밟는 아니 밟는 다기보다는 딛고 서는 발을 왜 꽉 막힌 어둠 속에 넣어두어야 하는 거야. 여신들은 답답한 발에 찬란한 태양의 빛을 쏟아주는 거지. 여신의 아름다운 발을 볼 때마다 난 가슴이 뛰었어. 아테네, 비너스........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여신들의 발은 내게 숭배로 다가선 거야. 난 기꺼이 무릎을 꿇고 그들의 발에 입맞춤을 한 거지. 그래서 지금 난 이렇게 그대들 아름다운 여신의 발에 입맞춤을 하고 있는 거지."
지영의 발을 소중하게 놓으며 연한 갈색의 건강이 넘치는 영란의 발을 힐에서 빼낸다. 약간의 땀에 절은 발이지만 그래서 더욱 분홍빛을 띄고 있다. 아랫도리가 출렁거린다. 아니 아우성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삐라처럼........ 푸른 하늘을 춤추듯 날아다니는 삐라의 기억이 그를 더 흥분시키나 보다. 가죽 냄새, 여자의 피부세포가 내고 있는 분비물 냄새, 거기에 풋 파운데이션의 향기까지 한꺼번에 코를 통해 폐부를 찌르자 부르르 떤다.
"아니 그리스 로마의 여신까지 갈 필요가 없지. 내가 존경하는 조선의 왕이 누군지 알아? 세종 아니야 난 연산군을 존경해. 여자의 아름다움이 얼굴과 가슴과 거기만 있다는 생각을 괌감히 떨쳐버린 왕이 연산이야. 참 왕이 아니지 그냥 군으로 불러야겠군. 연산은 처음으로 여자의 발이 가지고 있는 끝없는 매력을 찾아낸 사람이지. 그 당시 어떻게 버선에 가려진 예쁜 발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을까 나도 의문이야. 스타팅이나 맨발이 아닌 다운 한 여름에도 버선을 신고 있던 조선의 귀부인에게 버선을 벗기고 입을 맞추었을까? 그 향기는 연산의 심장을 강하게 때렸을 꺼야 틀림없이....... 문살 뒤에 버선만 내놓고 앉아있는 정종품의 부인들을 한 명씩 버선을 벗기며 여자를 골랐다니 그 심미안의 깊이에 나도 감동을 받았거든. 두터운 버선을 벗기 울 때 여자들은 혹시 해방의 기쁨을 맛보지나 않았을까. 음......이런 향기가 아닐까? 혹시............."
영란의 발을 놓은 그는 동그란 침대를 가리킨다. 대여섯 명이 뒹굴어도 충분한 크기의 침대다. 나란히 눕힌다. 옷은 그대로 입은 채다.
"내가 벗겨 주지. 매미는 껍질을 벗고 난 다음이라야 여름 내내 노래를 부를 수 있지 그 뿐만 아니지. 누에도 껍질을 벗어야만 흰 나방이 되어 훨훨 날 수 있는 것이고,,,,,,"
지영이 먼저 가터 벨트를 푼다. 수지와 영란은 그대로 있다. 수지는 밴드스타킹이고 영란은 팬티호스여서 그의 손에 맡긴다. 조금만 참으면 이 스폰서 아저씨가 고가의 다이아 반지나 수표를 두고 나갈 것이니까.
스커트를 밀어 올리며 천천히 그야말로 껍질을 벗기듯 스타킹을 벗겨내자 분홍 살이 은모래처럼 불빛에 반짝거린다. 살내음, 특히 한창 때의 여자가 아닌가. 그 속 깊은 은은한 향기는 그의 마지막 저지를 무너뜨리며 호르몬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그는 연한 신음과 함께 맨발의 여기저기, 발가락과 발바닥과 뒤꿈치를 깨물며 핥는다.
"천국의 기쁨이 바로 이것이지. 뭉클한 살결이 주는 감동의 떨림. 그건 바이올린도 주지 못하는 아름다운 선율이야. 이 종아리의 백자 빛 향기. 매끈한 감촉. 그리고 살내음."
발목을 지나 날씬한 종아리, 탄탄하며 풍성한 허벅지로 기듯 입을 옮긴다. 그러나 저번처럼 이빨 사이에 날카로운 비수는 돋아나지 않았다.

"아....... 이 깊은 심연의 호수. 내 몸이 가라앉아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깊은 호수. 그 끝이 보이지 않은 심연. 빠지고 싶어........"
그 시간 주회장은 열 몇 살 소녀의 아랫도리에 얼굴을 박고 있다. 소녀는 움직이지 않은 인형으로 보인다. 수술을 기다리는 마취 상태의 환자로 보인다. 들어오기 전 하사장의 "요즘엔 문제가 많아 아예 푹 자게 해두었습니다" 말 그대로다. 미성년자 아닌가? 아무리 돈의 위력이 있다고 해도 기본 도덕적 양심 때문인지 모른다.
발가벗은 소녀의 가슴은 작은 종지를 엎어놓은 것처럼 작고 귀엽다. 눈을 감은 얼굴이 앳된 티의 귀여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처녀로 성장 직전의 몸은 탄력 넘친 공이다. 주회장은 입을 벌려 붉은 혀를 꺼낸다. 음부의 위에만 살짝 자라난 음모를 헤치고 음순의 살을 벗긴다. 아주 연한 분홍의 심연. 신비를 간직한 동굴이 입구를 열고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다. "?! ?!" 소리를 내며 빤다. 한참을 빤 후에야 묽은 소녀의 액체가 흐르기 시작한다. 그대로 목으로 삼키며 심연의 속으로 혀를 집어넣는다.
"나를 데려가 줄 수 있겠어? 모든 생명의 태초인 네 자궁으로......... 네 태반의 줄을 따라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도 좋아. 아니 거기에 영원히 숨어 있어도 좋아. 나를 데려가 줘, 나를........."
주회장은 자신의 혀가 뱀처럼 뻗어나아 소녀의 질을 지나 자궁의 벽을 핥고 있는 착각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두 다리를 들어 엉덩이를 받치며 높이 들곤 얼굴을 아니 혀를 깊게 박는다. 작은 크기의 꽃잎이 활짝 벌어지며 남자의 붉은 혀를 감싼다.

태식은 늦여름의 벼가 익어 가는 고향 들판을 멀리 내려다보며 심란한 정신을 가라앉히고 있다. 정란 모녀를 여관에 두었지만 계속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집이라도 읍내에 얻어주려고 했다. 다행히 정란이 담쟁이 넝쿨 집에서 나올 때 패물 몇 개를 지니고 있었다. 몇 개라고 했지만 너무 고가라 멀리 떨어진 시내에 나가서야 현금으로 바꿨다.
"이제 어떻게 한다. 찬을 면회할 수도 없고......그렇다고 유회장을 만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지. 그 기자의 연락을 기다릴 수밖에........"
그런 상념에 잠길 때 등뒤의 기척을 느꼈다. 경미다. 해쓱한 얼굴이다. 낮에 새로 마련한 집으로 옮길 때도 멍한 표정이었다. 지적이며 청순한 얼굴은 그대로 남아있지만 핏기가 없어 하얗다. 말도 끊었다.
"어? 웬 일이지?"
"..................."
"이리 와. 저기 보이지. 들판 가로질러 모이는 작은 동네. 저기가 내 고향이야. 경미는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려다가 입을 다문다. 쳐다보는 시선의 방향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없어요. 저런 고향은 요. 도시에서만 자랐는데....."
"어? 말을 하네. 정말 다행이다. 난 벙어리가 된 줄 알았는데......"
"벙어리요? 맞을 거예요. 난 벙어리도 못 될 여자가 되었는데요. 흐으윽!!!"
눈물을 흘린 얼굴은 예전의 경미다. 청순한 그래서 바로 옆에만 있어도 그 사람 마음을 연잎처럼 싱싱하게 만든 그런 깨끗함이 점점 번진다. 자꾸 과거의 일을 떠올리기 싫은 태식은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는데 정말 그런가 보다. 저 태양을 보면 어제완 달라. 경미의 얼굴처럼 말이야. 경미는 오늘 새로운 해가 떠오른 거야. 자 들어가자 기다릴텐데......"
"정말 그럴까요? 그래도 자꾸 한쪽으로는 어둠 속에 덜덜 떨고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무섭기도 하고...."
무릎에 고개를 숙인다. 하얀 목덜미가 눈부시다.
"그럼 네 어머니는....... 네 동생은......어떻게 해. 경미가 힘을 내야지.......나도 애 엄마가 보고 싶어 미치겠어. 어디서 무얼 하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경미의 눈에 그렁한 눈물이 고인다. 그 눈물을 보며 태식은 잊고 싶은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 모든 게 무엇 때문에 일어났지. 나의 복수심? 아니면 세상이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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