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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6 814회 0건
악의 뫼비우스 18부

18. 자운영

밤하늘이 고운 둑길. 별이 사람들을 비웃는 듯 파스름한 빛을 땅에 꼽고 있다. 무디블루스의 흰 비단에 쌓인 밤. 태식이 한때 좋아했던 노래. 지금 그 노래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다. 처음 미영을 만날 때 카페에서 이 노래가 흐르자 태식은 신나게 설명을 했다. 클래식을 전공한 그녀는 잘 알지 못한 그룹이어서........
"이 그룹은 영국에서 출발했거든. 레드 제프린처럼....... 벌써 분위기가 영국 안개에 젖어 있는 듯 하지 않아. 비가 자주 내리는 런던의 거리에 서 있는 듯 하지? 음악도 마치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것 같지? 꼭 교향곡을 듣고 있는 것처럼.......이 노래는 유명한 성악가인 바바라 보니도 좋아한다고 하지 아마. 핑크 플로이드와 함께 프로그레시브 록이란 장르를 개척한 그룹이기도 하고......하여간 대단한 그룹이야. 이 노래말고도 "포 마이 레이디"나 "튜스데이 어푸터 눈" 같은 노래는 명곡이지. 특히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록음악계에서도 손꼽고 있을 정도야."

그가 생각에 잠기는 시간, 자운영이 별빛을 받아 자주 꽃잎을 파랗게 물들인다. 소주병을 기우려 잔을 채우자 찬이 염려스런 눈빛으로 입을 연다.
"저, 아저씨........"
"아니, 지금은...... 가만히 있고 싶다. 내가 왜 그랬는지 후회스럽기만 할 뿐이다. 내가 당한 고통만큼 상대에게 준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지? 그들 역시 나에게 원한만 가질 꺼야, 그렇지?"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쏘아 논 화살이라고 하잖아요. 그건 그렇고 저 여자들은 어떡하죠? 돌려보낸다고 해서 쏟아진 물이 원래로 돌아가진 않을 꺼고."
"아냐......아무리 그 놈이 밉다고 해도 가족까지 죽일 순 없지......더구나 미영을 가까이에서 마지막까지 지켜 본 친구라는데.........미영이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휴........."

찬은 둑길에 소담스레 피어있는 자운영을 본다. 태식의 눈길이 계속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 자운영. 이름 없는 들풀 중에서도 그래도 자기 이름을 가지고 있는 꽃이다.

들 끝에 숨어 있는 봄빛
나비 등타고 와서
길섶에 꽃불 질러주면
논둑 밭둑으로
맵게 엉겨 번지는 꽃
- 서창원의 시 자운영 중에서
자운영. 봄이면 밭둑 논둑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 대개의 야생화가 사람들에 의해 재배되는 데 이 자운영은 거꾸로 재배되던 것이 야생화가 되었지 않은가. 사람들이 그리워서 이렇게 가까이서 피어나는 걸까. 나 역시 야생화처럼 들에서 논에서 마구 피어나는 것일까. 지난 2년여의 불쾌한 추억을 밀어내고 싶다. 오직 복수를 위해 남의 눈에 피를 흘리게 한 자신. 오늘 낮 은미에게 들었던 미영의 얘기는 자신을 한없는 나락에 떨어지게 했다. 창고에 끌어온 지도 벌써 4일 째. 잘 먹지도 않은 셋은 어제부터 탈수 현상과 영양부족에서 온 피로감인지 쉽게 쓰러지곤 했다. 더 큰 이유는 첫날 감당키 어려운 고통과 굴욕감일 것이다. 여자로서의 자존심이나 성스러움은 쓰레기 취급을 당하고 더욱이 소중한 곳을 더럽혔을 뿐만 아니라 참기 어려운 매질까지 당했으니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
이틀 간의 고통스런 자세에서 벗어나 겨우 샤워를 하고 아픈 상처에 약을 바르긴 했지만 몸과 마음의 상처는 회복되지 않았다. 특히 정란과 경미와는 달리 은미는 어른 팔뚝만한 몽둥이를 몸 안에 받아 드려서인지 걷지도 못하고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했다. 씻겨줄 때도 그 곳이 쿡쿡 쓰린 다고 울었다. 위아래가 찢겨지고 질까지 몽둥이에 긁혔다. 빨갛게 부운 그곳은 보기에도 안쓰러웠다. 의식을 잃었을 때 찬이 범할 때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테식이 괴로워한 이유다. 딸 미영과 같은 학교 같은 반이라는 은미. 살아있었으면 은미와도 자주 만났을 것 아닌가. 그런데........ 나는........그 애에게 무슨 짓거리를 했는가. 나도 미영이를 가지고 놀았던 그런 놈들과 똑같은 놈이 아닌가. 아니라고......고개를 젖혀 어둔 하늘 푸른 별을 흐릿토록 보다 자주빛이 고운 자운영 꽃을 꺾는다. 미영의 해맑은 얼굴이 피어 있다 자신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소주잔을 털어 넣곤 자운영 꽃잎을 안주 삼는다. 쓴 맛. 은미 모녀에게 가했던 자신의 잘못처럼 쓰다. 찬은 한때 자신이 좋아한 미영의 과거를 은미에게서 듣고는 놀랐다. 태식의 얼굴이 일그러진 것도...........

상처가 심한 은미를 깨끗이 씻기고 난 뒤 간단한 요기를 시키고 휴식을 했다. 또 다른 고통을 주기 위해서는 세 모녀가 튼튼(?)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후3시. 한데 어우러져 자고 있는 셋을 깨우고는 발가벗긴 채 바닥을 기어가게해서 자신들이 이름 붙인 염라당(?)으로 몰고 갔다. 셋은 질질 짜면서 엉금엉금 기었다. 그때마다 희멀건 엉덩이가 좌우로 움직이며 그 틈새로 검은 털의 음부를 보여줬다. 발갛게 상처 입은 음부는 서로 둔덕이 마찰할 때마다 더 붉게 부풀어올랐다. "빨리 빨리 기어. 이 아줌마가 제일 엄살 피는 구만 그래. 네 년도 빨리 니 어미 엉덩이를 따라가. 놓치면 궁둥이에 불이 날 꺼야" 찬은 회초리를 공중에 날리면서 그들을 몰았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묶었던 골대 같은 사각기둥은 보이지 않고 대신 병원 수술실에서 볼 수 있는 진료 침대가 놓여 있는 것이다. 정란은 그 침대를 보자 놀란 눈이 된다. 자기가 아이들을 날 때 누웠던 진료대가 아닌가. "허.....으....윽!" 이를 악무는 신음을 흘리며 진료대를 보며 나란히 기어 온 자세로 있자 남자가 나서며 친절한 설명을 한다.
"이 침대는 잠자는 것이 아니다. 너희들의 죄를 씻어주는 참선의 침대다. 지금부터 한 명씩 이 곳에 올라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는 거다. 너부터........"
"아, 안 돼요. 김 사장님, 선생님. 은미는 더 이상...... 안 돼요. 불쌍한 은미....흑흑흑"
"더 이상.... 안 돼? 뭐가 안 된다는 거야. 이 정도로 끝 날 줄 알았어. 찬, 끌고 와!"
"엄마.........엉! 엉! "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 엄마를 부르지만 정란은 쳐다만 볼뿐이다. 살아 있다는 것이 차라리 구차하게 느껴졌다.
"나쁜 죄는 불로 다스려야 하겠지. 이 붉게 달구어진 쇠막대로 니 년들의 자궁을 지져주겠다. 다시는 유씨 집안의 씨가 없도록......흐흐흐"
"악! 나는 잘못 없어요, 아저씨. 미영이는 랑이가 그랬어요. 저는 미영이를 도와주었어요, 정말이에요. 엉엉......"
"뭐라구? 랑이.......? 랑이는 누구야? 좋아. 얘기해 봐"
태식이 쇠막대를 내려놓자 은미가 울면서 들려준 얘기는 태식을 지금 밤늦도록 자운영 꽃을 안주 삼게 했다.
1년 전. 미영이 2학년일 때, 은미는 미영과 같은 반으로 가까운 단짝 친구였다. 그러나 2학년 2학기로 들어서면서부터 미영과 사이가 자꾸 벌어졌다. 얼굴도 어두워지고 행동도 이상해진 미영을 붙잡고 물어봐도 짜증만 낼뿐, 말수도 줄어들었다.
그 해 9월쯤이다.
"얘, 미영아. 왜 그래 요즘. 무슨 일 있어? 말을 해 말을......도와줄 께?"
"아냐, 얘. 너도 나랑 가까이 하지마. 죽고만 싶어, 흑!"

미영은 집안이 어려워지자 차츰 학교다니는 것도 싫었다. 무슨 행사라고 돈을 거둔다거나 급식비를 내라거나 보충수업비를 내라고 할 때마다 교실에서 나가고 싶었다. 아버지는 매일돈을 구하러 나가고 어머니도 음식점에서 일한다고 새벽부터 나가버리고 나면 혼자서 멍하니 있다가 학교에 가곤 했다. 집으로 가려해도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 밤거리를 돌아다니곤 했는데 그 때 랑이 패거리를 만난 것이다. 랑이 패거리들은 학교 일진회로 다른 아이들을 심심하면 괴롭히는 게 취미인 듯 쉬는 시간에 만만한 아이들을 아지트로 불러내곤 했다. 거기로 끌려간 여학생들은 남자아이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했다. 그런데 거기에 만만한 미영이가 걸려든 것이다. 랑이 패들은 너무 강하거나 집이 있어 뵈는 얘들은 피하고 뒤가 약한 아이들을 집단으로 괴롭혔다.
"야, 너 오늘 밤 8시까지 이리로 와. 알았지? 안 오면 너 죽어"
"왜 그래. 안 돼. 밤 늦게 다니면 혼 나"
"웃기지 마. 너 밤늦게 싸돌아다닌 것 누가 모를 줄 알아. 무조건 와"
미영은 혼자서 앓고 있다가 그 시간에 랑의 아지트를 찾았다. 주택가와 떨어진 작은 아파트였는데 들어서자마자 담배와 술 냄새가 물씬 했고, 남자아이들은 환각제에 취한 듯 눈이 풀려 있었다. 미영이 들어서자마자 남자아이들이 덮쳤다.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입을 가리고 교복을 벗겨냈다. 다음은 차례대로 한 명씩 그녀를 올라타고 시체말로 돌림빵을 놓은 것이다. "음....음..." 입이 막힌 그녀는 아랫도리를 파고든 아픔에 손으로 밀어냈지만 남학생들은 꿈쩍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즐기는 듯 더 세게 밀착했다. 서너 명이 어린 정액을 뿌리고 나자 눈물만 흘리고 있는 그녀에게 그때서야 랑이 웃으면서 나타났다.
"아주 잘 하는데...... 많이 해봤니? 힙도 잘 돌리고 말이야. 호호호..."
"..................."
"어멋 이 피좀 봐. 너 처녀였니? 아직....도. 촌스럽게"
느릿한 말투로 비꼬듯 손으로 아랫도리를 만지자
"갈래. 흐으윽!"
"어머 벌써..... 아직도 저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

그 날 이후로 미영은 랑의 눈길을 피했지만 조그만 학교 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그 일이 있고 난 며칠. 랑은 미영을 아지트로 또 불러냈다.
"너 맛 좀 볼래. 내가 우습게 보여, 응? 내가 누군지 몰라. 무릎 꿇어 이 년아."
"왜,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다구. 집에 갈래"
누군가 뒤에서 머리채를 낚아챈 바람에 엉덩방아를 찍었다. 치마가 들쳐지자 꽃무늬 하얀 팬티가 드러났다. 하얀 허벅지에 하얀 팬티가 자극을 주었는가 보다 남자아이들이 "우우!"하며 몰려들었다. 섹스라는 게 묘해 직접 성기를 넣고 하는 것보다 이렇게 살짝 드러난 팬티나 종아리, 허벅지가 더 자극을 준다. 랑은 남학생들이 모여들자 더 우쭐해졌다.
"야, 너 치마 걷어. 팬티 보이게. 팬들이 보고싶어 하잖아."
"와!" 환호성소리. 흥분된 눈들과 열에 들뜬 소리까지 들리자 미영은 서 있기도 힘들었다. 쓰러지면 뒤에서 머리채를 잡아 일으켰다. 포기한 심정으로 치마를 허리께로 들어올리자 동물 무늬가 있는 흰 팬티가 드러난다. 적당한 키의 미영은 제법 날씬한 축에 낀 편이다. 남자아이들이 선물과 문자메시지를 날리곤 했다. 고 2의 육체는 아직 성숙하진 않았지만 굴곡이 드러난 허리와 힙, 가슴, 다리는 여자의 매력을 물씬 풍겼다.
"할 때 보다 좋은데........너, 오나니 아니? 딸딸이 말이야. 혼자서 하는 고독한 씹 말이야"
미명은 상스런 저질 말을 내뱉는 남학생을 쳐다보기도 무서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랑은 얼굴을 들게 했다. 붉게 물든 얼굴이 더 예뻤는지 남학생들은 얼굴을 가까이 대고 손가락으로 뺨을 쑤시고 가슴을 만지기도 했다.
"싫어. 싫어. 엉엉....."
"싫기는 뭘........야, 해 봐. 얼른. 손가락으로 여기에 넣고 즐기는 것. 부끄러워. 학교 제대로 다니고 싶으면 알아서 해. 우리들이 누군지 알지? 너 하나 학교 짜르긴 쉬워. 알아?"
"하지마..........흑흑. 알았어 시킨 대로 할 께. 이렇게 하면 돼?"
미영은 팬티 속에 손을 넣어 이미 더럽혀진 아랫도리를 만지작거렸다. 부드러운 음모를 집게로 헤치며 분홍빛 살 틈을 만진 미영은 묘한 감각에 얼굴이 자연 찡그려졌다. 계속 만지자 축축한 액체가 느껴졌다. 성을 잘 모른 미영도 그것이 여자가 흥분하면 나오는 체액이란 건 알았다. 찡그린 얼굴로 자신의 귀중한 부분을 만지고 있자 랑은
"야 벗어. 보이지 않잖아. 이왕이면 팬들도 많은데 보여줘"
싫다고 한 미영의 속옷을 억지로 벗긴 랑 패거리들은 하얀 속살을 입맛 다시며 즐겼다. 팬티를 무릎 아래로 벗은 미영에게 계속 손가락을 넣다 뱄다 하고는 아예 팬티를 벗겨 내버렸다. 치마까지 벗겨 낸 패거리들은 교복 윗도리를 벗겨내더니 언더웨어와 브레이져까지 벗게끔 했다. 그때마다 발버둥친 미영은 뺨을 맞으며 패거리들 사이로 이리저리 던져졌다.
"호호호........너 참 몸이 예쁘다. 질투 난데........ 뒤로 돌아볼래? 뒷모습이 보고 싶어"
미영이 몸을 뒤로 돌리자 허리를 굽히게 했다. 그 바람에 벌거벗은 엉덩이가 드러나고 작은 젖가슴은 바닥을 봤다. 문 앞에 내 걸린 작은 종처럼 금방이라도 "딸랑딸랑" 소리를 낼 것 같았다.
" 그러고 있으면 어떡해. 작은 구멍 좀 보자, 응"
랑이는 호기심 띤 목소리로 미영을 재촉했다. 랑이 스스로도 뒤로는 많이 했지만 항문성교(나중에 안 섹스)는 한번도 해본 적 없었다. T고 짱이며 현재 애인인 그가 줄기차게 한번 해보자고 했어도 겁이나 하진 않았다.
"빨리 빨리 벌려. 손으로 쫙 벌려봐" 미영이 천천히 엉덩이의 두 둔덕을 잡고 벌리자
"어머 귀엽다. 남자들은 왜 이 구멍을 좋아할까. 더러운 곳 아니니? 이 주름 좀 봐. 조글조글한 것이 마치 분화구 같지 않니? 달나라에 있는 분화구 말이야. 근데 숨을 쉬네?"
굴욕감과 또 어떤 해꼬지를 할까하는 긴장감으로 숨이 거칠어진 미영은 헉헉 호흡이 가파라졌고 덩달아 항문도 그 틈이 벌어졌다 조여졌다 했다. 랑이 검지를 세워 항문을 쑤시고 들어오자 수치감에 얼굴이 확확 달아오른 미영은 "악!"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또 머리채를 끌어 세우곤 검지를 쑤셔 넣었다. 첫마디, 둘째 마디까지 들어가자 아퍼서 비명을 지르지만 "낄낄" 대며 더 즐기고 있었다. 구부린 자세에 불편했지만 손을 저으면서 저항을 했지만 그때마다 머리를 때리며 "깔깔" 댔다. "엄마.......흑흑"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그 날만 해도 1시간 이상 시달렸다. 그 이후는 지옥의 연속이었다.

"제가 알기론 그 후로도 학교 화장실이나 빈 교실에서 속옷을 벗기우고 랑이 애들한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행패를 당했다고 해요. 그네들은 갈수록 심해서 나중에는 미영에게 기어다니며 자기들의 아래를 핥게 하고 그 때마다 개년 하면서 침까지 뱉었다고 해요. 나쁜 애들이었어요. 미영은 말이 줄어들고 저하고도 멀어졌어요. 근데 더 큰 일이 벌어졌어요. 이런 일들을 알게 된 학년주임이 미영을 도와준다고 하면서 모텔로 데리고 가서는.........."
"뭐라구. 어떻게 그럴 수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해요. 다음에는 교무과장이 행동이 불량하다고 퇴학시킨다고 하더니 그 치도 미영이를 가지고 놀았다고 해요. 나중에 우연히 만난 미영이가 한 말이에요. 아마 맞을 꺼 예요. 그 치들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들이에요. 말이 많았거든요"
"........................."
태식은 무슨 말을......아니 어떤 말을 해야 될지 모른 채 은미만 봤다. 눈물이 흐른 얼굴이다. "나도...... 그들과 다를 것 없는 똑같은 놈이다" 날카로운 끌이 마음을 후비는 듯한 아픔으로 태식은 은미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무엇으로 너의 상처를, 아니 네 가족의 상처를 보상할 수 있을까. 미안하다......."
"아니에요. 저도 사실은 그 애들한테 많이 당했어요. 미영이와 가깝다고, 아마 미영이는 가출해서 모르겠지만 저도 거기에 끌려가서........남자애들한테..........흑!"
감장이 복받치는지 눈물을 쏟아 놓는다. 정란 경미 역시 눈물을 흘린다. 세상이 이렇게 못 됐다니...... 그 어린 애들을....... 나쁜 놈들........ 잠시간 침묵. 얼굴을 숙인 채
"정말 뭐라고 말을 할 수 없구나. 찬, 잠깐 난 나가있을 테니까 네가 샤워실로 안내해 드려. 그리고 옷 갖다 주고......"
그리고 더 깊은 용서를 진심으로 빌며 그 자리를 벗어났다. 찬이 세 모녀를 안내한 곳은 미지근한 물이 넘쳐나는 작은 욕실이었다. 수건과 비누를 건네주곤 등을 보이며 나가자 셋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정액이 묻어 있는 몸을 씻었다.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정란. 복수라는 이름으로 고통을 가한 저 남자도 죽이고 싶도록 미웠지만 남편 역시 부도덕한 짓거리에 환멸을 느꼈다.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경미의 부풀어 오른 국부를 안쓰럽게 보다 은미의 피가 배인 음부를 보자 "헉!" 숨이 막혔다. 모든 게 엉망이 돼버린 자신의 가족. 정란 역시 몸 성한 곳이 거의 없었다. 가느다란 끈으로 묶인 젖무덤은 아직도 빨간 자국이 나있고 허벅지와 종아리, 허리 부위도 벌레가 기어다닌 흔적이 남았다. 물이 닿자 상처 부위에선 쓰라린 아픔이 찾아 들었다. 애써 참으며 비누칠을 한다. 깨끗이 닦은 몸은 미지근한 물 탓인지 예전의 분홍색 뽀얀 살빛이 살아난다. 경미와 은미는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몸을 돌려 앉고 물을 어깨부터 끼얹는다.

찬은 태식의 모습에서 문득 미영이 떠올랐다. 별빛처럼 투명한 얼굴의 미영은 그때 찬을 처음 만날 때만 해도 그 나이 때의 웃음을 갖고 있었다. 세월을 거친 얼굴들을 많이 봐온 찬은 미영의 얼굴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학창시절을 되새겼는지도 몰랐다. 찬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미 학교를 때려치고 거리를 학교 삼았었다.
"그래 그럼 오늘 밤은 어디로 갈 건데..... 어디 갈 데라도 있니?"
"오빠하고 같이 갈까? 오빠가 재워줄래?"
찬이 그녀를 만난 것은 지하철이 거의 끊겨진 시간이었다. 하루의 마지막 일과를 허리에, 머리에 짊어지고 고단한 몸을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 실으려는 사람들이 개미집 찾듯 계단을 내려오던 시간이었다. 찬 역시 일행과 헤어져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밟는데 단정한 교복 차림 소녀가 자기 발치만 보고 서있는 것이다. 평소라면 그저 그런 아이라 생각하고 갔을 텐데 묘하게 끌린 마음에 주춤하고는 했던 대화가 바로 밤, 잠자리, 오빠, 였다. 자신을 쳐다본 눈이 참 맑았다고 생각했다. 10대 소녀의 하얀 교복 상의가 5월 아카시아 꽃이었다. 향기는 찬의 고향 뒷산을 떠올리게 하고 그리곤 아무 말 없이 그녀와 지하철을 타고 그때까지 혼자 지내던 자취방 아니 "꿀림방"이라고 해야 할 너저분한 방으로 간 것이다. 그 날 찬은 밤새 눈을 붙이지 못했다. 미영은 무엇이 괴로운지 "끙끙" 옅은 신음을 내며 뒤채곤 했다. 형광등을 켜고 그런 그녀의 얼굴, 땀을 흘리며 찡그리는 모습에서 찬은 한없는 동정을 느꼈다. 그렇다. 처음 그녀의 하얀 얼굴에서 고향의 아카시아 향기를 맡은 찬은 괴로워하는 표정에서 고향을 떠나 무작정 거리를 떠도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는지도 모른다. 그 후, 찬은 그녀를 동생 대하듯 살갑게 했다. 가출소녀임에는 분명했지만 굳이 물어보지 않았다. 나이든 어른들이 괜한 호기심에 집이 어디냐, 들어가야 되지 않느냐, 하는 염려는 그들 나이에 구태여 필요하지 않았다. 하루가 있으면 다음날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만 충실하면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항상 생기게 마련일까 찬이 속한 조직의 선배들이 그런 미영을 보곤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어린 소녀의 환상은 영계라는 표현으로 성인들이 즐길 대상뿐이었다. 선배에게 끌려간 그녀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 채 지내오다 우연한 기회에 그녀가 조직으로 넘겨져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포르노까지 찍혔다는 것을 알았다. 끝없는 폭력에 울면서 저항했지만........ 그 소녀의 저항은 아무런 것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와 지내던 짧은 순간이 밤열차 실내등처럼 지나갔다. 철로를 때리며 지나는 굉음은 찬의 머릿속을 흔들었다.
"오빠, 사람들은 다 이상한 생각만 하는 거 같지? 자신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걸 남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믿나 봐. 오빠도 그래?"
"글세........ 세상이란 것이 나를 중심으로 있는 것이 아닐까?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 듯이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돈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다. 그래서 내 생각이 옳다, 뭐 그런 것 아닐까?"
그때는 세상에 대해 그리 진지한 접근이 없었던 찬은 대충 말하면서 그녀의 여린 입술을 덮어 버렸지만........ 지금 다시 떠올려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은 그녀는 주위에 대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찬이 다시 그녀를 만나 것은.......뜨거운 숨을 주지 못한 싸늘한 몸이었다. 여린 입술이 약간 벌어진 채, 서늘한 눈이 감겨진 얼굴. 금방이라도 그 큰 눈을 뜰 것 같았지만 다신 뜨지 못했다. 뜨거운 눈물을 안으로 삼키면서 그들의 무서운 힘에 찬 역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다신 일어나 걷지 못할 몸은 흙 속에 파묻혔다. 무거운 쇳덩이를 달아 깊은 물속에 처넣어라 했지만 산 계곡에 묻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찬은 미영의 학생증을 몰래 길가에 던져둔 것이다. 누군가 그녀가 미영이란 것을 알았으면 해서.........

태식은 한 웅큼 자운영을 움켜쥐곤 뜯었다. 자운영은 보랏빛 꽃잎을 뿌리며 태식의 손안에 서 밤으로 뿌려진다. 사람들이 가꾸고 기르다가 뒷전에 밀려 그 스스로의 힘으로 야생화가 된 자운영. 집 나간 개가 떠돌이가 되어 자연 들개가 되듯........ 그 뒤를 따라 소주를 머금곤 "휘!" 뿌린다. 더러운 악을 씻어내듯........ 찬 역시 고향 논둑의 자운영을 떠올리며 소주를 깊이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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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Lv : 10   Point : 9300

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4-09-24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태그
황진이-무료한국야동,일본야동,중국야동,성인야설,토렌트,성인야사,애니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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