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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8 1,016회 0건
運命 - 9부 -

- 삶의 몸부림 -


비단결같은 아이들의 머리를 말리는동안 거실의 분위기는 은은한 샴푸향으로 가득했고

그런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들을 보면서 두식은 처음으로 느껴보는 가정적인 온화한분위기에

예상치도 못했던 또하나의 행복감에 빠져들면서 여느때와는달리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않았고

뭔가모를 뿌듯함에 사로잡힌채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되기만을 원했었으며

쉬지않고 조잘대는 선아의 귀여운모습에서,

착하고 안정적인 큰딸처럼 차분하고도 예의를갖추어 조용히 이야기하는 민아의 모습을보며 두식의 마음속에는 "이애들이 정말 내딸이었으면..."하는생각으로 간절한 소망에 젖어있었다.

철없는 선아의 발가벗은 모습과 민아의 속옷차림의 모습은 도저히 부녀지간이 아니라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광경이 아니던가?

물론 두식은 그렇게 격이없이 행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을보니 귀엽고 사랑스럽기는 하나

여자의몸을 본적이오래된 두식의시선은 아직까지 어색하기만하다.


"아저씨 나 또 안아주세요,"

앞에앉아있던 선아가 눈가에 웃음을 띄운채 두팔을벌리며 두식에게 다가와 사랑스럽고

이쁜몸을 맡기듯이 안겨오지만 어색한두식은 마음과는 달리 역시 엉거주춤하게

무릅위에 앉히고는 애써 시선의 움직임을 아이들에게서 멀리하려 애쓴다.

두식의 목을 감싸듯이 매달린 선아는 오물거리는 입술을 두식의 뺨에다 비비다가

"아저씨는 내가 싫은가봐, "

두식의 어색한시선과 몸짓을 선아도 느낄수있었는지 입을삐죽하면서 뾰로통하게 이야기를 한다.

"내가 왜 선아를 싫어해? 아까도 아저씨가 이야기했지? 내가 선아를

함부로 안다가 선아의엉덩이라도 만지면 어떡해, 그래서 그런거야"

"엉덩이를 만지면어때요오~.괜찮다고 했잖아요. 난 아저씨가 여기를만져도

난 상관없어요. 그러니까 나~꼬옥 안아주세요오~"

하면서 응석을 부리듯이 갸날픈 두다리를 벌리면서 갈라진 보지틈새를 두식에게

보이면서 두손으로는 두식의 목을껴안는다.

순간적이었지만 난처해진 두식은 얼른 시선을돌려 민아를봤지만 민아역시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웃기만할뿐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

당황한것은 두식뿐이었고 두식은 돌발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에 이마에 땀이맺힐 지경이어서

선아를 살며시 떼어놓으며

"자~~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까 이만자야지~ 그래야 내일 일찍일어나서 아저씨랑 같이놀잖아,"

자야한다는 두식의 말에 선아는 서운해서였던지 투정을 부리듯이

"그럼 난 이대로 잘꺼야,옷이 너무더러워서 입기도 싫어"

두식은 철없이 말하는 선아의 말에 약간의 웃음으로 답해주면서 욕실 건너쪽에 있는 방문을 열며

"오늘은 우리공주님들 여기에서 자세요, 아저씨가 이부자리를 예쁘게 펴 놓을께요"

두식이 방에들어가 이부자리를 내려펴자 쪼로로 따라온 선아가 한마디한다.

"그럼 오늘 아저씨랑같이 안자는거야? 난 아저씨하고 같이 자는줄 알았는데 치~~"

두식은 선아의투정에 선아의 발그레한 얼굴을 살짝 꼬집듯이 쥐어보고는

" 자 ~~ 그럼 이쁜공주님들 내일봐요~"

하면서 조용하게 방문을 닫아주고는 방으로 돌아와 담배에 불을붙인뒤 긴 한숨을쉬듯 내뱉었다.


한편 아이들의 방에서는 선아의 투정섞인 불만이 계속 이어진다.

"아저씨는 정말 이상해, 다른 남자들은 여자애들이 홀딱벗고 안아달라고 하면좋아하잖아~~~

그렇게 성질이 지랄같은 새아빠도 담번에 달라지는데"

선아의말에 민아는 타이르듯이

"새아빠는 원래 나쁜사람이어서 그런거야, 착한남자들은 안그렇거든,아저씨도 착하잖아"

"아니야 착한사람들도 다 그래~~~ 우리선생님도 착한데 그랬고 가겟집아저씨도 착하잖아 그런데도"

선아의 내뱉듯이 하는말에 민아는 놀라며

"아니 니네 선생님? 가겟집아저씨도 너한테 그러더라고?"

선아는 한결 말소리에 풀이죽어가며

"으~응"

"니네 선생님과 가겟집아저씨가 어떻게했는데"

"내가 4학년 올라와서 일주일쯤 됐는데 학교에서 청소마치고 일찍

집에가기 싫어서 복도에서 놀고있는데, 선생님이 "너 아직 집에안갔니?"

하면서 묻길래 조금이따가 갈라고그래요.했더니 교실에들어와 선생님이랑 같이놀자고 해서 같이놀았?quot;

선아의 말에 민아는

"그래서 교실에서 그랬어?"

"아니 선생님이 토요일날 선생님집에 놀러오라고 그러더라"

민아는 선아의말에

"토요일날 놀러갔었어?

"응 사실은 그저께도 선생님집에 놀러갔다가 새아빠한테 벌을 받은거야.

그랬다.이미 선아는 새아빠로부터 성적으로 길들여져 있었기에 아무런 거부반응없이

남자들의 요구에 쉽게 응해주는 그러한 아이로 전락해버린 것이었다.

민아는 그런 선아의 머리를 가볍게 쓸어주면서 밀려오는 서러움에 북받쳐

두눈에는 소리없이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언니~ 잠온다"

"그럴꺼야 벌써 시간이 많이지났는데, 빨리자야 내일 아저씨랑 놀지 그렇지 우리이쁜 선아"

"근데 언니~ 며칠지나고 아저씨가 우릴 나가라고하면 어쩌지? 난 여기에서 살고싶은데~"

민아역시 따뜻한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란터라 마찬가지의 생각이었다.

"나도그래, 그래도 나가라고하면 할수없잖아~~"

"내가 내일 아저씨에게 우리 여기에서 살게해 달라고 졸라볼까?"

"우선 내일 늦잠자지않게 빨리자자, 늦잠자면 아저씨가 싫어할지 모르잖아"

"으응~~알았어~~"


조용한 평창의 첫날밤은 소리없이 깊어만 가고있었다.

아직은 어린탓인지 피곤했던 선아는 벌써 꿈나라를 헤매는지 숨소리가 고르게 들려온다.

민아는 현재 펼쳐진 자신의 어려운처지를 생각하다보니 쉽게 잠이들지를 않는다.

"나도 이런집에서 마음씨좋은 저런아저씨의 딸로서 살아봤으면..."

아니 딸이아니더라도, 밥이나 해주는 식모로라도... 당장 갈곳없는 처지이기에

게다가 온종일 굶어보니 배도 너무고프고 엄마아빠랑 손잡고 다니는 아이들도너무 부럽다.

어떻게하면 아저씨에게 잘보여서 여기에서 살수있을까?

다른데 갈때까지는 이곳에 머물러도 괜찮다고 하셨지만 그게 언제가될지 너무 불안하다.

걱정없이자는 선아가부럽다. 어린 선아를 괜히데리고와서 내가 고생만시키지는 않는걸까?

그렇지만 더이상 그집에는 들어가기싫다.

굶어죽는한이 있더라도... 그런 악마의 소굴에는 들어가지 않을것이다.

엄마,아빠!!!

우린 왜 이렇게 살아야해요? 너무 원망스러워요.왜 우릴두고 가셨나요?"

많은생각에 잠긴민아의 두눈에는 어느덧 하염없는 눈물이 뺨을타고 베개를적신다.


선아는 뭔가 큰결심을한듯 흘러내린 눈물을 닦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식이 자는방을 향해 조용히가서 방문을 노크한다.

두식역시 오랫만에 가져보는 가정의 행복감에빠져 흐뭇한마음에서 잠을 설치고있다가

정적을 깨는듯한 노크소리에 깜짝 놀란듯이 일어나 문을연다.

방문앞에는 민아가 고개를 떨군채 말없이 서있었다.

"아니~~ 민아아니야? 잠도안자고 무슨일이~? 아저씨에게 하고싶은 말이있니?"

민아는 속삭이듯이 나즈막한 소리로

"아저씨 잠깐 들어가서 말씀드릴게 있어요"

무슨일인지 의아해진 두식은 민아의 어깨를 가볍게 끌며

"무슨말인데 이밤중에~~ 일단 들어와"

하면서 민아를 방으로 데려들어와서 침대에 앉혔다.

한동안 고개만떨구고있는 민아가 자리에서 살며시 일어나더니 두식의 앞에서면서

천천히 런닝을 벗고있는것이 아닌가?

한쪽팔을 빼고 탐스러운 젖무덤이 나오자 두식은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당혹스런 광경에

자리에서 벌떡일어나 민아의 팔을잡으며

"민아야, 왜이래? 도대체 무슨일이야?"

옷을벗다가 팔을잡힌 민아의 두눈에는 뜨거운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두식의품에 안기면서

"아저씨 우리 여기에서 살면 안되나요?....흑흑~~~ 제발 내쫓지만 말아주세요."

두식은 내쫓지 말아달라면서 자신의품에 안겨우는 민아를 살며시 끌어안으며

"내 쫓다니?~~ 내가왜 내가왜 니들을 내쫓아? ... 아까 내가 너희들이 갈곳이 생길때까지

여기 있어도 좋다고했잖아. 그런데 왜 쫓아내?"

민아는 가녀린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끼기 시작한다.

"아저씨~~엉엉~~ 우린 갈곳이없어요. 그러니까 여기에 살면 안되나요?엉엉~"

어떤 사정이있는지 두식은 품에안겨서 울며 사정하는 민아를 보면서 자신도모르게

두식의 두눈도 젖어들어가고 있었고 민아의 절규는 계속되었다.


"아저씨 전 아저씨가 하라는대로 다할께요.흑흑~~ 밥하는 식모라도 괜찮아요.흑흑~

그리고 아저씨가 혼자사시잖아요.~~~~밤마다 아저씨를 즐겁게 해드릴수도 있어요.흑흑흑~~

제가 아저씨께 해드릴수가 있는건 제 몸밖에 없지만요.흐흐흑..엉엉~~"

몸밖에 없다니... 그렇다면 좀전에 옷을벗을려고 했던건 어린 자신의 몸을 나에게 주기위해서

그랬더란 말인가? 말도안된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단말인가?

이애들이 도대체 어떻게된 아이들이란 말인가? 도무지 걷잡을수없는

아이들의 행동에 두식은 한동안 어안이벙벙했다.

"민아 잘들어, 넌 지금 어린학생이야~ 아직은 어린데 그런 말도안되는 소리를 다하구...

그리고 니들이 이제까지 어디서 어떻게 지냈는지 사실 아저씨는 그게 무척 궁금하거든...

차근차근히 내게 이야기해줄수 있겠어?"

정말 궁금했던 두식은 민아에게 자초지종을 듣게되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재혼해서 새아빠와 살게되었다는 이야기,

엄마가죽고 새아빠에게 성적으로 학대받은 이야기,

이웃집 아저씨들에게 당한이야기들을 민아는 하나하나 이야기해 나갔고

민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식은 한가지 한가지가 놀라지않을수가 없었다.

두식은 이애들을 만난것이 결코 우연이아닌 필연으로 생각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두식은 자신이 이아이들의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흐느끼며 끝까지 이야기를 한 민아에게 두식은

"민아야~ 아저씨가 민아에게 부탁이 하나있는데 들어줄수 있겠니?"

"예~~ 아저씨가 부탁하신다면 어떤것이라도 다 들어드릴께요"

"으음~~ 내가 민아와 선아의 아빠가 되고싶은데 니들이 내딸이 되어줄수 있겠니?"

갑자기 꿈속을 헤매듯 민아는 귀를 의심하면서 두식을 쳐다보며

"정말요? 그말이 정말이예요? 우리가 아저씨 딸이되게 해 주시겠다는 말이~~?"

"응~ 정말이구 말구~ 난 민아에게 아빠라는 소리를 듣고싶은데 지금 아빠라고 불러줄수있어?"

얼마나 기대했던 말인데 얼마나 바라던 말이었는데...

하지만 막상 아빠라는 말을 하려니까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아~~~~~~~~빠~~~아"

"오~~~ 우리 이쁜딸!!"

민아와 두식은 서로를 꼭 껴안으며 서로간의 바램이 이루어진것에대해

벅찬 가슴을 감추지못한채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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