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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0:08 1,442회 0건
- 운명 - 14부-

- 지옥으로부터의 해방 -

검은색 승용차는 선아와 민아를태운채 미끄러지듯이 정선초등학교 교정안으로 들어갔다.

시간은 벌써 세시반은 가리켰고 운동장에서는 수업을마친 아이들이 하릴없이 운동장에서 놀고있다가

고급승용차가 얕은 먼지를뿌리며 운동장으로 들어오자 별의미없는 눈길로 차를 쳐다보고 있었다.

"은진아, 성미야~~"

차의 문이 열리면서 들려오는 귀에익은 소리에 휘둥그레진 눈으로 불에덴듯이 놀란다.

"어~~~ 혹시~~ 선~~~아~~"

불과 며칠사이에 너무나 달라진 선아의모습에 아이들은 자신들이 착각을 한것이 아닌가싶어 눈을 의심하는 눈치였다.

진곤색 짧은스커트에 연하늘니트,거기에 고급스럽게 걸친 노란색 가디간의 차림의 선아는

브라운관을 통해서만 보던 그런 모습이었으니 분명 선아인것을 확인하였으나 선뜻 달려오질 못한다.

뒤이어내리는 선아의언니 민아의 모습역시 요즘나오는 어느탈렌트보다가도

훨씬 예쁜모습이었으므로 아이들의 표정은 반가운마음에 앞서 놀라움만 가득찼다.


지난날동안 다른아이들처럼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해던 선아는 놀랍도록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자랑이라도 하려는듯 놀라는 아이들곁으로 뽀로록 달려온선아는

"안녕~~~ 잘있었어? 근데~~~ 나 오늘 전학을 가게되었어~~"

전학이라는 소리에 당연히 놀라야하겠지만 이미 달라진 선아의모습에 놀라버린 아이들은 더이상 할말을 잃고있었다.

"전학을? ....그런데 선아...너 어떻게 된거야? 그리고 저 사람은 누구야?"

아이들은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또 무엇부터 물어야할지 몰라서 한꺼번에 이야기를한다.

"으응~~ 저기 저분이 우리아빠야~~~ 그리고 나 평창으로 전학을가게 됐어~~~

나중에 방학하면 우리집에 놀러와~~~아빠 내친구들인데 우리집에 놀러와도 괜찮지?"

하면서 보기에도 점잖게 생긴 두식을보며 애교스럽게 말을한다.

"물론 괜찮지 우리공주 친구인데 언제든지 놀러온다면 내가 정선까지 데리러 올수도있어~~

하지만~~오늘은 좀 바쁘니까 일단 전학수속부터 하고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해~"


선아는 친구들과 같이있으면서 자랑도 더 하고싶었지만 어쩔수없이 교무실로 따라간다.

이미 방과후라 교무실에는 모든 선생님들이 있었고 선아의 소개로 담임선생님을 뵌 두식은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전학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선생님역시 민아의 어려운 사정을 잘아는지라 오히려 잘됐다고하면서

"요즘은 전학수속이 아주 간편해졌어요..행정실에가서 간단한 서류만하시고 내일부터 평창초등학교로 등교하면 됩니다"

하면서 친절히안내를 해주셨다.

따라나온 선아의 담임선생님은 아쉬운듯이 선아의손을 꼭 잡아주었고

선아는 "선생님 안녕히계세요...그동안 고마웠어요"

하면서 방긋이 웃음으로 작별인사를 했었다.

운동장에 남아있던 아이들은 떠나가는 선아와민아에게 손을흔들어주며 잘가라고배웅을 해주고는

" 와~~ 되게 부자인가봐~~ 부럽다~~ 폰도있던데..."

부러운 눈들을 뒤로하면서 차가 교문을 빠져나갈때까지 선아의 친구들은 손을 흘들고 있었다.


학교를 빠져나온 차는 읍사무소로 향했고 읍사무소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새아빠에게

서류를 건네받은 두식은 아이들과함께 지긋지긋한 정선을 빠져나와 새로운 삶의터전인 평창으로 질주했다.

몇시간전 정선에 들어갈때만 해도 하늘이 찌뿌둥하더니 어느새 구름은 온데간데없고

새생활을 시작하는 세부녀를 축복이라도 해주는듯이 하늘은 맑게 개어있었다.

이제 그누구의 간섭과 방해를 받지않는 정상적인 아빠와 이쁜딸들이 되어버린 이들은

지금 이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얻은듯한 기분으로 입가에는 연신 웃음이 터질것같았고

새로운 파라다이스를 향해가는 이들에겐 아름다운 미래만이 펼쳐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차는 순식간에 정선의 입구인 고개를넘어 미끄러지듯이 달렸고 차속에서는 아까부터 신이난 선아의

알수없는 가락의 콧노래로 가득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어느덧 수많은변화가 일어난 하루해가 강원도의 짧은낮을 마감하려는듯 서산으로 넘어가고

뒷좌석에탄 선아와민아는 이렇게 해주신 아빠에게 정말 착하고 사랑받는 딸이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서로의 손을 꼭잡고있었다.

하루종일 긴장된 여행으로부터 피곤했는지 그렇게 신나하던 아이들이 20여분이 지나자

몇번씩이나 하품을하며 말수가 적어지더니 서로의몸을 베개삼아 꼬닥꼬닥 졸고있는것이 룸미러를 통해 두식의눈에 들어온다.

두식은 선아의 앵두같은 입술이 살짜기 벌어지며 행복해하는 표정으로 잠이들어버리자 자신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생겼다는 포만감에 가득차 될수있는한 아이들의 잠을깨우지 않으려고 더욱 조심스럽게 차를운전하였고

그러한 두식의마음을 아는지모르는지 점점더 깊은잠에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저렇게 이쁘고착하게 생긴아이들에게 어떻게 그러한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을까?

내가 이제부터는 정말로 좋은아빠가되어 아이들을 보살펴주리라...

많은돈이 있다한들 그것이 행복의 밑거름은 될수있을망정 행복이아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보살펴줄수있는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이 있다는것보다 더 행복한것은 없는것이다.

차는 어느덧 평창의 강줄기를 따라 달리고있었고 룸밀러를 통해 비춰진 민아의 살짜기 벌어진 입술을보면서

순간적으로 두식의 머리에는 어제밤 민아와의 뜨거운밤이 떠오른다.

두식은 이래서는 안된다...나는 저애들의 아빠이다. 무슨일이 있더라도 이제는 저애들을 보호해야한다.

머리를 흔들면서 애써 지난밤의 추악한 기억들을 떨쳐버리려고 애를쓴다.

"공주님들 이제 일어나야지~~"

차는 근사해보이는 피자가게앞에 서있었고 눈을비비면서 잠에선깬 애들은

"으 으 음~~벌써 다왔어요? 어어~~ 피자다~~"

하며 귀여운 작은딸 선아가 반색을한다.

두식은 아이들과 피자와 치킨을 저녁대신으로 먹인뒤 집으로 돌아왔다.

"자~~~ 내일부터는 학교에도 가야하니까 오늘은 일찍들 자야지~~"

두식은 정말 아빠처럼 아이들에게 다정스럽게 이야기를한다.

"아빠 오늘은 나하고자기로 약속했지?... 나 빨리 목욕하고 아빠방에 갈께..."

하고는 욕실로 들어가는 선아와 민아의모습에 두식은 껄껄웃어보였다.

십분이 채 지났을까 벌써 샤워를끝마친 선아는 곧바로 드라이어를 가져와서 두식에게 머리를 말려달라고 들이댄다.

싱그러운 샴푸의향내가 드라이어의 바람에의해 퍼져나가고 선아의 머릿결은 한올한올 말려짐에따라 부드럽게 흘러내린다.

머리가 말라지자 두식에게 물어보지도않은채 선아는 두식의방으로 들어간다.

"아빠~ 오늘은 선아와같이 자야겠네요...후후~~ 나두 아빠랑 자고싶은데"

큰 타올만 걸친채 뒤따라나온 민아마져 응석을부리듯이 말하자 두식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오늘은 어쩔수없지만 내일부터는 너희들끼리 자야해~~"

하며 애써 아이들과의 관계를 고쳐보려는 의지를 보인다. 민아는 어린아이처럼

"아~~이~~ 아빠~~~~~~~~~앙~ 안 녕 히 주 무 세 요~~"

하면서 방으로들어가고 두식역시 자기방으로 들어와서 선아를보며

"오늘은 아빠가 약속을 했으니까 여기 자도되지만 내일부터는 니방에서 자야해~~"

사실 두식도 마음에는 내키지않는 말이었지만 그렇게 이야기를하자 선아는

"알 았 어 요...아 빠~~~아~~ 빨리오세요~~허엉~~"

두식이 침대에 오르기가 무섭게 선아는 두식의목을 감싸안으면서

"아 빠 아~ 사 랑 해 요~~~오~ "

하며 발가벗은채로 두식의 몸에 착 붙여온다.

"다 큰녀석이 발가벗고 이게뭐야~~ 창 피 하 게~~~"

그러나 두식도 말은 이렇게 했지만 어제밤 민아와의 일때문에 그런지 싫지만은 않었다.

(딸이뭘까?

왜 내가 이애들을 딸로 맞이했을까?

그냥 데리고 살수도 있었을텐데...)

잠시 엉뚱한 생각을 했던 두식은 머리를 흔들면서 괜한 생각을 했던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면서

작은 나의 천사인 선아를 사랑스런 마음으로 가볍게 끌어안아준다.


* 어제 보내주신 귀한 말씀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시작할때 막막했던 기분이었는데 어느덧 마지막이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몰랐었는데 한편한편 써내려가다보니
이제는 선아와 민아가 제 딸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꿈이 피어나도록
해피엔딩이 될수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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