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제6장 1절) ?
6월은 여름이 사작되는 계절이다.
아직까지는 봄의 기운이 남아있는 날씨이지만, 간간히 여름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지금부터는 유부녀와의 이야기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인생을 십이월로 나누어 보면,
총각시절의 여자들은 전반기인 일월부터 오월까지..
봄을 기다리는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봄이 끝나는 오월까지의 이미지가 느껴지고,

결혼 후, 만남 여자들은 여름이 시작되는 유월부터 한해가 저물어 가는
십이월까지의 계절이 느껴진다.

처음 유부녀와의 로맨스가(아니..불륜이라고 해야 되나?) 시작된 것이
서울에서의 직장생활을 청산하고, 선배와 같이 창업을 하기 위해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와서, 막 회사를 만들 때의 일이다.
그때의 내 나이가 서른 둘이었다.

우리 회사의 옆에 먼저 사업을 하고 있던 선배와 동기가 있었다.
처음 부산에서 자리를 잡고 사업을 시작하던 터라 여러가지로 그 선배한테서
도움을 받고 있었다.

하루는 회사 일을 마치고, 그 선배의(장 선배) 회사로 같이 사업을 하던 선배랑(박 선배)
놀러가게 되었다.

회사 사무실로 들어서니, 장 선배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야! 어서 들 와! 요즘 잘되어가?”
박 선배가 팔을 휘두르며,
“아휴! 정신 없네! 이것 저것 준비하다 보니, 시간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
한정이 없네! 아직 안 마쳤어?”
“원래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 하나부터 열까지가 돈이야!
나도 지금 일을 마치려는데, 같이 나가서 식사나 하지?”

장 선배가 서둘러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온다.
장 선배의 차를 타고 번화가인 J동으로 간다.
조금 고급으로 보이는 일식집으로 들어가서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장 선배가 나를 보고,
“정수 네가 고생이 많다!
서울에서 좋은 직장에 다니다가, 선배 꼬임에 넘어가서 부산까지 내려와서
고생만 죽도록 하네?
야! 정호야! 나중에 회사 잘 되거든 정수한테 한 재산 만들어 줘야겠다!”

옆에서 박 선배가 맞장구를 친다.
“그걸 말이라고? 암! 그래야지!”
"아이.. 무슨 말들을요? 고생이랄 게 있나요? 재미있죠!”

그렇게 일식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온다.
장 선배가 박 선배를 보고,
“정호야! 어디 가서 한잔 하자!”
“오늘은 안돼! 집에 누가 오기로 했거든..”
“그럼.. 정호 너는 가고, 나는 정수랑 같이 한잔해야겠다! 괜찮지? 정수야!”
“그렇게 하죠!”

박 선배는 먼저 가고, 나는 장 선배를 따라간다.
조금 걸어서 어떤 아구탕집으로 들어간다.
자리를 잡고 앉아 아구찜과 소주를 시킨다.

“정수야! 누구 한 사람 부르려는데 같이 합석하자!”
“누군데요?”
“작은 형수다! 참! 너도 한명 소개 시켜줄까?”
“글쎄요..”

선배가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주문했던 아구찜과 소주가 나오고, 같이 한잔한다.
술이 몇 순배 돌아가고 있을 때, 웬 아줌마 둘이 들어오더니,
우리 옆으로 온다.

“왔어? 이리로 앉아!”
한 아줌마는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데, 날씬한 편에 얼굴은 탤런트 김청이를 닮았고,
또 다른 아줌마는 이십대 후반정도의 새댁으로 보이는데, 조금 풍만한 편에
얼굴은 둥그스럼한 게, 귀염성있게 생겼다.

장 선배가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아줌마한테
“당신은 내 옆으로 앉고,처제는 저 친구 옆으로 가서 앉아요!”
각자 자리를 정하여 앉고 통성명을 한다.

“이 쪽은 학교 오년 후배인데,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내 친구랑 같이
시업한다고 고향에 내려온 친구이고,
이 사람은 내 애인.. 그 쪽은 이 사람 옆집에 사는 동네 동생..
서로 인사들 해요!”
“반갑습니다! 김 정수라고 합니다!”

선배 애인이 호들갑을 떤다.
“얘! 미선아! 멋진 애인 하나 생기겠네? 좋겠다!”
내 옆에 앉아있던 여자가 얼굴을 붉힌다.
“저.. 오 미선이라고 해요!”

같이 소주잔을 들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슬슬 마시다 보니 제법 취한다.
내 옆에 앉은 여자.. 미선씨도 제법 술을 받아 마신다.
서로 초면이다 보니 별로 말은 안하고, 앞 자리에 앉은 선배와 선배 애인이
대화를 이끌어 간다.

선배 애인과 미선씨는 서로 많이 친한지, 스스럼없이 언니, 동생하면서
말을 많이 한다.
원래 나는 얼굴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는 편이라,
미선씨에게 마음이 끌린다.

“이젠 먹을 만큼 먹었고, 같이 나이트에나 가지?”
장 선배가 말을 한다. 옆에서 선배 애인이,
“정수씨! 그렇게 해요! 미선이 보니까, 정수씨가 그냥 가면
많이 섭섭해 할 것 같은데..”
나도 노는 자린 빠지지 않는 편이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하지요!”

같이 아구탕 집에서 나와, 부근에 있는 규모가 좀 적은 나이트클럽으로 간다.
나이트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들은 그런데로 많이 있다.
홀 안의 삼분의 이를 채웠을까…

홀 가운데쯤에서 자리를 잡고 앉는다.
장 선배가 맥주를 시키고, 서로 잔을 들고 건배를 한다.
맥주 몇 잔씩 돌아가고, 선배 애인이 선배를 보고,
“같이 나가요!”
“그래! 정수야! 같이 나가서 흔들자!”
“좋지요! 미선씨! 같이 나갑시다!”

넷이서 스테이지로 나가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든다.
선배 애인과 내가 물 만난 고기들이다.
장 선배가 춤을 추는 나를 보더니,
“서울 물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자세가 틀리네?”
“원래 제가 한량끼가 좀 있어요!”
한바탕 땀을 빼고 드디어 부루스 타임이다.

내가 미선씨의 손을 잡는다.
“저.. 부루스를 출 줄 몰라요!”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냥 음악에 맞춰서 왔다 갔다 하면 돼요!”
옆에선 선배와 선배 애인이 부루스를 추고, 나와 미선씨가 부루스를 춘다.

미선씨의 등뒤로 돌아간 손에서 부드러운 살의 감촉이 느껴진다.
참! 살이 몰랑몰랑한 게 부드럽다.
화장품 냄새인지.. 향수 냄새인지.. 도발적인 냄새가 내 후각을 자극하고,
손에 느껴지는 그녀의 부드러운 살의 감촉과 내 가운데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허벅지 감촉이 내 그놈을 빳빳하게 만든다.

미선씨도 그놈을 느꼈는지..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다.
일부러 빳빳한 그놈을 미선씨의 가운데에 누른다.
미선씨의 엉덩이가 뒤로 조금 빠지고 나는 엉덩이를 들이민다.
술기운을 빌려 조금 짓궂게 논다.
손을 잡았던 왼손을 내려 미선씨를 껴안기도 하고...
미선씨는 웬지 모르게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만드는 여자인가 보다.

어느새 부루스 타임이 끝나고, 다시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 나오며,
오늘 여기서 인생을 끝장 내겠다는 사람들이 홀로 나와서 발버둥을 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혈질인가?
외국에서도 나이트클럽에 가면, 이렇게 노는 지 모르겠다.

몇번의 부루스와 디스코를 추면서 놀다가, 밖으로 나온다.
장 선배가 날 보고,
“정수야! 오늘 잘 놀았어?”
“예! 덕분에..”
“앞으로 우리 처제 잘 좀 해줘라!”
예! 잘 알았습니다! 염려 붙들어 놓으세요!”

내 옆에서 미선씨가 얼굴을 붉힌다.
“우리 먼저 간다!”
장 선배가 애인과 함께 먼저 가버리고, 미선씨와 같이 걸으면서 묻는다.

“댁이 어디세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요! 걸어서 한 십 오분 정도 가면 돼요!”
“내가 바래다 드릴께요!”
“여긴 동네 부근이라.. 아는 사람들을 만날지도 몰아요..”
“그래요? 그럼.. 여기서 헤어져야겠네요!
그리고, 내 명함이에요! 시간나면 한번 연락주세요!”

그렇게 서로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