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숙의 이야기(프롤로그)

정수씨의 이야기를 읽고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구년간을 만나면서 내가 알지도 못했던 부분들이
정수씨에게 있었다니..

그리고, 가설이겠지만,
그동안 나에게 말하지 않았던 속마음을 많이 알게 되었구요!
한편으로 그 글을 많은 분들이 보았겠지요?
가명으로 내가 나타나있고, 구체적인 지명이나 이런 것들이 나와있진 않았지만,
우리 두사람을 옆에서 관심있게 지켜본 분들이 있다면
아마, 알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특히, 제 친구들은..)

구년간을 동생처럼.. 연인같이 만나다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헤어지게 되었지만..
헤어지고 난 후 삼,사개월동안 많이 보고 싶었읍니다.
그러나, 만날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냥 속으로만 삼키고 있었읍니다.

그 날.. 헤어지고 난 후 처음으로 정수씨를 만났을 때..
사실은 연락을 하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읍니다.
집에만 늘 박혀 지내다가, 오랜만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바깥바람을 쐬자는 연락이 와서,
갑갑하던 속도 풀겸 그 공원에 나갔었는데...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 친구에게서 정수씨 이야기가 나오고...
또, 정수씨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는 궁금한 마음이 들어
정수씨에게 전화를 하게 되었읍니다.
(물론 보고 싶었던 마음과 오랜만에 바깥바람을 쐬다 보니
조금은 풀어진 마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나 봅니다.)

반가운 목소리로 바로 나오겠다고 하더군요.
그냥 잠깐 얼굴만 한번 볼려고 했는데,
여자의 마음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라 그런지
내일 다시 만나기로 덜컹 약속을 해 버렸읍니다.
이젠, 남편외의 남자에겐 눈길도 주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 조금 꺼려지는 마음이, 정수씨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을 이기지
못했는지.. 약속장소로 나가게 되었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짜릿한 시간들...
두번다시 그러지 않으리라 결심을 했는데,
정수씨의 뜨거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또, 그 일을 했읍니다.
마지막이란 정수씨의 말에 내 정신을 잡아두고...

참! 그 전날.. 인터넷에 우리가 만났던 구년동안의 이야기를
올렸다고 하더군요.
아직도 그 인터넷에 어디로 들어가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컴퓨터도 만져보지 않았고요.

그 날 저에게 읽어 보라며, 그 글을 저에게 주더군요.
그 글을 받고, 집에서 틈날때 조용히 읽어 보려고 했읍니다.

정수씨가 줄거리를 대충 이야기 해 주더군요.
그리고, 그 글에 대한 당신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조금은 에로적인 이야기 같더군요. 사실은 조금 서운했읍니다.)

남자들은 다 그런지.. 왜 그걸 알고 싶을까 하는 마음도 생겼지만,
구년간의 우리의 만남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글을 쓰기로
정수씨와 약속했읍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그날 밤에 남편이 잠든 사이에
단숨에 그 글을 다 읽었읍니다.
낮뜨거운 장면들도 많고, 읽다보니 그때의 순간들이 떠올라
팬티가 조금 젖기도 했읍니다.
또, 원망하는 마음도 생겼고요.

정수씨가 나를 알고 난뒤, 처음 딴여자를(내 친구지만..) 안았을때
크게 배신감을 느끼진 않았지만, 많이 서운했읍니다.
(내가 술집에 몸담고 있다보니, 그걸 주장할수 없었고,
정수씨가 나를 만나면서 다른여자를 안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으리라
결심을 했었읍니다. 모든 면에서 내가 부족하니까...)

그러나, 정수씨를 사랑하는 마음이 앞섰기에,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용서 해 버렸읍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몇번은 더 제 친구와 관계를 가진줄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 했읍니다.
정수씨가 진심으로 그 여자들을 사랑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며..

비록 제 글솜씨가 부족하더라도 이왕 쓰는 글..
혹시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조금의 도움이 될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물론, 정수씨가 이 글을 각색해서 인터넷에 올리겠지만..)

이 글을 완성해서 정수씨의 회사에 소포로 보냅니다.
다시 또 만나면 제 자신이 무너질까 두려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