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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에바부인 - 2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5 00:58 752회 0건
나의 에바부인 - 선생님(2)

따로 주문했던 맥주가 들어오고...
"선생님! 한잔 하셔야죠?"
"나는 술을 잘 하지 못하는데..."
"그래도, 오늘은 반가운 제자들을 만났는데 한잔 하셔야죠!"
"그럼.. 한잔만 해 볼까?"
선생님의 잔에 맥주를 따르고, 내 잔에도 맥주를 따르려는데
"정수야! 내가 한잔 따라줄께!"
"아이구! 선생님! 고맙읍니다!"
두 손으로 술잔을 받쳐들고 술을 받는다.

뷔페식사가 끝나고, 환담을 나누다 보니 어느듯 여덟시가 넘어간다.
"이젠 시간도 많이 된것 같고 가봐야겠는데.. 너희들은 좀더 놀다가고 난 먼저 가 볼께!"
선생님이 일어서자 친구들이 우르르 일어선다.

"저기.. 선생님! 저희들이 작은 선물을 준비했읍니다!"
내 양복 안주머니에 있던 조그만 상자를 꺼낸다.
"아니.. 오랜만에 보고 싶었던 제자들 만나고, 식사대접까지 잘 받았는데
뭘 이런걸 다..."
"아닙니다! 저희들을 가르쳐 주신 은혜의 천분지.. 아니 만분지일도 안 됩니다!"
"그래? 그럼 고맙게 받을께!"

선생님에게 선물을 건넨다.
선물을 건네받고 상자를 끌러본다.
내가 준비한 금목걸이가 나타난다. 끝에 루비가 달려있는...
"아니? 이거 많이 비쌀텐데.."
"별로 비싼건 아닙니다. 제가 걸어 드릴께요!"

선생님의 뒤로 돌아가서 목걸이를 걸어 드린다.
올림머리를 한 목의 선이 한마리의 학을 연상시킨다.
잠시, 선생님의 향기에 취해 있다가 목걸이를 조심스럽게 걸어 드린다.
모두들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고...

선생님이 나가고, 모두들 같이 뷔페입구까지 따라 나간다.
"선생님 댁까진 어떻게 가세요?" 내가 묻는다.
"음.. 요 앞에서 택시를 타면 돼!"
"제가 댁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넌 왜 더 놀다가 가지않고?"
"친구들이야 뭐 자주 만나는데요!"

옆에서 총무가 나선다.
"그렇게 하세요. 선생님!
정수 네가 대표로 선생님댁까지 바래다 드려!
그동안 정수가 선생님 한번 뵈려고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물론 저희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럼.. 호강 받는김에 마지막까지 받아보자!"
미소를 띄우며, 그렇게 말을 받는다.

선생님을 모시고 일층에 내려가서, 잠시 기다리게 한 다음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차를 갖고 나온다.
차를 호텔 문입구에 세워두고 선생님을 모셔 온다.

조수석의 문을 열고 선생님을 태운 후 다시 운전석으로 와서 차의 시동을 키고
호텔을 벗어 나온다.
"선생님 댁이 어디세요?"
"음.. OO동인데 알겠니?"
"알다마다요! 아파트에 사세요?"
"그래! 보라아파트라고.. OO국민학교 뒤쪽이야!"

이곳 M시에서 중학교를 다녔고, 영업을 하면서 M시에 자주 오다보니
웬만한 이곳 지리는 다 안다.
차를 운전해서 OO동 방향으로 향한다.

"정수.. 너 사는 것은 어때?"
"아.. 예! 마누라있고, 아들하나 딸하난데 큰애가 대학일학년 마치고 군대에 가 있고
작은애가 계집애인더 지금 고3이예요!
저는 지금 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고요!"
"결혼을 빨리 했구나?"
"예! 어릴때 부터 객지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가족의 정이 그리웠나 봐요!"

차는 어느듯 보라아파트 입구로 들어선다.
"선생님! 몇동에 사세요?"
"음.. 8동인데, 저기서 우회전을 해서 조금만 가면 돼!"
차를 8동앞에 세우고 차에서 내려 조수석으로 가서 차문을 연다.

"정수,, 너 오늘 고생 많이 했는데 잠깐 집으로 가서 차나 한잔 하지?"
"그래 주시면 고맙고요!"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12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키로 문을 여는 걸 보니까, 아마 안에 아무도 없나보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니 한 25평정도 되는것 같다.
"다들 어디 가셨는 모양이네요?"
"아니야... 지금은 나혼자 살고 있어!"
"부군께선 어디 가셨어요? 자녀분들은요?"
"남편은 재작년에 지병인 고혈압으로 돌아가셨고, 아들 하나 있는데
대학사년 마치고 공부를 더 하겠다고 지금 미국에 유학 가있어!"
"자.. 거기 좀 앉지!" 소파를 가리키며 말한다.

소파옆 옷걸이에 양복 윗도리를 벗고 소파에 앉는다.
선생님은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간편한 홈드레스로 갈아입고 나온다.
한복을 입은 모습이나, 홈드레스를 입은 모습이나 그렇게 고울수가 없다.
"정수.. 너 무슨 차 마실래?"
"저.. 아무거나 주세요! 선생님이 즐겨 드시는 걸로요!"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잠시후 향긋한 내음이 나는 차 두잔을 쟁반에 받쳐들고 온다.
"쌍화찬데 한번 마셔봐!"
선생님과 마주앉아 같이 차를 마신다.

"그런데 이렇게 혼자 사시면 외로우시지 않아요?"
"처음엔 좀 그렇더니 이젠 익숙이 되서 괜찮아!
그리고, 요즈음은 컴퓨터 배우러 다니고 가끔 구청에서 하는 서예도 배우러 다니고..
그런데로 견딜만해!"
"아드님께선 자주 연락이 오세요?"
"가끔 연락을 하긴 하는데 걔도 공부하느라 바쁘고, 전화비도 많이 들고.."

"제가 회사에서 영업을 하다보니 이곳 M시에 자주 오는데, 오게 되면
힌번씩 들려도 되겠어요?"
"업무시간중에 사사로이 시간을 내서 되겠니?"
"아니예요! 업무시간중엔 들리지 못하고 일 마칠 시간쯤엔 들릴수 있어요!"
"그래? 안 그래도 요즘 조금 쓸쓸한데 들릴수 있으면 한번씩 들리렴!"

"참! 너의 부모님은 잘 계시니?"
"아버님은 제가 군대에서 제대하기 직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닌 살아 계세요!"
"형님이 모시고 있니?"
내 담임선생님이다 보니 나의 가정환경을 그당시에는 알고 계셨겠지만
아직도 알고 있다니.. 새삼 나에 대한 관심이 느껴진다.

"지금 재가해서 따로 살고 계세요!"
"어머님과는 자주 왕래하고?"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번씩 찾아뵈요!"
"아직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 네 고등학교 진학문제로 네 어머님이 학교로
찾아 오셨을때 느낀건데.. 혹시 네 친어머님이 맞니?"

아! 선생님... 삼십년전의 저에 대한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셨군요!

"그 당시 내가 보기엔 넌 뭔가 얼굴에 그늘이 진것 같았고 참 안돼 보였어!
똑똑하고 공부는 참 잘했는데..
그때 네 어머님이 학교로 찾아 오셨을때 너를 대하는 태도도 좀 이상한것 같았고..
항상 그일이 마음에 걸렸는데.. 이제서야 너를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구나!"
"저도 어린시절 별로 모정을 모르고 자란것 같아요!"
"그래도 네가 비뚤게 자라지 않고 이렇게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나타난걸 보니
참 대견하구나!"
"열심히 살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는 선생님의 모습은 정말로 천사 아니.. 그보다 더한것이 있다면
그걸로 표현하고 싶다.
"갑자기 이런걸 여쭤봐서 죄송한데요..
혹시 선생님의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왜? 궁금하니?"
"제자가 은사님의 연세도 모른다면 안되잖아요?"
"음.. 쉰다섯이야! 그때 내가 네 담임을 할때 사범학교 졸업하고 첫 부임지였으니까..
왜 많이 늙어 보여?"
"아니요! 아직 꽃다운 나이이신것 같아요!
잘하면 우리 나이로 보이시겠는데요?"
"얘가! 못하는 말이 없어!"
손을 입에 대고 웃는다.

그럼, 나보다 여덟살 많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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