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별곡 - 제 9 부 - 변 태(1)
- 제 9 부 - 변 태(1)

그렇게 나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정말 한순간의 일이지만,
그 느낌은 지금까지 내가 느껴보지 못한 황홀한 사정의 느낌이었다.
아침이 되서 미선이는 출근준비를 하면서도 내게는 아무런 말 한마디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어제의 쌕스로 내 기분이 풀어졌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듯이 보였다.
미선이가 집을 나서자 홀로 집에 남은 나는
어떤식으로 해야 미선이의 또 다른 생활을 밝혀 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결론은 나에 이 두 눈으로 확인을 하는 것이다.
미선이의 또다른 이중생활의 꼬리를 잡기위한 생각이 정리가 되자,
난 미선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오늘 부산으로 출장 가”
“갑자기 웬 출장?”
“응...그렇게 됐어...낼 저녁 쯤 도착할 거야...”
“미리 얘기 했으면, 준비라도 해 둘걸...머 필요한거 없어?”
“낼이면 오는데 뭘...문단속 잘하고...그럼 이따가 부산에 도착해서 전화할게”
“알았어...그럼 운전 조심하고...도착하면 전화해...”

이제 미선이의 불륜을 포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PC방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시영에게서 전화가 왔다.

“진수야...어딘데 이렇게 시끄러워?”
“어...어...공장이야...”
“그래?”

순간 시영이 역시 100% 확신 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뇌리를 스쳤다.

“나 오늘 출장 왔거든...여기 부산이야...”
“그렇구나...언제 와?”
“낼이면 갈 거야...”
“알았다...몸조심하고...낼 나랑 좀 만나자...”
“왜?...무슨일 있어?”
“아니...무슨일은 아니구...”
“알았어...그럼 낼 도착해서 전화할게...”
“그래...”

그 순간 시영이의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은 목소리로 들린건 왜일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신경이 너무 예민해 졌나?’

어느덧 시간은 저녁 7시가 다 되어 갔다.
PC방을 나와 집앞에 다다르자 난 우리집을 잘 볼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서 차를 세웠다.
집 안에 불은 꺼진 상태였다.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아내가 홀로 집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웬지 숨어서 미선이의 모습을 보자 알 수 없는 흥분이 나를 휘감았다.
곧이어 집에 불이 켜지고 간간히 창가에 아내의 모습이 보였다.
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오빠!...왜 이렇게 늦게 전화해?...난 무슨일 있는줄 알았잖아...”
“오자마자 공장에 일 보느라고...어디야?”
“어...집에 지금 왔어...”
“문단속 잘하고...나 내일 저녁쯤에나 도착할거 같다...”
“응...알았어...저녁 꼭 챙겨 먹구”

모든 알리바이는 완벽했다.
이제 미선이의 불륜에 현장을 잡는 일만 남았다.
미선이가 집을 나간다든지, 외간 남자가 집으로 들어간 다든지...
9시가 됐지만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날을 잘못 잡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쯤 어디선가 본듯한 차량이 집 앞에서 잠시 멈추더니
근처에 차를 세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차에서 나오는 사람을 보고 그것이 누구의 차량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어?...저건?...’
다름 아닌 시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