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지내기-9-
"야아... 은주야"
"아아...으으응...."
"은주야아... 일어나~"
간신히 눈을 떠보니 정희의 예쁜 얼굴이 눈에 띄였다. 벌써 다 씻은 모양이다. 촉촉하게 젖은 얼굴.... 나도 살짝 웃어주었다
"아.. 정희야..."
눈을 비비고 제대로 정신을 차려 보니 속옷차림이었다.
"어어? 정희야.."
"아아....나 오늘 쫌 일찍일어나서.. 봤더니.. 쫌 빨아야될것같아서..."
눈을 깔고 얼굴을 붉히는 정희... 사랑스러웠다...
꼬옥...
"앗...은주야.."
"으응.. 고마워... 이건.네꺼야?"
"응.. 오늘 입고 나 줘...알았지?"
"어어... 응. 아아.. 빨리 가야지.. 학교.."
"아...정은이는 오늘 쫌 일찍나갔어.."
쪼옥...
나는 정은이가 없다는 말이 나자마자... 눈을 감고 얼굴을 정은이 볼에 갔다대어 키스했다... 이제까지 어제 있든 일이 꿈처럼 몽롱했는데, 이제야 실감이 났다. 정은이와 나는...
정은이는 토스트를 구워서 달걀과 같이 나에게 주었다. 나는 맛있게 먹었고, 꼭 신혼부부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둘이 이도 같이 닦았다. 재미있었다. 머리는 둘이 돌아서 감겨 줬는데. 나는 가발을 풀어 보기도 했다. 머리는 단발로 길어있었다. 정희는 가발을 안써도 예쁘다며 좋아했다. 교복으로 갈아입고 버스를 탔다. 동우라는 애도 또 봤는데 여전히 말이 없었다. 왕따인가..... 정희와 나는 운좋게 맨 뒷좌석에 앉게 되었다. 한참을 차타고 가다 보니 볼쪽이 간질간질해지는게 느껴져서 봤더니 정희가 고개를 내쪽으로 까딱거리며 졸고있었다. 귀엽다... 후훗.. 오늘 날 위해 좀 빨리 일어난걸까? 어깨를 둘러 정은이를 내쪽으로 조금 끌었다. 정은이의 머리가 내 어깨와 볼 사이로 들어왔다. 이제 편하겠지...
"얘 정희야" " 정희야아.."
"아아... 으응... 은주야.. 미안..헤헤... 내가 좀 졸았지?"
"으응.. 뭐... 빨리와"
오늘도 학교 생활이 시작되었다. 기표와 눈이 잠깐 마주치기도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 것은 어제 정희와 같이 있으면서 날려버리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나는 정희와 계속 붙어다녔다. 정희도 그런 나와 계속 얘기하고 놀았다. 어디든지 같이 다녔다. 너무 좋았다. 3교시는 체육이었다. 체육 시간은 처음이었지만 지금은 실기평가중이라고 했다. 농구 실기평가라고 한다. 나는 탈의실도 정희와 함께 가서 빨리 옷을 갈아입었다. 정희가 가려준다고 가려줬는데 굉장히 어색했다. 다행히 내쪽을 보는 애들이 없었다. 체육복을 입고 정희와 팔장을 끼고 운동장으로 나오니 애들은 벌써 농구 연습을 하고 있었다. 러닝슛 연습인것 같다. 러닝슛이라면 미국에서 애들한테 바보취급 받아가면서 간신히 익힌건데.. 내가 단 한가지 바깥에서 했던 일이 농구였다. 음.... 그렇게 뛰어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잘하는 편이라고 자부하던 농구다. 애들이 인정하지는 않았었지만. 정희는 옆에서 부담되는지 말했다.
"솔직히... 체육 실기평가는 왜하는지 모르겠어... 치이....싫어..."
"에에... 응.."
"에휴...은주야.. 넌 걱정 안돼?"
"아아....나는... 음...농구는..조금..."
"잘해? 와....정말? 보여줘바~"
정희는 바로 남자애들쪽으로 뛰어가서 농구공 하나를 받아왔다. 그리곤 나한테 어색하게 던졌다.
"자아.. 해봐..응?"
"에에....잘 못하는데..."
나는 공을 두번 돌리고 바로 잡았다. 으음... 안들어가면 망신이겠다... 조금 부담되는걸 감추지는 못했지만 나는 드리블을 해서 러닝슛을 멋지게 성공한 것 같았다. 정희가 호들갑이다
"와아...너 되게잘한다.. 여자중에 만점 너하나받겠다... "
정희가 큰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애들이 다 쳐다보는것 같았다. 왠지 기분이 좋았다. 농구 실기평가는 내가 A 정희가 C를 받고 끝났다 그리고 자유시간.. 나는 정희와 벤치에 앉아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남자애가 다가오더니 나한테 말했다.
"야 저기... 우리 농구할려는데.. 수가 하나 모자라거든 들어갈래?"
"으음... 여자 나 혼자잖아.."
"그런데?"
"별로..."
그런데 정희가 옆에서 나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야아.. 한번 해봐..응?"
정희의 부탁이니... 한번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해보기로 했다. 우리편에는 기표도 있었다. 으음... 농구가 시작되었고 처음 몇번동안은 애들끼리 했다. 나는 그냥 주위로 뛰어다니기만 했다. 그러다가 기회가 왔다. 공이 뒤로 빠지면서 내가 갖게 된 것이다. 나는 바로 공을 받아서 뛰어가 슛을 i다.. 골인이다... 운이 좋았다.. 애들도 여자를 막기는 좀 그런지 펼쳐줬던것 같다. 애들이 박수를 쳐줬고 정희도 박수치며 좋아했다. 그때 종이 쳐서 난 정희에게 달려가 들어갔다. 오늘은 아침부터 정희가 있어줘서 그런지 좋은일만 일어나는것 같았다.

작가의 변: 으음..이번에는 H가 전혀 없는 스토리 전개입니다.. 다음이랑 다다음에는 H일거라는... H 타이밍을 잡는게 이상하게 어렵군요.;; 이게 아마추어라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