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2

그래서 전........
이상한 넘이 되었습니다... 쉬파..... ㅠㅠ
이 빌어먹을 넘께서 제 얼굴을 알고 있었던 거십니다.
무쟈게 방가워하면서 손을 흔들다가 내가 애써 외면하니까 벌떡 일어서서 제게로 걸어오며 "야~!! 10반!!!" (제가 중?교때 10반이였걸랑요.. ㅡ_ㅡ)
바로 어깨동무로 들어가서 지 놈이 앉아있던 옆자리로 저를 질질 끌고(??!!!!)가 앉았습니다.
제 고등학교 첫 등교가... 망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찌합니까.. 어차피 같은 반인 것은 분명해졌고 동네도 그냥 같은 동네가 아니라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사는 친구넘이 될 터인데....
일단 자리에 앉게되니 이런 저런 생각이 정리가 되고 적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뇌리를 예민하게 스치더군요.
먼저 제대로 된 순서를 찾기 위하여, 또 내가 원하는 대화의 방향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서..
인사를 하고 통성명으로 이야기를 꺼냈지요.
"난 이성일이라구 해.. 넌 이름이 머냐??"
"응 너 우리동네에 같이 살지??"
이게 모냐.. ㅡ_ㅡ;;
이넘 미국에서 살았다고 조선말을 못 알아듣는 것도 아니구 동문서답도 분수가있지... 쉬파 쉑!!
이 넘의 대화방식은 이랬습니다.
상대가 어느 누구더라도 자기가 먼저 궁금한 것을 알아야지 자기에 대한 질문을 대답해준다. 내가 우선이고 궁금한 것은 절대로 못참는 것....
아무튼 그 날부터 하교를 같이 하고 다음날 등교도 같이하며 성훈이와의 우정은 시작이 되었고 그 우정은 그 놈네 집이 우리들의 아지트가 되어감에 따라 더욱 깊어져 갔습니다.

그 놈의 아버지는 종로에서 아주 큰 레스토랑을 하고 계셨고 집에는 딸랑 아버지와 성훈이 그렇게 둘이서만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미국에서 돌아가셨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닌 듯 했고 어쨌던 좋은 일이 아님은 충분히 알겠기에 꼬치꼬치 캐묻지는 않았지요.
그 놈네 집은 참 잘 살았고 자유스러웠다고 기억이 됩니다.
딸랑 아버지 아들 둘이서 사는 집이 건평만 60평이 넘는 이층집에 정원도 꽤나 넓었으니...
또 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아버님도 꽤나 사고방식이 자유로우셨고, 아들놈 한국에 들어와 친구하나 제대로 없다가 집도 가까운 곳에 사는....
게다가 적당히 모범스러워보이는 외모를 가진 같은 반 짝궁이 친구로 소개되니 무척이나 잘해주셨고 또 레스토랑이라는 것이 주로 저녁장사이기 때문에 집에 항상 늦게 들어오셔서 항상 집에 혼자있는 성훈이가 마음에 걸리셨다며 친구가 생겨 다행이라고 무척이나 나를 반겨주셨지요.
두둑한 용돈과 함께..... 캬캬캬캬캬캬캬...... .
우리들의 우정은 항상 비어있는 성훈이네 집에서 맥주와 담배와 미국에서 가져온 아주아주 재미난(!!!) 비디오와 함께 깊어져갔고..
2~3일에 한 번씩 레스토랑 주방장님이 만들어 보내주시는 요리를 우리끼리 만들어 먹으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같이 뒹굴거리면서 놀며 공부하며 술마시며........
즐거운 하루하루가 이어져갔습니다.
그렇게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모르게 즐거운 시간들이 이어지다 여름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고...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는 아예 성훈이네서 자는 날도 많아져서 거의 두 집살림이라고 말하는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친해졌지요...
사실 성훈이랑은 거의 매일밤 같이 잡을 잤다는게 맞는 말일겁니다.
둘이 서로 몰려다니면서 서로네 집에서 잠을 잤으니까..... ㅡ_ㅡ
그러다가 나중에는 성훈이 아버님도 저를 거의 아들로 생각하시고 성훈이 옷을 살때나 선물을 사오실 때는 항상 제것도 같이 사가지고 오셨죠....
우리 막내아들이라고 하시면서.....

사실 성훈이랑 저랑은 친구라고 하지만 성훈이가 저보다 한 살이 더 많았습니다.
미국에서 들어오며 진도를 맞추느라 한 학년 밑으로 들어온걸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이미 친구를 하기로 한 이상.. 우리는 친구임에 틀림없었슴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