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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5 01:12 1,429회 0건
내가 사랑한 트랜스.-일본 편-(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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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트랜스나 동성애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런 글에 관심이 있거나 트랜

스,동성애자 이신 분을 제외하고는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가 사랑한 트랜스.-일본 편-

1.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이러다간 보스에게 우리는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려

워. 무슨 조치가 필요해."

"그렇다고 보스의 오른팔이자 우리 조직의 희망이라고 듣고 있는 녀석을 섣

불리 건드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건드릴 수나 있어? 그 악명 높던 짱구파가 그 녀석에게 박살이 난 걸 보고

도 그래? 너나 나나 일대일 아니, 다구빨을 동원해도 녀석에게 안 돼. 그리

고, 머릿수를 동원하려고 해도 그 녀석을 따른 놈들이 어디 한 두 명이냔 말

야. 힘들어."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야! 명색이 참모면 니가 생각해 내야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

"부장님도 참... 제가 그걸 모릅니까 어디. 그냥 중얼거려 본 거죠."

"하여튼 어떠한 방법이라도 내가 다치지 않는다면 시행하도록 해. 그러 려면

엄청 머리를 굴려 보란 말야."

"쉽게 걸려 들 놈이 아니잖습니까. 그 녀석 우리 주먹세계에서는 드물게 대

학 물까지 먹은 놈입니다. 머리까지 있는 놈이란 말입니다."

"야 이 자식아. 누구 핏대 세울 일 있어! 그러니까 머리를 굴려 보라는 소리

잖아!!"

"에구.. 정말... 글쎄. 일단은 그 녀석이나 보스가 있는 한 이 대한민국 땅

에서는 힘들다니 까요. 후일을 도모하죠."

"어이구. 답답해... 후일을 도모하긴 뭘 후일을 도모해! 그 녀석은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데 저만치 가 있고 난 다음에는 늦어. 대한민국 땅이고 뭐고

간에 하여튼......가만...... 대한민국 땅? 잠깐...너 지금 대한민국 땅 이

라고 그랬냐?"

"네? 뭐요?"

"대한민국 땅에서는 힘들다며?"

"네. 그랬...죠?"

"그래! 그거야! 그러면 손도 안 대고 코 푸는 거지...그래!"

"뭐가 말입니까?"

"이런 돌대가리야... 그러고도 니가 참모냐? 이 자식이 건달 체면 다 구 기

고 다닐 놈이야 이거..."

"에이 참......"

"얼마 후에 그 놈 일본 가지?"

"네. 보스랑 의형제지간인 야쿠샤 두목 나스오에게 전할 물건과 뭐 두 조직

간의 돈독한 화목을 위해...하여튼 뭐 그런 목적이 라죠 아마."

"흐흐흐...그래...나스오조직에 나도 잘 아는 사람이 있지..."

"근데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아직 모르겠냐 이 돌대가리야!"

"....(시팔... 알면 물어보냐?!)..."

"한국 땅에서 안되면 나가 있을 때 손을 쓰면 되지...흐흐흐...일본에서 말

이야....흐흐 흐흐..."

"일본에서.......그럼 부장님은....."

"흐흐흐...내게 친절한 야쿠샤들이 아마 도와 줄 꺼야......나스오를 증오

하는 사람들 말이지...... 흐흐흐..."

"어때 뭐 특별한 거 좀 있어?"

"그냥 신상명세에 관한 거랑 그쪽에 보낼 녀석의 사진 정도입니다만..."

"다만 뭐?"

"녀석 생긴 건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게 취미가 별나나 봐요."

"별 나다니?" "글쎄. 녀석 동성연애자인가 봐요."

"뭐?! 녀석이 호모야?"

"뭐 호모랄 것 까진 없고 그 왜 자지 달린 여자들 있죠?"

"자지 달린 여자가 어딨어 임마! 가슴 달린 남자라는 영화는 봤지만서 도

......"

"그 왜...에그 어떻게 설명해야 되나...그냥 남자로 태어났는데 여자 같이

몸을 고치고 행동도 여자처럼 하고 단지 자지만 달린 애들 있잖아요."

"그런 애들도 있냐? 거 신기하네....쩝."

"녀석이 얼마 전에 데리고 있던 애가 그런 애래요..애들은 트랜스 어쩌고 하

던데...그런 애들을 좋아하나 봐요. 사랑하기까지 했다던데. 그 놈 밑 에 있

는 애들 사이에선 비밀 아닌 비밀이랍니다."

"허어...기가 차는 군... 별 거지같은 새끼를 봤나. 지 정도면 여자들도 줄

을 설텐데...하긴...내가 신경 쓸 이유는 없지만..."

"하여튼 특이사항은 그것뿐입니다. 다른 건 저희도 다 알고 있는 것들입 니

다."

"좋아. 어쩔 수 없지. 그거라도 일단 보내. 나스오 쪽이나 보스 쪽이 모 르

도록 은밀하게 추진해. 까딱하면 너나 나나 쥐도 새도 모르게 가는 거 야.

알았어?"

"여부가 있습니까. 일이 잘 마무리되면 약속한 나와바리(구역)나 잊지 마 십

시오."

"그건 니가 기억할 문제야. 일이 잘 되고 안 되고는 지금부터 입을 다물 고

있느냐 없느냐가 좌우하니까."

"제 걱정은 마십시오. 죽을 때 죽더라도 발설하지 않겠습니다."

"알았어. 그쪽에서 연락을 해 오는 데로 다시 보고해."

"네. 그럼."

"야. 잠깐."

"네."

"그 트랜슨가 뭔가 하는 애들 말야."

"네?"

"자지가 달린 애들... 그럼 어떻게 하는 거냐?"

"뭐가요?"

"뭐가는... 남자랑 어떻게 씹질을 하냐고?!"

"에휴...부장님도 참...아시면서..."

"몰라. 모른다니 깐."

"후장으로 하죠 뭐. 수술해서 여자 보지로 만든 애들이 있긴 있다는데 좀 드

문가봐요. 그래서 웬만하면 뒤로 한더던데요?"

"윽!!! 끔찍하구나."

"왜요? 전 부장님이 관심 있어 하시는 것 같은데요?"

"야 자식아.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가서 일 봐!"

"에그...저 변덕..."

"야! 잠깐!"

"또 뭡니까?"

"근데...걔네들 맛은 있을까?"

"...(...내가 먹어 봤어야 알지!)..."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 뭐래? 뭐라더냐구?"

"기다려 보세요. 뭐가 그리 급하세요?"

"이 자식이 자꾸 기어오르네. 너 죽을래?"

"알았어요. 보고 드리면 되잖아요."

"자식이 오냐오냐했더니 뵈는 게 없나..."

"...(니 변덕을 맞춰 주는 내가 대견스럽다...에그...)..."

"빨리 말해!"

"네. 먼저 다른 조건은 다 마음에 드는데 후불로 대금을 지급하겠다는 게 어

렵답니다. 준비하려면 돈이 들고 또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모르는 데 나중에

발뺌하면 자신들만 손해 아니냐고요."

"돈을 송금하게 되면 자칫 잘못해 들통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런데? 그 런

말도 전했을 거 아냐!"

"전했죠. 그런데, 아무리 친분이 있지만 모험은 싫답니다."

"젠장...일이 꼬이는군."

"일단 어느 정도의 돈을 보내 주는 게..."

"흐음...그럼...우리가 모험을 해야 되는데...큰일이군..."

"......"

"좋아. 어쩔 수 없지. 한 번의 기회야. 다시는 없는...그런 기회를 놓칠 수

는 없지. 내가 한 번 돈을 만들어 보지."

"녀석이 출발 했다구?"

"네. 지금 방금 연락이 왔습니다."

"좋아. 일본에서의 연락은?"

"네. 녀석이 나스오조직에서 볼일을 보고 관광이 시작 될 때 일을 시작 하겠

답니다."

"흐음...돈이 좋긴 좋군...자식들...하여튼...우리는 기다려 보자구. 녀석이

걸어서 한국 땅을 밟지 못하는 것을 말야. 흐흐흐..."

"......"

"자...이제 우리는 구역이나 돌아볼까?"

"네."

"오늘은 녀석의 구역에도 한 번 가보지. 일이 잘 되면 내 것이 될 곳이 기도

하니까. 하하하......" "............"


2.

"형님. 이제 들어가시죠."

"그래. 나 없는 동안 회장님 잘 모시고 괜한 말썽 일으켜서 짭새들 들랑 거

리게 하지 말고."

"네. 걱정 마십시오."

"그리고, 아무래도 천석이 쪽이 수상해. 요 며칠 분위기도 안 좋아. 무슨 변

화가 생기면 즉각 연락하고."

"네. 그러지 않아도 이미 애들 몇 명을 붙여 두었습니다."

"잘 했어. 니가 있어서 마음놓고 갔다 올 수 있다."

"형님이나 몸조심하십시오. 아무리 의형제지간인 조직이라고 해도 쪽발 이들

아닙니까. 어떤 식으로 대접할지도 모르는 겁니다."

"알았다. 하여튼 부탁한다."

"네. 형님 그럼 잘 다녀오십시오."

"그래."

"너희들 형님 가시는데 인사 안 하냐?!"

"됐어 됐어. 여긴 공항이야. 시끄럽게 해서 좋을 거 없어. 그냥 조용히 애들

하고 가."

"네? 네."

"간다."

"다녀오십시오." "다녀오십시오." "다녀오십시오."

출구를 걸어 나오자 그의 이름 석자를 흔드는 사내를 발견했다.

박 호 영.

그는 천천히 걸어가 사내 앞에 섰다.

"내가 박호영이오."

"아...박상 되십니까? 반갑스모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는...나스오가문에서 일을 하고 있는 다까히로라고 하므니다. 잘 부탁 하

므니다."

"네. 마중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말쓰므르. 듣기보다 미남이시므니다. 이렇게 젊은 분이신 줄 몰라스 므

니다. 오야붕께서 칭찬하시는 걸 자주 들었스므니다. 강꼬꾸의 대단한 사무

라이라고."

"과찬이 시군요. 그런데 한국말을 잘 하시는군요. 동포이십니까?"

"아니므니다. 예전에 강꼬꾸에서 몇 년 살았스므니다. 덕분에 강꼬꾸 말 을

좀 하므니다."

다까히로가 안내한 곳에 도요다 세단이 세워져 있었다. 운전기사까지 따 로

있는 괜찮은 차였다. 일본에서는 그런 고급 차를 타는 부류가 얼마 되지 않

는다는 소리를 언 젠가 들은 기억이 있었다. 다른 고관대작들은 제쳐 두고라

도 그 외에 고급 승용차를 타는 사람들은 십중팔구는 야쿠자들로 보면 확실

하다는 말이었다.

"일단은 숙소로 먼저 가시죠. 오야붕께서는 피로가 풀리신 후 만나시겠 다고

하셨스므니다."

"네. 그러죠."

한국에서 오는 동안 일본이 이렇게 가까운 줄 몰랐다. 다까히로의 말대 로

피로가 쌓이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출발해 잠이 들 시

간도 없이 나리타공항에 도착하고 말았었다. 낯선 풍경들이 차창을 계속해서

지나고 있었지만 호영으로서는 어디가 어딘지 알 길이 없었다.

다까히로가 그런 그에게 여러 가지 명칭이나 유래 같은 얘기들을 들려주 었

지만 성의 상 듣고만 있을 뿐 호영은 귀담아 듣지는 않았다. 다까히로의 말

로는 괜히 조직본부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괜한 불상사가 날 소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 도쿄 중심 가에 숙소

를 정했다고 했다.

호영은 다까히로나 나스오 조직이 생각하는 불상사나 번거로움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썩 기분이 좋은 건 아니었다. 도쿄 힐튼호텔 같은 곳에 숙소를

잡아 줄 정도로 자신에게 꽤 많은 신경 을 쓰는 것 같으면서도 일본인 특유

의 한국인을 경멸하는 태도가 배어 있지 않나 싶었다. 괜히 부아가 치밀어

따지고 묻고 싶었지만 호영은 억지로 참았다.

전망 좋은 룸에 들어가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지만 한쪽으로 멀리 후

지산과 다까히로가 가르쳐 준 신주쿠라는 동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여 잠깐

동안 들었던 짜증이 가시는 느낌이었다. 도시 전망이나 구역정비에 관한 한

한국은 일본을 따라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일본의 중심 가라

는 거리들이 일사불란하게 펼쳐지 는 광경은 감탄할 만 했다.

하기야 일본에도 더러운 뒷골목이 당연히 있 겠지만 어쨌든 좋은 건 좋았다.

다까히로는 호영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조치를 취해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거절했고 이대로도 좋다고 말했다. 다까히로는 편히 쉬라는 말만을 남긴 채

룸을 나갔다. 호영은 다시 창가로 나왔다. 하얀 눈이 덮인 후지산이 웅장하

게 도쿄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했다. 그는 크게 심호흡을 해 보았다.

그리고, 여기가 일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의 일본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시

작되었다. 샤워를 하고 난 뒤 잠깐 잠이 들었던 호영은 다까히로의 방문으로

다시 일어나야 했다. 대충 세면을 하고 나오자 다까히로가 외출할 것을 재촉

했다. 호영은 그것마저 거절하지 못했다.

그에게 베푸는 호의인데 너무 거절하 는 것도 자신의 보스나 나스오 조직에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 기 때문이었다.

"먼 곳은 당장 돌아보기에는 힘들지만 가까운 곳에서도 많은 볼거리가 있스

므니다."

다까히로는 엘리베이터 단추를 눌러주며 말했다. 그런데, 자신을 안내할 사

람이 다까히로가 아니라는 말도 이어서 들려주었다. 그저 한국말이나 더 잘

하는 교포라도 고용 했겠거니 하고 호영은 별 관 심을 두지 않았다.

관광 목적으로 이곳에 온 것도 아니고 그저 일을 끝내고 그는 빨리 한국 으

로 돌아가면 그만 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남들은 일본에서는 볼거리만

봐도 딴 일을 못한다느니 해서 좋다고 연신 입들을 나불대지만 호영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는 사내였다. 선천적으로 일본에 대한 적개심도 있었다. 그렇

다고 그가 애국적인 발로 에서 일본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었다.

무어라 설명하기 힘들지만 그는 일본을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사내였던 것이

다. 나리타공항에서 자신을 태우고 왔던 승용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호영은 의외의 결과에 어리둥절해야 했다.

"박상을 안내할 사람이므니다."

다까히로가 가리킨 곳에는 늘씬한 미녀가 다소곳이 서 있었던 것이다. 167정

도의 여자치고는 큰 키에 봉긋한 가슴까지 푹 패이고 짧은치마가 허벅지의

대부분을 드러내는 원피스를 입고 있는 굉장한 미인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슴은 브레지어도 하지 않았는지 조그마한 유두

두 개가 확연히 드러나 있었고 긴 생 머리가 간간이 불어오는 미풍에 휘날려

아찔한 느낌을 주 고 있었다.

"마음에 드시므니까?"

다까히로는 헤헤거리며 호영에게 물어왔다. 그렇게 따진다면 마음에 안 들

남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전형적인 일본여자들의 얼굴도 아닌데다가 섹

시함에 귀염성까지 갖추고 있어 어디서 본 듯한 어린 여자들이 가지고 노는

인형을 연상시킬 정도 였기 때문이다.

옷을 갈아 입히면서 가지고 놀면 딱 좋을 그런 인형. 하지만, 호영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다까히로가 그의 표정을 읽고 주 춤해야 했다. 호영은 이

들이 자신을 모르고 괜한 짓을 했다고 짐작했다.

그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가 거기까지 생각

할 때였다. 다까히로는 여자에게 뭐라고 지시를 하자 여자는 하이! 라는 대

답을 하 고 승용차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여자의 음성이 굉장히 간드러지게

느껴졌지만 호영은 곧 도리질을 해 생 각을 떨치려 했다.

그러자, 다까히로는 그의 팔을 잡고 한쪽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주춤거리며

다까히로를 따라 몇 걸음을 옮겼다.

"박상. 마음에 안 드시므니까? 굉장히 신경을 써서 구한 사람이므니다."

다까히로는 낭패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호영은 그런 다까히로가 답답해 졌다

.

"다까히로상. 뭘 잘못 아셨나 본데. 전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 다.

그러니 다까히로상이 간단하게 안내나 해 주시죠. 관광도 그리 즐겁 게 보낼

처지도 아니니 말입니다."

"박상. 저희들은 한국의 오야붕에게 연락해서 모든 걸 알고 조치한 거시 무

니다.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걱정하는 게 아니라 전 여자를 싫어한다니까 요!"

호영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차에 타고 있던 여자와 운 전기

사가 그쪽으로 시선을 돌아보고 있었다. 다까히로는 입맛을 한 번 다신 후

호영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박상. 여자가 아니므니다. 박상이 원하는 사람이므니다."

다까히로가 속삭이자 호영의 눈이 조금 커졌다.

"네?"

"아 참... 여자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럼?"

호영이 묻자 다까히로는 의미있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저 여자가...트랜스?"

"네. 구하는데 힘들었지만 마음에 드시기를 바라므니다."

"세상에...저렇게 완벽한 트랜스는 보다보다 처음입니다."

"하하하...마음에 드시는 것 같아 다행이므니다. 한 시름 놨습니다."

그의 보스가 그들에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 말 안 해도 알 수 있을 것 같 았

다. 얘기는 들었지만 이런 접대까지 받을 줄은 호영으로선 꿈에도 몰 랐었다

. 다까히로는 주춤거리는 호영의 등을 밀어 억지로 뒷좌석에 태우고는 정 중

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호영은 얼떨결에 따라 인사를 했다. 옆에 앉은 트랜스를 의식해서인지 그의

행동이 어색하게 보이고 있었다.

"아 잠깐! 전 일본말을 몰라요!"

차가 출발하자 그는 아차 싶었다는 듯 고개를 차창으로 빼 다까히로에게 소

리쳤지만 그는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손을 저으며 미소 짓고 있을 뿐 이었다

. "젠장." 호영이 털썩 자리에 주저앉자 옆에 앉아 있던 트랜스가 입을 가리

며 웃 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찔했지만 호영은 애써 태연한 척 했다.

"왜 웃어? 쪽발이 트랜스야! 비웃냐?.....나 성질 더러운 놈이니까 건들지

마라. 응?! 이쁘 다고 봐 주는 놈 아니니까."

그는 알아듣지도 못할 거라는 생각에 마구 말했다.

답답하고 얼떨떨한 마음을 달래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피울 때 옆에 서

음성이 들려왔다.

"제가 정말 이쁜가요?"

"그래. 이쁘긴 이쁘다. 너 같은 트랜스는..????? 어? "

그는 중얼거리다 깜짝 놀라 담배를 떨어뜨릴 뻔했다.

"너...한국말 하네?"

급히 돌아서서 말하자 트랜스는 이쁘게 고개를 끄덕이며 묘하게 미소지 었다

.

"근데 왜 못 알아듣는 척 했어? 엉?"

"안 물어 보셨잖아요..."

"그래도 임마. 니가 먼저...그러니까...말을 해야..."

"죄송해요..."

트랜스가 무안한 듯 고개를 푹 숙이자 호영이 당황했다.

"아니..뭐...그렇다고 뭐라 그러는 건 아니고...그냥 반가워서...미안하다.

무안해 하지마...."

트랜스의 이름은 "미꼬"라고 했다. 물론, 재일 동포였다.

한국 이름은 남자 이름밖에 없어서 가르쳐 줄 수가 없다고 했고 호영에 게

좋은 한국 이름 하나 지어 달라고 떼쓰기도 했다. 나이는 23세. 오사카에 살

고 있다가 트랜스로 전환한 뒤 도쿄에서 댄서 로 일한다고 한다. 다른 얘기

는 길게 할 수 없었지만 호영은 조금씩 풀려 가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

거기다 미꼬의 모습이 조금씩 그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

었다. 그로서는 미꼬 같은 트랜스는 물론 처음이었고 처음이 아니라고 해도

미 꼬는 너무 아름답고 섹시하고 귀여운 여자였다. 미꼬는 꽤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호영에게 많은 것을 얘기해 주 었다.

덕분에 호영은 다른 사람에게 들었을 때와는 달리 귀에 속속 들어 올 정도로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도쿄는 천황이 살고 있는 고쿄(皇居)를 중심으로 동서로 나눈다고 한다. 시

타마치(下 町)와 야마노테(山手)등의 두 지역으로 나뉜다는 데 그 구분 은

예로부터 전통적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운전기사를 대기시키고 미꼬가

호영을 데리고 간 곳은 조금씩 산보를 하 며 쇼핑 등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그들이 내린 곳이 도쿄역이었으며 그 주변부터 미꼬는 호영의 관

광을 시 작했다.

"저기가 마루노우치(丸の內)라는 데예요."

미꼬가 그의 팔짱을 끼며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으로 호영은 시선을 돌렸 다.

미꼬의 향기가 코를 자극했지만 그는 태연해 했다. 마루노우치는 은행 등이

나 상사들의 본사가 집결되어 있는 곳이라고 했 다. 한마디로 비즈니스의 중

심지라는 것이다.

"저 건너편은 황실일가들이 사는 고쿄 구요."

미꼬는 쉴새없이 손을 가리키며 호영을 이끌었다. 밀착된 몸에서 미꼬의 굴

곡이 느껴질 때면 흠칫 흠칫 해야 했지만 호영은 그런 그녀가 자꾸 좋 아져

가는 것이 의아했다. 걷기도 하고 차를 타고 잠깐 이동하기도 해서 그들은

히비야(日比俗)공 원을 다정하게 산책도 하고 근처의 히비야 지역도 둘러봤

다. 도쿄의 브로드웨이라는 이 곳은 영화관이나 극장이 많았다.

한쪽으로는 유라쿠쵸(有樂町) 라는 지역이 있었는데 미꼬의 말로는 환락가로

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북적거리기도 했고 호영이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겠

다 는 말에 미꼬와 호영은 특별히 어떠한 곳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호

영은 미꼬와의 관광에 대단한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드디어 호영도 들어본

지역으로 이동했다. 도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아닌가 싶었다.

왜냐하면 호영이 알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리라.

긴자(銀座). 일본에서도 가장 번화한 쇼핑 가라는 긴자에 들어서자 정말 요

지경 속이 라는 느낌이 들었다. 호영은 휘황찬란한 모습들에 쉴새 없이 고개

를 돌렸다. 고급 상점들과 백화점이 긴자의 중앙로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

고 중앙 로와 평행 되어 다른 길을 형성하고 있는 뒷길은 세련되고 아담한

상점 과 레스토랑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반짝이는 네온사인 사이로

호영과 미꼬는 다정하게 걸었다.

누가 봐도 어울리는 연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미꼬와

건장한 체격에 비록 한국에서는 기생오라비 같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괜찮은

외모를 가진 호영은 지나가는 일본인들 이 돌아 볼 만큼 대단하긴 했다. 미

꼬의 설득으로 그들은 아담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이치코시 어쩌고 하는 레스토랑이라는 곳이었지만 호영은 미꼬가 말해도 무

슨 뜻인지도 몰랐다. 그저 그는 그런 가보다 하는 표정만을 지을 뿐이 었다.

그 모습이 우스운지 미꼬는 연신 입을 가리고 웃어댔다. 이젠 호영도 그녀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흘리게 되었다. 한국에서 자신 의 부하들이나 적들이 안

다면 기절 초풍할 일이었다.

냉혹하기로 소문난 "도깨비 박호영"이 이렇게 풀어진 모습이라는 건 상 상도

못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미꼬는 원두커피를 시켰고 호영은 이름도 생소한

칵테일을 시켰다. 호영은 칵테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맛이 없는 것이 아

니라 너무 감질 난다는 것이다.

원 샷 하듯 그대로 들이키자 미꼬는 또 배를 잡고 웃어댔다. 미꼬가 커피를

몇 모금 마셨을 때 호영은 그 칵테일을 벌써 네 잔 째를 주문하고 있었다.

서빙 하는 젊은 남자도 어이가 없는지 씩 웃었지만 호영은 개의치 않았 다.

문득, 미꼬가 입을 열었다.

"저...궁금한 게 있는데...물어봐도 돼요?"

"뭔데?"

"선생님은 얼굴도 잘 생기시고 외모만 봐도 여자들이 줄을 설텐데 왜 저 같

은 트랜스를 좋아하세요?"

"궁금하니?"

미꼬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런 얘기 누구에게도 해 보지 않았는데...심지어 우리 회장님에게까지 말

야..."

"힘드시면 말씀 안 하셔도 되요. 제가 괜한 걸..."

호영은 급히 손을 내 저어 보였다.

"아니야. 너에게는 하고 싶어. 나도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냥 그래."

"......"

"음...어디서부터 얘기해야 되나... 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를 졸업할 무

렵 우리 부모님이 헤어지셨어.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시고 집을 나가신 거지

만...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는데 어느 날 엄마가

다른 남자랑 안방에서 섹스를 하고 있는 걸 우연히 목격했지...... 난 엄마

의 창녀 같은 몸놀림과 신음소리에 충격을 받았지. 그것뿐이면 나도 평범하

게 자랐을 꺼야. 외간 남자들과 여러 번의 정을 통하다 보니 꼬리가 길면 밟

힌다고 그 남자들의 안사람들이 가만히 있었겠어?"

"아......"

"우리 집은 쑥밭이 되었지. 엄마는 머리를 산발하고 여기저기 상처를 입 은

채 널브러져 있었고....결국은 이사를 했지..."

"......"

"다행히 난 집안사정과는 달리 공부를 잘했어. 학교에서 우등상도 받고 또

학생회장도 하고...헌데...엄마의 창녀기질은......여전했어......"

"아......"

미꼬는 호영이 얘기를 이어갈 때마다 자신이 더 안타깝다는 듯 신음을 내고

있었다.

"난 엄마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어. 내 머리가 커 가면서 엄마에게 대들 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 내 생활을 찾으려 했지만

그것도 어렵더군... 모전자전이라고나 할까? 나도 닥치는 데로 여 자를 사귀

고 지랄을 떨었지. 하지만, 하나같이 우리 엄마랑 똑같은 여자 들이더군. 아

니, 어쩌면 올바른 성을 타고난 여자나 남자나 다 똑같은 것을 품고 있을지

도 몰라. 단지 얼마나 속으로 갈무리를 하느냐 안 하느 냐 에서 차이가 나는

거겠지만..."

"으음......"

"난 여자들이 싫어지더군...자연스럽게 말야...여자들의 가식...기질...행동

들......"

"......"

"그래서 군대에 갔지...도피라고 생각하고 있어...그 방법밖에는 없었으니

까..."

"아..."

"훈련이 힘들다는 해병대에 입대했어. 내가 685기야. 후훗..."

"네에..."

"그런데 내가 병장 때 였을거야. 상병 때부터 잘 대해주던 놈이 하나 있 었

지. 이런 놈이 어떻게 해병대에 왔을까 싶을 정도로 여리고 약한 놈이 었는

데 내가 많이 보살펴 주었었지. 한데 이 녀석이 내 마음을 오해한 건지 아니

면 원래 그런 놈인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더라구..."

"아......"

"내가 말 호봉 때...그러니까 제대를 얼마 안 남겨 놨을 때 고백을 하더 군.

날 사랑한다고...내 품에 안기고 싶다고...후훗...당장은 녀석을 요절 내고

싶었는데 이상한 마음이 들더라구..."

"......"

"여자를 싫어하는 내 마음이 동성애로 바뀌는 것 같았지. 짧은 시간동안 그

녀석과 많은 사랑을 나누었어. 그 동안 죽어있던 내 감정도 되살아나 는 듯

했고 말야..."

"......"

"제대할 때 그녀석이 울던 걸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좀 그래. 그 후로 는

연락하지 않았지만 아직도 보고 싶긴 해."

"그 사람도 그럴꺼에요..."

"그래... 그 다음부터 동성애에 눈을 뜬 거지. 하지만, 단순한 동성애가 아

니라 여자이고 싶어하는 이들을 사귀고 싶었어. 왜냐하면 내가 여자를 싫어

하는 만큼 그들은 남자를 싫어하잖아. 아니 자신이 남성인 게 슬플 꺼 아냐.

똑같은 상황이지. 말은 틀리더라도..."

"네..."

"난 부족한 서로를 채울 수 있는 관계를 원했지...그래서 자연스럽게 트 랜

스를 이해하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지..."

"아......"

"대충 얘기한 거니까 너무 귀담아 듣지마."

"아니에요..멋있으세요 선생님."

"야! 선생님이 뭐냐 선생님이. 니가 무슨 내 제자냐?"

"그럼...뭐라고 불러요......?"

"그냥 오빠라고 해. 나이차이도 여섯 살 정도밖에 안 나는데 선생님이 뭐야?

아저씨도 기분 나쁜데

"호호...네 알았어요. 오빠. 이제 그렇게 부를께요."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가까운 곳에 있는 신주쿠(新宿)에 들렀다. 긴자만큼이

나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미꼬의 말로는 롯폰기만 보게 되면 도쿄의 웬만한

환락가는 다 보는 걸 거라고 말했다. 신주쿠도 환락가인가 보다고 호영은 생

각했다. 하지만, 미꼬의 말은 반만 정답이었다.

신주쿠도 동서(東西), 두 구역으로 나뉜다고 한다. 동쪽을 히가시신주쿠(東

新宿), 서쪽을 니시신주쿠(西新宿)라고 했다. 히가시신주쿠는 일본 제일의

환락가라는 점에서 호영의 생각은 맞았다. 일본 굴지의 백화점 이세탄(伊勢

丹)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그 외에 많은 백화점 점포들도 있어 쇼핑도 즐길

수 있는 지역이었다. 특히, 히가시신 주쿠에서 환락가라고 치는 곳은 가부키

초(歌舞伎町)가 환락의 대명사라 고 했다.

한편, 니시신주쿠는 히가시신주쿠와는 대조적으로 비즈니스 가와 호텔 가로

형성되어 있었다. 묘한 아이러니다 싶었다. 대낮의 가부키초는 평범한 쇼핑

가라고 했다. 하지만, 호영이 본 밤의 가부키초는 엄청난 모습으로 변해 있

었다. 네온사인이 가득한 거리에는 텔레쿠라(음란 전화방), 노조키베야(훔쳐

보 는 곳이라고 했다),나이트 클럽, 쇼 룸, 마사지 클럽, 핑크 살롱이라는

곳 등 일본의 섹스산업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미꼬의 설명대로 가부

키초는 밤마다 화장하는 여성 같았다.

그 화장의 아름다움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것을 호영은 충분

히 확인 할 수 있었다. 트랜스 전용 가게도 눈에 띄었다. 앞으로 가자 미꼬

가 호영의 눈치를 보 고 있었다. 들어가 보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호영은

금새 고개를 저었 다. 그러자, 미꼬는 환하게 웃으며 호영의 팔짱을 끼며 좋

아했다. 질투라는 것일까? 뭐라고 해도 호영은 그럴 마음이 없었다.

바깥에서 호객행위 하는 트랜 스나 붙어 있는 사진 속의 트랜스들을 봤을 때

미꼬 만한 트랜스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아니, 호영은 그런 트랜스들

과 미꼬를 비교조차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꼬는 폴짝거리며 거리를 걸어갔다.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호텔에 들어

서자 운전기사는 인사만 꾸벅한 채 미꼬와 호영을 내려주고 가 버렸다. 호영

은 어색함도 달래고 아직 식사도 전이었기에 곧 객실로 올라가지 않 고 미꼬

와 식당으로 향했다.

미꼬는 일본에 왔으니까 어디서도 먹을 수 있는 것 말고 일식으로 들어 보라

고 권했다. 호영은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당연히 주문도 미꼬가 해야 했다.

문을 닫자 미꼬는 호영의 눈을 응시하며 벽에 기대었다. 호영은 미꼬의 모습

에 가슴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한 손을 벽에 기대며 미꼬의 얼굴 가까

이로 다가갔다.

"미꼬......"

쪽... 호영은 나직이 미꼬의 이름을 부르다 그녀의 입술에 살며시 뽀뽀를 했

다. 그러자, 미꼬는 그의 입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하는 듯 그의 목 을

안으며 격렬한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으음...쫍..."

"읍..."

호영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그녀의 몸을 자신에게로 밀착시켰다. 미꼬

는 미끈한 다리를 그의 다리 뒤로 꼬듯 돌려 문질렀다.

"미꼬..."

"어머!"

호영이 그녀를 안아 들자 미꼬는 잠시 놀란 듯 했지만 목과 허리를 팔과 다

리로 꽁꽁 안긴 자세로 호영에게 온 몸을 맡기고 있었다. 침대로 성큼 발을

내 딛으며 이동하는 동안에도 미꼬와 호영은 본드라도 붙인 것처럼 입술을

한치도 떼지 않은 채 서로의 혀를 열렬히 원하고 있 었다. 호영이 미꼬를 침

대에 살며시 눕히자 미꼬는 요염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그녀는 이미 흥분해

있는 호영을 더욱 더 자극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호영은 감탄한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미꼬......정말 아름다워... 난 그 동안 우물 안 개구리였나 봐. 미꼬 같

은 사람을 일본에서....보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아....미꼬......"

그가 미꼬의 가슴으로 무너져 내리자 미꼬는 어린아이를 안 듯 따뜻하게 팔

을 벌려 주었다. 호영은 한참동안이나 그녀의 가슴에서 몸부림쳤다. 원피스

사이로 하얀 달덩이 같은 유방이 드러날 때는 헉 소리까지 내고 말았다. 호

영의 모든 세포들은 일제히 미꼬에게 쏠려있었다. 조금만 건 드려도 터져 버

릴 듯이...

"미꼬.....아..." "으음....아......."

그의 혀가 유두를 간지럽히자 미꼬 또한, 허리와 엉덩이를 움직이며 들 뜬

음성을 발했다. 얇디얇은 원피스는 그의 손에 의해 차츰 아래로 말려갔다.

그러면서 호 영의 혀와 입술을 같은 움직임으로 아래로, 아래로 향해갔다.

미꼬의 매끈한 유방에서 굴곡 없는 배를 지나 배꼽을 스치자 미꼬는 괴 로운

듯 그의 머리를 잡아왔다.

"아...아이..아..."

그녀의 입을 통해 언젠가 본적있는 일본 포르노여자들의 쌕 쓰는 소리가 들

리는 듯했다. 일본 여자들의 그런 소리들은 전부 트릭이라고 생각했었 는데

미꼬가 발하고 있는 신음소리는 전혀 트릭 같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일

본 여자들의 쌕 쓰는 소리는 세계 제일이지 싶었다. 어떻게 그 렇게 간드러

지는지 몰랐다. 호영이 그녀의 마지막 남은 천 조각에 손을 가져다 대며 고

개를 들었다.

"미꼬...... 너의 것을 봐도...되니?"

미꼬는 헉헉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팬티를 내리기 시작할 때는 감 은

눈에 힘을 주었다.

"오......"

그녀의 조그마한 물건이 드러났다.

"이쁘다......."

그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허벅지를 벌리고 얼굴을 가리고 있던 미꼬는 쑥스

러운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호영은 한 군데라도 놓치지 않겠다고 마음먹

은 사람처럼 자세히 미꼬의 아래를 살폈다. 그녀의 자지는 안으로 말려 들어

가 보일 듯 말 듯 했고 불알은 가운데로 찰싹 달라붙어 있어 형체를 알아보

지 못했다. 이 정도면 속옷만 입고 있어도 그녀가 트랜스인지 모를 것 같았

다. 완벽한 호영의 이상형이었다.

조금씩 움찔거리는 항문은 까만 색이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호영을 자 극

하고 있었다. 보짓물이라도 흘리는지 약간의 액체가 묻어 있었지만 호 영은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먹고 싶다는 충동까 지 일었다

. 그 생각은 곧 행동으로 옮겨졌다.

"우웁...쭙..."

"어머..아......안돼..요...."

호영의 입이 미꼬의 항문을 빨아대자 그녀는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감당하

기 어려운 쾌감이 항문에서부터 전해지고 있자 그녀는 무아지경에 빠지는 느

낌에 사로 잡혔다.

"쭈웁...쭙...쭙...으음...쭙..."

호영은 연신 미꼬의 항문을 공격하고 있었다. 혀를 꼿꼿이 세우고 항문 을

찔러대기도 했고 혀를 아래에서 위에 있는 자지에까지 핥아먹기도 했 다. 미

꼬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신음했다. 그녀는 벌써 절정에 도달한 듯 숨 소리가

불규칙했다.

"하악...학...헉...헉...어욱...헉..."

호영이 다시 위로 올라왔다. 미꼬는 기다리지 않고 그의 얼굴을 가져다 자신

의 입술을 부딪혔다. 미꼬는 그의 혀와 입술에 목말라 하는 사람처럼 굴었다

. 호영은 미꼬의 입과 혀를 즐기다가 허리를 들었다.

"준비 됐니?"

호영의 말이 무슨 뜻인지 미꼬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대답 대신 한껏 다리

를 들어 그의 어깨 부근에 가져다 대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검은 색 일

색이었던 미꼬는 스타킹과 하이힐만 신 고 있는 모습으로 그에게 모든 걸 열

어 주었다. 그의 어깨에 매달린 그녀의 미끈한 다리가 건들거렸다. 호영의

자지를 기다리고 있는 항문은 그녀가 숨을 들이 쉴 때마다 벌렁 거리고 있었

다.

"어서......"

호영은 기다리지 못했다. 푸욱!!!

"흐윽!"

"우...."

호영은 자지로 느껴지는 따뜻함에 놀랐다. 미꼬는 타고난 트랜스 같았다. 들

어가자마자 자신의 자지를 압박해 오는 힘에 그는 감탄해 마지않았다. 호영

은 자신답지 않게 서둘렀다.

"아..아..오....오..."

"하흑..하흑...하흑...아이...아이...으응..."

미꼬는 호영의 귓가에 속삭이듯 요염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호영은 더

욱 허리를 움직여야 했다. 잠시도 이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미꼬

는 자신의 다리가 호영의 움직임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혀를 날름 거리고

있었다. 호영은 그런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하면서도 허리를 멈추지 않았다.

"아이..으응...아...으응...하...하..."

"욱...욱...욱...훅...훅..."

미꼬와 호영이 내는 살 내음과 방안을 울리는 묘한 소리들이 진동하는 룸은

포르노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전정한 것 이었기에

그들에게는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어느 순간 호영의 허리가 강도를 더해

갔다. 호영의 얼굴도 잔뜩 찡그러 진 채 천장을 향해 있었다. 절정이 다가

온 것이다. 미꼬는 들려 있던 다리를 풀어 그의 허리 위를 감싸 자신 쪽으로

당기는 포즈를 취했다. 호영은 미꼬의 다리가 허리를 묶자 뻑뻑한 느낌을 느

끼며 사정을 시작했 다.

"으윽...윽...윽...윽...윽..."

여러 번에 걸쳐 그의 자지를 벗어난 액체들이 미꼬의 항문 안에서 부딪 혔다

.

"하아...하아...하아..."

호영이 길게 늘어져 가슴에 쓰러지자 미꼬도 숨을 고르며 그의 얼굴에 묻은

땀을 닦듯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다.

"이제 큰일이다..."

호영의 뜬금없는 말이었다.

"뭐가요?"

"너 놔두고 한국을 어떻게 갈까 벌써 걱정이니 말이야."

"정말요?"

"그래... 난 널 좋아하게 될 거 같아..."

"실은...저도 오빨 처음 볼 때부터 좋아했는데....."

"정말이니?"

"아야!"

호영이 갑자기 허리를 들자 아직 미꼬의 항문에 박혀 있던 자지로 인해 그녀

의 얼굴이 살짝 주름이 졌다. 하지만, 곧 생긋거리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

다.

"너무 쳐다보지 말아요...화장이 지워져서 못난이 같을지도 몰라요..."

호영이 그녀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희열에 들뜬 얼굴을 하고 있자

미꼬가 쑥스러워했다.

"맨 얼굴이 더 이쁜데 뭘 그래. 화장하면 숙녀 같고 맨 얼굴은 소녀 같 은데

?"

"정말?"

"그래."

"아이 좋아. 지금껏 들어본 칭찬 중에서 오빠가 한 말 젤 좋아."

미꼬는 정말 어린아이 같이 좋아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호영 은

깨물어 주고 싶은 심정을 억지로 참아야 했다. 미꼬는 호영의 팔에서 곤히

잠들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호영도 그녀 를 꼭 끌어안고 깊은 잠에 빠졌

다. 다음 날에는 나스오 보스를 만날 수 있을 거라던 다까히로는 나스오 보

스가 급한 볼일로 인해 약속시간을 내일로 연기해야겠다는 통보를 해왔 다.

정중한 사과와 함께 호영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당부도 내려 왔

다는 말이었다. 호영은 오히려 기뻐했다.

다까히로에게 넌지시 물어본 바로도 미꼬는 자 신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

지는 아무런 문제없이 지내도 된다고 했으 니 시간이 더 있는 셈이기도 했던

것이다. 미꼬와 관광이나 하면서 하루를 보내면 된다는 생각이 아침부터 그

를 들 뜨게 했다. 미꼬의 탐스런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잠에서 깰 때의 행복

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우에노 공원은 규모 면에서는 엄청나게 큰 공원이었다. 안에는 박물관, 전시

관, 미술관 등과 넓은 분수대, 신사(神社), 연못이 있었다. 호영은 이런 걸

바라진 않았지만 볼거리와 함께 엄청나게 많은 지저분한 노숙자들도 있다는

사실이 은근히 미소를 피우게 만들었다. 경제대국 일본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한국과 뭐가 틀리다는 거 냐 하며 소리도 치고 싶었다.

한국에서 견학 온 학생들의 모습이 보여 반갑기도 했지만 그 행렬이 들 어가

고 있는 박물관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미꼬도 호영도 그런 곳에는 별 취미

가 없었다. 우에노 동물원이란 곳을 둘러보다 미꼬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졸라대 었다. 크림을 핥아먹는 모습이나 쫄랑대며 거니는 모습이 영락없는

열 살 짜리 꼬마의 모습이었다.

신사(도쇼구)를 들어가다 호영은 열 불이 나는 걸 미꼬로 인해 가까스로 참

아야 했다. 일본인들은 한국으로 볼 때 철천지원수인 풍신수길(도꾸가와이에

야스)을 위해 마련된 곳에 참배를 하고 무사와 안녕을 빌고 있었다. 소원을

비는 나무판이라고는 하지만 그곳에 여러 개의 한글들을 보며 정 말 한심한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입맛이 쓴 호영은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 미꼬를 재촉했다. 미꼬 도

그런 분위기를 이해하는지 그곳을 빨리 나오게 되었다. 조그마한 도로를 지

나 연못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를 커다란 연못이 보였 다. 시노바쥬라고 불린

다는 연못에서 잠깐 앉아 담배를 피운 호영은 개운치 않은 마음으로 인해 관

광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요상한 극장 간판들이 늘어선 골목을 지나 아

메요꼬라는 시장이 나왔지 만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호영은 성큼 성큼 걸어

갔다. 미꼬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

한국시장도 있다는 소릴 들었지만 호영은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말했 다.

호영은 엄청나게 화가 났다. 지금 그의 속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주먹을

들어 모든 일본인들을 박살내 주고 싶을 정도였다. 그는 절대 애국자는 아니

었다. 독립 운동가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자 분할

뿐이었다. 그 분함이 쉽게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꼬는 그를 달래기

위해 정성껏 그의 자지를 빨았다.

손을 사용해서 입을 사용해서 혀를 사용해서... 미꼬는 그의 자지를 입안 가

득히 넣어 즐겁게 했으며 더 이상 참지 못하 고 분출된 호영의 좇물을 고스

란히 목구멍으로 삼키기까지 했다. 미꼬는 맛있게 좇물을 먹었다. 호영은 그

런 그녀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이미 목구멍으로 넘어간 것을 어쩌지는 못했

다. 오랄만으로 좇물을 싸 보기도 처음이었지만 야릇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

다. 앙금처럼 한쪽 마음에서는 여전히 불같은 것이 치밀어 올랐지만 사랑스

런 미꼬 덕분에 호영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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